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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9:00~10:00)
■ 진행 : 정채운 앵커
■ 방송일 : 2025년 11월 3일 월요일
■ 대담 : ☎ 허란 한국경제신문 기자
- 엔비디아 GPU 26만장 韓공급, 단순한 거래 아냐..韓, 엔비디아의 AI 핵심 파트너라는 의미, 삼성·SK·현대차·네이버 해당
- 특히, 젠슨황 현대차에 4조2800억 투자키로..차량AI 뿐 아니라 자율주행 로보틱스까지 포괄
- 대만 TSMC의 대안으로 떠오른 삼성전자, 테슬라·애플에 이어 엔비디아까지 파운드리 계약 확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정채운 : 다양한 산업 분야와 기업들의 움직임, 그 이면까지 생생히 전달해드리기 위해 마련한 코넙니다.취재부터 뉴스까지, 한큐에 전해드릴<경제브리핑>오늘은 허란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함께 합니다. 기자님, 안녕하세요.
◇ 허란 : 안녕하세요.
◆ 정채운 : 15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젠슨 황 CEO의 이번 방한이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죠?
◇ 허란 : 네, 이번 젠슨 황 CEO의 방한은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한국 산업계 전체를 뒤흔드는 '게임 체인저'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나란히 등장했고요, 이후 경북 경주에서 열린 APEC CEO 서밋에서 특별 강연도 진행했습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NVIDIA가 한국 정부와 주요 기업들에 최대 14조 원 규모의 최신형 GPU, 그러니까 그래픽처리장치 26만 장을 공급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거래가 아니라 한국을 AI 시대의 핵심 파트너로 삼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습니다.
◆ 정채운 : 26만 장이면 엄청난 규모인데요. 구체적으로 어느 기업들이 얼마나 받는 겁니까?
◇ 허란 : 네, 삼성전자와 SK그룹이 각각 5만 장 이상, 현대차그룹이 5만 장, 그리고 네이버가 6만 장으로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물량을 받게 됩니다. 이 GPU들은 각 기업의 특성에 맞춰 활용될 예정인데요. 삼성전자는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축합니다.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든 과정을 AI로 구동하는 겁니다. 이를 통해 공정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수율, 그러니까 불량 없는 제품 비율을 빠르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SK그룹도 마찬가지로 AI 팩토리를 구축하는데요, 특히 울산에 100메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2027년까지 건설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습니다. 현대차그룹의 협력이 특히 눈에 띕니다. NVIDIA와 함께 국내에 약 3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조 2,800억 원을 투자해 '피지컬 AI' 생태계를 구축합니다. 피지컬 AI란 인간처럼 시각과 언어를 이해하고 물리적 행동을 수행하는 AI 기술인데요, 자율주행차나 로봇 같은 분야에 핵심적입니다. 현대차는 NVIDIA AI 기술센터와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를 국내에 설립하고, 차량 내 AI부터 자율주행, 생산 효율화, 로보틱스까지 단일 생태계로 통합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네이버는 6만 장의 GPU를 활용해 차세대 피지컬 AI 플랫폼을 만들고, 이를 반도체, 조선, 에너지 등 국가 주력 산업 현장에 적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자국 언어와 문화 중심의 '소버린 AI 2.0'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습니다.
◆ 정채운 : 그런데 이번 협력이 단순한 제품 구매의 의미만 있지는 않을 것 같아요. 어떤 의미가 더 있습니까?
◇ 허란 : 네 맞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을 'AI 동맹'이라고 부를 정도인데요. 단순한 고객과 공급자 관계가 아니라 미래 기술의 방향을 함께 설정하고 표준을 만들어가는 '운명 공동체'로 진화했다는 평가입니다. 이 동맹의 바탕에는 HBM, 그러니까 고대역폭메모리를 통해 쌓인 깊은 신뢰 관계가 있는데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NVIDIA의 까다로운 품질 검증 과정을 통과하며 기술적 신뢰를 구축했고, 차세대 HBM4 공급을 통해 이 관계는 더욱 강화될 전망입니다.
◆ 정채운 : NVIDIA 입장에서도 우리 기업들에게 어떤 이점을 기대를 하고 있을 텐데, 어떤 점을 좀 보고 있을까요?
