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여의도 정치'...도돌이표 정국

실종된 '여의도 정치'...도돌이표 정국

2025.12.02. 오전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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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선포 1년 전에도 꽉 막혔던 정국
’사법 위기’ 몰린 민주당…예산 고리로 대여 압박
여야 극한 대치 끝에 ’상식 밖’ 계엄 선포 이어져
"위헌 정당"·"독재 집단"…위태로운 설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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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2·3 비상계엄 전에도, 여야 사이 '협치'는커녕 정치 자체가 실종됐다는 쓴소리가 심심찮게 흘러나왔습니다.

공수가 뒤바뀐 요즘 정국도 그때와 별반 다를 게 없는데, 서로를 적대시하는 모습은 더 심화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임성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시계를 딱 1년 전, 지난해 12월로 돌려봐도, 정국은 꽉 막혀 요지부동이었습니다.

전방위 검찰 수사로 당 대표가 사법 위기에 몰린 거대 야당 민주당은 '예산 정국'에서 한 치의 물러남도 없었고,

[박찬대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해 12월) : 특활비 사수에만 관심을 쏟고 있는데 협상 기한을 더 준들 뭐가 달라질까 의문입니다만….]

당시 집권당 국민의힘은, 이런 민주당을, 행정부를 마비시키는 '입법 쿠데타 세력'으로 규정했습니다.

[추경호 /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해 12월) : 민주당에서 '예결위 날치기' 강행 통과시킨 예산안 다시 철회하고 사과를 해라.]

계엄이 없었다면 12월 4일엔, 민주당 주도로 감사원장 탄핵 소추안이 처리됐을 겁니다.

민주당은 거대 의석을 앞세워 입법권을 행사했고, 그때마다 윤석열 정부가 거부권으로 막아서면서, 여야는 '정치 실종 시대'를 알렸습니다.

이런 극단적 대립은, 국회에 무장 군인을 투입하는 '상식 밖' 결정으로 이어졌습니다.

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은 구치소로 향했지만, 여야 감정의 골은 나날이 깊어져 갔습니다.

'내란 종식' 대 '방탄독재 타도'를 기치로 내건 조기 대선을 거치면서, 우리끼리 뭉치고, 상대를 배척하는 기류가 더 커진 겁니다.

1년 전에는 간혹 덕담도 주고받던 두 사람은,

[장동혁 / 당시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 (2024년 6월) : 다음 기회에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청래 /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사위원장 (2024년 6월) : 장동혁 의원님, 아주 인품도 훌륭하시고, 말씀하신 내용도 충분히 수긍이 가는….]

강성 지지층의 열화와 같은 성원 속에 여야 대표에 오르며 체급을 키웠지만, 이제는 손을 맞잡는 것조차 뉴스가 되는, 낯선 사이가 돼버렸습니다.

[정청래 / 더불어민주당 대표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지난 8월) ㅜ: 악수도 사람하고 악수하는 거지…. 그런 사람을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장동혁 / 국민의힘 대표 (지난 8월) : 만나고 악수하고 테이블 앉는 것이 정치는 아닙니다. 협상이 이뤄지려면 힘의 균형이 맞아야 된다….]

서로를 '위헌 정당', '독재 집단'으로 규정한 여야는, 국회 곳곳에서 거칠게 충돌하며, 일촉즉발, 위태로운 설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추미애 /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지난 9월) : 계엄 해제 하러 오다가 다시 내빼버린 의원이 와서 법사위 간사를 맡겠다고 하고 있고….]

[나경원 / 국민의힘 의원 (지난 9월) : 이것이 바로 국회 독재다. 피고인 6년 하는 박범계 의원도 법무부 장관, 법사위 간사 다했습니다.

충격적인 계엄 이후 또렷해진 각 진영의 결집, 여기에 영향력이 커진 '강성 지지층' 모습이 여야 행보에 그대로 반영된 모양새입니다.

서로에게 손 내밀자는 주장마저 '선명성'을 의심받는 상황에선 이 같은 양극화 양상을 쉽게 극복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YTN 임성재입니다.


촬영기자 : 이성모 온승원
영상편집 : 김희정


YTN 임성재 (lsj6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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