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어벤저스 엔드게임, 최다 관객 기록 세울지는 지켜봐야... 확장성 없을 수도

[생생경제] 어벤저스 엔드게임, 최다 관객 기록 세울지는 지켜봐야... 확장성 없을 수도

2019.04.26. 오후 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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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어벤저스 엔드게임, 최다 관객 기록 세울지는 지켜봐야... 확장성 없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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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



[생생경제] 어벤저스 엔드게임, 최다 관객 기록 세울지는 지켜봐야... 확장성 없을 수도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어제 저희 신랑이 3시간 동안 연락두절 됐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까 이 영화를 회사사람들과 보고 왔더군요. 아내를 속이고, 아내를 버리고 영화를 볼 정도로 이게 그렇게 재밌나요?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개봉 이틀 만에 누적 관객수 2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렇게 흥행을 할 수 있는 건 영화 자체의 힘이 워낙 크기도 하지만, 많은 상영관이 열었기 때문인데요. 영화시장 분석가 김형호 씨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이하 김형호)>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영화 평론가와 영화시장 분석가는 어떻게 다릅니까?

◆ 김형호> 사실 똑같은데요. 평론가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고요. 제가 평론도 잘 못해서요. 그래서 오늘 시장 이야기하러 나왔습니다.

◇ 김혜민> 그 영화가 어떠한 부가가치를 만들고, 어떠한 경제적 효과를 가지고 오는가, 이런 것들을 집중해서 보시는 거죠?

◆ 김형호> 네, 맞습니다.

◇ 김혜민> 저희 신랑이 저를 속이고 볼 만큼 그렇게 재밌습니까?

◆ 김형호> 네, 그렇게 재밌습니다. 그런데 저도 그 신랑 중 한 명이었을 거고요. 언론 시사회 날 분위기를 말씀드려볼게요. 개봉 전날에 했었거든요. 그런데 그날 극장이 만남의 광장이 됐더라고요. 원래 부장급들은 잘 안 나오잖아요. 그날은 다 나왔습니다. 그래가지고 굉장히 오랜만에 뵌 분들도 많고요. 그만큼 많았고, 또 그날 시사회 분위기가 한 세 번 정도 사람들이 울었습니다.

◇ 김혜민> 울었어요?

◆ 김형호> 네, 기자들이 사실은 일주일에 적어도 두세 편 정도의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서 울기도 했을 정도로. 영화 자체를 말씀드리면 나쁜 점도 있고, 좋은 점도 많겠죠. 그런데 시간에 대한 문제인 것 같아요. 이 영화는 어쨌든 사람들이 만약 운다면, 혹은 재미없다면, 도대체 왜 사람들이 이걸 좋아해, 라고 한다면 그것은 마블과 같이 시간을 보냈느냐, 안 보냈느냐, 이 차이인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그 이야기는 이 영화 한 편만으로 이 영화를 평가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마블이라는 영화사에서 나온 영화 자체와 인생을 같이 한 추억들, 이런 것들이 담겨있는 겁니까? 저 같은 경우에는 제가 2015년에 영화를 봤다고 신랑이 증언을 하는데, 저는 영화 내용이 하나도 기억이 안 나요. 이런 사람도 있거든요.

◆ 김형호> 그럴 수 있죠. 오히려 꼭 이번 엔드게임뿐만 아니라 1000만 영화 급으로 생각하면, 그 영화는 뒤집어보면 반드시 안 볼 사람도 있는 거예요. 어떤 영화들은 우연히 보거나 시간이 맞으니까 보거나 이렇잖아요. 그런데 이 정도의 영화들은 아닌 거죠. 절대 안 보거나, 나는 절대 공감할 수 없어, 이렇게 오히려 전선이 명확한 영화. 그렇기 때문에 거꾸로 이 정도로 화제를 받는 거죠.

◇ 김혜민> 벌써부터 수입이 어마어마하던데요. 지금 북미권은 개봉을 하지도 않은 상태잖아요?