◇ 허란 : NVIDIA에게 한국은 '대만 TSMC 의존' 문제를 해결할 열쇠입니다. NVIDIA는 그동안 AI 칩 생산을 대만의 TSMC에 전적으로 의존해왔는데, 지정학적 리스크와 가격 협상력 문제로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 중입니다. 삼성 파운드리가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른 거죠. 실제로 젠슨 황 CEO는 31일 경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가 NVIDIA의 로보틱스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를 모두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AP는 로봇과 자율주행차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인데요,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애플에 이어 또 다른 초대형 파운드리 계약을 확보한 셈입니다. 또 현대 등 제조업체와의 협력은 NVIDIA 칩이 자율주행, 스마트 팩토리, 로보틱스 등 핵심 산업에 대량 적용되어 글로벌 공급망에서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이는데요. NVIDIA의 AI GPU는 여전히 시장 주도적인 위치지만 AMD, 인텔, 구글 TPU가 각각 성능과 효율성, 생태계 측면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상황입니다. 특히 지난달 AMD가 오픈 AI와 대규모 공급 계약을 맺고 NVIDIA 중심의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상황에서 이번 협력이 이뤄졌던 것 이루어졌다고 보입니다.
◆ 정채운 : 또 이번 젠슨 황 CEO가 한국을 찾았을 때 호의적인 발언들을 많이 했어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정리해 주실까요?
◇ 허란 : 네, 그의 발언들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APEC CEO 서밋 특별 강연에서 "AI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기술, 제조 기반 세 가지가 필요한데, 한국은 이 모두를 갖추고 있다"며 "이런 나라는 세계적으로 매우 드물다"고 극찬했습니다. 또,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 한국은 고통을 받은 민족인데, 고통을 통해서만 위대함을 창조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발언도 했고요. "한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두 기업은 세계 최고 기업 중 하나"라며 파트너십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또, 젠슨 황 CEO는 코엑스 행사에서 1999년 제 인생 처음으로 한국에서 편지를 받았다며 당시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는데요. 그 편지에는 한국을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하고, 비디오 게임으로 세상을 바꾸고, 게임 올림픽을 열고 싶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합니다. 이재용 회장이 "그 편지는 제 아버지가 보낸 것"이라고 밝히면서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선구안이 재조명받기도 했습니다. 29년 전, 당시로서는 터무니없어 보이던 비전이 지금은 현실이 된 거죠. 이 일화는 NVIDIA가 31일 유튜브에 올린 한국 헌정 영상에서도 언급됐는데요. '한국의 차세대 산업혁명'이라는 제목의 3분 16초짜리 영상에서 한강의 기적부터 K-팝, K-드라마, 스타크래프트와 PC방 문화까지 한국의 산업 발전을 조명했는데요, 벌써 조회수 42만회를 기록했습니다. NVIDIA는 영상 설명 부분에서 한국은 NVIDIA 여정의 시작부터 함께했다며, 30년전 한국이 NVIDIA를 팔벌려 환영해준 것처럼, 이제 NVIDIA가 한국이 AI 인프라를 구축하도록 돕겠다며,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대단한 헌정사죠.
◆ 정채운 : 젠슨 황 CEO가 예전에 용산 전자상가도 많이 찾았다고 한 일화도 다시 조명이 됐었는데, 참 좋은 관계가 이어지길 계속 기대하겠습니다. 근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에 제일 재미있었고 흥미로웠던 게 이른바 '깐부치킨 회동'이었거든요. 근데 이걸 젠슨 황 CEO 딸이 주도했다면서요?
