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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아이 안 낳아도 좋다는 말... 국가가 할말 아니야
[생생경제] 아이 안 낳아도 좋다는 말... 국가가 할말 아니야
Posted : 2019-05-02 16:56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생생경제] 아이 안 낳아도 좋다는 말... 국가가 할말 아니야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저는 이맘때 나뭇잎색이 그렇게 예쁘더라고요. 완전 초록색이 되기 전에 연둣빛이 생명력이 느껴져서 참 좋던데요. 그래서 5월에 어린이날이 있나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갈수록 숫자가 적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청소년 인구, 9세부터 24세는 876만 5000명으로 1982년 정점을 찍은 후 37년째 내리막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구감소, 인구절벽, 인구소멸, 하루 이틀 들어온 이야기는 아니죠. 대한민국 최고의 인구박사, 조영태 교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이하 조영태)>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 교수님 오시면 꼭 여쭤보려고 했어요. 요즘 인기를 끄는 영화 어벤저스. 일단 그 줄거리가 우주의 질서를 위해서 각 행성의 인구를 반을 남기고 다 죽인다는 내용이래요. 이 내용을 인구박사로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조영태> 사실 인구학적인 모티브를 가지고 나온 영화들이 되게 많아요. 이번에 어벤저스도 있지만, 예전에는 킹스맨도 그랬고요. 우리나라에서 굉장히 유명했던 설국열차도 그랬고, 그다음에 007 시리즈도 보면, 어떤 미치광이가 나와서 인구를 죽입니다. 그런데 그 죽이려는 이유가 지구를 살리기 위함이죠.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문제가 생겨서. 사실은 인구학에서는요. 비슷한 생각을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인구를 조절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이미 살고 있는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태어나지 않은 사람이 태어나지 않도록 하는 거거든요. 그게 그동안 해왔던 가족계획인 거죠.

◇ 김혜민> 그렇죠. 방법도 물론 다르지만, 문제의식도 다른 거예요. 이 영화들은 어쨌건 인구가 많으면 안 된다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우리 현실은 인구가 없다고 난리잖아요.

◆ 조영태> 그것은 국가마다 굉장히 상황이 다릅니다. 당장 우리나라도 1990년대까지는 가족계획이라는 것을 했잖아요. 그때는 인구를 억제하려고 했고, 지금은 상황이 확 바뀌어서 더 많이 낳아야 하나고 얘기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 인구는 조절을 잘했으면 이런 일이 안 생길 텐데요.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결과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상황에 따라, 국가에 따라 다르다는 것은 인구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국가에 따라, 또 시대에 따라 포커스를 맞추는 부분이 다르다는 얘기네요?

◆ 조영태> 그럴 수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학이 사실 제일 먼저 시작된 게 아마 들어보셨을 거예요. 맬서스라고. 영국의 인구학자, 인구학의 창시자라고 이야기를 하는데요. 이분이 18세기 말에 인구론이라는 책을 씁니다. 그 책에서 이야기를 했던 게 뭐냐면, 인구는 사람들이 결국에는 먹고사는 게 제일 중요한데, 먹고사는 것은 자원이잖아요. 자원의 총량은 정해져 있는데, 사람이 많아지면 서로 싸워야 하니까 그러니 인구라는 것은 조절되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원의 양에 가장 맞게 인구가 조절됐을 때 그것을 추구하는 게 인구학이라는 학문이 하는 거예요. 인구가 너무 많은 경우에는 줄여가는 것을 이야기할 거고, 너무 적은 경우에는 조금 더 많아지기를 원하는 거죠.

◇ 김혜민> 그 학문의 시작이 1798년이더라고요. 그러면 2019년. 지금도 맬서스의 이 이론이 유효합니까?

◆ 조영태> 아주 유효합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조정을 해야 한다?

◆ 조영태> 그렇죠. 조정이 필요하고,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거죠. 너무 인구가 많아지면 안 되는데, 또 너무 적어도 안 되겠죠. 중요한 것은 그러면 접점이 어디냐? 자원의 양과 인구의 양과. 그것은 찾아가기가 매우 힘들어요. 왜냐하면 자원은 정해져 있는 게 아니거든요. 과거에는 자원이라는 게 우리 그냥 영토 안에 다 있는 것, 언제나 매년 나왔던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자원은 사람들이 계속 만들어낼 수도 있고요. 사람 자체가 자원이고, 그다음에 당시 18세기에는 영국뿐만 아니라 서구의 열강들이 해외로, 해외로, 막 진출해서 나왔잖아요. 식민지 개척을 하면서 영토가 넓어지면서 사람이 더 필요했던 거거든요. 그래서 시대와 정말 상황에 따라서 접점은 굉장히 달라집니다.

