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 진행 : 김대근 앵커
■ 출연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총선을 4개월 앞두고 혼돈에 빠진 민주당.태풍의 핵으로 떠오른 인물, 바로 이낙연 전 대표입니다. 최근 신당 창당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이 전 대표 행보에 정치권에 눈이 쏠리고 있는데요.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하는 건지 전 총리들과의 3자 연대에 나서는 건지 여러 가지 궁금증이 있습니다. 오늘 직접 들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이낙연]
안녕하세요.
[앵커]
대표님, 요즘에 많이 바쁘시던데 이렇게 자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그거부터 여쭤보겠습니다. 대선 이후에 미국에서 1년 동안 연수도 하셨잖아요. 그때 어떻게 지내셨어요?
[이낙연]
그저 공부하고 학교 나가고 또 공부의 결과를 책으로 써서 알량하지만 책 한 권 냈죠. 그다음에 정치인 포함해서 사람들을 만나고 미국 연수 끝난 뒤에는 독일에 가서 20일 동안 있으면서 사람들도 만나고 또 연설, 강연도 하고 그랬습니다.
[앵커]
정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 나가서 보셨을 때 한국 정치권이 다르게 보이시던가요?
[이낙연]
우선 제가 만났던 외국이나 독일 정치인들, 예를 들면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 독일 기민당 외교위원장, 이런 분들을 포함한 정치인들은 국가적 과제에 관심이 집중돼 있어요. 그리고 얘기를 해 보면 굉장히 제가 배울 게 많은 그런 분들이었습니다. 거기에 비하면 한국 정치는 늘 싸우고만 있는 것 같은, 그리고 사적으로 만나도 싸우는 얘기가 주된 화제가 되죠. 그게 참 안타까워요. 한국이 문자 그대로 복합위기에 빠져 있는데 정치가 이래서 될까. 특히 한국은 정부 또는 정치가 역량이 있어야 됩니다. 이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그러지 못하고 싸우고만 있는 게 몹시 안타깝습니다. 지금 세계가 지향하고 있는 건 역량 국가, 역량 있는 국가를 지향하거든요. 한국은 그런 목표를 상실하고 헤매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앵커]
저도 정치부에서 기사 쓸 때 생각해 보면 공방이나 정쟁이나 이런 단어를 참 많이 썼던 것 같아요. 그런 상황에 대해서 지적을 해 주셨고요. 대선 이후에 미국에서 연수를 하고 들어오신 거니까 지금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보면서 또 느낀 점도 있으실 것 같아요. 어떻게 보고 계세요?
[이낙연]
인수위원회도 충분히 가동하고 출범을 했는데 이렇게 준비가 부족할까 싶습니다. 제가 최근에 이대로 간다면 윤석열 정부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악의 정부로 기록될 것 같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그러지 않도록 잘해달라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마는 경제, 사회, 문화, 정치, 외교, 안보. 성한 곳이 없어요. 그 점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요. 특히 내각이 세밀한 맛이 없습니다. 꼼꼼해야 되거든요. 그래서 세밀하지 않다 보니까 이태원 참사 생기고 태풍 피해가 커지고 잼버리 파행되고 그리고 부산엑스포 유치전에서 역사상 역대급 참패. 119:29.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뭔가 국가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느껴질 만큼 좀 정신없다, 혼란스럽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총리를 역임하셨으니까 또 그 입장에서 보는 부분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지금 정부에 변화의 분기점이 있다면 언제가 될 것 같으세요?
[이낙연]
늘 빠를수록 좋죠. 이번에 몇 군데 개각을 했는데 이것이 변화의 시작이기를 바랍니다마는 그 정도의 변화를 가져올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굉장히 미세한 변화고요. 단지 이전의 개각에 비하면 생뚱맞은 인사가 덜 발탁됐다. 이 정도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사가 방통위원장이 된다든가 외교관이 중소기업부 장관이 된다든가 이것은 좀 납득이 잘 안 되는 그런 느낌이 있습니다.
[앵커]
민주당 일각에서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는 분들도 있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 보면서는 어떤 생각 드셨어요?
