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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4.5 (05:45~06:00, 13:40~13:55, 18:40~18:55)
■ 방송일 : 2026년 07월 15일 (수)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김강호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원,조. 음식 이름 앞에 이 두 글자가 붙으면 왠지 맛도 더 좋을 것 같고 역사도 있어 보이고, 괜히 믿음이 가곤 합니다. 그런데 이 원조라는 말, 장사의 자존심이기도 하고 때론 법정 다툼의 시작이 되기도 하죠. 멜론 아이스크림 하면 아마 많은 분들이 떠올리는 제품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어느 날 슈퍼 냉동고에서 익숙한 초록색 포장을 보고 집어 들었는데 자세히 보니 메로나가 아니었다면 어떨까요? 이 문제를 두고 실제 법정 공방이 벌어졌는데요. 오래 쌓아온 포장 이미지를 따라 한 것이냐, 아니면 과일 맛 아이스크림에 과일 색을 쓰는 것까지 막는 게 정당하냐.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이 문제에 대한 1심과 항소심의 판단은 180도 달랐습니다. 최근 또 하나의 원조 논란이 법원 판단을 받았습니다. 이번엔 아이스크림이 아닌 고기, 그것도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대패삼겹살입니다.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는, 과거 방송에서 자신이 대패삼겹살을 처음 개발했단 취지로 이야길 했었는데 한 유튜버가 “그건 사실이 아니다” 문제를 제기했고 결국 손해배상 소송까지 이어졌죠. 그리고 최근 법원은 “백종원 대표가 대패삼겹살의 원조라고 보기 어렵단” 취지의 판단을 내렸는데요.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원조라는 말의 법적 의미, 그리고 식품업계에서 반복되는 원조 분쟁 사례들,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로엘 법무법인, 김강호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김강호 변호사 (이하 김강호) :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김강호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오늘은 이른바 식품업계에서의 ‘원조’ 논란을 다뤄보려 하는데요. 최근 가장 화제가 된 사건부터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대패삼겹살 원조 논란. 저는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백종원 대표가 그동안 방송에서 대패삼겹살을 자신이 처음 개발했단 취지로 이야길 해왔던 모양이에요.
◇ 김강호 : 보도에 따르면, 백종원 대표는 여러 방송과 인터뷰에서 1993년 육절기를 구입하려다 햄 슬라이서를 잘못 구입해 냉동 삼겹살을 얇게 썰게 됐고, 고기가 대패로 민 것처럼 말려 나오는 모습을 보고 '대패삼겹살'을 만들었다는 취지로 설명해왔습니다. 더본코리아 홈페이지에도 '1993년 백종원 대표가 개발했다'는 내용이 있었고, 대패삼겹살 상표도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언론인 출신 유튜버 김재환 PD는 대패삼겹살은 이미 1980년대 부산과 광주 등 여러 지역에서 판매되고 있었고 서울에서도 1992년부터 판매한 음식점이 있었다며 '최초 개발자'라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게 어떤 소송으로 이어졌단 건가요?
◇ 김강호 :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백종원 대표가 직접 소송을 제기한 것이 아닙니다. 김재환 PD가 유튜브에서 "백종원 대표가 대패삼겹살의 원조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영상을 여러 차례 공개하자, 더본코리아의 한 가맹점주가 "이 영상 때문에 브랜드 가치가 훼손됐고 매출까지 감소했다"며 김 PD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즉, 원조 여부 자체를 다투기 위한 소송이라기보다는, 해당 영상 때문에 실제 손해가 발생했는지를 판단하는 사건이었습니다.
◆ 이원화 : 그러니까 이 사건은 백종원 대표가 직접 유튜버를 상대로 소송을 낸 사건은 아니고요. 가맹점주가 그 문제 제기 때문에 네가 피해를 봤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었던 거네요. 그러면 법원 판단은 어땠습니까?
