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새고 갈라지고...곳곳 하자 '북서울미술관' [이만수, 사회부 기자]

물새고 갈라지고...곳곳 하자 '북서울미술관' [이만수, 사회부 기자]

2013.12.08. 오전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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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주간의 사회부 주요 소식을 알아보는 클릭 취재수첩 시간입니다.

이번주에는 최근 문을 연 북서울 미술관의 엉터리 공사와 소방당국의 개인정보 유출을 다시 한 번 짚어 보겠습니다.

사회1부 이만수 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북서울 미술관 문제부터 알아볼까요?

언제 문을 연거죠?

[기자]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지난 9월 24일 문을 열었습니다.

서울 북부지역의 문화 거점을 만들어 보자는 게 취지였습니다.

서울시와 국비 430억 원 등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두 달 만에 곳곳에서 하자가 발견됐다고요?

[기자]

이제 문을 연 지 두 달밖에 안됐는데, 곳곳에서 문제가 발견됐습니다.

배관을 제대로 잠그지 않아 양동이를 받칠 정도로 누수가 심각했고요.

또, 바닥에도 콘크리트 조각이 떨어져 나갈 정도의 균열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계훈희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9월, 서울 동북권 문화발전의 거점을 목표로 문을 연 북서울미술관!

그리고 개관 두 달 뒤!

전시관 바닥 곳곳에 얼룩이 선명합니다.

벽면에도 검은 자국이 눈에 띕니다.

[인터뷰:미술관 관계자]
"어제도 어떤 손님이 오셔서 이거 뭐냐고 뭐라고 한 소리 하셨는데, 자기가 민원을 넣어야겠다고."

개관 일주일 만에 전시관 벽면 곳곳에는 얼룩이 지기 시작했습니다.

2층 화장실에 있는 수도관 배관 쪽에서 물이 샜기 때문입니다.

벽을 타고 내려온 물은 지하 1층까지 흘러내렸습니다.

배관을 제대로 잠그지 않은 시공사의 실수 때문입니다.

[인터뷰:시공사 관계자]
"원인은 작업자 단순 실수로. 밸브가 있으면 (이음새 부분) 체결이 안 돼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누수의 양이 상당했다는 증언도 나옵니다.

[인터뷰:미술관 관계자]
"네. 물을 양동이 받아놓고 막 그랬었는데, 제가 본 거는 한 번밖에 없는데요. 빗물이 엄청 여기 굉장히 심했었는데요."

물만 샌 건 아닙니다.

벽에는 금이 갔고, 바닥도 4~5군데에서 길게 균열이 갔습니다.

특히 바닥 일부는 콘크리트 조각까지 떨어져 나옵니다.

그런데도 서울시와 시공사는 원래 금이 가는 마감재를 사용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인터뷰:현지훈, 시공사 건축기획팀]
"자연스러움, 설계 디자인 컨셉에 맞는 자연스러움이 구현됐다고 판단됩니다."

국비 121억 원과 서울시 예산 310억 원 등 모두 431억 원이나 투입된 북서울미술관!

올해 서울시 건축대상까지 받았다는 새 건물의 현주소입니다.

YTN 계훈희입니다.

[앵커]

너무 서둘러 개관해서인가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서울시는 누수 부분은 단순작업 실수라고 밝히고 있고요.

균열은 원래부터 금이 가는 마감재를 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니까 구조적인 문제점은 없다는 것인데요.

그러면서도 지난 10월에 이어 올해 초에 다시 보수 공사를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시와 시공사의 해명은 제가 직접 알아봤습니다.

[기자]

2층에서 샌 물이 고스란히 스며든 1층 전시관!

지금 남아 있는 얼룩은 당시 흔적 가운데 일부에 불과합니다.

[인터뷰:북서울미술관 관계자]
(저런 얼룩 같은게?)
"그게 초반에 엄청 심한건데 지금 거의 한 8~90% 없어졌거든요."
(없어진 얼룩이 저렇게 남은거예요?)
"네. 없어진 얼룩이..."

