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한 젊은이들 삶 뒤집혀"...위기의 중국 부동산 시장 미래는

"부유한 젊은이들 삶 뒤집혀"...위기의 중국 부동산 시장 미래는

2024.05.27. 오전 07: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부유한 젊은이들 삶 뒤집혀"...위기의 중국 부동산 시장 미래는
ⓒYTN
AD
역대급 호황기의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었던 중국 젊은 층이 예상치 못한 업계 침체에 삶이 뒤집혔다고 블룸버그가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2021년에 이르기까지 10여 년간 두 자릿수 성장률로 호황기를 누렸던 중국 부동산 업계는 젊은 층에 보장된 성공대로로 여겨졌다. 경제가 성장하자 결혼이 늘었고, 부동산 수요가 꾸준히 올라 매출로 이어지는 순환이 이뤄졌다. 오를 대로 오른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보험, 연금 등 다양한 기능을 함께 포함한 매물들이 나오기도 했다. 역대 최고의 실적을 낸 부동산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연말 보너스로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을 지급하던 해도 있었다.

지난 2016년 중국에서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중국 최대 부동산 기업 중 한 곳에 중개인으로 입사한 아이비 장도 황금빛 미래를 꿈꿨다. 점차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장은 대도시로 발령받았고, 고액의 연봉을 받으며 돈 걱정 없이 살 듯했지만 상황은 금방 역전되고 말았다.

현재 30세인 장은 소셜미디어에서 건강 보조제를 팔아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다. 한 해 8만 3,000달러(1억 1,244만 원)에 달하는 소득을 달성했던 시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수입이 대폭 줄어들었다. 한때 550달러(74만 원)의 스파 이용권도 거침없이 사들였던 그는 어느덧 온라인에서 할인 정보를 샅샅이 찾아보게 됐다. 외식을 피해 직접 요리를 하고 있으며, 지출을 줄이기 위해 사교 활동도 최소화했다.

장은 블룸버그에 "여전히 예전처럼 살고 싶지만 그건 꿈에 불과하다"며 "평소 생활비로 3,000위안(56만 원)을 쓰고 있는데 지금은 2,000위안(37만 원)으로 줄일 방법을 알아보려 한다. 그다음에는 1,000위안(18만 7,000원)으로 줄일 수 있는지 알아볼 거다.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이라고 전했다.

홍콩에서 펀드 매니저로 일하던 28세의 이반 리 역시 직장을 두 차례나 잃었다. 리는 "부동산 위기가 점차 커지면서 해외 투자자나 애널리스트와 소통하는 게 경영진의 관심사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라고 말한다.

반케를 비롯한 중국 주요 개발업체에서 일하며 최고 연 25만 달러(3억 3,870만 원) 이상의 수입을 올렸던 찰리 정은 최근 1년 동안 구직에 매진해 왔다. 기존에 받던 연봉을 90% 삭감하겠다고 자진하며 70번이나 면접을 봤지만 족족 자리를 거절당했다. 오랜 우여곡절 끝에 일자리를 찾을 수 있었지만, 여전히 부동산에 대해서는 비관적이다. 정은 "이 업계에는 미래가 없다. 버려진 산업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최근 3년 동안 이어진 부동산 침체로 인해 한창 일할 시기인 젊은 부동산 전문가들의 삶이 완전히 뒤바뀌었고, 그들이 누리던 부도 물거품이 돼 버렸다. 현재 이들 중 약 50만 명이 업계 탈주 위기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는 건설·마케팅 관련 산업 종사자는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투자자문사 J 캐피털 리서치의 공동 설립자 앤 스티븐슨-양은 "이들은 매우 우울하고 두려워하고 있다"며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와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 레이팅스 조사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아파트 및 상업용 부동산 판매는 2021년 대비 4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100대 부동산 기업의 4월 신규 부동산 판매액 역시 전년 동월 대비 약 45% 감소했다. 정부 지원을 받은 개발업체 반케는 신용 등급이 정크 등급으로 강등됐다.

투자 부동산 임대를 통한 연간 수익률도 저조하다. ANZ 그룹 홀딩스에 따르면 중국 대도시의 임대 수익률은 1.5%에 불과하며, 이는 홍콩의 절반에 불과하고 뉴욕의 5%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낙관적인 전망도 공존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베이징, 항저우 등 중국 일부 대도시들이 13년 동안 엄격히 유지해 온 부동산 구매 규제를 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본격적인 반등을 논의하기는 이르지만 중국 내 신규 아파트 계약이 점차 쇄도하면서 활기가 돌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공산당이 경제 지배력을 주장하면서 정부 지원 기업에 또 다른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올해 1, 2월 중국 내 상위 10개 토지 구매 중 9건이 국영 개발업체에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자원 토지 유한회사가 가장 큰 구매자였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으로 '저가 서민주택'과 '도시 낙후지역 개발'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은 지난 1월 말 저금리로 약 3조 4천억 위안(637조 원) 규모의 담보보완대출 확대에 나서 자금을 지원했다.

지난 16일에는 중국 지방 정부가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중국 개발업체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중국 부동산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한 소수의 애널리스트 중 한 명인 존 램 UBS 부동산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정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상황이 내년부터 완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중국 부동산의 반등 가능성은 여전히 일자리를 찾고 있는 중국의 젊은 부동산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위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디지털뉴스팀 이유나 기자

YTN 이유나 (lyn@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당.점.사 - 당신의 점심을 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