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文 상반기 경제 점수 B-, 방향은 맞는데 구체적 액션 플랜 없다”

전문가 “文 상반기 경제 점수 B-, 방향은 맞는데 구체적 액션 플랜 없다”

2019.11.11. 오후 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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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文 상반기 경제 점수 B-, 방향은 맞는데 구체적 액션 플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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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9년 11월 11일 (월요일)
■ 대담 : 박정호 한국경제산업연구원 실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전문가 “文 상반기 경제 점수 B-, 방향은 맞는데 구체적 액션 플랜 없다”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이번엔 경제 이야기 해보죠. 오늘로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하반기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로는 ‘경제 활성화’가 꼽히고 있죠. 하반기에는 경제 전반의 활력, 되찾을 수 있을지 전문가와 함께 이야기 나눠봅니다. 한국경제산업연구원 박정호 실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박정호 한국경제산업연구원 실장(이하 박정호)>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문재인 정부가 임기 반환점을 돌았는데, 개인적 판단으로 점수 후하게 주십니까?

◆ 박정호> 요즘 여러 언론에서 이것을 저한테도 많이 묻더라고요. 정말 애매한데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방향성은 맞거든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약간 정책적으로 가속도를 냈거나 파인 튜닝을 못한 게 있는 것 같아요. A를 줄 수는 없고, 그렇다고 C를 줄 수도 없고, 그래서 B- 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동형> 방향성은 맞다, 이렇게 말씀해주셨는데, 지금 야당 같은 경우에는 완전히 틀렸기 때문에 실패를 인정하고, 처음부터 다시 짜라, 이렇게 하고 있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정호> 전반적으로 방향성이라고 하면 전 세계적으로 모든 국가에서, 특히 OECD 국가들 중심으로 소득분배의 양극화가 점점 심화되고 있거든요. 그리고 차상위소득 계층에 대한 일자리를 보존하기 위한 것들, 이런 것들이 전반적인 기조 속에 있고요. 산업정책 역시도 우리나라는 사실 굉장히 둔감한데요. 유럽 국가는요. 바로 내후년부터 가솔린 자동차는 유럽에서 다닐 수가 없어요. 환경정책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것들이 우리 기조와 크게 다른 바는 없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러한 방향은 맞았는데, 속도조절을 할 필요는 있지 않은가, 이런 생각이 드네요.

◇ 이동형> 속도조절은 필요하다. 오늘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경제 뉴스를 보면 한국 경제가 파탄이라도 난 것처럼 보인다, 이러면서 관련 보도에 대해 비판을 했어요. 특히 보수 언론들은 문재인 정부 전반기를 실패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것도 그러면 언론의 프레임이다, 이렇게 보시는 겁니까?

◆ 박정호> 지금 국제적으로 경제선행지수와 관련된 여러 경제 상황에 대한 지수를 보면 플러스인 게 없고요. 종합주가지수, 어떻게 보면 가장 경기에 민감한 사람들이 주식투자하는 사람들이잖아요. 그 사람들 역시도 주가에서 돈을 많이 빼고 있어요. 이것은 대부분의 국가가 그렇습니다. 이 상황에서 꼭 우리의 어떤 경제 성적표가 조금 저조해진 것을 정책적 실기만으로 다 설명할 수는 없어요. 분명 그거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물론 정책적으로 과속도로 진행됐던 52시간 제도라든가, 최저임금, 이런 부분은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웠을 때 조금 더 피해를 주는 요소는 분명히 있었어요. 하지만 전반적으로 지금의 저성장 기조를 모든 정책적인 잘못으로 돌리기에는 너무 과한 것 같습니다.

◇ 이동형> 보수 언론에서 이렇게도 공격합니다. 전반적으로 전 세계 경기가 다 좋은데, 한국만 안 좋다. 동의하십니까?

◆ 박정호> 그런 건 처음 듣는데요? 미국은 경기가 분명 정점을 찍었던 것은 사실이고요. 그래서 정점을 찍고, 오히려 과잉 상태라고 해서 최근에는 약간 더 주춤합니다. 그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물론 미중 간의 무역갈등 속에서도 중국도 수출이 일부 늘어나고 있어요. 그런 것은 분명 부분적으로 확인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좋다? 이거는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 이동형> 우리 정부가 기대했던 경제성장률에 못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 않습니까?