[이낙연]
탄핵이 거론된다는 것은 대통령도 의식을 하고 있는 것 같죠? 그전에 대통령이 어떤 자리에서 얘기를 했어요. 그건 의식을 하고 있다는 뜻이죠. 의식을 하고 계신다면 그런 불행이 오지 않도록 더 잘해 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민주당도 힘 자랑을 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꼭 득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 하는 걸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지나치게 탄핵 발언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조금 우려의...
[이낙연]
우리 국민들은 정당이나 정부나 어떤 조직이나 어떤 사람이나 자기 책임을 다하고 권한을 정당하게 행사하는 것은 지지하지만 힘 자랑하는 것은 민감하게 싫어합니다. 선거를 해 보면 조금만 오만한 기가 보여도 점수가 떨어집니다. 우리 국민들이 굉장히 예민합니다.
[앵커]
지난번 총선 때 공동선대위원장 하셨잖아요. 그때 마지막 유세 현장에서도 그 당시에 민주당 많이 거만하다, 버릇 고쳐놓겠다, 이렇게 말씀하셨던 게 생각이 나요 .
[이낙연]
종로 동묘에서 그 연설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참 전국 50군데 정도 지원 유세 다니면서도 종로를 맡았고 또 종로 선거 사상 최고 표차로 이겼죠.
[앵커]
지금 말씀을 쭉 들어보면서 정부에 대해서도 지금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시면서 민주당에 대해서도 힘 자랑하는 거 견제해야 된다, 이렇게 지적을 해 주셨는데 민주당의 상황에 대해서는 대선 이후에 지금까지 어떻게 보셨어요?
[이낙연]
안타까운 일이 많죠. 그러나 제가 말을 늘 한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고요. 그래서 줄곧 침묵하면서 민주당의 변화를 기다리고 했는데 변하지를 않아요. 그래서 저 나름의 위기의식을 가지고 이제는 말을 하는 것이 저의 도리이겠다. 그래서 조금씩 말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보십니까?
[이낙연]
도덕성이 둔해지는 것이죠.
[앵커]
어떤 면에서 그럴까요?
[이낙연]
우선 사법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분이 사십 분 정도 되지 않습니까. 물론 검찰의 과잉수사라든가 검찰권의 남용이라는 문제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리고 검찰이 공정하지 않다는 의심은 계속 살아 있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같으면 그런 잘못이 드러날 때마다 뭔가를 정리하고 갔을 텐데 요즘은 웬만한 건 뭉개고 지나가는 것 같은 그런 이미지가 국민들께는 많이 질릴 거예요. 그게 쌓이다 보니까 다른 노력이 가려져서 잘 보이지 않는. 그리고 그런 얘기를 내부에서 토론도 하고 걸러야 할 텐데 그런 것마저도 이렇게 잠잠해지는 것 같은 답답함을 국민들께 내비치고 있는 것이죠.
[앵커]
지금 40여 명 의원들이 법적인 문제 걸려 있다, 말씀을 해 주셨는데 그 중심에 있는 건 이재명 대표입니까?
[이낙연]
제일 많이 관여돼 있는 분은 그렇죠.
[앵커]
그래서 최근 언론 인터뷰를 부쩍 많이 하게 되시면서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를 많이 내셨고 거취를 결정해야 된다는 취지의 말씀도 하셨는데 그러면서 강성 지지층의 공세도 굉장히 거셌습니다. 그런데 요 며칠 사이에 이재명 대표가 자제를 촉구하고 출당 청원글도 내렸고요. 그리고 어제 같은 경우에는 이재명 대표가 대표님과 만나고 싶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냈거든요. 이런 상황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낙연]
변화의 시작이기를 바랍니다마는 그거 가지고 속단하기는 빠릅니다. 이런 일들은 과거에도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는 변화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거든요. 그래서 기대는 하지만 특별히 확신하기에는 빠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미국에 계실 때도 대표님 출당하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5만 명 넘게 동의했습니다.
이낙연]
미국에서 공부하고 책 쓰고 책이 나온 직후였을 겁니다. 그때 제명 청원이 시작돼서 5만 명 넘게 됐죠. 누구도 그걸 제지하지 않았고요.
