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없다"…치킨 공급난에 프랜차이즈 순살 메뉴 줄줄이 '멈춤'

"닭 없다"…치킨 공급난에 프랜차이즈 순살 메뉴 줄줄이 '멈춤'

2025.05.15. 오전 10:0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지난해 겨울부터 이어진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과 이상기온이 겹치며 닭고기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국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영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순살육이나 날개, 다리 같은 부분육을 주력 메뉴로 판매하는 가맹점주들은 "닭이 없어 장사를 못한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15일 굽네치킨 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순살 닭고기 공급이 지난 2월 1일부터 19일까지 일시적으로 제한된 데 이어, 3월 19일부터 현재까지도 공급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굽네치킨 가맹점주협의회 피세준 회장은 "본사에 순살 닭고기 10개를 주문하면 3개도 채 안 들어오는 실정"이라며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이 20%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3월 굽네치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제 해결과 분쟁 조정을 촉구했지만, "아직까지도 본사 차원의 뚜렷한 대응책은 없다"고 비판했다.

교촌치킨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날개와 다리로 구성된 '허니콤보' 등 부분육 메뉴 비중이 높은 교촌치킨은 작년 12월부터 공급량이 발주 대비 20~3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촌치킨 가맹본부는 지난 2월 일부 점주들과 '연평균 닭고기 입고량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보상 및 물류비 인하'를 약속하는 확약을 체결했다.

푸라닭도 2월부터 순살 닭고기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체들은 현재의 수급 불안을 조류인플루엔자, 이상기온, 큰 일교차 등 외부 환경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굽네치킨 측은 "AI로 도계량이 줄었고, 닭가슴살 재고 누적과 영남 지역 산불로 인한 양계장 피해까지 겹쳐 계육 전반의 공급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름 성수기까지 겹치면 단기적으로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어, 공급망 다변화 및 메뉴 다각화를 통해 수급 안정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촌치킨 관계자도 "부분육 공급업체는 닭가슴살·안심 등 비선호 부위를 따로 처리해야 하는 부담이 커 일부는 생산 자체를 줄이고 있다"며 "이로 인해 최근 들어 수급 문제가 더욱 심화됐다"고 말했다.

교촌은 이에 대응해 부분육 메뉴 대신 한 마리 메뉴를 추가로 개발하고, 가맹점주의 수익 보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닭고기 수급 불안의 원인으로 저병원성 AI 확산, 이상 기온, 큰 일교차로 인한 종란 생육 차질 등을 지목했다. 종란은 부화 후 육계로 자라는데 약 50일이 걸리며, 올해 들어 4월까지 육계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3% 감소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출하량이 1%만 줄어도 시장에 충격이 클 수 있다"며 "다행히 최근 부화장 내 종란 생육 상황이 개선되고 있어, 빠르면 다음 달 말부터는 치킨 업체들의 공급이 정상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YTN digital 류청희 (chee0909@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