◆ 박정호> 네, 맞습니다. 생각보다 미중 간의 무역갈등이 길어지는 부분도 있고요. 그것 때문에 대외 교역 여건이 안 좋아진 것이 가장 직격탄이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수출 의존도가 전 세계에서 2등에 가까운 국가이기 때문에 수출이 제대로 원활하게 작용되지 않으면, 우리도 경쟁력을 갖기가 어렵거든요. 특히 한 가지 우리가 주의해서 봐야 할 점은 우리가 그동안 한중일 3국은 암묵적으로 업무 분담이 되어 있어요. 중국은 완성품을 만들고, 한국은 그 완성품에 필요한 중간재, 예를 들어서 반도체, 디스플레이와 같은. 그다음에 일본은 중간재와 완성체를 만드는 데 필요한 소재부품, 기계장치를 만드는 것으로 인해서 나름대로 암묵적인 분업이 됐거든요. 그래서 중국 수출이 잘되면 한국 수출도 잘되고, 일본도 어느 정도 경기가 살아났습니다. 그런데 최근 보면 중국 수출은 잘되고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 수출은 오히려 줄어들었어요. 이 얘기는 무슨 얘기냐 하면, 중국도 언제까지 우리가 완성 조립품만 할 수는 없다, 라고 해서 중간재에 해당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이런 부분에 치고 들어오고 있고요. 일본 역시도 80년대 중반에 여러 가지 최종 브랜드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가 지금 그것을 많이 실기한 상태에서 다시 한 번 진일보 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바로 이런 한중일의 치열한 경쟁구조가 다시 전개되고 있는 과정에서 지금 경제 성적표가 또 다시 주춤해진 대외적인 여건도 분명히 있습니다.

◇ 이동형> 그런데 미중 무역갈등이 있다고 우리 경제가 주춤하면 그것도 그 자체로 문제잖아요? 그래서 수출 다변화, 이런 이야기도 오래 전부터 있지 않았습니까?

◆ 박정호> 참 그게 그런데 쉽지가 않아요. 미국과 중국이 전 세계 GDP에서 두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한 38%됩니다. 이 두 국가 모두 지하경제 규모가 상당히 크거든요.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40%가 훨씬 넘어요. 그러면 이 두 국가 빼고 교역을 다변화했을 때 과연 얼마나 많은 부분을 더 다른 데로 다변화할 수 있느냐? 단계적으로 물론 그렇게 해야겠지만, 아직까지는 한계가 있습니다.

◇ 이동형> 또 우리가 너무 공적 부분에 금액을 투자해서 경기를 부양하려고 하는 거 아니냐, 결국은 민간에서 투자를 해야 하는데, 그러면 정부가 민간투자를 촉진하기 위해서 어떤 일을 했느냐, 이런 비판도 있단 말이죠?

◆ 박정호> 그것은 분명한 맞는 말씀입니다. 예를 들어서, 이번에 한국은행에서 역대 최저금리로 낮췄잖아요. 그래서 기대했던 것은 분명 소비와 투자가 활성화될 것을 기대했는데, 정말 황당하게도 이렇게 기준금리를 낮추면, 당연히 예금계좌에서 잔고가 빠져나가야 하는데, 오히려 정기예금에 대한 잔고가 늘었어요. 그 이야기는 본인들이 이자로 생활을 유지했던 고소득층 같은 경우, 특히 고령층 같은 경우, 이자가 주니까 생활비가 덜 나오잖아요. 덜 나온 생활비를 벌충하기 위해서 돈을 더 넣은 거예요. 그렇게 해서 어떻게 보면 가장 보수적인 형태로 경제활동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내수를 활성화시키는 투자와 소비를 진척시킬지, 굉장히 고민이 많습니다.

◇ 이동형> 투자처를 잘 못 찾기 때문에 제로금리라고 불려도 계속해서 은행에 돈을 넣는다, 이 말씀이네요?

◆ 박정호> 네, 맞습니다. 최근 또 전개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요. 정말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굉장히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대표적으로 금값 같은 경우는 연 초 대비 지금 약간 떨어지기는 했습니다만, 20% 이상 상승했고요. 금융상품 같은 경우는 달러를 중심으로 한 외화성 예금, 여기에 대한 잔고가 점점 늘고 있어요. 그다음에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죠. 부동산. 요즘 이렇게 부동산을 여러 가지 정책으로 누르려고 하더라도 지금 시중에 돌고 있는 유휴 자금들이 어디 안전자산에 투자할 데가 없기 때문에 또 이렇게 몰려가는 거죠.

◇ 이동형> 오히려 주식은 빠지고?