◆ 김형호> 그 상태에서 지금 해외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2위더라고요. 중국이 1위. 아마 북미권 다 개봉을 하면 우리나라가 3위 정도까지 내려갈 거예요. 그런데 시장 크기를 생각해보세요. 우리나라는 1000만 영화 하면 대단한 거잖아요. 중국은 일주일에 그냥 1000만 나오더라고요. 그 정도 시장하고 지금 붙어서 우리가 2등 정도니까 우리나라 관객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거고, 특징도 있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관객들이 남들보다 빨리 보는 것을 선호해요. 그래서 같은 할리우드 영화더라고 해도 우리나라에서 하루 정도 빨리 개봉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동시에 개봉하면 그렇지 않은, 더 늦게 한 개봉 영화들보다 평균 매출이 2배 정도 많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관객들이 빨리 보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기도 합니다.

◇ 김혜민> 그래서 이번에 예매율이 98%까지 오른 것도 이게 스포일러가 나오는 게 싫어서 빨리 보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 때문이군요. 대한민국의 ‘빨리빨리’가 여기도 적용됩니까?

◆ 김형호> 빨리빨리하고 오리지널. 식당들 이름 제일 많은 것 중 하나가 ‘원조 식당’이잖아요. 자기가 원조이고 싶은 그 마음인 것 같아요.

◇ 김혜민> 그렇군요. 그래서 어떤 영화관 주변 식당에는 안내문도 붙어 있더라고요.

◆ 김형호> 기자들끼리 서로 취재하고, 코멘트 따고 하잖아요. 어떻게 말할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대답했던 것은 재미있었어, 이 정도인 거지 거기서 어떤 것도 암시할 수 있는 평가를 할 수가 없더라고요.

◇ 김혜민> 그러면 스포일러 될 만한 것은 조금 빼고요. 영화 내용은 어떻게 됩니까?

◆ 김형호> 어느 내용이냐면, 2008년 아이언맨까지 시작해서 지금까지 모든 이야기를 어쨌든 그동안 봐 왔던 팬, 그리고 그동안 진행했던 배우들을 위한 작별 같은 영화입니다. 이 정도 생각하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김혜민> 여기에 영웅들이 되게 많이 나오잖아요. 일단 아이언맨 나오고요. 제가 알 만한 거, 제가 알면 여러분도 아실 겁니다. 헐크. 캡틴 아메리카. 토르. 이 정도는 여러분들이 아실 거예요. 이 정도가 아니라 이보다 훨씬 많은 영웅들이 나와서 서로 싸우는 내용이고요. 이 영화가 지금 굉장히 많은 인기를 끌고 있고, 인기를 끄는 것뿐만 아니라 신기록을 계속 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할리우드 표 블록버스터가 굉장히 많잖아요. 어떤 것들이 있죠?

◆ 김형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사실은 어벤저스 시리즈와 정반대 지점에 있는 게 DC코믹스 원작 영화들, 그러니까 ‘배트맨 대 슈퍼맨,’ 이런 영화들이 있죠.

◇ 김혜민> 그런데 그런 영화들의 흥행 성적은 대부분 좋잖아요? 아니에요?

◆ 김형호>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저스티스 리그 시리즈 같은 경우는 오히려 미국보다, 물론 평가도 안 좋지만, 미국 시장에 비해서 한국 관객들은 더 안 본. 우리 관객들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라고 해서 무조건 선호한다는 게 아니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마블 영화들이 조금 더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엔드게임만 이야기하는데, 사실 그 직전 3월에 개봉했던 ‘캡틴 마블’ 같은 경우는 554만 명이 봤습니다. 이게 왜 또 중요하냐면, 3월 개봉작 최다 관객 수에요. 3, 4월이 굉장히 비수기인데도 불구하고 3월에 500만 명이 봤다는 건 독식했다는 의미인데, 이것을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올해 3월이 역대 가장 관객이 많았던 3월이에요. 어떻게 보면 소위 ‘멱살 잡고’ 캡틴 마블이 이 시장을 이끌었고, 그것을 바통 받아서 이번 엔드게임이 빵 하고 터진 셈인 거죠.

◇ 김혜민> 지금 평론가님이 한국 사람들이 특히 마블표 블록버스터를 굉장히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그 이유가 있을까요?

