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남매의 난' 조원태 완승...갈등 불씨는 여전

한진家 '남매의 난' 조원태 완승...갈등 불씨는 여전

2020.03.27. 오후 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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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남매의 난'으로 관심이 쏠렸던 한진칼 주주총회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완승으로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됐습니다.

하지만 누나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포함된 '3자 연합'과의 지분 격차가 크지 않아 경영권 분쟁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백종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남매의 난'으로 주목받은 한진칼 주주총회.

주총에 앞서 시민단체들은 '땅콩 회항'과 '물컵 갑질' 등을 저지른 총수일가가 경영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남근 /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 : 두 남매의 경영권 분쟁과정에서 핵심적인 이사회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안건들은 제대로 통과되지도 못하지 않을까 우려를 갖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탓에 외부인 출입이 통제됐고 100여 명의 주주는 발열 검사를 한 뒤 마스크를 써야만 입장이 가능했습니다.

위임장 확인이 지연되면서 주총 개회가 3시간 넘게 늦어져 주주들의 불만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최대 관심사는 조 회장 사내이사 연임 성공 여부.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이 하루 전 조 회장 손을 들어주면서 승기가 기울었는데, 이변은 없었습니다.

조 회장은 출석 주주의 찬성 56.67%, 반대 43.27%, 기권 0.06%로 사내이사에 선임됐고 한진칼 이사회 11명을 모두 점유하게 됐습니다.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항공업계 전반이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경영진 교체가 적절한지에 대한 주주들의 고민도 이번 결정에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조 회장이 주주들의 선택을 받았지만, 경영권을 두고 내부 잡음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누나인 조 전 부사장을 주축으로 한 3자 연합이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박주근 / CEO 스코어 대표 : 지분율이 큰 차이가 없는 것이 향후 내분의 불씨를 남긴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첨예한 의견대립이 불가피할 것이고 특히 내년도 조원태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도 걸려있기 때문에 이에 표 대결도 올해와 같은 양상이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대한항공 주총에서는 지난해 고 조양호 전 회장의 발목을 잡은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 동의 이사 선임 방식이 과반수 찬성으로 변경되면서 조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도 순조로워질 전망입니다.

YTN 백종규[jongkyu8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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