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개성공단 기업인, "남북관계 악화에도 절대 포기 안 해"

[생생경제] 개성공단 기업인, "남북관계 악화에도 절대 포기 안 해"

2020.06.18. 오후 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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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개성공단 기업인, "남북관계 악화에도 절대 포기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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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개성공단 기업인, "남북관계 악화에도 절대 포기 안 해"

- 남북연락사무소 15층 건물 폭파... 주변기업 확인 어려워
- 124개의 기업중 영업기업70개... 영업중단으로 1조5천억 손실
- 문 대통령 덕에 재개될 줄 알았던...희망 크니 실망 더 커
- 남북관계 악화에도, "개성공단 재개위해 포기하지말자"
- 남, 미 모두 개성공단 중요성 간과하고 있어
- 개성공단 본래 목적, "남북경제협력, 북한 주민 민생"
- 개성공단재개, 비핵화전에는 불가하다? 본래 목적 잊은것
- 개성공단 기업 피해보상법 제정에 희망을 걸고 있어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 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억장이 무너진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어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 전화 연결돼있습니다. 부회장님?

◆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이하 유창근)>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네. 저는 차마 안녕하세요는 인사를 건넬 수 없어서 부회장님 부르기만 했는데, 마음이 많이 어려우시죠? 지금 기업인들 어떤 심정이세요?

◆ 유창근> 처음 소식 듣고는 가짜 뉴스인 줄 알았어요. 요즘 가짜 뉴스가 많이 돌아다니니까, 믿고 싶지 않은 일이 벌어졌기 때문에 너무 침통한 마음으로 봤고, 저희는 오로지 재개할 날만 기다리고 있다가 이런 일을 겪고 나니, 정말 억장이 무너집니다.

◇ 김혜민> 그러게요. 무너지는 장면 저도 봤는데 가슴이 벌렁거리고, 손이 떨리더라고요. 차마 두 눈 뜨고 그 장면 보실 수 없을 만큼 마음이 떨리셨을 것 같아요.

◆ 유창근> 그렇습니다. 그거를 보고 나서, 잠 한숨 못 자고, 비상대책 회의를 했는데, 모두 침통한 마음으로 아주 괴롭게 봤습니다.

◇ 김혜민> 정말 우리 모두가 상상도 못 했던 일을 지금 북한이 벌이고 있는데, 일단 개성공단기업협회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파악하시기로는 개성공단 내의 개별 기업의 피해가 접수된 것은 아직 없는 거죠? 현재 상황을 아직 모르는 거잖아요.

◆ 유창근> 네. 그렇습니다. 다만, 남북연락사무소 옆의 지원 재단이 15층짜리 건물인데, 거기 있는 유리가 전부 떨어지는 것을 봐서는 그 주변에 있던 기업들은 간접적으로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은 되는데, 확인을 할 수 없어서 정말 안타깝습니다.

◇ 김혜민> 그렇죠. 그 주변의 기업 대표와 이야기를 좀 나눠보셨습니까?

◆ 유창근> 네. 나눠봤지만, 갑갑해 합니다.

◇ 김혜민> 얼마나 답답하실까요? 불안하기도 하고요. 개성공단기업협회에 등록된 기업들, 입주 기업들이 어느 정도고, 재산이 어느 정도 됩니까?

◆ 유창근> 저희가 124개의 기업이 등록되어 있고, 영업기업이 한 70개 정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업들이 약 9천 500억 정도 투자를 했고, 이번 일을 겪으면서 5천억 이상의 손실에 대해서 저희가 유, 무형 평가를 해보니 약 1조 5천억 정도의 손실이 생겼습니다.

◇ 김혜민> 이 1조 5천억 원 손실은 지금 개성공단이 멈췄기 때문에 난 손실인 거죠?

◆ 유창근> 네. 그렇습니다.

◇ 김혜민> 이번 폭발 때문이 아니라요?

◆ 유창근> 네. 그렇습니다.

◇ 김혜민> 네. 124개의 기업과 70여 개의 영업 기업이 있고, 9천 500억 원을 투자했다고 얘기하고 계십니다. 코로나19로 모든 기업이 어려운 상황 가운데,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더하지 않겠습니까? 상황이 어떻습니까?

