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형 건설사 신축...벽 갈라지고 마감 공사 엉망

단독 대형 건설사 신축...벽 갈라지고 마감 공사 엉망

2020.08.28. 오전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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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힘겹게 청약을 넣고, 대출까지 받아 꿈에 그리던 내 집을 마련했는데, 막상 입주해 보니 곳곳에 누수가 있는가 하면, 마감 공사도 엉망이라면 얼마나 상심이 클까요?

실제 시공능력 평가 7위의 대형 건설사가 지은 신축 아파트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김현우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지난주부터 입주가 시작된 경기도 하남의 주상복합 아파트 단지입니다.

모두 2천여 세대로 '정부 시공능력 평가' 7위의 대형 건설사가 시공했습니다.

손꼽아 입주만 기다려온 입주민들은 그러나 막상 아파트를 와보고는 억장이 무너집니다.

대형 건설사가 지은 것이라곤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견본주택에서는 녹지 공간으로 소개된 중앙 휴식공간에 높이 4미터, 길이 30미터의 거대한 공조기가 떡하니 자리 잡았습니다.

공조기 소음만 60데시벨 가량으로 수면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수준입니다.

특히 단지 내에서 주민들이 다닐 수 있는 통로는 성인 1명이 지날 수 있는 공조기 옆 공간이 전부입니다.

[하남시 신축 아파트 입주자 : 공용공간인데, 가운데에 공장 같은 공조기가 있어서 입주민들이 굉장히 소음이나 진동, 또 미세먼지도 많이 걱정하는 부분인데….]

이뿐만이 아닙니다.

외벽 곳곳은 갈라져 있고, 급하게 보수한 흔적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지난 장마 때 갈라진 틈을 타고 집안 여기저기에 빗물이 스며들었습니다.

입주를 앞두고 있는 새집입니다.

갈라진 벽을 타고 빗물이 들어오면서 벽지에는 군데군데 얼룩이 져 있고, 붕 떠 있습니다.

[김정곤 / 건국대학교 건축대학 교수 : 육안으로 확인한 결과, 층마다 연결 부위에서 크랙 (콘크리트 균열)이 동일하게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시공상의 하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구조기술사의 안전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 같습니다.]

배수관은 연결도 하지 않고, 배수구에는 깨진 타일을 버리는 등 곳곳이 하자입니다.

중앙냉방장치를 가동하지 않아 에어컨을 틀어도 늦은 밤 기온은 26도, 습도는 무려 80%나 됩니다.

[하남시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자 : 사전점검 첫날부터 외벽에 균열이 엄청나게 가 있어요. 요즘 대출규제도 많아서 대출도 어렵잖아요. 그런데 힘겹게 와서 내 집 마련하는 건데 (부실공사에 대해) 상당히 의심이 가는 거죠.]

입주민들은 협의회를 만들어 시행사와 시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입니다.

시공사 측은 외벽 균열은 기준치 내에서 발생한 일반적인 실금이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며, 공조시설은 발주처의 설계변경 요청을 받아들여 당초보다 규모가 커졌을 뿐, 변경 내용은 입주민들에게 통보했다고 해명했습니다.

YTN 김현우[hmwy1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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