미술관 측은 개관 1주일 만에 누수를 처음 파악하고 크게 당황했습니다.

전시된 작품들이 습도에 극도로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북서울미술관 관계자]
"미술관이 습도가 중요하니깐 저희가 초긴장을 했죠."

그리고 지난 10월 7일, 벽체를 뜯는 대규모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북서울미술관 관계자]
"네, 벽체를 까서 들어갔죠. 그날 시공해서 완료까지 야간작업을 해서 하루에 다 끝내 버렸습니다."

하지만 현재도 검은 얼룩과 균열이 여전해 방치할 경우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입니다.

[인터뷰:장정훈, 건축사]
"균열의 크기, 균열의 명확한 모양을 봤을 때 일반적인 현상으로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균열 부분이 현재도 습식의 균열 양상을 보이고 있고 라인이 명확합니다."

시공사 측은 작은 결함에 불과하지만 미관상 거슬리는 부분은 내년 1,2월에 보수공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국광호, 시공사 감리단장]
"실제 균열이 나 있는 부분들은 충진하겠다는 얘기인데,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미세 균열 부분에 대해서는 시멘트 분말에 무수축 몰타르로 채울 거고요."

초기 계획부터 완공까지 5년에 걸쳐 야심차게 준비했다는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길었던 준비 기간에 비해 손님맞이 준비는 소홀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이만수입니다.

[앵커]

이만수 기자도 기사에서 지적했듯, 미술품은 습도나 온도 등에 아주 민감할텐데요.

서둘러 조치가 취해졌으면 합니다.

자, 이번에는 소방당국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짚어볼까요?

의무소방대원 시험과정에서 개인정보가 무더기로 유출됐다고요?

[기자]

의무소방은 군 복무를 대체하는 제도입니다.

소방서나 119 안전센터에서 23개월 동안 근무하면 병역을 이행했다고 보는 건데요.

이 의무소방대원들을 뽑는 과정에서 지원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겁니다.

[앵커]

얼마나 유출된겁니까?

[기자]

시험을 본 응시자들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합격여부 등 3백 건이 통째로 샜습니다.

소방당국은 YTN이 취재에 들어가자 부랴부랴 조사에 착수했는데요.

한동오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천안 종합운동장에서 달리기와 윗몸 일으키기, 멀리뛰기가 한창입니다.

모두 20살 안팎의 남성들입니다.

군 복무를 대체하는 의무소방대원이 되기 위해 체력 검사를 하는 겁니다.

올해 620명을 선발하는데, 이번 주에 시작해 닷새 동안 하루 평균 3백여 명씩 테스트를 받습니다.

그런데 합격을 애타게 기다리던 응시자들에게 낯선 이메일 하나가 왔습니다.

이 체력 검사를 치른 응시자들의 개인 정보가 시험 바로 다음 날 이메일을 통해 통째로 유출됐습니다.

응시생 3백 명의 이름과 응시번호는 물론, 주민등록번호와 합격 여부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자신의 정보가 유출된 응시자들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며 분을 참지 못합니다.

[인터뷰:유출 피해 응시자]
"뉴스를 보니까 대포통장 그런 것도 있고 주민등록번호 팔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시험을 주관한 중앙소방학교는 취재가 시작되고 나서야 뒤늦게 유출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이어 응시생들에게 시험 확인서 대신 다른 파일을 잘못 첨부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뷰:중앙소방학교 관계자]
"64명에 대해서 합격, 불합격, 주민등록번호가 같이 발송됐습니다. 나머지 분들에게 죄송스러울 따름이고..."

소방당국은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과실 여부에 따라 징계 여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 의무소방 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모두 천여 명!

신성한 병역 의무를 대체하는 공인 시험이 무더기 개인정보 유출로 공신력이 흔들리고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YTN 한동오[hdo86@ytn.co.kr]입니다.

[앵커]

열악한 환경에서도 묵묵히 맡은 바 임무를 다하고 있는 소방대원들에 대한 격려도 필요하겠지만, 의무소방대원들을 뽑고 관리하는 시험감독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체계는 꼭 개선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 이만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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