◇ 김강호 : 법원은 원고인 가맹점주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재판부는 대패삼겹살은 이미 1980년대 부산 지역에서 유행했던 음식으로 보인다고 판단했고, 삼겹살을 육절기로 얇게 썰면 자연스럽게 둥글게 말리는 형태가 되기 때문에 특별한 제조공정이 필요한 독창적인 음식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당시 백종원 대표를 둘러싼 여러 논란이 함께 제기되고 있었던 만큼 김 PD의 유튜브 영상만으로 매출 감소가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고, 김 PD의 문제 제기는 공익적 목적의 의혹 제기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청취자분들이 헷갈릴 수 있는 지점이 백종원 대표가 1990년대에 대패삼겹살 상표를 등록했다 라고 알려져 있거든요. 그러면 이렇게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상표를 등록했으면 그 사람이 원조 아니냐, 이거 어떻습니까?
◇ 김강호 : 저도 상표 등록만 가지고 마치 특허처럼 주장하는 경우를 종종 봐왔는데요. 하지만 상표 등록과 원조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상표권은 특정 이름이나 브랜드를 사용할 권리를 보호하는 제도이지, 그 사람이 해당 음식이나 제품을 최초로 만들었다는 사실까지 증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백종원 대표는 대패삼겹살 상표를 등록했지만, 법원은 그것만으로 최초 개발자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본 것입니다. 즉, 상표 등록과 원조 여부는 별개의 법적 개념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 이원화 : 그러면 이 법원 판단을 계기로 또 다른 문제제기가 이어질 수도 있을까요? 예를 들면 “나는 백종원 대표가 원조라고 알고 그 브랜드를 믿고 계약했다” 라든지 “원조라는 말을 믿고 거래했다”, 심지어는 “원조라는 말을 믿고 내가 사 먹었다” 이런 식의 주장이 나올 수도 있는 건지 궁금한데요.
◇ 김강호 : 말씀하신 것처럼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꽤 되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럴 주장이 나올 가능성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원조라는 설명을 믿고 계약했다"거나 "그 표현을 신뢰해 거래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법적 책임이 인정되려면 단순히 원조라고 홍보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표현이 허위였는지, 그 때문에 계약을 체결했는지, 그리고 실제 손해가 발생했는지까지 모두 입증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번 판결만으로 곧바로 대규모 법적 책임이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향후 광고나 홍보 방식에는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음식점에서 이런 “원조 논란”은 자주 있는 것 같아요. 떡볶이집, 냉면집, 해장국집, 족발집, 오래된 맛집 골목 가보면 한쪽엔 이 집이 원조, 맞은 편엔 여기가 진짜 원조, 원조의 원조 이런 표현들. 법적으로는 어디까지 허용되는 겁니까. 정말 먼저 시작한 집은 어떻게 가르고 다른 집에 “원조”라고 쓰면, 허위광고나 과장광고, 부정경쟁 문제가 될 수 있나요?
◇ 김강호 : '원조'라는 표현 자체를 법에서 금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그랬다면 우리나라 수많은 식당들이 영업을 금지 당할 위기에 처하겠죠. 하지만 실제로 최초가 아닌데도 소비자를 오인하게 할 정도로 원조라고 광고한다면 허위·과장광고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법원은 단순히 먼저 시작했다고 주장하는 것만이 아니라 실제 영업 시기, 지역에서의 인지도, 소비자들의 인식, 오랜 사용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서 판단하게 됩니다. 그래서 맛집 골목에서 서로 원조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법적으로 인정받으려면 객관적인 근거가 필요합니다.
