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시정연설에 '이재명 연호'...국민의힘, 보이콧

민주, 시정연설에 '이재명 연호'...국민의힘, 보이콧

2025.11.04. 오후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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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재명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보는 여야 모습은 이번에도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민주당은 40차례 가까이 박수를 치면서 대통령을 크게 연호했지만, 국민의힘은 특검 수사에 항의하며 회의장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본회의장 표정은, 국회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다연 기자!

시정연설 분위기 어땠습니까?

[기자]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크게 요동쳤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9시 40분쯤 국회 본관에 도착했는데요, 우원식 의장이 이례적으로 문앞까지 직접 마중을 나왔습니다.

국회의장실에서 사전환담을 하고 본회의장에 들어선 건 10시 6분쯤인데, 이 대통령은 민주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면서 중앙 통로를 이동했습니다.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앞장섰고요, 국정감사 기간 중심에 섰던 최민희 과방위원장과 짧은 대화를 하는 모습도 시선을 끌었습니다.

본격적인 연설이 시작된 뒤에도 40차례 가까운 큰 박수가 끊임없이 터져 나왔고 연설이 끝난 뒤에는 '이재명, 이재명'을 연호하며 배웅했습니다.

시정연설을 놓고 호평도 잇따랐는데, 정청래 대표는 자신의 SNS에, APEC에 이어 오늘 이 대통령의 연설 내용과 태도 역시 A급이었다고 추켜세웠습니다.

하지만 오늘 본회의장은 반쪽이었습니다, 국민의힘이 연설에 불참했기 때문인데요.

이 대통령은 시정연설 전에 야당석을 가리키며 '좀 허전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제1야당은 본회의장 밖인 로텐더홀에서 검은색 마스크에 상복 차림으로 침묵시위에 나섰습니다.

자유민주주의가 사망했다는 의미의 '근조' 팻말과 '야당 탄압 불법 특검'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이 대통령이 국회에 들어설 때 규탄했는데요, 재판을 받으라는 고성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내란 특검이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을 항의하며 오늘 불참했는데요.

특검의 목표는 국민의힘을 내란정당으로 엮겠단 목표 하나라며 '전쟁'을 선포했는데, 장동혁 대표 발언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장 동 혁 / 국민의힘 대표 :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서, 이재명의 5개 재판이 재개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이 (이 대통령의) 마지막 시정연설이 돼야 합니다.]

의원총회에 참석한 당사자, 추경호 전 원내대표는 수사에 당당하게 임하겠다며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도 야당이던 지난 2022년 이재명 당시 대표를 겨냥한 수사에 반발해 시정연설에 불참하고 규탄대회를 연 적이 있습니다.

[앵커]
시정연설을 앞두고 이뤄진 사전환담에도 국민의힘은 불참했죠.

[기자]
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측만 참석했습니다.

환담은 20분 정도 진행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나고 보면 '차이'라는 건 크지 않고, 결국 우리가 얼마나 단결하느냐에 나라의 운명이 달려있다며 연대를 강조했습니다.

이에 우원식 국회의장 역시 긴축에서 확장재정으로 정부의 기조가 바뀌는 시기이니만큼 협력이 중요하다며 국회의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또,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지난해 시정연설에 불참한 윤석열 전 대통령을 겨냥하기도 했는데 발언 함께 듣고 오시죠.

[이 재 명 / 대통령 : 서로 연대하면서 힘을 모아 나갈 것이냐에 이 나라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치단결은 못 할지라도 한 방향을 향해서 같이 가면 좋겠습니다. 우리 국회가 그런 역할을 하는 곳이잖아요?]

[우 원 식 / 국회의장 : 작년, 25년도 (예산안) 시정연설할 때는 대통령이 오지 않았죠. 그래서 참 서운했었는데…. 대통령이 이렇게 와서 시정연설을 하는 건 국민이 볼 때 든든한 마음이 생길 거로 생각합니다.]

관례에 따라, 환담에는 국회의장뿐만 아니라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 중앙선관위원장, 감사원장 등 5부 요인도 참석했습니다.

국감 기간 여당의 표적이 됐던 조희대 대법원장도 당연히 함께했는데, 이 대통령이 기관장들의 지원 덕에 APEC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하자 조 대법원장이 '예'라며 짧게 화답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앵커]
민주당이 하루 만에 철회한 재판중지법 추진을 두고도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죠.

[기자]
네, '재판중지법'은 현직 대통령의 재판을 멈추기 위한 법으로 민주당이 추진하려 했지만, 대통령실이 제동을 걸면서 하루 만에 철회됐죠.

사실상 '대통령이 정청래 대표 등 당 지도부의 과잉행동을 경고한 거다', '당과 대통령실, 또 당내에서도 엇박자가 난 거다' 여러 해석이 나오는데요.

민주당은 엇박자가 아니라며 대외적으로 진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정청래 대표는 이 대통령과 만난 뒤 기자들과 만나, 좋은 얘기를 나눴다며 이른바 '명-청' 갈등은 없음을 강조했습니다.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고성이라기보다는 대통령을 정쟁의 중심으로 끌어들이지 말아 달라는 취지라는 원론적 입장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당 핵심 인사들은 YTN과 통화에서 사전교감 없이 박수현 수석대변인이 자가발전한 것 같다거나 당이 매번 고춧가루 뿌리는 역할을 해 대통령도 언짢을 수 있다고 말하며 불협화음이 없진 않다고 기류를 전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법을 철회하고 말고를 떠나 대통령 재판과 관련된 사안을 조율했다는 것 자체가 입법 개입이자 반헌법이라고 비판합니다.

헌법 해석을 토대로 재판을 중단하겠다는 대통령실이나 아예 법을 바꿔 재판을 중지하겠다는 여당이나 둘 다 오십보백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을 향해서는 결백하다면 법정에서 증명하라고 요구했고, 사법부 역시 주저 말고 재판을 속행하라고 압박했습니다.

특히 재판 5개 중,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 한 번이면 이 대통령은 민간인으로 돌아갈 거라고 유죄를 확신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YTN 김다연입니다.



YTN 김다연 (kimdy081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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