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식 주차장 사고로 5년 동안 11명 숨져...이유는?

기계식 주차장 사고로 5년 동안 11명 숨져...이유는?

2022.10.02. 오전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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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높고 깊게 설계돼 사고가 나면 크게 다칠 위험성이 높은 기계식 주차장에서 5년 동안 10명이 넘게 숨졌습니다.

안전을 관리해야 할 관리인 보수교육 수료율이 낮은 데다 안전검사 부적합을 받아도 운행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최기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승용차 한 대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지난 1월,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의 한 기계식 주차장에서 주차 중이던 차량이 추락하면서 운전자가 숨졌습니다.

안전교육을 받은 관리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벌어진 일입니다.

비슷한 시기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기계식 주차장에선 보수 작업하던 직원이 갑자기 떨어진 차량 운반기에 깔려 사망했습니다.

현장에 있어야 할 관리인은 당시 자리에 없었습니다.

기계식 주차장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최근 5년 동안 숨진 사람은 11명에 달합니다.

올해는 8월까지 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우선 낮은 보수교육 수료율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보수교육에는 기계식 주차장 유지·관리와 사고 후 조치, 고장 대응 방법 등 안전 관련 내용이 포함돼있습니다.

신규 교육을 수료하고 3년 되는 해에 관리인 보수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지만, 수료율은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김대기 / 한국교통안전공단 주차안전처 부장 : 기계식 주차 장치 관리인이 대부분 고령자인 점, 이직 또는 퇴직률이 높은 직무인 점 등의 사유로 보수교육 수료율이 낮습니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낡은 주차장도 또 다른 원인입니다.

전국 3만7천여 곳 기계식 주차장 가운데 만 4천여 곳은 준공 20년이 지났습니다.

2018년부터 지난 8월까지 발생한 '중대 사고' 43건 가운데 18건은 만들어진 지 10년을 초과한 노후 기계식 주차장에서 벌어졌습니다.

허술한 관리 규정도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정밀안전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 '사용 금지' 표지를 부착해야 하는 게 원칙이지만, 붙였는지, 운행을 중단했는지 확인해야 할 규정 자체가 없습니다.

최근 5년 동안 정밀안전검사 2만7천여 건 가운데 부적합은 만여 건으로 37.3%에 달합니다.

[홍기원 /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 : 현재 4년으로 되어 있는 노후 기계식 주차장의 정밀안전검사 유효 기간을 줄이고, 검사를 받지 않는 경우에 행정처분을 강화하는 것과 같은 제도를 전반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용 금지를 이행하지 않으면 지자체장이 강제로 운행을 멈출 수 있는 내용이 담긴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현재 국회 상임위에서 계류 중입니다.

YTN 최기성입니다.


YTN 최기성 (choiks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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