◆ 이원화 : 이런 원조 논란, 대패삼겹살이나 음식점 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식품업계에서 비슷한 이름, 포장, 색깔과 이미지를 두고도 법정 공방이 반복돼 왔는데요. 대표적인 사례가 메로나와 메론바 소송이죠. 이 사건도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 김강호 : 네, 보도에 따르면 빙그레는 자사의 대표 제품인 '메로나'와 매우 비슷한 포장 디자인을 사용한 서주의 '메론바'가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일으킨다며 부정경쟁행위금지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빙그레는 연녹색 바탕, 중앙의 제품명, 양쪽의 멜론 사진 등 전체적인 포장 이미지를 오랫동안 사용해왔고 서주의 메론바가 이를 그대로 따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저도 이 사진을 봤는데 둘이 매우 흡사하게 생기긴 했더라고요. 반면 서주는 ‘과일 맛 아이스크림에 그 과일의 색상을 사용하는 것은 누구나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라며 디자인의 유사성을 부인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 사건 같은 경우, 1심과 항소심 판단이 달랐거든요. 1심에서는 빙그레, 그러니까 메로나가 졌어요. 근데 항소심에서는 반대로 메로나가 이겼습니다. 메론바가 진 거죠. 왜 판단이 달라졌습니까?
◇ 김강호 : 얼핏 생각하기에는 당연히 이겼어야 되지 않나 싶은데 보도에 따르면 1심은 과일 맛 아이스크림에 과일의 색상을 사용하는 것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1심에서는 빙그레가 패소를 했는데요. 하지만 항소심은 접근 방식이 달랐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개별적인 색상 하나만 보지 않고 바탕색의 명도와 채도, 글씨 위치, 멜론 사진의 배치 등 세부적인 구성 요소들의 결합 방식이 매우 유사하다고 봤습니다. 또 소비자 설문조사에서도 상당수가 두 제품을 혼동할 수 있다고 답한 점과, 메로나가 장기간 사용하면서 형성한 식별력을 인정해 빙그레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 이원화 : 저도 사실 두 제품을 다 봤는데 헷갈린 적이 있었던 것 같아요. 집에 와서 냉동실에서 꺼내보니까 그제서야 메론바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거나 그랬던 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빙그레가 승소한 케이스가 굉장히 이례적인 케이스라고 하잖아요. 그동안 비슷한 소송이 여럿 있었지만 승소 사례가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어땠는지 한번 설명해 주시죠.
◇ 김강호 : 맞습니다. 국내 식품업계에서는 유사 포장이나 미투제품을 둘러싼 소송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대부분 원고가 패소했습니다. 예를 들어,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과 팔도의 불낙볶음면 사건, 이름도 유사하죠. CJ제일제당이 오뚜기와 동원F&B의 컵반 포장을 문제 삼았던 사건 등에서 법원은 원고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메로나 사건에서는 오랜 기간 축적된 브랜드 이미지와 실제 소비자 혼동 가능성이 충분히 입증됐기 때문에 기존과 다른 판단이 나온 것으로 평가됩니다.
◆ 이원화 : 이런 소송에서 원조 업체, 그러니까 먼저 제품을 만들고 오래 팔아온 업체인 경우에는 어떤 걸 미리 준비해 놓으면 좋겠습니까?