[앵커]
그 당시에 제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진 의원들이나 아니면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해서 비판하는 비명계 의원들에 대해서 강경하게 지지층이 공격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거에 대해서 사실 방관해 온 거 아니냐, 이런 문제의식도 갖고 계신 것 같아요.
[이낙연]
확고한 의지가 있었다면 얼마든지 완화하거나 중지시킬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완화되지도 않고 중지되지도 않았다는 것은 그 의지를 확신시키기에는 좀 부족하다.
[앵커]
이재명 대표가 그럴 때마다 단합이 중요하다, 그런 메시지를 내왔지만 이번에 보인 모습도 그때와 별반 다른 것 같지는 않다, 지금 볼 때는.
[이낙연]
제가 7월에 그분 만났을 때도 그분은 단합 얘기 한마디만 했어요. 제가 그때 혁신을 통한 단합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당의 현 상황에 대해서 국민들이 충분히 신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혁신을 통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가면서 단합하는 것이 진정한 단합이다. 그렇지 않고 그냥 아무 말 말고 따라와라, 그것이 단합이라고 한다면 국민이 신뢰하지 못할 것이고 그것은 당의 승리에 도움이 안 된다, 이런 취지의 말씀을 드렸는데 그 뒤로 혁신은 되지 않았고 여전히 그냥 아무 말 말고 따라와라, 그것이 단합이다라는 분위기가 이렇게 짓누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식으로는 당내는 침묵의 단합이 이뤄질지 모르지만 당 바깥의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기는 어려울 겁니다.
[앵커]
7월달에도 만나서 혁신을 통한 단합을 말씀하셨다고 하셨는데 그 혁신이라는 건 결국 이재명 대표의 거취 표명을 전제로 한 겁니까? 그게 가장 중요한 문제인가요?
[이낙연]
제가 그걸 공개적으로 말씀한 적은 별로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뭘 하라, 뭘 하라. 이렇게 제가 흥정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만큼의 용기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틀림없죠.
[앵커]
그렇다면 저도 대표님의 인터뷰를 최근에 쭉 봤습니다마는 메시지를 보면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는 어쨌든 지금 대표직을 유지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말씀을 해오신 것으로 이해가 되는데 그 배경에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결국 문제가 될 거다, 이런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까?
[이낙연]
그렇죠. 늘 민주당이 뭔가를 변화하려고 해도 그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짓누르게 되면 국민들께 민주당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가 매우 어려울 거 아니겠습니까. 당을 걱정한다면 당연히 그 문제가 걱정거리가 안 될 수가 없는 것이겠죠.
[앵커]
이재명 대표가 어제 한 얘기를 보면 당의 단합 그리고 소통이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누구나 열어놓고 소통하고 대화하고 협의해 나갈 생각이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대표님과 만날 생각이 있느냐의 취지의 질문에 이렇게 답을 한 건데 지금 공식적으로 만나자는 제안이 온 상황인가요?
[이낙연]
아니요. 그 누구로부터도 듣지 못했습니다.
[앵커]
오더라도 지금 상황에서는 만날 생각이 없다는 말씀이신 거죠?
[이낙연]
그러니까 민주당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확인된다면 오늘이라도 만나겠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고 사진 한 장 찍고 단합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번에도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지금도 누구누구를 만나고 계시는 것 같은데 그분들 얘기 들어보면 그냥 도와달라, 이런 선입니다.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 별로 보이지 않는. 그렇게 해가지고 국민의 신뢰를 충분히 회복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런 질문이 참 피로하실 것 같기는 한데, 아마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것 같아서요. 그러면 이재명 대표가 단합하자, 도와달라 이렇게 할 때 어떤 약속이 필요한 겁니까?
[이낙연]
당은 그냥 이대로 갈 테니까 아무 말 말고 따라오세요. 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있겠습니까? 이 체제 이대로 가겠다면 저 같은 사람이 왜 필요하죠? 그냥 이대로 하는 대로 하면 될 거 아니겠습니까? 거듭 말씀드리지만 민주당은 변화의 모습을 보여줘야만 총선 승리를 기약할 수 있고요. 그러지 않고 이대로 간다면 현재의 상태 그대로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하겠다면 도리가 없지만 거기에 제가 할 일이 있겠는가 싶네요. 그것보다 더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더 국가를 위해서 보탬이 되겠죠.