◇ 허란 : 네 맞습니다. 이 회동의 기획자가 젠슨 황 CEO의 딸인 매디슨 황이라는 게 밝혀졌는데요. 그녀가 직접 깐부치킨이라는 장소를 선정하고, AI 깐부 결성이라는 컨셉으로 행사를 기획했다고 합니다. 1999년생인 매디슨 황은 2020년 NVIDIA에 입사해서 현재 피지컬 AI 플랫폼과 휴머노이드 로봇 플랫폼을 담당하는 시니어 디렉터입니다. 오빠인 스펜서보다 높은 직급인데요. 한 달 전에 먼저 방한을 해서 협력 기업들을 방문하고, 이 매장을 치맥 장소로 활용을 했다고 합니다. 그 코엑스에 있는 깐부치킨 1호점을 이 장소로 활용을 선정을 했다고 합니다. 또 '깐부'라는 단어가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에서 이제 세계적으로 알려진 점을 활용했다고도 하고요. 31일 경주에서는 젠슨 황이 이재명 대통령을 접견했었는데, 이 자리에도 매디슨 황을 데려가서 직접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이 "따님이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너무 젊어 보이신다." 하자 황 CEO가 딸의 나이를 34살이라고 소개하기도 했고요. 황 CEO는 이 자리에서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을 치맥 동료들이라고 소개를 하면서 다음에는 대통령도 함께 하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정채운 : 이렇게 훈훈한 장면들이 많이 연출됐던 젠슨 황 CEO의 방한이었습니다. 그럼 궁극적으로 우리 입장에서 중요한 건 이번 NVIDIA와의 AI 협력이 우리 산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인데 정리해 주시겠어요?
◇ 허란 : 일단 대기업들이 매우 고무된 상황입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은 31일 창립 56주년 기념식에서 "지금 회사는 더 큰 도약을 위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며 "삼성전자는 AI 혁신을 이끌어가는 AI 드리븐 컴퍼니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PEC CEO 서밋 의장을 맡고 있어 ‘치맥회동’에는 불참했지만, 경주에서 젠슨 황 CEO를 만나 "NVIDIA와 협력해 AI가 한국 산업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 것"이라며 "제조, 통신, 반도체 전 분야에서 AI 기반 혁신을 확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젠슨 황 CEO의 말처럼 AI는 '새로운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데요. 그는 인간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시장은 몇 조 달러 규모지만 AI는 수백 조 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국은 젠슨 황 CEO의 약속대로 세계에서 GPU를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가 될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제조공장을 AI 팩토리로 전환하고, 피지컬 AI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위치에 섰습니다. 단순히 부품을 공급하는 역할을 넘어, 미래 기술의 표준을 함께 만들어가는 '시스템 공동 설계자'로 격상된 거죠. 특히 한국은 소프트웨어, 기술, 제조 기반을 모두 갖춘 몇 안 되는 나라로, 차세대 AI 시대에 엄청난 기회를 가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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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정채운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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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 허란 한국경제신문 기자
- 엔비디아 GPU 26만장 韓공급, 단순한 거래 아냐..韓, 엔비디아의 AI 핵심 파트너라는 의미, 삼성·SK·현대차·네이버 해당
- 특히, 젠슨황 현대차에 4조2800억 투자키로..차량AI 뿐 아니라 자율주행 로보틱스까지 포괄
- 대만 TSMC의 대안으로 떠오른 삼성전자, 테슬라·애플에 이어 엔비디아까지 파운드리 계약 확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정채운 : 다양한 산업 분야와 기업들의 움직임, 그 이면까지 생생히 전달해드리기 위해 마련한 코넙니다.취재부터 뉴스까지, 한큐에 전해드릴<경제브리핑>오늘은 허란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함께 합니다. 기자님, 안녕하세요.
◇ 허란 : 안녕하세요.
◆ 정채운 : 15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젠슨 황 CEO의 이번 방한이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죠?
◇ 허란 : 네, 이번 젠슨 황 CEO의 방한은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한국 산업계 전체를 뒤흔드는 '게임 체인저'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나란히 등장했고요, 이후 경북 경주에서 열린 APEC CEO 서밋에서 특별 강연도 진행했습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NVIDIA가 한국 정부와 주요 기업들에 최대 14조 원 규모의 최신형 GPU, 그러니까 그래픽처리장치 26만 장을 공급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거래가 아니라 한국을 AI 시대의 핵심 파트너로 삼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습니다.
◆ 정채운 : 26만 장이면 엄청난 규모인데요. 구체적으로 어느 기업들이 얼마나 받는 겁니까?