◇ 김강호 :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그 제품의 외관이나 이름만 보고도 특정 업체를 떠올릴 정도의 식별력이 형성됐냐라는 점입니다. 또한 상대방 제품이 그 명성에 편승하려 했다는 점, 실제로 소비자가 혼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함께 입증해야 합니다. 메로나 사건에서는 약 20년 동안 동일한 포장 이미지를 유지해왔다는 점, 그리고 소비자 설문조사에서 높은 인지율과 혼동 가능성이 확인된 점. 또한, 후발 업체가 포장을 변경하기 전에는 원고 '메로나' 제품의 매출은 약 732억 원이었던 반면, 피고 '메론바' 제품의 매출은 약 1억 9,000만 원에 불과해 서주가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인 '메로나' 제품과 유사한 형태로 포장을 변경한 시점과 그 이후의 매출 변화 추이를 볼 때, 원고 제품의 명성에 편승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상당히 의심된다"는 점을 종합해 빙그레가 승소할 수 있었습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 방송일 : 2026년 07월 15일 (수)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김강호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원,조. 음식 이름 앞에 이 두 글자가 붙으면 왠지 맛도 더 좋을 것 같고 역사도 있어 보이고, 괜히 믿음이 가곤 합니다. 그런데 이 원조라는 말, 장사의 자존심이기도 하고 때론 법정 다툼의 시작이 되기도 하죠. 멜론 아이스크림 하면 아마 많은 분들이 떠올리는 제품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어느 날 슈퍼 냉동고에서 익숙한 초록색 포장을 보고 집어 들었는데 자세히 보니 메로나가 아니었다면 어떨까요? 이 문제를 두고 실제 법정 공방이 벌어졌는데요. 오래 쌓아온 포장 이미지를 따라 한 것이냐, 아니면 과일 맛 아이스크림에 과일 색을 쓰는 것까지 막는 게 정당하냐.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이 문제에 대한 1심과 항소심의 판단은 180도 달랐습니다. 최근 또 하나의 원조 논란이 법원 판단을 받았습니다. 이번엔 아이스크림이 아닌 고기, 그것도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대패삼겹살입니다.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는, 과거 방송에서 자신이 대패삼겹살을 처음 개발했단 취지로 이야길 했었는데 한 유튜버가 “그건 사실이 아니다” 문제를 제기했고 결국 손해배상 소송까지 이어졌죠. 그리고 최근 법원은 “백종원 대표가 대패삼겹살의 원조라고 보기 어렵단” 취지의 판단을 내렸는데요.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원조라는 말의 법적 의미, 그리고 식품업계에서 반복되는 원조 분쟁 사례들,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로엘 법무법인, 김강호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김강호 변호사 (이하 김강호) :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김강호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오늘은 이른바 식품업계에서의 ‘원조’ 논란을 다뤄보려 하는데요. 최근 가장 화제가 된 사건부터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대패삼겹살 원조 논란. 저는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백종원 대표가 그동안 방송에서 대패삼겹살을 자신이 처음 개발했단 취지로 이야길 해왔던 모양이에요.
◇ 김강호 : 보도에 따르면, 백종원 대표는 여러 방송과 인터뷰에서 1993년 육절기를 구입하려다 햄 슬라이서를 잘못 구입해 냉동 삼겹살을 얇게 썰게 됐고, 고기가 대패로 민 것처럼 말려 나오는 모습을 보고 '대패삼겹살'을 만들었다는 취지로 설명해왔습니다. 더본코리아 홈페이지에도 '1993년 백종원 대표가 개발했다'는 내용이 있었고, 대패삼겹살 상표도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언론인 출신 유튜버 김재환 PD는 대패삼겹살은 이미 1980년대 부산과 광주 등 여러 지역에서 판매되고 있었고 서울에서도 1992년부터 판매한 음식점이 있었다며 '최초 개발자'라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게 어떤 소송으로 이어졌단 건가요?
◇ 김강호 :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백종원 대표가 직접 소송을 제기한 것이 아닙니다. 김재환 PD가 유튜브에서 "백종원 대표가 대패삼겹살의 원조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영상을 여러 차례 공개하자, 더본코리아의 한 가맹점주가 "이 영상 때문에 브랜드 가치가 훼손됐고 매출까지 감소했다"며 김 PD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즉, 원조 여부 자체를 다투기 위한 소송이라기보다는, 해당 영상 때문에 실제 손해가 발생했는지를 판단하는 사건이었습니다.
◆ 이원화 : 그러니까 이 사건은 백종원 대표가 직접 유튜버를 상대로 소송을 낸 사건은 아니고요. 가맹점주가 그 문제 제기 때문에 네가 피해를 봤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었던 거네요. 그러면 법원 판단은 어땠습니까?
