대기오염 원인되는 '벙커C유' 천 억대 빼돌려

대기오염 원인되는 '벙커C유' 천 억대 빼돌려

2014.10.30. 오후 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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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의 사건통, 첫번째 소식입니다.

흔히 선박용 벙커C유라고 하면 대기오염 원인 중 하나인 황성분이 높아서 바다에서만 쓰도록 규정된 기름입니다.

근데 벙커C유를 부산항에서 전국에 천억원어치나 유통시킨 업자들이 붙잡혔다고 하는데요.

김도원 기자가 알려드립니다.

[기자]

탱크로리 한 대가 조심스럽게 항구에 다가섭니다.

새벽을 틈타 선박에 있던 기름을 육지로 몰래 옮겨 싣는 작업입니다.

단속을 피해 이들이 차로 운반하려는 건 바다에 떠있는 대형 선박에서 빼돌린 벙커 C유.

원양어선이나 외국 선박에 납품하는 면세유 일부를 빼내거나 되사온 겁니다.

규정대로라면 선박용으로만 쓰여야 하는데, 이 기름은 전국으로 팔려나갔습니다.

급유업체와 기름탱크 청소업체, 또 브로커와 소매상까지 모두 불법 유통망의 일부였습니다.

[인터뷰:판매업자]
"아무래도 정품보다 좀 싸니까. 몇 년 동안인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그런 상태로 (판매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가격은 1리터에 700원에서 천 원가량으로 정상 제품의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보일러를 많이 쓰는 섬유 공단과 화훼단지 등에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인터뷰:이재원,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광수대장]
"(운반 과정에서) 단속되면 기계를 조작해 바닷물을 섞고 폐유라고 주장해서 단속을 피했습니다."

지난 2012년 8월부터 최근까지 이렇게 육상에 유통된 선박용 '벙커 C' 유가 1억 7백만 리터, 1100억 원대에 이릅니다.

유통 질서는 물론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인터뷰:김용호, 석유관리원 특수사업팀 과장]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수취하는 등 국세를 연속적으로 탈세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황 성분이 자동차연료 대비 4천배가량 높습니다. 이 제품을 육상에서 보일러용으로 연소시키면..."

경찰은 불법으로 기름을 빼돌려 유통한 이들 가운데 102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17명을 구속했습니다.

또 유통 업자들의 세금 탈루에 대해서도 수사를 마무리해 국세청에 통보할 계획입니다.

YTN 김도원입니다.

[앵커]

두번째 사건통입니다.

얼마 전 서울시 태권도협의의 승부조작과 관련해 선수 아버지가 편파 판정에 항의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 얼마 전에 전해드렸는데요.

경찰 조사 결과 다른 태권도 대회에서도 승부조작이 있었는데 참가 선수 중에는 서울시태권도협회의 간부 자녀가 있었습니다.

져도 이기는 이상한 판결.

최아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해 5월, 서울시태권도협회가 개입해 조직적으로 승부조작을 벌였던 '전국체전 고등부 서울시 대표 선발전'.

당시 피해 선수의 아버지는 편파판정에 항의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2개월 뒤, 승부조작에 개입했던 태권도협회 관계자들이 또다시 편파판정을 지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품새시합은 두 팀이 품새를 하면 심판 5명이 깃발을 들어 잘한 팀을 지목하는 방식입니다.

실제로 두 팀의 품새를 비교해 보면 오른쪽 팀의 실수가 확연히 눈에 띄지만, 심판들은 만장일치로 그 팀의 승리 판정을 내렸습니다.

[인터뷰:○○회 태권도장 코치]
"발차기도 되지 않고 동작이 안 나오는데 어떻게 이겨!"

[인터뷰:김성천, 전 서울시태권도협회 민원담당 부회장]
"누가 봐도 이것은 잘못된 심판이라고 볼 수 있는 거고, 금강을 하는 거 보니까 흔들리면 안 되는데 뒤에 사람이 흔들리며 실수가 있었고..."

심판들에게 승부조작을 지시한 사람은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 심판부의장 김 모 씨.

김 씨는 친분이 있던 서울시태권도협회 간부 아들이 있는 팀을 이기게 해주려고 편파판정을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금품수수와 사전 공모는 절대 없었다고 부인했습니다.

지시를 받은 심판들은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앞으로 심판을 맡을 수 없다는 불안감에 어쩔 수 없이 편파판정을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인터뷰:김도상, 경찰청 특수수사과 1팀장]
"태권도계의 특성상 상하 간의 뚜렷한 위계질서가 있고 태권도계에서 활동하려면 위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는..."

결국 협회 간부 아들이 소속된 팀은 이 대회에서 우승했고 이 가운데 2명은 태권도 특기생으로 대학까지 입학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 태권도협회 간부는 이 사건과 자신은 무관하다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뷰:김 모 씨, 서울시태권도협회 간부]
"거기서 승부조작 할 일도 없고요. 메달을 따도 대학하고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그런 것을 왜 하겠습니까."

경찰은 업무방해 혐의로 전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 심판부의장과 품새부의장 2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YTN 최아영입니다.

[앵커]

세 번째 사건 통 입니다.

꼬리가 길면 잡힌다는 말이 있죠?

방범용 CCTV가 없는 지역만 골라 빈집을 털어온 도둑이 여덟 달 만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안전하다고 고르고 골라 들어간 집이 하필 CCTV 설치업자 집이었습니다.

김평정 기자입니다.

[기자]

신발을 신은 건장한 남성이 안방에 들어갑니다.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는 화장대 서랍을 열고 귀금속을 꺼냅니다.

한순간 카메라를 발견한 듯하더니 눈치채지 못하고 다른 곳을 뒤집니다.

CCTV 설치업을 하는 집주인이 집안에 숨겨놓은 카메라에 빈집털이범 얼굴이 고스란히 찍혔습니다.

[인터뷰:주 모 씨, 피해자]
"그전에 (도둑이) 침입해서 도난당했어요. 그래서 잡으려고 CCTV 설치한 거예요. 확인해 보니까 (아무도) 없는 틈에 들어왔더라고요."

얼굴이 찍히는 바람에 덜미를 잡힌 36살 신 모 씨는 원래 흔적을 남기지 않기로 유명했습니다.

낮에 사전답사하며 방범용 CCTV가 없는 원룸 밀집지역만 골랐고 해가 진 뒤 가스배관을 타고 열린 창문으로 침입했습니다.

대전과 경기, 전남 지역에서 최근 여덟 달 동안 40여 차례에 걸쳐 금품 8,200만 원어치를 훔쳤습니다.

[인터뷰:양문상, 대전 서부경찰서 수사과장]
"피의자가 팔 힘이 상당히 강해서 대부분은 가스배관을 타고 침입했고요. 가스배관이 없는 곳에서는 디딤돌이 있으면 팔을 올려 (닿으면)..."

이번엔 집안에 설치한 CCTV 덕을 봤지만 그럴 여유가 없는 대다수의 원룸은 도둑 들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습니다.

다세대주택은 가스배관과 창문이 거의 맞닿은 구조인 경우가 많습니다.

손만 뻗으면 닿는 거리기 때문에 창문이 열려 있다면 도둑이 쉽게 침입할 수 있습니다.

경찰은 창문을 잠그는 것만으로도 침입 시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집이 1층이 아니더라도 외출할 때는 꼭 창문까지 걸어잠그라고 강조했습니다.

YTN 김평정[py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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