◇ 허란 : 네, 삼성전자와 SK그룹이 각각 5만 장 이상, 현대차그룹이 5만 장, 그리고 네이버가 6만 장으로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물량을 받게 됩니다. 이 GPU들은 각 기업의 특성에 맞춰 활용될 예정인데요. 삼성전자는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축합니다.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든 과정을 AI로 구동하는 겁니다. 이를 통해 공정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수율, 그러니까 불량 없는 제품 비율을 빠르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SK그룹도 마찬가지로 AI 팩토리를 구축하는데요, 특히 울산에 100메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2027년까지 건설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습니다. 현대차그룹의 협력이 특히 눈에 띕니다. NVIDIA와 함께 국내에 약 3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조 2,800억 원을 투자해 '피지컬 AI' 생태계를 구축합니다. 피지컬 AI란 인간처럼 시각과 언어를 이해하고 물리적 행동을 수행하는 AI 기술인데요, 자율주행차나 로봇 같은 분야에 핵심적입니다. 현대차는 NVIDIA AI 기술센터와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를 국내에 설립하고, 차량 내 AI부터 자율주행, 생산 효율화, 로보틱스까지 단일 생태계로 통합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네이버는 6만 장의 GPU를 활용해 차세대 피지컬 AI 플랫폼을 만들고, 이를 반도체, 조선, 에너지 등 국가 주력 산업 현장에 적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자국 언어와 문화 중심의 '소버린 AI 2.0'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습니다.
◆ 정채운 : 그런데 이번 협력이 단순한 제품 구매의 의미만 있지는 않을 것 같아요. 어떤 의미가 더 있습니까?
◇ 허란 : 네 맞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을 'AI 동맹'이라고 부를 정도인데요. 단순한 고객과 공급자 관계가 아니라 미래 기술의 방향을 함께 설정하고 표준을 만들어가는 '운명 공동체'로 진화했다는 평가입니다. 이 동맹의 바탕에는 HBM, 그러니까 고대역폭메모리를 통해 쌓인 깊은 신뢰 관계가 있는데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NVIDIA의 까다로운 품질 검증 과정을 통과하며 기술적 신뢰를 구축했고, 차세대 HBM4 공급을 통해 이 관계는 더욱 강화될 전망입니다.
◆ 정채운 : NVIDIA 입장에서도 우리 기업들에게 어떤 이점을 기대를 하고 있을 텐데, 어떤 점을 좀 보고 있을까요?
◇ 허란 : NVIDIA에게 한국은 '대만 TSMC 의존' 문제를 해결할 열쇠입니다. NVIDIA는 그동안 AI 칩 생산을 대만의 TSMC에 전적으로 의존해왔는데, 지정학적 리스크와 가격 협상력 문제로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 중입니다. 삼성 파운드리가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른 거죠. 실제로 젠슨 황 CEO는 31일 경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가 NVIDIA의 로보틱스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를 모두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AP는 로봇과 자율주행차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인데요,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애플에 이어 또 다른 초대형 파운드리 계약을 확보한 셈입니다. 또 현대 등 제조업체와의 협력은 NVIDIA 칩이 자율주행, 스마트 팩토리, 로보틱스 등 핵심 산업에 대량 적용되어 글로벌 공급망에서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이는데요. NVIDIA의 AI GPU는 여전히 시장 주도적인 위치지만 AMD, 인텔, 구글 TPU가 각각 성능과 효율성, 생태계 측면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상황입니다. 특히 지난달 AMD가 오픈 AI와 대규모 공급 계약을 맺고 NVIDIA 중심의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상황에서 이번 협력이 이뤄졌던 것 이루어졌다고 보입니다.
◆ 정채운 : 또 이번 젠슨 황 CEO가 한국을 찾았을 때 호의적인 발언들을 많이 했어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정리해 주실까요?