◇ 김혜민> 접점과 방법을 찾는 게 인구학의 핵심이겠네요.

◆ 조영태> 그렇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2019년 지금 대한민국의 접점이 무엇인지 그것부터 보겠습니다. 어느 정도 인구가 적당한 겁니까?

◆ 조영태> 사실 우리나라의 적정 인구라는 것을 아직 찾기는 힘든데요. 그냥 경제적인 상황이 사람들한테는 일단 굉장히 중요하니까 경제가 계속 성장할 때는 더 많은 인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거고요. 경제가 성장을 정체하면 이제는 인구가 됐나 보다, 이런 생각을 할 거예요. 그런데 굉장히 재미있는 것은 인구가 총량이 아니고요. 어떤 연령층으로 어디에 분포되어 있는지가 또 중요합니다.

◇ 김혜민> 세대. 그래서 우리가 인구 이야기를 할 때 출산율이 중요한 거군요?

◆ 조영태> 맞습니다. 태어나는 아이의 숫자가 결국에는 올해의 경제가 아니라 이 아이들이 성장을 해서 나중에 경제의 주체가 되었을 때 경제 성장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이 인구학은 결국에 미래와 맞닿아 있어요.

◇ 김혜민> 그러면 지금 제가 찾아보니까 현재 대한민국의 인구수가 5170만 9098명이에요. 아주 자세히 나오더라고요. 이게 출생아 등록한 걸로 보는 건가요?

◆ 조영태> 그거는 중위연령이라고 보통 평균 연령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뭐냐면 인구는 계속 바뀌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정확하게 나올 수는 사실 없어요. 추계된 거예요. 추계된 건데, 지금 말씀하신 인구의 크기는 외국인이 다 포함된 거고요. 만일 한국에 거주하는 내국인만을 치면 올해가 인구는 최고점입니다.

◇ 김혜민> 이 숫자가 그러니까 대한민국 영토에 사는 모든 사람을 말하는 거예요?

◆ 조영태> 그렇죠. 그리고 한국에 거주하는 내국인의 수는 올해가 최고인데, 숫자가 5001만 정도 됩니다.

◇ 김혜민> 그렇군요. 그러면 우리가 인구 절벽,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건 아까 말씀하신 출산율이 굉장히 낮기 때문에 향후 인구가 절벽이 될 것이다?

◆ 조영태> 아니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여기서 보통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인구 절벽이라는 표현은 어디서 나온 거냐면, 우리 보통 생산 가능 연령이라고 이야기를 하잖아요? 15~64세까지의 연령인데, 이 연령대에 있는 이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는 시점부터는 우리가 인구 절벽이라고 이야기를 해요. 그러니까 지금 태어난 아이들은 아무 관계가 없는 아이들입니다. 지금 15~64세까지에 있는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거든요, 우리나라가? 그래서 인구 절벽으로 접어들었다고 이야기를 하는 거고요. 그다음에 제가 지금 말씀드린 이렇게 태어나는 아이들, 이 경우에는 앞으로 이 아이들이 25년 정도 지나면 노동시장에 들어올 거잖아요? 그러면 그때가 되면 우리나라의 인구는 지금 태어난 아이들에 의해서 굉장히 크게 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겠죠. 결국에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서 인구 절벽이 온 것은 지금의 저출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은 이미 약 한 20년 전에 우리가 만들어놓은 일이에요.

◇ 김혜민> 그러면 20년 전에는 이런 것을 예측 못했을까요? 20년 전이면 적게 낳으라고 할 때였나요?

◆ 조영태> 우리나라가 96년까지 가족계획을 했었거든요.

◇ 김혜민> 예측 못했네요.

