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첫 경축사...남북 대화·한일 협력 강조

이 대통령, 첫 경축사...남북 대화·한일 협력 강조

2025.08.15. 오후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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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늘(15일)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 대화와 미래지향적 한일 협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저녁에는 이재명 정부의 출범을 정식으로 대내외에 알리는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이 열립니다.

대통령실 출입하는 강진원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강 기자, 오늘 저녁 국민임명식에 앞서 오전에는 광복절 경축식이 열렸죠.

[기자]
네, 오전 10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열렸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독립유공자 유족, 그리고 각계 대표 등 2,5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오늘 저녁 이 대통령의 국민임명식에 불참키로 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보수 야당 지도부도 광복절 경축식에는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독립유공자 후손 80명이 단상에 오르고, 유공자 포상이 진행되는 등 '광복 8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는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앵커]
이재명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내용도 하나하나 짚어볼까요.

[기자]
이 대통령은 80년 전 오늘, 우리는 빼앗겼던 빛을 되찾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해방에 대한 불굴의 의지와 주권 회복의 강렬한 열망을 지닌 수많은 사람의 희생과 헌신으로 일궈낸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지난 80년 동안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란 눈부신 성취를 동시에 이뤄냈다고 평가했습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건 우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생존한 애국지사들을 각별히 예우하고, 독립유공자 유족의 보상 범위는 더 넓히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해외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을 적극 추진하고, 미서훈 독립유공자들을 찾아내 모두가 합당한 예우를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앵커]
북한을 향해서도 메시지를 내놨죠.

[기자]
이 대통령은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하고,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겠단 대북 정책 기조를 오늘 경축사에서도 거듭 확인했습니다.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단 겁니다.

이 대통령은 숱한 부침에도 이어지던 남북관계가 지난 정부에서 끊겼다고 지적했습니다.

엉킨 실타래를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풀겠다며, 남북 간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 조치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앵커]
구체적인 복안이 있나요.

[기자]
이 대통령은 대북 전단 살포와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등 취임 직후부터 진행된 남북 간 긴장 완화 조치를 먼저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 단계적으로 복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9·19 군사합의'는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인 지난 2018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성과물 가운데 하나인데요.

당시 남과 북은 일체의 군사적 적대 행위를 중지하기로 합의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태입니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현재의 북측 체제를 존중하고, 어떤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평화로운 한반도는 '핵 없는 한반도'라며, 신뢰를 회복하고 단절된 대화를 복원하는 데 북측이 화답하길 기대했습니다.

[앵커]
한일 관계에 대한 이 대통령의 언급도 있었죠.

[기자]
이 대통령은 올해는 광복 80주년이자, 동시에 한일 수교 60주년이라고 운을 뗐습니다.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로 나아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는 겁니다.

이 대통령은 여전히 과거사로 고통받는 분들이 있고, 입장이 다른 갈등도 존재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일본은 우리의 이웃이자 경제 발전 과정에서 떼 놓을 수 없는 동반자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국익 중심 실용 외교' 원칙에 따라 일본과 미래지향적인 협력의 길을 모색하겠단 의지를 밝힌 겁니다.

이 대통령은 일본 정부를 향해선 과거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고 양국 간 신뢰가 훼손되지 않게 노력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한일 간 협력을 강조한 이 대통령의 대일 메시지, 이달 하순 한일 정상회담과도 관련 있는 거죠.

[기자]
이 대통령은 오늘 경축사에서 셔틀 외교를 통해 일본 정상과 자주 만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지난 6월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첫 회담 때 공감한 기조를 재확인한 겁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오는 23일 일본을 방문해 두 번째 한일 정상회담을 엽니다.

현지시각으로 오는 25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일본에 먼저 들르는 겁니다.

주요 대미 수출국으로서 미국발 고율 관세에 공동 대응하고, 한반도 등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한일 간 협력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걸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오늘 이 대통령의 경축사에선 전임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도 담겼죠.

[기자]
연설문 곳곳에 윤석열 전 대통령을 사실상 직격하는 문구가 포함됐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을 모욕하는 행위는 더 이상 용납하지 말아야 한다'는 표현은 전임 정부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고요.

'두 번의 무혈 평화혁명으로 국민 주권이 살아있는 민주공화국을 만천하에 선언했다'는 문구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정조준했다는 해석입니다.

'사적 이익 추구 세력은 전쟁의 참화 속으로 국민을 몰아넣으려는 무도한 시도마저 서슴지 않았다'고 비판했는데,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외환 의혹을 겨눈 거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정치권을 향해서도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낡은 이념과 진영에 기초한 분열의 정치를 끝내고, 대화와 양보에 기초한 연대와 상생의 정치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촉구했습니다.

[앵커]
강 기자, 저녁에 열릴 이재명 대통령 국민임명식 내용도 짚어볼까요.

[기자]
네,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이 오늘 저녁 8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됩니다.

이 대통령은 대선 다음 날인 지난 6월 4일 국회에서 간단한 취임 행사만 치르고 임기를 시작했는데요.

이후 두 달여 만에 이재명 정부의 출범을 대내외에 선포하는 사실상의 공식 취임식이 열리는 겁니다.

애초 지난달 제헌절을 계기로 임명식을 개최하는 방안도 추진됐지만, 준비 시간이 부족했던데다 광복 80년의 의미가 크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오늘 저녁 국민임명식, 어떻게 진행될지도 미리 살펴볼까요.

[기자]
저녁 8시부터 시작하는 행사는 총 3부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1부에선 광복 80년을 되돌아보는 영상과 광복의 기쁨, 국민 화합을 강조하는 공연이 펼쳐집니다.

임명식의 절정은 2부입니다.

민주주의와 경제 성장, 과학기술, 문화, 스포츠 등 여러 분야에서 성과를 거둔 국민 80명이 각자의 소망이 적힌 임명장을 들고 단상에 오릅니다.

1945년에 태어난 건국훈장 수훈자, 6·25 전쟁 당시 흥남 철수작전 중 배에서 태어난 시민이 포함됐고요.

파독 간호사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가두 방송 주인공, 한국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시민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 대결을 펼친 이세돌 씨, AI 관련 기업인 그리고 문화와 스포츠 등 각계 주요 인사들도 자리를 함께합니다.

이들이 들고 온 임명장이 무대 중앙 대형 큐브에 모두 걸리면, 이재명 대통령은 주권자인 국민을 더 섬기겠다는 포부를 밝힐 계획입니다.

바로 이어질 3부 축하 공연을 포함해 이번 임명식 행사에는 만 명가량이 참석하는데요.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보수 야당과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등 보수 진영 전직 대통령은 불참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이 대통령, 오늘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는 것 같은데, 주한 외교사절단과 만찬도 예정돼 있죠.

[기자]
오늘 저녁 국민임명식 직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우리나라에 주재하는 각국 대사 등 외교 사절을 초청해 만찬을 진행합니다.

117개 상주 공관 대사와 30개 국제기구 대표 등 주한 외교단 전체를 초청한 첫 행사입니다.

이 자리에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의원과 관계부처 장관, 경제단체장 등 170여 명이 참석합니다.

이 대통령은 주한 외교단에 양국 간 가교 역할을 당부하고, '국민 주권 정부'의 국익 중심 실용 외교 가치를 설명할 예정입니다.

또,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회원국의 관심과 성원을 당부할 계획입니다.

[앵커]
강 기자, 수고했습니다.


YTN 강진원 (jin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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