◇ 허란 : 네, 그의 발언들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APEC CEO 서밋 특별 강연에서 "AI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기술, 제조 기반 세 가지가 필요한데, 한국은 이 모두를 갖추고 있다"며 "이런 나라는 세계적으로 매우 드물다"고 극찬했습니다. 또,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 한국은 고통을 받은 민족인데, 고통을 통해서만 위대함을 창조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발언도 했고요. "한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두 기업은 세계 최고 기업 중 하나"라며 파트너십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또, 젠슨 황 CEO는 코엑스 행사에서 1999년 제 인생 처음으로 한국에서 편지를 받았다며 당시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는데요. 그 편지에는 한국을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하고, 비디오 게임으로 세상을 바꾸고, 게임 올림픽을 열고 싶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합니다. 이재용 회장이 "그 편지는 제 아버지가 보낸 것"이라고 밝히면서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선구안이 재조명받기도 했습니다. 29년 전, 당시로서는 터무니없어 보이던 비전이 지금은 현실이 된 거죠. 이 일화는 NVIDIA가 31일 유튜브에 올린 한국 헌정 영상에서도 언급됐는데요. '한국의 차세대 산업혁명'이라는 제목의 3분 16초짜리 영상에서 한강의 기적부터 K-팝, K-드라마, 스타크래프트와 PC방 문화까지 한국의 산업 발전을 조명했는데요, 벌써 조회수 42만회를 기록했습니다. NVIDIA는 영상 설명 부분에서 한국은 NVIDIA 여정의 시작부터 함께했다며, 30년전 한국이 NVIDIA를 팔벌려 환영해준 것처럼, 이제 NVIDIA가 한국이 AI 인프라를 구축하도록 돕겠다며,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대단한 헌정사죠.
◆ 정채운 : 젠슨 황 CEO가 예전에 용산 전자상가도 많이 찾았다고 한 일화도 다시 조명이 됐었는데, 참 좋은 관계가 이어지길 계속 기대하겠습니다. 근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에 제일 재미있었고 흥미로웠던 게 이른바 '깐부치킨 회동'이었거든요. 근데 이걸 젠슨 황 CEO 딸이 주도했다면서요?
◇ 허란 : 네 맞습니다. 이 회동의 기획자가 젠슨 황 CEO의 딸인 매디슨 황이라는 게 밝혀졌는데요. 그녀가 직접 깐부치킨이라는 장소를 선정하고, AI 깐부 결성이라는 컨셉으로 행사를 기획했다고 합니다. 1999년생인 매디슨 황은 2020년 NVIDIA에 입사해서 현재 피지컬 AI 플랫폼과 휴머노이드 로봇 플랫폼을 담당하는 시니어 디렉터입니다. 오빠인 스펜서보다 높은 직급인데요. 한 달 전에 먼저 방한을 해서 협력 기업들을 방문하고, 이 매장을 치맥 장소로 활용을 했다고 합니다. 그 코엑스에 있는 깐부치킨 1호점을 이 장소로 활용을 선정을 했다고 합니다. 또 '깐부'라는 단어가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에서 이제 세계적으로 알려진 점을 활용했다고도 하고요. 31일 경주에서는 젠슨 황이 이재명 대통령을 접견했었는데, 이 자리에도 매디슨 황을 데려가서 직접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이 "따님이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너무 젊어 보이신다." 하자 황 CEO가 딸의 나이를 34살이라고 소개하기도 했고요. 황 CEO는 이 자리에서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을 치맥 동료들이라고 소개를 하면서 다음에는 대통령도 함께 하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정채운 : 이렇게 훈훈한 장면들이 많이 연출됐던 젠슨 황 CEO의 방한이었습니다. 그럼 궁극적으로 우리 입장에서 중요한 건 이번 NVIDIA와의 AI 협력이 우리 산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인데 정리해 주시겠어요?
◇ 허란 : 일단 대기업들이 매우 고무된 상황입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은 31일 창립 56주년 기념식에서 "지금 회사는 더 큰 도약을 위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며 "삼성전자는 AI 혁신을 이끌어가는 AI 드리븐 컴퍼니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PEC CEO 서밋 의장을 맡고 있어 ‘치맥회동’에는 불참했지만, 경주에서 젠슨 황 CEO를 만나 "NVIDIA와 협력해 AI가 한국 산업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 것"이라며 "제조, 통신, 반도체 전 분야에서 AI 기반 혁신을 확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젠슨 황 CEO의 말처럼 AI는 '새로운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데요. 그는 인간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시장은 몇 조 달러 규모지만 AI는 수백 조 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국은 젠슨 황 CEO의 약속대로 세계에서 GPU를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가 될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제조공장을 AI 팩토리로 전환하고, 피지컬 AI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위치에 섰습니다. 단순히 부품을 공급하는 역할을 넘어, 미래 기술의 표준을 함께 만들어가는 '시스템 공동 설계자'로 격상된 거죠. 특히 한국은 소프트웨어, 기술, 제조 기반을 모두 갖춘 몇 안 되는 나라로, 차세대 AI 시대에 엄청난 기회를 가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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