[앵커]
이재명 대표가 이재명 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지금 민주당 이 상황에서 대표님이 뭔가 당에서 자리를 맡더라도 그게 큰 의미는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이낙연]
체제라는 것뿐만 아니라 지금의 당내 문화라든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라든가 이거 이대로 갈 테니까 다른 사람들은 아무 말 말고 그냥 따라오세요라는 것은 진정한 단합이 아니죠.
[앵커]
알겠습니다. 비명계 의원들 같은 경우에는 이제 총선이 넉 달밖에 남지 않았으니까요. 공천 문제에 대해서도 굉장히 고심이 깊을 것 같은데 공천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는 거 아니냐, 이런 예상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벌써 공천학살, 이런 단어를 쓰는 경우도 있는데 대표님께서도 그런 상황에 대해서 우려를 하시는지...
[이낙연]
잘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민주당은 간간이 저의 상상을 뛰어넘더라고요. 상상보다 더 좋아지는 경우보다는 나쁜 경우가 더 많지만. 그래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하기가 어렵습니다.
[앵커]
지금 많은 언론에서는 이렇게 가면 예를 들면 지금 비명계 의원님들 지역구에 강성 지지층들이 가서 플래카드를 걸어둔다거나 수박이라는 용어를 쓰면서 공격을 한다거나 사무실에 찾아가서 압박을 한다거나 이런 어려움을 호소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대로 갈 것인지. 그래서 공천학살이라는 말이 실현될 것인지, 언론에서는 그렇게 많이 예상을 하고 있는데 대표님 말씀 들어보면 변화의 가능성도 있지 않겠나, 이런 말씀으로 이해가 되거든요.
[이낙연]
글쎄요. 그러니까 대충 그렇게 상상하는데, 앵커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 상상보다 더 나쁠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 상상을 뛰어넘는다는 얘기는요.
[앵커]
알겠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이재명 대표가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한 입장 표명도 지금 상황에서는 중요한 거 아닙니까?
[이낙연]
글쎄요.
[앵커]
당의 화합에는 공천 문제도 중요한 과제일 것 같아서요.
[이낙연]
그러겠죠. 그런 세세한 이야기는 제가 하지 않는 게 옳고요. 어떤 분은 제가 요즘에 이러고 다니는 게 무슨 자기 사람들 공천 흥정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 이렇게 턱없는 얘기를 하던데 그렇지 않습니다. 저 흥정할 생각 없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김부겸 전 총리, 정세균 전 총리와도 당의 문제에 대해서 인식을 공유했다, 이렇게 말씀하셨고요. 세 분께서 조만간 만날 계획이신가요?
[이낙연]
그런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 어떤 다른 계기로 또는 일부러 1:1로 만난 적은 있습니다마는 문제의식, 당에 대한 걱정, 나라에 대한 걱정은 했지만 행동 얘기를 한 것은 아닙니다. 더구나 정세균 총리님은 노무현재단 이사장이시고 김부겸 총리님은 우리 셋 중에 가장 젊지만 정치 은퇴를 일단은 선언하신 분이어서 제약이 있을 겁니다. 그런 분들께 억지로 얽어간다든가 그런 생각은 없습니다. 그저 당이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식의 걱정은 꽤 깊게 하고 계십니다.
[앵커]
이 세 분께서 비명계의 구심점이 되는 거 아니냐, 이렇게 보는 시각도 있어서요.
[이낙연]
글쎄요. 일정한 제약은 지키려고들 하실 겁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정세균 총리님께서는 노무현재단 이사장으로서 그 울타리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든가 김부겸 총리께서는 제가 정계 은퇴를 발표한 사람인데라든가, 하는 것을 쉽게 깨뜨리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총리연대를 하는 거 아니냐, 이러한 얘기도 많이 들어보셨죠?
