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1년, 살림살이 좀 나아졌나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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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3. 오전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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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9:00~10:00)
■ 진행 : 조태현 기자
■ 방송일 : 2025년 12월 03일 수요일
■ 대담 :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 기업심리지수 회복세지만 아직 비관론 지속
- OECD 내년 韓성장률 2.2% -2.1%로 하향..관세 불확실성 지속
- 트럼프 리스크, 설사 정권 교체되도 관세 인하 등 가능성은 크지 않아
- '고환율'로 내년 물가 상승률 예측 어려워..전망치보다 올라갈 가능성 커
- '고환율' 리스크? 이제 시작..시차 두고 물가 반영돼 내년 1분기에 본격적 영향권.. 최악의 경우 2.7%까지 치솟을 것
- '고환율' 물가 상승 압박, 금리인하 시점 더 늦춰질 수도
- '유동성', '경제성장률' m2 기준으로 보면, 정부 아무리 개입해도 원달러 환율 상승 막기 어려워
- 서학개미 때문 환율 상승? 근본적 원인 잘못 짚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태현 : 우리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줬던 ‘12.3 비상계엄’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1년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는데 일단은, 계엄 직후의 소비 심리 이게 굉장히 악화가 됐었어요. 92.1까지 지금은 회복을 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수준까지 회복을 했는데, 이 기업 심리지수의 기준선이 100이잖아요. 그렇다면 아직 기준 경기가 확장되는 이런 국면까지는 오지 못했다 이렇게 봐야 되는 겁니까?

◇ 석병훈 : 그렇습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기준선 100 장기 평균치인데요. 기준선 100을 하회하는 기간이 상당히 길었습니다. 이미 2022년 9월에 마지막으로 100을 넘었고요. 10월 달부터 3년 이상 기준선을 계속 하회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결국은 기업들 입장에서 우리나라의 경기가 구조적으로 안 좋아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요. 이것은 우리나라의 잠재 성장률이 인구 구조 변화로 인해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와도 일맥상통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조태현 : 지금 우리나라의 잠재 성장률은 한 1.8% 이 정도 나오나요?

◇ 석병훈 : 1.8% 에서 2% 정도 예상을 하는데, 한국은행 추정치나 국내 연구기관 추정치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 임기 말인 2030년에는 1.5%로 오히려 낮아질 것이라는 결과들이 나와 있습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지금 이재명 정부에서 잠재 성장률 높이는 정책들 계속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이게 성과를 반드시 봐줘야겠습니다. 지금 상황을 생각한다면요. 그렇기 때문일까요? OECD에서 내년도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을 2.2-2.1%로 낮춰 잡았다는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다. 우리 정부 그리고 한국은행이 제시한 1.8% 이거보다는 일단 높긴 하네요?

◇ 석병훈 : 한국은행이나 정부가 제시한 수준보다는 높은데, 여전히 하향 조정을 한 것은 우리나라가 역시 처해 있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데, 대외 경제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있고요. 예를 들면 대표적으로 미국 같은 경우도 상호 관세에 대해서 소송이 진행 중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만약에 패소를 하게 되면 다시 품목 관세를 부과하고, 한미 관세 협상도 다시 해야 되는 게 아니냐. 이런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구조상 대외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점, 그다음에 급격한 인구 구조 변화, 기업의 경영 환경 변화로 인해서 잠재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 이런 것들이 다 반영이 된 결과가 아닐까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조태현 : 트럼프가 지금 레임덕에 들어가는 그런 조짐들이 보이잖아요. 이렇게 되면 트럼프가 이 레임덕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를 더 공격한다든지 더 괴롭힐 가능성 이런 건 없습니까?

◇ 석병훈 :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레임덕이 들어가면 자신의 지지 세력들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서 오히려 국내 경제의 문제를 외부적 요인으로 돌리고 그것을 해결하겠다고 하면서 관세 압박을 강화한다든지 이런 정책을 계속해 왔기 때문에 그런 것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고요.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레임덕에 빠지고, 심지어 정권이 교체된다 하더라도 전임 바이든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의 정책 기조 변화를 보시면 알겠지만요. 바이든 행정부에서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인상했던 관세를 인하하지 않았습니다. 정권이 바뀐다 할지라도 자국의 이익이 된다는 정책들, 이런 것들은 기조 전환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지금 대미 투자 규모 약정해 놓은 거라든지 관세 올린 것이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되고, 정치적인 지지율을 끌어올린다고 판단이 되면 그것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권이 넘어가는 거와 상관없이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조태현 : OECD 쪽에서 이야기하는 이슈 가운데 하나가 ‘물가’예요. 내년도 물가 상승률 1.8%로 제시를 했는데, 이거는 9월 전망치보다 0.1% 포인트 내린 거거든요. 그런데 이 부분이 약간 이해는 안 됐어요. 지금 우리가 환율 문제가 굉장히 크잖아요. 그래서 11월 소비자 물가가 2.4% 이렇게 나오기도 했는데, 이 환율 문제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 어떻게 봐야 됩니까?

