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질주 서울 '전셋값'...59주 연속↑·평균가 5억 육박

거침없는 질주 서울 '전셋값'...59주 연속↑·평균가 5억 육박

2020.08.14. 오후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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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의 거침없는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주 서울 전셋값은 59주 연속 상승곡선을 그렸고, 평균 전세가는 5억 원에 육박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도, 매물이 부족하다는 데 있는데요.

특히 올가을 본격적인 이사 철을 앞두고 전세난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현우 기자!

전셋값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데요.

이번 주 서울 전셋값이 지난주에 이어 또 올랐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전세가 자취를 감추면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무려 59주 동안 한 주도 쉬지 않고 오르고 있습니다.

한국감정원 자료를 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4% 올랐습니다.

다만 0.17% 오른 지난주보다 상승 폭은 다소 둔화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0.1%가 넘는 상승 폭을 유지했습니다.

한국감정원은 이렇게 진단했습니다.

전세 매물이 없어서 수급 불안정이 지속되고 있고, 보증금을 크게 높여 불러 가격이 불안한 상태로 봤습니다.

전문가들도 대체로 비슷한 분석을 했습니다.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세 계약 기간이 4년으로 늘어나고, 갱신 때 인상률이 5%로 제한되자 집주인들이 미리 보증금을 올려 받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는 겁니다.

서울 전셋값 상승을 이끌었던 강남 4구의 오름폭이 줄었는데요.

이는 혼란스러운 임대차 규정과 계절적 비수기가 겹쳐 잠시 숨 고르기 상태인데 문제는 가을 이사 철이 다가오고 있고, 비과세 혜택 등을 위해 집주인들의 실거주 분위기 등과 맞물리면 상승 여력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전세 상승장이 이어지면서 서울 평균 전셋값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이 5억 원 턱밑까지 올라왔습니다.

세입자에게 유리한 임대차 3법이 시행됐지만, 아직 전셋값 상승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상승 폭을 키우다 급기야 5억 원 돌파를 눈앞에 뒀습니다.

2년 전보다 무려 10% 이상 급등했습니다.

어제 관련 통계가 나온 뒤 가장 많이 전셋값이 오른 서초구 일대 부동산을 돌아봤는데요.

올 초 8억5천만 원에 거래된 84㎡ 크기의 전세가 지난달에는 10억 원에 거래됐습니다.

최근 호가는 더 올라서 11억까지 됐는데요.

그런데 이마저도 매물 찾기가 어렵다는 게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의 말이었습니다.

최근 들어 집주인들이 매물을 대거 거둬들였기 때문입니다.

서초구 공인 중개사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유재환 / 서초구 소재 공인중개사 : 정부 대책 이후로 (전세) 물량이 상당히 많이 줄었고요. 금액 같은 경우는 연초에 비해서 2억~3억 원 정도 상승한 것 같습니다.]

이런 전세 부족 현상은 비과세 혜택을 위한 실거주 요건이 강화되면서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또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과 저금리 기조, 재건축 거주요건 강화까지 겹쳐 전세 물건이 찾기 어려울 정도로 기근 현상이 심화했습니다.

문제는 다가올 가을 이사철입니다.

학군 수요가 많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전세 수요는 더 올라갈 텐데,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임대수익 보전을 위해 월세로 돌리는 경향도 많아지면서 전세 잠김 현상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특히 내년에는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본격적인 가을 이사 철을 앞두고 전세난이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네, 그렇다면 정부에서는 아직도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네, 일단 정부는 지난 6·17과 7·10, 8·4 등 연이은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점차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어제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올해 상반기 주택가격 상승 요인을 갭투자와 법인설립 형태의 투자, 종부세 등 세제 입법 불확실성, 그리고 공황 구매 심리 확산 등으로 꼽았습니다.

김 차관은 그러면서 최근 부동산 규제 강화 대책으로 이런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최근 통과된 세법 때문에 법인 형태로 다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물량을 내놓을 것으로 본다면서 매물 부족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 차관은 이어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 7~8주 정도 후 효과가 뚜렷해지는 패턴이 나타났다면서 하향 안정세를 예측했습니다.

김 차관의 어제 발언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용범 / 기획재정부 1차관(어제) : 대책들이 본격적으로 이제 시행되면서 시간이 갈수록 아까 말씀드린 대로 주택시장이 하향안정세로 접어들 것으로 그렇게 기대합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부의 일관된 정책 기조는 크게 2개 방향입니다.

하나는 집값 과열을 부추기는 투기세력 대응과 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공급 대책 확대인데요.

관련해서 별도 부동산 감독기구 설치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급 대책과 관련해서는 8·4 대책 이후 실효성 등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공급 대책이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안 심리를 잠재우고, 실제 효과로 이어지려면 좀 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추진 방향과 일정 등에 대한 후속 대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추가로 덧붙이자면, '부동산은 심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실수요자들에게 주는 일종의 신호가 중요한데요.

그런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동산 정책도 있지만, 그 정책을 만들고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방향성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최근 다주택을 보유한 일부 고위 공직자들이 자신들의 부동산 처분을 놓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게 상당한 불안 심리를 안겨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경제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김현우 [hmwy1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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