[이낙연]
그 정도는 아니고요. 그리고 그 정도로 책임 있는 일을 하신 분들을 이렇게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억지고 얽어간다든가 하는 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죠. 그런 생각 없습니다.
[앵커]
만약에 신당을 창당하신다면 어느 범위까지 함께하실까, 이것도 궁금한 사항...
[이낙연]
궁금하시겠지만 앞서가는 질문이네요.
[앵커]
신당 창당을 전제로 질문하는 게 많이 앞서간 겁니까?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세요?
[이낙연]
그렇죠. 지금 저의 머리에 가득차 있는 것은 위기에 빠져 가는 대한민국을 어찌할 것인가. 그 위기의 핵심은 정치의 위기가 있는데 그리고 많은 국민들께서 정치에 절망하고 계시는데 정치가 그런 국민들을 나 몰라라 하는 것, 이대로 좋을 것인가. 그런 국민들을 돕는 방법이 무엇인가. 그런 것이 제 머리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생각을 가다듬도 있고요. 늦지 않게 말씀을 드릴 기회가 올 겁니다.
[앵커]
어제 강연하시는 현장에도 기자들이 많이 가서 기다리고 있다가 나오실 때 여러 질문을 쏟아냈는데 그 자리에서도 이와 비슷한 말씀을 여러 차례 하시더라고요. 국민께 도움 되는 일이 뭘까, 이거 지금 고민하고 있다, 이 문제가 중요하다. 이 말씀을 하시는데 이게 좀 더 구체화된 내용이 있을까. 어떤 고민을 하시는 건지...
[이낙연]
여러 차례 말씀을 드렸지만 여론조사를 거칠게 보면 양당 모두 싫다는 국민이 30%가량 됩니다. 그런 국민들께 작년부터 내년 총선 또는 그 이후까지 양당만 놓고 답을 고르세요 하는 시험문제를 계속 강요하고 있잖아요. 그러면 그 30%는 어디로 가야 합니까? 그래서 양당 모두 싫다는 국민들께 이런 대안은 어떠신가요라고 제시해야 그것이 정치의 의무라고 생각을 해요. 그렇지 않고 그 국민들을 배제한다면 그런 국민들의 목소리는 제도에 투입되지 못할 거 아닙니까? 국회에 반영되지 못할 거 아닙니까? 그럼 정치의 불안정으로 가고 국가 위기를 심화시킬 겁니다. 그러니까 양당이 좋다는 분을 빼앗아가자는 게 아니라 마음 둘 곳을 잃어버린 국민들께 마음 둘 곳을 하나 제시해 드려보자, 이런 모색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그런 모색에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은 아직은 제가 말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냥 시간을 끌고 연기를 피울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제가 말할 수 있을 때는 말해야죠.
[앵커]
기한이 있는 고민인가요?
[이낙연]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느 국민이건 제도로부터 배제하는 것, 그건 국가 위기를 부릅니다. 민심과 선거 결과의 괴리가 크면 클수록 정치는 불안정해지고 선거 후에 폭발할 수도 없습니다. 3.15 부정선거로 민심을 왜곡했다가 그 한 달 뒤에 4.19혁명이 난 일도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항상 민심의 흐름과 비슷한 선거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 정치의 도리이고 국가를 위해서 도움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선거제도, 이것은 역시 민심보다는 각 당의 의석 수에 집착해서 안 그래도 양당 독점 구조의 폐해가 큰데 비례대표도 또 나눠먹자는 구조 아닙니까? 그래서 제3의 목소리는 봉쇄하겠다라는 것인데 그것은 국가를 위해서 큰 위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연동형 비례대표제 약속을 지켜야 된다, 유지해 된다는 취지의 말씀을 줄곧 해 오셨고요.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국민의힘은 이미 병립형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민주당 같은 경우에도 병립형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이는 그런 상황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지적을 하고 계신 거잖아요.