◇ 석병훈 : 지금 내년에 물가 상승률 같은 경우는 예측을 하기 상당히 어렵다. 특히 고환율 때문에 그렇습니다. 고환율로 인해 가지고 우리는 특히 에너지를 전량 수입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에너지, 국제 유가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상승을 해 가지고 국내 석유류 가격은 오히려 올라가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에너지 가격 상승 효과 뿐만 아니라 수입 원자재 가격 역시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고요. 그것은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재 가격도 상승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환율 때문에 내년에 물가 상승률은 오히려 1.8%보다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당장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2.4% 나왔는데, 여기에 영향을 미친 것들이 역시 휘발유라든지 경유라든지 석유류 제품이에요. 우리는 말씀하신 것처럼 다 외국에서 수입을 하니까, 물가에 이런 환율 변동에 굉장히 취약한 구조잖아요. 제조업계라든지 산업 쪽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가능성이 있지 않습니까?

◇ 석병훈 : 당연히 그렇습니다. 원유라는 것은 제조업에서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것이죠. 천연 자원이죠. 그런데 국제 유가는 하락함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달러화로 결제를 해서 수입을 해 와야 되기 때문에, 고환율이 지속된다고 하면 결국 국내 에너지 가격이 상승을 해서 이것은 제조업의 생산 비용도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다음에 여러 가지 수입 요번에 특징 중에 하나가 농축 수산물 가격도 급등한 것인데요. 이것도 수입 농산물, 수입 축산물, 수산물 이런 가격들이 고환율의 영향으로 급등을 하게 되면 당연히 가공식품 가격, 외식비 역시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에너지 가격 상승은 운송 유통업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우리 기업들의 경영 환경도 안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조태현 : 경영 환경도 경영 환경이고 당장 주유소에 가면은 기름 넣다가 깜짝깜짝 놀라기도 하고, 마트에 장을 보러 가면은 수입 농축산물, 고등어 같은 것도 다 수입해서 쓰잖아요. 이런 것들도 굉장히 빠르게 급등하고 있어서 생활 물가 부담도 커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시작이라는 게 문제인 것 같아요. 환율 효과는 일단 수입 물가에 시차를 두고 영향을 주고, 그다음 도매 물가, 소매 물가로 이렇게 옮겨가게 됐는데 그렇다면 내년 1분기에 물가 상승률 굉장히 높아지는 거 아닙니까?

◇ 석병훈 : 내년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환율이 한 1개월에서 3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물가에 반영된다고 한국은행에서 발표를 했는데, 그렇게 되면 지금 1,470원대의 고환율의 본격적인 영향은 내년 1분기에 집중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러면 물가 상승이 2.4%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고환율의 영향으로 2.4% 중에서 약 0.3-0.4% 포인트 정도 물가가 상승을 했다라고 추정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1,470원대 환율의 영향이 내년 1분기에 나타나게 되면 여기서 만약에 0.3-0.4% 포인트 추가된다고 치면 최악의 경우 이것은 2.7% 이상, 2% 후반대까지 물가 상승률이 치솟을 수밖에 없어가지고 그러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더 늦춰질 수가 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조태현 : 기준금리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한국은행이 보는 우리의 물가 목표는 2% 정도잖아요. 이렇게 2% 후반까지 가면 금리 인하가 아니라 금리 인상까지 검토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 석병훈 : 그런데 금리 인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여러 가지 근거가 있는데요. 한국은행에서 보는 아웃풋 갭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을 일치시키는 수준의 GDP하고요. 그다음에 현재의 GDP 수준을 봤을 때 현재는 시장에서 공급보다 수요가 못 미치는, 소위 말하는 경기 침체 상황이기 때문에 여기서 금리를 인상할 경우에는 경기 침체가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보고 있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할 상황이지 인상할 상황은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근거가 근원 물가, 상승률 같은 경우는 오히려 2%대로 꾸준히 유지가 되고 있거든요. 그래서 근원 물가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나머지 상품들의 물가 지수이기 때문에, 이게 원래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효과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근원 물가가 좀처럼 상승하지 않고 있는 것도 지금 금리를 인상할 명분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뒷받침합니다.