◆ 박정호> 주식은 빠지고.

◇ 이동형> 그렇군요. 어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서 지금 당장 어렵다고 낡은 과거 모델로 되돌아가는 건 실패를 좌초하는 길이다, 이렇게 얘기했는데요. 아까 전에 실장님이 방향성은 맞다, 이렇게 했거든요? 같은 이야기입니까?

◆ 박정호> 네 그런데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방향성은 맞는데, 그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제시해야 하거든요. 과거의 패러다임은 잘못됐다? 그거 동의 안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이 드는데, 그렇다면 앞으로 나갈 액션 플랜에 대한 세부적이고, 정교한 제안이 있어야 하는데, 대안이 있어야 하는데, 아마 그런 게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어서 요즘 보수 언론이나 일부 시민들도 약간 긍정적으로 안 보는 눈빛들이 많은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청사진은 있어야 하거든요.

◇ 이동형> 특히 야당에서 집요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소득주도 성장론입니다. 이게 잘못됐다, 폐기하라, 이런 주장인데요.

◆ 박정호> 이것도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의 기본적인 소득을 늘려주려는 정책들은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단어는 없지만, 많은 국가에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도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났죠. 그렇다면 이것을 포기하고 다른 데로 가는 게 아니라 이 문제점이 확인됐기 때문에 우리는 이것을 조금 더 세부조정해서 어떻게 하려고 합니다, 아니면 이런 것들이 문제가 보였기 때문에 수정된 전략으로 이렇게 하겠습니다, 하는 대안이 제시되면서 그래, 처음부터 너무 성급했나? 이런 얘기들도 있고, 그러면 조정을 해야 하는데요. 그 내용이 안 보이는 거죠.

◇ 이동형> 그런데 정부에서 소득주도 성장이라고 하는 것은 일단 가계수입을 늘리고, 수입이 늘어나면 당연히 소비가 활성화되겠고, 소비가 활성화되면 내수가 살아나고, 그래서 이게 선순환 구조로 돌아간다, 이런 개념이었잖아요?

◆ 박정호> 맞습니다. 그 얼마나 예쁜 그림이에요. 저도 그러고 싶은데요. 그러면 소득을 늘리기 위해서 우리가 했던 대표적인 정책 중에서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이 있지 않습니까? 그랬더니만 실질적으로 편의점 업주들이 하신 행태를 보세요. 그분들도 자기가 생활하는 비용이 빠듯하거든요. 그러니 3교대 근무했던 거를 4교대, 5교대로 넘겨서 하루에 6시간 이상 근무 안 하게 하면 최저임금 적용을 안 받거든요. 이런 식으로 편법으로 바꾸기도 하고요. 반대로 소득주도 성장을 하겠다고 해놓고서 52시간 제도를 했더니 산업현장에 있는 산업단지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소득이 줄었어요. 초과근무를 못하게 되니까 초과근무 수당을 못 받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런 것들이 정책은 큰 궤도 전환을 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불거질 수 있는 실수들이에요, 당연히. 그렇다면 이런 것들이 확인되면 빨리 수정·보완해서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내수경제를 살리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을까, 바로 소득주도 성장이잖아요. 그런 것을 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 후속조치가 안 보이더라고요.

◇ 이동형> 어쨌든 통계자료를 보면, 지금 저소득층은 수입이 늘었다고 나오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게 소비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 박정호> 사실 저소득층 소득이 늘었다는 통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저소득층의 소득이 는 그 원인, 그게 바로 정부의 공적 일자리를 제공하고, 양질의 일자리가 아닌 임시직 일자리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렇다면 정부가 그 역할을 해서는 안 되느냐? 아니죠. 지금 그렇지 않아도 그런 것들 아니면 일자리를 얻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거든요. 그렇지만 이것은 한시적인 미봉책이잖아요. 그러면 중장기적으로는 어떤 대안을 가지고 올지에 대한 것도 필요하다는 거죠.