[이낙연]
원래 민주당은 꽤 오랫동안 다당제를 지지했었습니다. 그리고 제3당 이하의 당을 우군으로 만들려는 입장을 계속 취해 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민주당이 집권을 몇 번 하고 민주당의 몸집이 불어나면서부터 그걸 멀리 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만이죠. 또 하나는 민주당 지도부가 여러 차례 공언을 했죠, 연동형을 지키겠다는 얘기를. 그러니까 민주당의 오랜 입장을 뒤집었고 대국민 약속을 뒤집은 이중의 배반이 여기에 있습니다. 비례대표 47석 중에서 나누기 어쩌고저쩌고 하면 어떤 걸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10석 안팎의 차이가 있을 거예요. 그것 때문에 신뢰를 잃는다면 그것이 과연 득이 될까. 전체 의석에서 플러스일까. 저는 회의적입니다.
[앵커]
대표님, 그런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한다면 또 여러 우려가 있지 않습니까?
[이낙연]
그렇죠. 위성정당의 우려가 있죠.
[앵커]
송영길 전 대표 같은 경우에는 반윤연대 하겠다. 그리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신당 창당 가능성도 꾸준히 언급이 되고 있는데 이게 민주당이 굳이 연대하겠다고 하지 않더라도 유권자들 같은 경우는 민주당 계열의 정당 아닌가? 이렇게 또 의식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럼 그게 위성정당이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도 있는데요.
[이낙연]
이른바 위성정당이라는 말 듣기 싫으니까 형제자매당, 이렇게도 부르던데요. 국민들이 이제 분간을 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뭔가를 가리고 꾸미고 있구나. 이렇게 해가지고는 국민의 신뢰를 충분히 얻기 어렵고요.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시험문제에 윤석열, 이재명 둘만 설문으로 나와 있고 둘 중의 하나만 고르세요. 그 시험문제를 받아보고 여기는 답이 없는데요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30%라면 그 30%는 그런 식의 정당을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대표님, 그러면 대안을 제시해 줘야 된다는 말씀을 하시니까요. 그 대안이라는 게 변화된 민주당일 수도 있겠고 그 남아 있는 30%의 일부를 변화한 민주당이 수용할 수도 있겠고 그렇지 않다면 아예 새로운 다른 정당이 그 나머지 30%를 수용할 수 있지 않겠냐, 이런 생각을 하시는 것 같기도 해서요. 신당 창당에 대한 고민이 좀 더 깊어지신 것은 아닌지...
[이낙연]
뭔가 새로운 대안을 국민께 제시하는 것이 옳습니다. 왜냐하면 이 정도로 양당의 폐해에 진저리치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경종입니다. 분명히 정치에 대한 국민의 경고입니다. 그걸 계속 외면하고 자기 잇속 차리기에 급급하다면 국민들의 분노가 더 커질 겁니다. 그러지 않도록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면서 국민 여러분, 이 대안은 어떠신가요? 아직도 답이 없는가요? 이렇게 겸손하게 여쭈어보는 것이 정치 안정을 위해서 좋을 거예요.
[앵커]
그 대안이라는 게 비례정당이 될 수도 있는 겁니까?
[이낙연]
지금 병립형으로 간다면 비례정당만으로 대안을 만들기에는 어렵게 되는 거 아닙니까.
[앵커]
연동형을 유지한다는 경우에는...
[이낙연]
조금 더 낫겠죠. 조금 더 낫겠으나.
[앵커]
병립형으로 간다면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 되겠죠.
[이낙연]
그걸 봉쇄하겠다는 양당의 담합 아닙니까? 그것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역행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특정 지역으로 기반한 정당까지 고민하고 계신다고 봐도 되겠습니까?
[이낙연]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닐 겁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이 시험문제에는 정답이 없습니다라는 국민이 특정 지역에 모여 살지 않습니다.
[앵커]
전국정당을 표방하는 새로운 정당을...