◆ 김형호> 아까도 제가 말씀드렸던 것 같은데, 이 한 편이나 이런 문제가 아니라 자신과 함께 나이를 먹은 거죠. 배트맨이나 이런 것과 다른 것 같아요. 배트맨의 약점이 뭐냐면,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다는 거죠. 그리고 배트맨 시리즈는 사실 ‘다크나이트’ 시리즈가 이미 한 번 성공했잖아요. 그래서 너무 잘 알고 있죠. 지금이니까 아이언맨이고, 지금이니까 캡틴 아메리카지, 사실 우리 잘 모르지 않았나요?

◇ 김혜민> 그렇죠.

◆ 김형호> 앤트맨이라든지, 최근에 개봉한 캡틴 마블, 잘 모르잖아요. 그러니까 그것을 같이 알아간 거죠. 아주 길게 보면, 학생 때 우리가 애니메이션 봤던 거죠. 그런 사람들이 직장 들어가서 데이트 하면서 아이언맨 보기 시작한 거예요. 그리고 엄마, 아빠가 돼서 드디어 자녀들과 함께 어벤저스: 엔드게임을 보는 거죠. 거기서 조금 더 다른 정서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그렇군요. 저 몰래 이 영화를 본 오늘 신랑에게 평론가님에게 드린 질문을 그대로 했거든요. 저도 도대체 이 영화의 매력이 뭐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하더라고요. 히어로지만 자기들끼리 다투기도 하고, 그 안에 고민도 있고, 또 불가능한 일에 도전도 하는 게 마블 히어로의 특징인 것 같다, 마치 고대 그리스 신화들의 신들의 이야기를 보는 것 같다는 대답을 저에게 보여 왔어요.

◆ 김형호> 100% 동의하는데, 사실 고민이라고 하면 그 전에 스파이더맨 시리즈도 있었고, 그런 영화들이 굉장히 많아요. 왜 이 영화가 좋아? 라고 하면 사실 100명이면 100명, 혹은 1000만 명이면 1000만 명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이 영화의 매력인 것 같아요. 엔드게임도 정말 많은 영웅들이 나오거든요. 처음에는 아이언맨 보다가 멋있다, 헐크 나오면 헐크, 이렇게 되는 거죠. 각각 캐릭터들마다 매력을 잘 살린 것. 그래서 모든 관객들이 만약에 이 영화에 빠져 있다면 충분히 각각의 개성을 발휘할 수 있고, 역설적으로 이 영화가 싫다면 안 들어오는 거죠.

◇ 김혜민> 지금 개봉 첫날 관객 수부터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속도라면, 주말 지나면 또 다른 신기록을 세우겠죠?

◆ 김형호> 그렇죠. 예측도 필요 없고, 분명히 최단 기록들은 굉장히 많이 나올 거예요. 그런데 속도 기록과 관객이 많은 기록은 별개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러닝 타임이 한 3시간 정도거든요. 하루 평균 스크린 당 4.5회 정도 하고 있습니다. 2시간이었던 캡틴 마블과 비교를 해보면, 1회 차 정도가 적은 거예요. 그렇다 보면 이게 ‘극한직업’의 1600만 이라든지, ‘명량’의 1700만, 이 기록을 지금 시점에서 이야기하기는 아직까지 근거는 약하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빠르다는 것은 그만큼 한꺼번에 쏟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거든요. 확장성과는 별개이기 때문에 최다 관객 기록, 이것은 조금 더 보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그런데 이렇게 재미가 확실하고, 사실 제작비나 규모 면에서도 우리나라 영화와 비교가 안 되기 때문에 계속해서 입소문을 타면 최다 관객 기록도 세울 수 있지 않을까요?

◆ 김형호> 그러데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 영화는 오히려 뒤집어보면 절대 안 볼 관객들이 확실하게 존재하는 거죠.

◇ 김혜민> 그러니까 확실히 볼 사람들은 몰려서 다 봤고.