◆ 조태현 : 그러면 기조적인 흐름 자체는 안정적인데, 이렇게 원화 약세라는 변수에 흔들리고 있다. 그러면 이거는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그런 요인은 아니다... 그래서 이 환율이 어디까지 갈 건가 이 부분이 굉장히 큰 문제가 될 것 같아요. 오늘도 환율이 1,460원대 이렇게 굉장히 높은 환율이 이어지고 있거든요. 한은 부총재께서 환율 상단에 근접했지만 추가 상승 압력도 있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환율 우리가 전망 어떻게 봐야 됩니까?

◇ 석병훈 : 현재 환율 상승하고 있는 것은 펀더멘탈 요인, 경제 기초 체력 요인이 크다고 보여집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경제학에서 원달러 환율은 미국 경제와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에 의해서 결정이 됩니다. 그런데 기초 체력으로 우리가 주로 보는 지표들이 두 가지가 있는데요. 하나는 ‘통화량의 증가율’, 한국과 미국의 각각의 통화량의 증가율, 이걸 m2 기준으로 봤을 때

◆ 조태현 : 넓은 의미의 통화?

◇ 석병훈 : 네, m2 기준으로 봤을 때 지난 1년간 한국의 m2 증가율이 미국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한국의 유동성이 그만큼 더 많이 풀렸다는 뜻이고요. 그러면 이거는 환율을 상승시키는 요인이죠. 두 번째는 ‘경제 성장률’이죠. 그런데 경제 성장률 전망만 놓고 보더라도 한국은행이 전망한 것만 봐도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 2027년까지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한국보다 높습니다. 그러면 이 두 가지 기초 체력을 나타내는 지표가 다 원달러 환율 상승, 추세적인 상승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계속 상승하는 것은 정부가 아무리 개입을 해도 막기가 어렵지 않나. 그리고 어느 수준까지 상승할지는 아직 예측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 조태현 : 지금 정부에서는 서학 개미 문제다, 국민연금 문제다, 증권사 문제다, 수출 기업 문제다, 수출 기업들이 돈 안 풀어서 그렇다. 막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하잖아요. 이게 다 핵심적인 요인은 아니라고 봐야 되는 겁니까?

◇ 석병훈 :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인과관계를 거꾸로 생각을 하는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보는 것이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우리보다 앞으로 3년간 높을 게 예상이 되니까, 서학개미 입장에서도 미국의 주가가 경제 성장률을 그대로 반영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미국의 주가가 한국의 주가보다 평균적으로 더 높게 상승할 것이 예상이 되니까, 당연히 미국 주식의 투자를 늘려야 되겠죠. 그다음에 기업들도 이러한 기초 체력의 요인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거로 예상이 되면 당연히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게 유리하겠죠. 이런 이유로 서학개미나 기업들의 패턴이 투자 패턴이 나타나는 것이지, 그것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다고 보기에는 근본적인 원인을 잘못 짚은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조태현 : 그래서 치료 방안을 여쭤봐야 되겠는데, 환율만 지금 문제가 아니란 말이에요. 우리 경제가 지금 위기에 처해 있다. 돌파구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고 있는데, 계엄 사태 1년이 지났고요. 앞으로 더 미래를 봤을 때 우리 경제가 시급하게 추진해야 될 개혁 과제들 어떤 거라고 보십니까?

◇ 석병훈 : 결국은 잠재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기업의 투자를 늘려서 기초 체력을 끌어올리는 정책들을 과감하게 추진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잠재 성장률 끌어올리려면 결국은 노동 시장의 유연성을 강화해서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높은 근로자들이 더 일을 많이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되고요. 그다음에 인구 구조 급격하게 변하니까 생산성이 높은 외국인 근로자들을 국내에 유치할 수 있는 정책도 필요하다 이렇게 보고요. 그다음에 기업의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결국 법인세율도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주요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하는 것도 필요하고, 산업 간의 규제를 철폐해서 AI 같은 기술을 갖다가 여러 산업에다가 적용할 수 있는 그런 길을 터주는 것. 이러한 정책들이 결국 장기적으로 봤을 때에는 우리의 잠재 성장률을 끌어올려서 원달러 환율도 안정시킬 수 있는 그런 근본적인 해법이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 조태현 : 지난 정부들의 실패가 계속 누적되고 있는데요. 이번 정부에서는 이런 것들을 잘 돌파를 해내야 되겠습니다만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이화여자대학교 경제학과의 석병훈 교수와 함께 다양한 경제 상황들 진단해 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석병훈 : 감사합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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