◇ 이동형> 실장님, 아까도 우리는 수출로 먹고 산다, 이렇게 말씀해주셨는데, 수출 중에서도 특정 제품이라고 할까요?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넓고, 그래서 반도체 경기가 좋으면 수출이 확 살아나고, 안 좋으면 수출이 줄어들고, 이런 게 있습니다. 일본처럼 인구가 1억이 넘어간다고 하면 수출과 내수가 같이 돌아갈 텐데요. 우리는 인구가 너무 적기 때문에 안 되고, 그런데 앞으로도 계속 이런 안 좋은 것은 있을 거 아니에요? 이것은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 박정호> 사실 그래서 진짜 늘 하는 얘기지만 신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거 있지 않습니까? 지금 각 지방에서도 지자체의 대표 주력사업이라고 손꼽는 것들이 있는데요. 크게 다섯 개의 인더스트리를 벗어나지 않아요. 바이오, 반도체, 자동차, 그다음에 철강, 조선, 이런 것 빼고는 새로운 산업이 안 보이는 거예요. 지금은 무엇인가 새로운 산업으로 먹고살 것을 빨리 찾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도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게 있습니다. 신산업이라고 정부에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 중에서 인공지능이나 스마트 팩토리나 이런 여러 가지 것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런 것들은 성장은 할 수 있지만, 일자리는 오히려 줄이는 인더스트리에요. 대표적으로 스마트 팩토리라고 하면, 성과는 그동안 사람이 했던 것을 기계가 하게 만드는 거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그런 산업을 육성하면 안 된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고요. 그렇다면 일자리를 더 늘릴 수 있는 인더스트리는 과연 뭘까, 이거에 대한 고민들도 해야 하는데요. 지금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력 산업부문을 보면 고용유발계수라고 해서 거기에 1억 원을 투자하면 얼마나 고용이 유발되느냐 하는 지표들이 있는데, 그런 게 최근 20년 동안 다 떨어지고 있어요. 그렇다면 고용유발효과가 큰 산업을 빨리 찾아서 대표적인 우리의 새로운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이 과정에서 제가 잠깐 여담 하나 해도 될까요?

◇ 이동형> 하세요.

◆ 박정호> 프랑스 출장을 한 번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드론을 하나 가지고 갔었는데요. 되게 재밌었어요. 우리나라 엔지니어들이나 우리나라 기업체 사람들하고 드론을 보여주면 중국 사람들이 이 드론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어떻게 이렇게 값싸게 만들지? 이런 것들을 고민하면서 우리는 이 드론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제조 마인드라고 해야 할까요? 옛날에 우리 여태까지 해왔던 방식의 그런 고민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제는 그 드론을 만드는 공장이 크게 번성한다고 하더라도 그 안의 공장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프랑스 남부에 그 드론을 들고 출장을 갔을 때 그쪽에서는 그거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하냐면, 이 드론도 언젠가는 자동차처럼 전 세계에서 더 큰 붐이 불 텐데, 그렇다면 자동차 그랑프리 대회처럼 드론 그랑프리 대회 같은 게 열리지 않겠냐, 국제적으로. 그렇다면 우리 프랑스도 프랑스의 우리 도시가 전 세계 드론 그랑프리 대회를 유치하거나 종주국이 돼서 그것을 먼저 해보자, 그런 생각을 먼저 하더라고요. 같은 인더스트리를 보고 전혀 다른 생각을 하는 거예요.

◇ 이동형>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거네요?

◆ 박정호> 그렇죠.

◇ 이동형> 우리는 그냥 제조. 제조해서 공장 많이 늘리고, 일자리 늘어나고.

◆ 박정호> 그렇죠. 수출하고. 그런데 프랑스에서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과연 그런 그랑프리 대회를 개최해서 전 세계적으로 큰 흥행을 한다면, 그것은 가장 고용친화적인 산업일 거거든요. 지금 우리가 생각해야 할 여러 가지 사고의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게 정말 우리 김상조 실장님이 얘기하셨다고 했나요?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바뀌어야 한다. 그렇다면 새로운 패러다임은 어느 정도 우리가 접근해 있느냐? 이것도 고민을 해봐야죠.

◇ 이동형> 새로운 패러다임, 발상의 전환, 신산업, 이런 것은 당연한 거 같고요. 대통령이 한 번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남북 평화모드가 지속되면, 또 경제협력이 이루어지면 우리의 미래 먹거리는 거기에 있는 거 아니냐, 우리가 인구가 작기 때문에 내수가 안 돌아간다고 했는데, 여러 가지 좋은 점이 있겠죠?

