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논란에 도덕성 '흔들'...당 역학관계가 변수?

김병기 논란에 도덕성 '흔들'...당 역학관계가 변수?

2025.12.27. 오전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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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더불어민주당 원내사령탑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김병기 원내대표와 가족을 둘러싼 각종 추문이 연일 폭로되는 가운데, 민주당 대응 방식을 놓고도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백종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쿠팡 대표와 호텔 오찬을 신호탄으로, 제주도 호텔 숙박권 수수에 대한항공 의전 특혜 의혹까지.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연일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상처에 소금 뿌리나'라는 말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던 김 원내대표는 간이 회견을 통해 매듭짓기에 나섰습니다.

[김병기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24일) : 그때 당시엔 관계가 좋고,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잘 모시려고 한 거 아닐까….]

그래도 의혹 제기가 이어지자, 전직 보좌진들이 사실과 왜곡, 허위를 섞어 무차별적으로 공개하고 있다며, 이들이 공익제보자 행세를 한다고 반격했습니다.

본인이 해고한 6명 직원의 텔레그램 대화방까지 공개하면서, '맞불 작전'에 나선 겁니다.

하지만 메시지의 취득 경위는 차치하고, '보좌진이 단톡방에서 욕하면 뇌물 받아도 된다는 기적의 논리'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등, 대응 방식을 두고 역풍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이런 대응은, 처음이 아닙니다.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가 대통령실에 대학 동문의 '인사 청탁'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지만, 이른바 '현지 누나'를 언급한 김남국 비서관만 사직했을 뿐입니다.

[문금주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지난 4일) : 문자상으로 보면 문 수석님이 (김현지) 부속실장에게 인사 청탁한 건 아닌 거로 알고 있습니다.]

당 지도부의 조치도 고개를 갸웃하게 합니다.

차명 주식 거래의 이춘석, 2차 가해 논란의 최강욱, 성추행 의혹의 장경태 의원 때는 정청래 대표가 즉시 윤리감찰단 진상 조사를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원내 지도부의 잡음에는, 사실상 본인들에게 거취를 맡긴 모습입니다.

[정청래 / 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며칠 후에 원내대표께서 정리된 입장을 발표한다고 하니, 저는 그때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제 식구 감싸기' 여론이 들끓자 당내 우려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박지원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5일, BBS 라디오) : 더 자숙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의원 본인이 어떤 처신을 했는가 하는 반성의 계기가 우리 국회의원 전체가 갖도록 했으면 좋겠다.]

[김우영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4일) :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그런 원내대표로서의 기강을 스스로 좀 확립하셔야 할 때가 아닌가 그런 생각입니다.]

그동안 '당내 투톱'이 대통령실을 가운데 두고 엇박자를 내온 만큼, 쉽게 칼을 빼기 어려운 구조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이번 사태는 단순 일회성 폭로를 넘어 고소·고발에 당내 역학 관계까지 맞물린 '고차 방정식'이 됐습니다.

진흙탕 싸움이 계속된다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습니다.

YTN 백종규입니다.


YTN 백종규 (jongkyu8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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