[이낙연]
있어야 될 겁니다. 이 대한민국의 정치적 안정 그리고 대한민국이 직면한 이 복합위기에 정치가... 요즘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건 양쪽 모두 호감도 신뢰도 없는 그런 양당이 정권을 주고받다 보니까 국가의 중요 정책이 시계 추처럼 왔다갔다. 국가의 근간이 되는 것마저도 마치 아스팔트 뒤집듯이 막 뒤집히고. 이래가지고 대한민국이란 국가가 지탱할 수 있겠는가 하는 우려를 가진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 국민들의 우려에 부응해서 누군가는 중심을 잡아주는 그 역할을 해야 될 겁니다. 아까 제가 역량 국가라고 하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그런 역량을 가진 그리고 합리적 책임의식을 가진 어떤 사람들이 나와서 양당의 폭주를 제지하는. 그러지 마라고 하는 세력이 있는 것이 국가를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을 제가 독일에서 통감했습니다. 유럽 전체에 극우정당이 지금 대단히 득세하고 있지 않습니까? 네덜란드 같은 개방적인 나라도 극우정당이 제1당이 됐어요. 이건 대단한 위기입니다. 그런데 유럽 전체 중에서 극우정당이 있지만 중앙정치에서까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유일한 나라가 독일입니다. 왜? 더 책임 있고 더 합리적인 세력들이 좌우 연정까지를 해 가면서 극단세력을 변방으로 몰거든요. 변방화하거든요.그래서 중심을 지키는 겁니다. 우리가 거기까지는 가지 못하니까 누군가는 중심을 지키면서 양당의 폭주를 완화하는, 그것이 있어야만 대한민국이 지탱할 수 있을 거다, 그런 문제의식을 확고히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보수진영에서는 이준석 전 대표가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신당을 추진하겠다고... 어제 인터뷰에서 대표님 만나서 대화하고 싶다는 얘기를 해서요. 만나실 수 있습니까?
[이낙연]
적어도 지금은 그런 생각이 없습니다. 사람인데 언젠가는 만날지도 모르죠. 그러나 지금 그런 의도를 가지고 만날 단계는 아니다.
[앵커]
의도라는 건...
[이낙연]
아까 무슨... 다 아시지 않습니까? 우리 국민들이 상상하시는 그 어떤 것.
[앵커]
총선을 앞두고 정당을 만들고 그런 어떤 계산에 따른 만남을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적어도 그럴 시기는 아니다.
[앵커]
그럼 만약에 누군가와 같이 한다면 가장 중요한 가치는 뭐라고 보십니까? 간단히 말씀해 주시죠.
[이낙연]
국가에 대한 책임의식 그리고 합리적 사고. 그거죠.
[앵커]
알겠습니다. 언제쯤이면 대표님의 구체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을까요?
[이낙연]
여러 가지 생각을 아까 말씀드린 대로 가다듬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국가에 대한 위기의식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습니다. 아까 제가 누누이 말씀드린 바와 같이 양당의 폭주에 대한민국을 그대로 맡기다가는 크게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앵커]
인터뷰를 하실 때마다 약간 수위가 조금씩 높아지더라고요. 그래서 오늘도 어떤 신당 창당에 대한 말씀, 고민, 가능성 이런 게 오늘은 또 한 단계 높아지나? 이런 생각을 좀 했었습니다.
[이낙연]
그것보다는 기자들의 생리죠. 늘 새로운 것을 찾아서 얘기하고 싶어 하는.
[앵커]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요. 국민의힘 같은 경우에는 중진들 험지 나가면 안 된다. 이런 혁신안을 두고 지도부와 혁신위가 갈등을 겪었는데 일단 갈등은 봉합된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 갈등 과정에서 주목을 받은 부분도 있었거든요. 민주당 같은 경우에도 이런 혁신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이낙연]
많이 타이밍을 놓쳤지 않습니까? 민주당 혁신위는 이미 실패했고요. 국민의힘 혁신위는 실패가 예정된 것 같고요. 그만큼 혁신이 어렵습니다. 양쪽의 실패는 실패라는 점에서는 공통인데 그 이유는 다르죠. 민주당의 실패는 리더십 과잉에 따른 실패고요. 국민의힘의 실패는 리더십 결핍에 따른 실패죠. 다릅니다.
[앵커]
민주당의 실패는 되돌릴 가능성은 있어 보이십니까?