◆ 박정호> 아휴, 물론 그렇죠. 예를 들어서 통일이 되었을 때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수혜라고 하는 건 상상 이상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도 우리 독일의 통일 과정을 보셨듯 나름대로 불협화음과 갈등은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독일이라는 곳은 유럽에서 누구도 범접하지 못하는 가장 안정적인 국가로 발돋움했거든요. 그 과정에서 우리도 내수 시장이 커지는 것뿐만 아니라 어떻게 보면 이게 불행으로 얻은 운이라고 해야 할까요? 전반적인 국토의 절반만 우리가 개발을 해온 거잖아요. 그러면 그 절반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얻은 시행착오와 경험, 교훈, 이것을 바탕으로 나머지 절반은 더욱 더 매끄럽고, 더욱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게 제 개인 소견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대를 크게 하고 있습니다.

◇ 이동형> 또 다른 이야기. 다음 달이죠. 이제 정부가 내놓은 예산안, 통과될지 국회에서 기다리고 있는데요. 정부는 당연히 확장재정을 해서 500조 넘는 예산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만, 야당에서는 정부 빚이 늘어난다, 이러고 있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박정호> 정부 빚이 늘어날 수 있는 여지는 많습니다. 법인세가 생각보다 올해도 덜 걷혔고요. 내년에도 경기가 반도체 일부를 빼고는 좋아질 것으로 보이는 분야가 별로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소나기가 올 때는 피해야 하잖아요. 지금 같이 국제적으로 경기가 안 좋을 시기에는 경기부양 차원에서 일정 부분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은 나쁘지 않아요. 그렇지만 지속적으로 재정지출을 통해서 경기를 부양할 수는 없거든요. 우리나라는 일본이나 미국과 같은 기축통화를 가지고 있지 않아요. 화폐를 찍어서 경기를 부양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나름대로 몇 년 동안 재정 투여를 하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그 재정 투여가 반드시 다음 경기를 살리는 싹이 되어야 하는 것이지, 단순히 소비성 형태, 아니면 선심형 형태, 이런 식으로 지출되는 것은 큰 문제가 있죠.

◇ 이동형> IMF 같은 국제기구에서도 한국은 돈을 더 풀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꾸준히 하고 있는데.

◆ 박정호> 저도 동의합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일본 문제도 여쭤보죠. 지소미아가 오는 23일 종료될 예정인데,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우리 경제가 더 나빠질 거다, 이런 이야기도 있는데, 여기에는 동의하십니까?

◆ 박정호> 사실 제가 느낀 바로는 일본에 있는 정부 사이드에 계신 분들이 전 세계 정부 사이드에 계신 분들 중에서 가장 자신감이 없는 것 같아요. 무슨 얘기냐? 일본도 우리만큼 경기를 부양하고자 지난 20년 동안 다각적인 노력을 했지만, 제대로 실효성이 있는 성과를 거둔 정책? 솔직히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수출 규제도 정치권에서 생긴 불협화음일 뿐이지, 경제 내부에서는 이웃나라끼리 어떻게든 더 손잡고, 같이 나가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더 많거든요. 따라서 지소미아가 정치적인 이슈이기는 하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 더 악영향을 줄 것은 없어 보여요. 물론 이 정치적인 리더십들이 이것을 더 갈등 구조로 만들어버린다면, 그거는 경제 쪽으로 파급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경제 쪽에서는 그런 부분은 없고요. 실례로 우리가 일차적으로 수출규제를 3종에 대해서 받았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규제가 있을 거라고 우리가 진단한 사람도 많았지만, 없었어요. 사실 같이 손해가 된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 이동형> 네, 마지막으로 반환점 돈 문재인 정부, 하반기 경제정책 어떤 부분을 가장 먼저 정부에서 신경을 써야 할까요?

◆ 박정호> 파인 튜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정책을 한 번 시도해서 그것으로 불거진 문제점이 있어요. 그래서 그 문제점을 빨리 보완해서 문제점은 줄이고, 기존에 살렸던 정책이 가지고 있었던 장점, 이거만 살려도 상당 부분 많은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이동형> 그런데 정부에서 처음에 소득주도 성장 이야기를 할 때 단기간에 좋아지지 않는다, 조금 기다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얘기했거든요? 그런데 지금 2년 반 지났단 말이에요?

◆ 박정호> 다음에 나아질 거다, 다음 분기에 나아질 거라고 정권 초기에 참여하셨던 분 중에 얘기하신 분들이 있거든요. 솔직히 어떻게 보면 체질 개선을 하는 과정에서는 우리가 몸살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이런 것들을 솔직·담백하게 이야기하면서 때로는 이 고개를 넘어가는 것들에 대해서 솔직하게 얘기를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이 아쉽지 않나.

◇ 이동형> 알겠습니다. 오늘 이야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박정호> 감사합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박종호 한국경제산업연구원 실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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