◇ 김강호 : 법원은 원고인 가맹점주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재판부는 대패삼겹살은 이미 1980년대 부산 지역에서 유행했던 음식으로 보인다고 판단했고, 삼겹살을 육절기로 얇게 썰면 자연스럽게 둥글게 말리는 형태가 되기 때문에 특별한 제조공정이 필요한 독창적인 음식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당시 백종원 대표를 둘러싼 여러 논란이 함께 제기되고 있었던 만큼 김 PD의 유튜브 영상만으로 매출 감소가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고, 김 PD의 문제 제기는 공익적 목적의 의혹 제기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청취자분들이 헷갈릴 수 있는 지점이 백종원 대표가 1990년대에 대패삼겹살 상표를 등록했다 라고 알려져 있거든요. 그러면 이렇게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상표를 등록했으면 그 사람이 원조 아니냐, 이거 어떻습니까?
◇ 김강호 : 저도 상표 등록만 가지고 마치 특허처럼 주장하는 경우를 종종 봐왔는데요. 하지만 상표 등록과 원조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상표권은 특정 이름이나 브랜드를 사용할 권리를 보호하는 제도이지, 그 사람이 해당 음식이나 제품을 최초로 만들었다는 사실까지 증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백종원 대표는 대패삼겹살 상표를 등록했지만, 법원은 그것만으로 최초 개발자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본 것입니다. 즉, 상표 등록과 원조 여부는 별개의 법적 개념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 이원화 : 그러면 이 법원 판단을 계기로 또 다른 문제제기가 이어질 수도 있을까요? 예를 들면 “나는 백종원 대표가 원조라고 알고 그 브랜드를 믿고 계약했다” 라든지 “원조라는 말을 믿고 거래했다”, 심지어는 “원조라는 말을 믿고 내가 사 먹었다” 이런 식의 주장이 나올 수도 있는 건지 궁금한데요.
◇ 김강호 : 말씀하신 것처럼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꽤 되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럴 주장이 나올 가능성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원조라는 설명을 믿고 계약했다"거나 "그 표현을 신뢰해 거래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법적 책임이 인정되려면 단순히 원조라고 홍보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표현이 허위였는지, 그 때문에 계약을 체결했는지, 그리고 실제 손해가 발생했는지까지 모두 입증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번 판결만으로 곧바로 대규모 법적 책임이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향후 광고나 홍보 방식에는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음식점에서 이런 “원조 논란”은 자주 있는 것 같아요. 떡볶이집, 냉면집, 해장국집, 족발집, 오래된 맛집 골목 가보면 한쪽엔 이 집이 원조, 맞은 편엔 여기가 진짜 원조, 원조의 원조 이런 표현들. 법적으로는 어디까지 허용되는 겁니까. 정말 먼저 시작한 집은 어떻게 가르고 다른 집에 “원조”라고 쓰면, 허위광고나 과장광고, 부정경쟁 문제가 될 수 있나요?
◇ 김강호 : '원조'라는 표현 자체를 법에서 금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그랬다면 우리나라 수많은 식당들이 영업을 금지 당할 위기에 처하겠죠. 하지만 실제로 최초가 아닌데도 소비자를 오인하게 할 정도로 원조라고 광고한다면 허위·과장광고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법원은 단순히 먼저 시작했다고 주장하는 것만이 아니라 실제 영업 시기, 지역에서의 인지도, 소비자들의 인식, 오랜 사용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서 판단하게 됩니다. 그래서 맛집 골목에서 서로 원조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법적으로 인정받으려면 객관적인 근거가 필요합니다.