◆ 김형호> 그렇죠. 쏟아진 거죠. 안 볼 사람이 확실하다, 이게 오히려 뒤집어보면 포인트인 겁니다. 이 영화는 물론 제 예상은 1300만 정도 될 거라고 보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것은 지금까지 시리즈를 봐 왔던 사람들의 결집, 이 정도 수준. 극한직업이나 명량이 했던 것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안 본 사람들도 아 그러면 한 번 보자, 이게 가능했다면, 이 영화는 상대적으로 그런 약점들이 있는 셈이죠.

◇ 김혜민> 이해했습니다. 제가 절대 안 볼 사람들 중 하나일 겁니다. 이렇게 영화가 흥행할 수 있는 것은 작품의 힘도 있지만, 뒷받침해주는 시스템의 힘도 크다고 봅니다. 지금 이 영화가 얼마나 많이 영화관에 걸려 있냐면요. 왕십리 CGV가 상영관 10개를 보유하고 있는데, 단 2개 빼고는 다 어벤저스입니다. 그런데 나머지 그 2개의 영화가 ‘뽀로로 극장판 보물섬 대모험이에요.’

◆ 김형호> 뽀로로가 지금 2등입니다. 대단한 뽀로로입니다. 심지어 뽀로로 극장판 중에 이번 극장판이 제일 재밌습니다. 저희 딸에 의하면요.

◇ 김혜민> 뽀로로의 힘을 여기서 보겠네요. 그렇네요. 저는 어벤저스에 포커스를 맞췄는데, 뽀로로가 대단하다는 것을 다시 새삼 깨닫네요.

◆ 김형호> 지금 우리 아이들은 먼 훗날 기억하는 거죠. 어벤저스와 대항한 뽀로로.

◇ 김혜민> 맞네요. 그러면 저 같이 어벤저스 안 볼 사람들은 지금 뽀로로 보라는 얘기잖아요? 지금 이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비판하고 있거든요. 상영관을 이렇게 독과점하는 게 과연 정당하느냐.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형호> 일단 그 숫자부터 보면 조금 더 심각해요. 스크린 점유율이 첫 날 57%, 그리고 어제가 55%. 그러면 둘 중 하나 정도는 무조건 틀고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더 심각한 숫자는 좌석 점유율이에요. 좌석 점유율이 첫 날 85%. 전국에 있는 좌석 중에 85%는 다 이 영화를 위해서. 이 정도 틀고 있죠. 그리고 제가 아까 상영 횟수 이야기하면서 다른 영화보다 한 회 정도 적어요, 라고 말씀드렸지만 사실 거기에도 함정이 있어요. 뭐냐면, 어차피 관객들이 볼 수 있는 시간대는 정해져 있다는 것. 이 영화가 이렇게 길고, 이렇게 많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아까 뽀로로라든지, 보고 싶어도 사실 보기 힘드실 거예요. 한 회 차가 어떻게 들어가 있냐면, 정말 아침, 아니면 저녁. 저녁도 아니죠. 밤에 들어가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숫자를 더 들여다보면 굉장히 심각한 문제일 수도 있는데요. 대신 생각해 볼 부분들은 여러 개가 있어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3, 4월 같은 경우는 굉장히 비수기입니다. 그렇다면 이것을 외화 대 한국 영화의 전선으로 보면, 한국 영화는 과연 비수기 때 그런 대작들을 내놓아서 관객들을 이끌었는가, 그럴 만한 도전은 했는가, 이 문제가 생기는 거죠.

◇ 김혜민> 그러니까 시스템을 탓하기 전에 그만큼의 퀄리티 있는 영화가 나왔느냐는 본질적인 질문을 하시는 건데요. 그런데 영화관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이게 독과점이 아니라 정말로 관객들이 좋아하는 영화, 예매율, SNS 반응, 온라인 댓글 등을 보고 흥행할지 안 할지 보고 판단하는 거다. 그런데 그게 영화관 입장에서는 당연히 맞는 얘기일 것 같기도 하거든요?