◆ 조영태> 예측을 못한 게 맞습니다. 사실 어제 저희 학교에서 대학원생들을 데리고 수업을 했는데, 수업에서 그 이야기가 똑같이 나온 거예요. 도대체 1990년대에 몰랐느냐? 사실은 알았을 법했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합계출산율이라는 게 여성이 평생을 살면서 몇 명의 아이를 낳느냐, 인데요. 그 당시에 1.6이었어요. 그러면 남자애 반, 여자애 반이면 0.8이면 되잖아요. 그런데 그때는 굉장히 남아선호사상이 팽배했을 때였어요. 딸이 100명이 나오면 아들이 116명이 나왔습니다. 그러면 절반이 여자아이고, 절반이 남자아이가 아니고, 남자아이가 더 많이 나왔고, 실제 여자들이 적게 나왔잖아요. 그것을 감안하면 이미 1990년의 우리나라 출산율이 한 1.3 정도가 되는데, 1.3 정도면 이미 그때부터 초저출산이었습니다.

◇ 김혜민> 그런데 왜 아무도 그런 생각을 못한 거죠?

◆ 조영태> 그런 생각을 안 한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지금 우리가 20년 후를 예측하는 것은 맞습니까?

◆ 조영태>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이 우리의 20년 후를 생각해야 하니까요. 인구학이라는 학문은 20년 후를 준비하는 학문인 거죠.

◇ 김혜민> 분명히 인구 줄어든다고 했는데, 인구가 늘 수도 있잖아요? 그런 경우는 없나요?

◆ 조영태> 지금 인구가 늘 수 있는 방법은 갑자기 외국에서 외국 분들이 많이 들어오시는 것 말고는 없습니다.

◇ 김혜민> 그 이야기도 이따가 해보고요. 아까 전에 인구가 많은 게 좋으냐, 적은 게 좋으냐, 그것은 나라마다, 상황마다, 다르다고 하셨는데요. 오늘 기사를 보니까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곳 중 하나가 중국인데요. 중국 인구수가 예상보다 5년 빠른 2023년에 정점을 찍고 감소할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더라고요. 그러면 세계 1위 인구 대국인 중국도 출산율 하락에 따라 인구 감소를 걱정하고 있으면, 전 세계적으로 출산율이 낮아지는 건데요. 그렇다면 생산 가능 인구가 다 낮아지는 거니까 거기에 맞게 산업이 다 재편되잖아요. 그러면 인구가 적어지는 게 그렇게 나쁜 일만은 아니지 않을까요?

◆ 조영태> 그럼요. 인구의 크기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고요. 사실은 인구의 연령 구조라는 게 매우 중요한데요. 우리나라도 5000만이 갑자기 4000만이 돼서 3000만이 되고, 이런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우리가 인구라는 것을 성장, 우리는 인구가 계속 커왔잖아요. 그것도 일하는 사람이 커왔습니다. 그러면 모든 사회적인 문화와 제도가 거기에 맞춰서 되어 있는데, 이게 천천히 줄어들면 우리는 정치적인 과정을 통해서 이것을 다 바꿔낼 수가 있어요. 문제는 천천히 안 줄고요. 갑자기, 급격하게 줄어드는 게 문제에요.

◇ 김혜민> 지금 우리가 그런 상황이에요?

◆ 조영태> 지금 현재 우리나라가 그렇죠. 이게 태어난 아이의 숫자로 말씀드리면, 제가 1972년생인데, 제가 100만 명 태어났고요. 그다음에 1982년 때는 86만 명이 태어났습니다. 그다음에 90년생이 갑자기 줄어들어서 68만 명이 태어났고요. 그러다가 94년생 정도가 돼서 다시 75만 명으로 늘어났어요. 그랬는데, 갑자기 2002년생이 48만 명, 그다음에 작년에 32만 명이 태어났습니다. 올해 30만 명 나올 거예요. 내년에 놀라지 마세요. 29만 명 나올 가능성이 그렇지 않을 가능성보다 훨씬 높습니다. 아주 드라마틱하게 떨어지는 거예요. 이런 나라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습니다.

◇ 김혜민> 이유는요?

◆ 조영태> 이유는 사람들마다 많은 텐데요. 제가 보는 이유는 이게 결국에는 사람들의 본능이 매우 중요하거든요. 우리 인간은,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는 생존 본능하고 자기 재생산의 본능이 있는데요. 지금 재생산의 본능이 발현이 안 되는 때가 있어요. 모든 곤충이나 동물도 마찬가지인데, 그때가 언제냐고 하면 너무 종족이 빨리 번식돼서 밀도가 너무 높아집니다. 밀도가 높아지면 서로 경쟁해야 하잖아요. 그러면 내 생존이 더 중요해져요. 그런데 사람도 마찬가지인데요. 지금 청년들의 모습이 밀도가 굉장히 높아진 거고요.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사람이어서 밀도가 높아지면 서로 경쟁합니다. 그러면 심리적인 밀도가 또 올라갑니다. 그래서 지금 청년들의 모습이 나의 생존이 재생산보다 훨씬 더 중요해진 거예요.

