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관광공사 '불감증'...국민 돈으로 수천만 원짜리 학교에

단독 한국관광공사 '불감증'...국민 돈으로 수천만 원짜리 학교에

2019.10.02. 오전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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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공사 ’불감증’…국민 돈으로 귀족 학교
조기유학 인기 학교…1년 학비 최고 5천여만 원
최근 8년여 동안 ’월 6백 달러 초과 지원’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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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YTN은 오늘 한국관광공사의 제도적 허점을 이용한 도적적 불감증을 고발합니다.

해외 근무를 활용해 자녀를 호화 조기유학으로 볼 수 있는 1년에 수천만 원짜리 국제학교에 보내는 경우가 다수 확인됐습니다.

상당 부분이 국민의 돈이나 마찬가지인데, 제도 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

김평정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중국 베이징에 있는 한 국제학교의 홍보영상입니다.

중국은 물론 외국의 상위권 대학 진학에도 유리하다며 조기유학 대상지로도 소문난 곳입니다.

그만큼 학비도 비싸 학년이 높으면 1년에 최고 5천만 원가량을 냅니다.

한국관광공사의 베이징지사에 근무하던 A씨도 이 학교에 자녀를 보냈는데, 최근 1년 학비로 순수하게 자비로는 천5백만 원가량을 부담했습니다.

나머지 3천5백여만 원은 관광공사에서 지원받았습니다.

A씨가 베이징지사에 근무한 3년 동안의 자녀 학비를 더하면 모두 1억 3천만 원인데, 3천8백만 원만 직접 내고 9천5백만 원은 관광공사에서 지원받은 돈이었던 겁니다.

3년 동안 1억에 가까운 학비를 지원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월 6백 달러를 기준으로 전액 지급과 일부 지급으로만 나뉘는 관광공사의 규정으로 사실상 상한선 없이 기준 초과액도 65%는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지난 2012년부터 8년가량 동안 자녀교육비를 지원받은 관광공사 해외주재원의 열에 여덟이 월 6백 달러 기준을 넘겨서 받았습니다.

같은 기간 관광공사가 지급한 해외주재원의 자녀학자금 전체 규모는 무려 73억 원이나 됩니다.

[김영주 /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 사실상 상한선이 없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연봉보다 자녀들의 학비를 더 많이 지급하는 현실을 국민이 공감하시겠습니까? 관련 규정이 시급히 개선돼야 할 것입니다.]

관광공사는 비영어권 국가에서는 영어로 수업하는 국제학교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 국제학교의 학비가 비싼 특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인사발령이 현지 학교의 모집 기간과 겹치지 않을 때는 이미 정원이 다 찬 학교엔 못 가 부득이하게 학비 수준이 높은 학교로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김만진 / 한국관광공사 국제관광실장 : 학기 중이거나 입학이 어려운 경우 그리고 정원이 초과한다거나 통학 거리가 한 시간 이상인 경우에는 저희가 당초 생각했던 기준보다 다소 상향된 학교에 입학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관광공사의 임금과 복리후생비는 대부분 흔히 출국세로 불리는 국외 여행자 납부금 등으로 마련되는 관광진흥기금을 재원으로 합니다.

결국, 해외주재원의 자녀교육비 지원금도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셈입니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한 이유입니다.

YTN 김평정[py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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