◆ 김형호> 영화관 입장에서는 맞아요. 그런데 그 안에 맹점이 있어요. 비판하자는 게 아니라 맹점이 있는데, 그렇다면 사람들이 그렇게 원하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어떤 지표로 알았을까? 첫 번째 예매율로 말할 겁니다. 당연히. 그렇다면 그 예매율은 어떻게 발생하는 가? 시간표를 많이 열어뒀기 때문이죠. 이게 순환되는 논리인 거예요. 그러면 왜 시간표를 많이 열었는가? 자연스럽게 광고를 많이 했기 때문에, 대작이니까. 이렇게 흘러가는 겁니다. 이것을 비판적으로 만약에 본다면, 이것의 문제는 단순히 많이 연다가 아니라 처음부터 그런 게임을 시작한다는 거죠.

◇ 김혜민> 아예 출발점이 다르군요. 불공정하게.

◆ 김형호> 그렇죠. 그래도 첫 주는 개봉을 했는데, 인기가 없기 때문에 인기 많은 영화들 위주로 간다, 이것은 그럴 수 있다고 보는 거죠. 그런데 이것은 처음부터 게임이 정해져 있잖아요? 거기에 사람들이 많은 지적을 하는 거죠. 극장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매출이 많이 나오는 영화 틀어야 할 거예요. 그리고 계속 말씀드리지만 지금 비수기에요. 극장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손님이 많은, 그리고 관객들 입장에서도 만약에 이 영화를 우리 애랑 보려고 가는 거예요. 그런데 인기가 너무 많기 때문에 볼 수가 없는 거예요. 어떡하죠?

◇ 김혜민> 많이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거죠.

◆ 김형호> 그렇게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게 관객들의 입장과 극장의 입장과 영화사들의 입장과 이렇게 약간씩 애매하게 다른 게 있습니다.

◇ 김혜민> 사실 이 문제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고요. 이게 외화지만, 한국 영화 사이에서도 늘 이런 고민을 하잖아요. 투자하는 곳과 배급하는 곳이 같을 경우, 거기다가 극장까지 가지고 있는 경우. 예를 들면, CGV가 극장도 가지고 있고, CJ가 제작을 하고, 이런 경우들이요. 극한직업이 또 그런 경우였잖아요.

◆ 김형호> 네, 롯데도 그렇고요. 수직계열화 문제들이 있죠. 그래서 법안들도 나오고 했는데, 제가 반대하거나 옳고 그름을 말씀드린 게 아니에요. 관점에 대한 문제입니다. 분명히 수직계열화는 본능적으로 나쁜 것 같다, 여기까지도 동의. 그런데 대형마트나 편의점의 PB 상품들은 어떻게 하죠? 그것도 똑같은 수직계열화잖아요. 우리가 PB 상품들을 좋아하잖아요. 똑같은 상품인데 싸게 나와서 좋네? 그러니까 만약에 이 영화를 상품으로 본다고 하면, 이것도 연동되는 문제들이 생기는 거예요.

◇ 김혜민> 그런데 영화는 상품만이 아닌 문화라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조금 다른 관점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렇죠?

◆ 김형호> 그렇죠. 게다가 또 하나는 방금 제가 들었던 비유도 맹점이 있어요. 편의점은 상대적으로 쉽게 낼 수 있지만, 영화관은 그렇지 않죠. 어쨌든 한계가 있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방금 들었던 비유조차도 맹점이 있어요. 진짜 포인트는 뭐냐면, 정책적인 용기가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그대로 왔고, 모두가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말씀드렸던 문제점들, 혹은 비판할 수 있는 상황들, 이런 것들이 있더라도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 볼 용기인 거죠. 이 정책들을 시도했을 때 분명히 욕을 또 먹을 거예요. 그 욕을 기꺼이 먹고, 어쨌든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고 나서 그다음 생기는 문제들은 또 고치는 거죠. 법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태어나자마자 확정된 게 아니잖아요. 계속 수정하려고 하고, 더 좋은 길로 가려고 하는 것. 결국은 용기가 필요한 시점인 거죠.

◇ 김혜민> 스크린 쿼터제도 그렇게 시작된 거였으니까요.

◆ 김형호> 그렇죠.

◇ 김혜민> 오늘 어벤저스: 엔드게임의 열풍에 대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영화시장 분석사 김형호 씨와 함께했어요. 고맙습니다.

◆ 김형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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