◇ 김혜민> 일단 내가 살아야 내 후손도 만들든지, 말든지 할 텐데, 지금 내가 너무 살기 힘드니까 그래서 3포 세대도 나오는 거고요.

◆ 조영태> 지금 우리 과거와 비교를 해보시면, 지금 기성세대들, 제 연령대나 더 윗세대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청년들이 요즘에 너무 살기 편해서 출산도 안 하고, 결혼도 안 하고 한다고 이야기를 하는데요. 사실은 살기 편했던 사람들은 기성세대입니다. 왜냐하면 1990년에요. 그 당시 100만 명이 대학 들어갈 나이가 됐는데, 실제 대학에 들어간 사람은 한 30만 명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그 위에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많지 않았거든요. 그때는 대학만 나오면 무조건 성공이었습니다. 지금의 30대 아이들이 한 70여 만 명 되는데, 걔네들이 80%가 대학을 나왔고요. 그 위에 대학 나온 사람들이 넘치고 넘쳐요. 그러면 이 친구들은 나와서 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게 거의 없어집니다.

◇ 김혜민> 그래서 정부에서 이런 정책들을 잘 만들어주어야 하는데요. 어떠세요? 이번 정부 들어서 저출산 정책들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요.

◆ 조영태> 저는 사실은 기대를 많이 했었습니다. 그랬는데 정부가 일하는 방식은 또 일하는 방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이번 정부 들어서 사실은 저출산·고령사회 위원회는 대통령이 위원장이 되셔서 하셨고요. 그다음에 사무처라는 것도 지었어요. 사무처장님은 제가 알기로 차관급이고, 굉장히 높으신 분이잖아요. 그런데 지금까지 만들어 놓은 정책은 사실 거의 없습니다. 바꾼 게 몇 가지 있는데, 예컨대 우리는 이제 출산율 얘기 안 하겠다. 좋아요. 그런데 정책이라고 하는 것은 펼치면 그 정책의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도구가 있어야 하는데, 그 정책을 어떻게 평가할 거예요? 그러면 평가를 못한다는 이야기에요. 그 이야기는 학문적으로 이야기를 하면 안 하겠다는 이야기와 사실 마찬가지거든요.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 조금 방향을 잡으려고 노력은 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지난 정부에 비해서 갑자기 바뀐 정책들이 나오느냐? 그것도 아니고, 그래서 조금 안타깝고요. 제가 만일 바람을 말씀드릴 수 있다면 저는 사람들의 본능에 조금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김혜민> 사람들의 본능. 사람들이 자기 본능대로 살 수 있다는 게 그게 사람답게 사는 거잖아요.

◆ 조영태> 맞습니다. 가장 본능대로 사는 건데요. 지금 최근에 방송에서도 그렇고, 하물며 정부에서도 약간 방향이 나오는데, 혼자 살아도 괜찮아, 혹은 아이를 안 낳아도 좋아요, 뭐 상관은 없습니다. 그런데 그게 마치 조금 더 바람직한 모습처럼 보이게 방향이 가고 있거든요. 사실 저는 그거에는 반대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본능은 재생산 본능이에요. 혼자 사는 게 본능이 아니라 재생산이 본능인데, 그것을 못하게 누르는 뭔가를 바꿔줘야지, 너 그 본능이 중요한 게 아니야, 라고 말하는 게 제대로 된 사회적 방향은 아니죠. 내가 살 수 있는 본능대로 본능이 발현되도록 마련되어야 하는데요. 그게 남한테 해를 안 끼치는 선에서요. 그런데 그게 그렇지 못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서요.

◇ 김혜민> 저는 결혼을 하고 아이 둘을 낳은 사람이니까 저도 아이를 낳고 재생산 본능에 충실한 사람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이유, 그리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명분, 다 인정하거든요. 아마 교수님도 그것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라 이런 거죠. 내가 선택에 의해서 자식을 안 낳고, 선택에 의해서 결혼을 안 하는 것은 존중하지만, 결혼하고 싶고, 아이를 낳고 싶은데, 환경 때문에, 제도 때문에, 상황 때문에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나라의 역할이 아니다.