◆ 이원화 : 이런 원조 논란, 대패삼겹살이나 음식점 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식품업계에서 비슷한 이름, 포장, 색깔과 이미지를 두고도 법정 공방이 반복돼 왔는데요. 대표적인 사례가 메로나와 메론바 소송이죠. 이 사건도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 김강호 : 네, 보도에 따르면 빙그레는 자사의 대표 제품인 '메로나'와 매우 비슷한 포장 디자인을 사용한 서주의 '메론바'가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일으킨다며 부정경쟁행위금지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빙그레는 연녹색 바탕, 중앙의 제품명, 양쪽의 멜론 사진 등 전체적인 포장 이미지를 오랫동안 사용해왔고 서주의 메론바가 이를 그대로 따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저도 이 사진을 봤는데 둘이 매우 흡사하게 생기긴 했더라고요. 반면 서주는 ‘과일 맛 아이스크림에 그 과일의 색상을 사용하는 것은 누구나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라며 디자인의 유사성을 부인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 사건 같은 경우, 1심과 항소심 판단이 달랐거든요. 1심에서는 빙그레, 그러니까 메로나가 졌어요. 근데 항소심에서는 반대로 메로나가 이겼습니다. 메론바가 진 거죠. 왜 판단이 달라졌습니까?
◇ 김강호 : 얼핏 생각하기에는 당연히 이겼어야 되지 않나 싶은데 보도에 따르면 1심은 과일 맛 아이스크림에 과일의 색상을 사용하는 것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1심에서는 빙그레가 패소를 했는데요. 하지만 항소심은 접근 방식이 달랐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개별적인 색상 하나만 보지 않고 바탕색의 명도와 채도, 글씨 위치, 멜론 사진의 배치 등 세부적인 구성 요소들의 결합 방식이 매우 유사하다고 봤습니다. 또 소비자 설문조사에서도 상당수가 두 제품을 혼동할 수 있다고 답한 점과, 메로나가 장기간 사용하면서 형성한 식별력을 인정해 빙그레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 이원화 : 저도 사실 두 제품을 다 봤는데 헷갈린 적이 있었던 것 같아요. 집에 와서 냉동실에서 꺼내보니까 그제서야 메론바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거나 그랬던 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빙그레가 승소한 케이스가 굉장히 이례적인 케이스라고 하잖아요. 그동안 비슷한 소송이 여럿 있었지만 승소 사례가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어땠는지 한번 설명해 주시죠.
◇ 김강호 : 맞습니다. 국내 식품업계에서는 유사 포장이나 미투제품을 둘러싼 소송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대부분 원고가 패소했습니다. 예를 들어,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과 팔도의 불낙볶음면 사건, 이름도 유사하죠. CJ제일제당이 오뚜기와 동원F&B의 컵반 포장을 문제 삼았던 사건 등에서 법원은 원고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메로나 사건에서는 오랜 기간 축적된 브랜드 이미지와 실제 소비자 혼동 가능성이 충분히 입증됐기 때문에 기존과 다른 판단이 나온 것으로 평가됩니다.
◆ 이원화 : 이런 소송에서 원조 업체, 그러니까 먼저 제품을 만들고 오래 팔아온 업체인 경우에는 어떤 걸 미리 준비해 놓으면 좋겠습니까?
◇ 김강호 :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그 제품의 외관이나 이름만 보고도 특정 업체를 떠올릴 정도의 식별력이 형성됐냐라는 점입니다. 또한 상대방 제품이 그 명성에 편승하려 했다는 점, 실제로 소비자가 혼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함께 입증해야 합니다. 메로나 사건에서는 약 20년 동안 동일한 포장 이미지를 유지해왔다는 점, 그리고 소비자 설문조사에서 높은 인지율과 혼동 가능성이 확인된 점. 또한, 후발 업체가 포장을 변경하기 전에는 원고 '메로나' 제품의 매출은 약 732억 원이었던 반면, 피고 '메론바' 제품의 매출은 약 1억 9,000만 원에 불과해 서주가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인 '메로나' 제품과 유사한 형태로 포장을 변경한 시점과 그 이후의 매출 변화 추이를 볼 때, 원고 제품의 명성에 편승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상당히 의심된다"는 점을 종합해 빙그레가 승소할 수 있었습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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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원조' 아냐" 법원이 파헤친 대패삼겹살의 시초[사건X파일]](https://image.ytn.co.kr/general/jpg/2026/0715/202607150146502230_d.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