◆ 유창근> 코로나 사태로 가뜩이나 어려운 기업들이 많은 애로를 호소하고, 지원을 요청해서 협회에서 실태조사를 해보니까, 정말 조업을 중단하고 이미 법정관리에 들어가서 아예 폐업상태인 기업들도 있고, 지금 조업을 하는 기업들도 상당히 어려운 상태입니다.

◇ 김혜민> 개성공단기업협회에서 그동안 악화일로(惡化一路)를 거듭해온 남∙북 관계를 보면서, 답답한 심정을 공개적으로, 비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밝혀 오셨어요. 특히 이번에 대북 전단 살포를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됐을 때, 누구보다 마음 졸이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하셨잖아요.

◆ 유창근> 네. 저희들이 정말 안타까웠던 것은 대북 전단에 대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북은 지도자의 존엄을 훼손한다고 해서 아주 알레르기 반응을 하는데, 이렇게 분쟁이 생길 수 있는 것은, 지금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으로 뒷북을 치는데, ‘미리 막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들이 안타깝습니다.

◇ 김혜민> 사실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가장 본인들이 잘했다고 말하는 부분이 남∙북 관계였고, 그동안 많이 힘들어했던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희망일 가졌던 것도 사실이잖아요.

◆ 유창근> 네. 그렇습니다.

◇ 김혜민> 희망 고문이라고, 기대가 크면 그만큼 실망도 크고, 그만큼 마음의 어려움이 더 큰 법인데, 이번 정부의 대북 대응을 지금 시점에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싶으세요?

◆ 유창근> 저희들이 정말 실망이 컸던 것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후보자 시절부터 개성공단에 여러 번 방문하셔서 기업들을 많이 위로해 주시고, 당선되고 나서는 적극적으로 재개를 위해서 도움을 주시겠다고 하셨는데, 그래서 저희는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금방 재개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렇게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라든가, 북∙미 회담이 있을 때마다 ‘이제 열린다.’ 그러다가 또다시 분쟁이 생겨서, 계속 희망 고문을 당하다 보니까 이제는 기대보다는 실망이 더 커서, ‘현 정부에서 왜 이렇게 시기를 놓쳤을까? 좀 더 과감하게 미국을 설득해서라도 개성공단을 재개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많습니다.

◇ 김혜민> 정치적으로 고려해야 할 여러 사안들이 분명히 있지만, 조금 더 우리가 주체적으로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개성공단 재개라도 했었으면 좋았겠다는 말씀인데, 그런데 지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비상하고, 특별한 위험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대북제재와 관련한 행정 명령을 연장하는 조치를 취했단 말이에요.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 같은데,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의 대책은 있나요?

◆ 유창근> 저희들의 대책은 한 가지입니다. 오로지 개성공단 재개를 위해서 포기하지 말자. 대부분 사람들은 오해를 합니다. ‘이 상황에서 왜 개성공단에 들어가려고 하냐?’ 라고 하는데, 입장을 바꿔 놓고 ‘북한은 왜 이 시점에 폭파를 했을까?’ 또는 ‘미국은 왜 개성공단에 대해서 반대를 하고 있을까?’ 그만큼 개성공단은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오히려 중요성을 우리가 제일 간과하고 있지 않나? 그런 측면에서 당사자인 우리가 개성공단을 포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어떤 형태로든지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재개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제가 알고 있기로 개성공단 입주 기업을 대표하는 분들이 미국에 가서 의논도 하셨고, 설득도 하신 것으로 알고요. 정부와 물밑작업을 통해서 많은 얘기를 전달하셨을 텐데, 지금 가장 정부에 원하는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 유창근> 결자해지(結者解之)죠. 왜냐면 개성공단이 핵이 없을 때 시작한 것도 아니고, 핵이 있는 상태에서 그런 어려움을 충분히 감안하면서 미국과 동의해서 또는 북한이 투자 보장을 해서 개성공단에 민간인이 투자를 한 그런 지역이었습니다. 이것은 정치적인 목적이 아니라, 순수 민간 남∙북 경제 협력의 산실이었고, 그곳에서 북한 주민의 민생을 위한, 우리가 북한이 핵을 만드는 데 자금을 지원한 것이 아니라, 북한 주민의 민생을 위한 인도적 지원 사업이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비핵화가 되기 전까지는 절대 불가하다는 미국의 정치적 분쟁이 있는데, 사실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서 개성공단이 돌아가면서, 이번에 이 일을 겪으면서 얼마만큼, 만약 군부대가 들어온다면 다시 냉전 시대로 들어가는 위험 시대가 되는데, 우리 민족이 얼마나 불안한 상태에서, 서울에서 60km밖에 안 되는 그런 지역에 많은 군사시설이 들어와서 우리 서울을 노리고 있다고 됐을 때는 우리 국민이 얼마나 불안하겠습니까? 이것을 완충했던 개성공단의 가치를 우리는 잃어버리고 있는 겁니다.