◆ 조영태> 그렇죠. 이거는 무슨 말씀이냐면요.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개인의 선택은 존중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국가가 개인의 선택을 한 방향으로 몰아가서는 안 되는 거죠.

◇ 김혜민> 그렇죠. 국가가 잘못해서 일어난 현상을 이게 옳은 거고, 이렇게 가세요, 라고 말은 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거죠.

◆ 조영태> 사실은 국가가 할 말은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그것은 국가가 아니라 시민사회 단체나 개인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는 그렇게 이야기해서는 안 되죠.

◇ 김혜민> 조금 정리를 해보면, 인구가 줄어드는 게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고, 인구가 줄어드는 것에 따라 사람이라면 똑똑한 존재니까 산업 구조도 재편되고, 다 재편되지만, 급격히 인구가 주는 건 문제가 있고, 바로 그 상황이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이다.

◆ 조영태> 이렇게 급격히 줄어들면요. 개인적인 자원이 있는 사람은 금방 바뀌어요. 그런데 개인적인 자원이 없는 사람들은 그 사회 변화 내에 직격탄을 맞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게 사실은 양극화를 더 심화시키는 원인도 될 수가 있어요.

◇ 김혜민> 그러면 아까 전에 외국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지금 오늘 기사를 보면 다문화 학생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거든요. 청소년 인구는 줄었는데요. 아까 전에 말씀하셨던, 외국 사람들을 우리의 국민으로 받아들이고, 그렇게 인구를 늘려가는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생각 말고요. 인구학을 공부한 박사로서 그게 하나의 대안이 됩니까?

◆ 조영태> 그게 일단은 사람의 숫자로만 보면 당연히 그게 대안이 될 수 있는데요. 우리가 한 가지 질문을 해야 하는 게 그래서 우리나라 인구 줄어요? 이게 질문이어야 하는 겁니다. 우리나라 인구는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현재가 5001만 명으로 최정점을 찍었지만 2030년이 되면 갑자기 확 줄어 있을까요?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잖아요? 인구가 줄 거라고요.

◇ 김혜민> 그런다고 했잖아요?

◆ 조영태> 아닙니다. 2030년까지 우리나라의 인구는 약 70만 명 줄 거예요. 그러니까 거의 줄지 않는 거예요. 그다음에 2040년이 되면 한 300만 명 줍니다. 그다음부터 확 줄어들기 시작해요. 그러니까 지금 앞으로의 10년 동안 우리가 외국인을 빨리 받아야 해요? 이런 것을 준비하는 게 아니고요. 지금 이렇게 변화하는 인구가 앞으로 10년 동안 우리한테 아직도 기회가 있어요. 그 기회 동안에 어떤 식으로 한국 사회를 재조직할 것이냐, 이것을 준비해야 하는 겁니다. 우리가 이렇게 단편적으로 외국인이 필요해요, 지금 그런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죠.

◇ 김혜민> 제가 외국인이라는 사람인데, 하나의 대상화시킨 것 같았는데요. 그렇게 인구수를 늘리는 하나의 도구가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를 재편해야 한다는 말씀이신 거죠?

◆ 조영태> 그렇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외국 인력이 필요하고, 외국분들이 한국에서 살고 싶으시면 들어오실 수 있는 거거든요. 사실 우리가 이런 생각을 하잖아요. 외국인을 받아야 한다, 우리가 인구가 줄어드니까. 외국인이 도구에요? 도구가 아닌데요.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죠. 우리나라 사회가 살기 좋으면 당연히 들어오실 거예요. 이거 근데 우리가 아무리 외국인을 받아야 한다고 하지만, 우리나라가 살기가 안 좋으면 외국인 분들이 오실까요? 절대 오실 리가 없어요.

◇ 김혜민>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살기 좋아지면 우리나라 국민들도 아이를 낳고, 외국 사람들도 이민 오고 싶어지고, 그러면 인구 문제는 해결되네요.

◆ 조영태> 그럼요. 그게 유럽의 모습하고 미국의 모습인 거죠.

◇ 김혜민> 대한민국 자타공인 최고의 인구박사, 서울대 조영태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조영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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