◇ 김혜민> 네. 민간 기업의 자금이 투자된 곳이고, 정치적인 방향으로만 풀 수 없는 개성공단이기 때문에, 비핵화만이 전제조건이 돼서는 어렵다는 말씀이신 것 같아요. 부회장님 좀 불편하시겠지만, 좀 냉정한 시선 쪽에서는 ‘개성공단이 계속되겠냐? 이제 희망 고문 그만하고 기업들도 폐업 절차를 밟아서, 현실적으로 지금이라도 보완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 기업들에게 해주자.’는 이야기도 있거든요. 이런 얘기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유창근> 저희가 포기할 거였으면 진작에 포기했을 거예요. 그런데 누군가는 통일이 되기 이전까지, 남∙북 관계라는 것에 포기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데, 우리 민족의 일인데, 여기에 들어간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사명감을 갖고 있습니다. 단지, 돈의 문제가 아니라 남∙북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현실을 보면서 깨달았고, 개성공단에 있을 때, 개성공단에 방문한 전 세계의 많은 방문객들이 ‘이것이 평화다.’라는 부분을 강조했습니다. 개성공단은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민족자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포기란 있을 수 없습니다.

◇ 김혜민> 거기에 있는 기업인들이 단지 기업의 이익만이 아니라 국민으로서, 남∙북 관계를 이끌어가는 한 사람이라는 사명감으로 지금 버티고 있으신 거잖아요. 그런 분들에게 누가 감히 포기하라고 말할 수 있겠어요. 지금 부회장님 얘기 들으면서 제가 좀 숙연해지는데,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죠?

◆ 유창근> 네. 그렇습니다.

◇ 김혜민> 진행이 어디까지 됐습니까?

◆ 유창근> 저희가 2016년에 개성공단이 중단되고 나서, 법률적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헌법소원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재판이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은 그만큼 개성공단에 대한 유권 해석이라든지 여러 가지가 정부로서도 쉽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그런 부분들로 인해서 생기는 누적 손실과 피해가 너무 큽니다. 그것을 빨리 국회를 통해서 저희가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여러 가지로 찾고 있습니다.

◇ 김혜민> 우리 기업인들이 포기하지 않게끔, 정부의 최소한의 보상이나 지원이 있어야 될 것 같은데, 지금 국회에서는 개성공단 피해 보상법 제정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 유창근> 맞습니다. 우리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가기 위해서는 개성공단의 투자자들,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포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국회에서 특별법을 만들어서 앞으로의 어려움 속에서도 남∙북 경협이 재개될 수 있는 희망의 불씨를 살려줬으면 좋겠습니다.

◇ 김혜민> 알겠습니다. 부회장님 전에 생생경제에 한 번 모시고, 개성공단에 관련된 어려운 이야기 많이 들었고, 기업인들 중 너무 어려워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신 분들도 있었잖아요. 사실 굉장히 걱정되고 마음이 어렵습니다. 서로서로 격려 좀 하시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유창근> 네. 감사합니다.

◇ 김혜민> 개성공단기업협회 유창근 부회장님과 관련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부회장님 고맙습니다.

◆ 유창근>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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