[이낙연]
이제 뭘 하겠습니까. 별 기대를 안 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의 얘기는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에 더 말씀을 나눌 시간을 마련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낙연]
감사합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 출연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총선을 4개월 앞두고 혼돈에 빠진 민주당.태풍의 핵으로 떠오른 인물, 바로 이낙연 전 대표입니다. 최근 신당 창당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이 전 대표 행보에 정치권에 눈이 쏠리고 있는데요.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하는 건지 전 총리들과의 3자 연대에 나서는 건지 여러 가지 궁금증이 있습니다. 오늘 직접 들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이낙연]
안녕하세요.
[앵커]
대표님, 요즘에 많이 바쁘시던데 이렇게 자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그거부터 여쭤보겠습니다. 대선 이후에 미국에서 1년 동안 연수도 하셨잖아요. 그때 어떻게 지내셨어요?
[이낙연]
그저 공부하고 학교 나가고 또 공부의 결과를 책으로 써서 알량하지만 책 한 권 냈죠. 그다음에 정치인 포함해서 사람들을 만나고 미국 연수 끝난 뒤에는 독일에 가서 20일 동안 있으면서 사람들도 만나고 또 연설, 강연도 하고 그랬습니다.
[앵커]
정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 나가서 보셨을 때 한국 정치권이 다르게 보이시던가요?
[이낙연]
우선 제가 만났던 외국이나 독일 정치인들, 예를 들면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 독일 기민당 외교위원장, 이런 분들을 포함한 정치인들은 국가적 과제에 관심이 집중돼 있어요. 그리고 얘기를 해 보면 굉장히 제가 배울 게 많은 그런 분들이었습니다. 거기에 비하면 한국 정치는 늘 싸우고만 있는 것 같은, 그리고 사적으로 만나도 싸우는 얘기가 주된 화제가 되죠. 그게 참 안타까워요. 한국이 문자 그대로 복합위기에 빠져 있는데 정치가 이래서 될까. 특히 한국은 정부 또는 정치가 역량이 있어야 됩니다. 이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그러지 못하고 싸우고만 있는 게 몹시 안타깝습니다. 지금 세계가 지향하고 있는 건 역량 국가, 역량 있는 국가를 지향하거든요. 한국은 그런 목표를 상실하고 헤매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앵커]
저도 정치부에서 기사 쓸 때 생각해 보면 공방이나 정쟁이나 이런 단어를 참 많이 썼던 것 같아요. 그런 상황에 대해서 지적을 해 주셨고요. 대선 이후에 미국에서 연수를 하고 들어오신 거니까 지금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보면서 또 느낀 점도 있으실 것 같아요. 어떻게 보고 계세요?
[이낙연]
인수위원회도 충분히 가동하고 출범을 했는데 이렇게 준비가 부족할까 싶습니다. 제가 최근에 이대로 간다면 윤석열 정부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악의 정부로 기록될 것 같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그러지 않도록 잘해달라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마는 경제, 사회, 문화, 정치, 외교, 안보. 성한 곳이 없어요. 그 점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요. 특히 내각이 세밀한 맛이 없습니다. 꼼꼼해야 되거든요. 그래서 세밀하지 않다 보니까 이태원 참사 생기고 태풍 피해가 커지고 잼버리 파행되고 그리고 부산엑스포 유치전에서 역사상 역대급 참패. 119:29.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뭔가 국가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느껴질 만큼 좀 정신없다, 혼란스럽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총리를 역임하셨으니까 또 그 입장에서 보는 부분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지금 정부에 변화의 분기점이 있다면 언제가 될 것 같으세요?
[이낙연]
늘 빠를수록 좋죠. 이번에 몇 군데 개각을 했는데 이것이 변화의 시작이기를 바랍니다마는 그 정도의 변화를 가져올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굉장히 미세한 변화고요. 단지 이전의 개각에 비하면 생뚱맞은 인사가 덜 발탁됐다. 이 정도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사가 방통위원장이 된다든가 외교관이 중소기업부 장관이 된다든가 이것은 좀 납득이 잘 안 되는 그런 느낌이 있습니다.
[앵커]
민주당 일각에서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는 분들도 있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 보면서는 어떤 생각 드셨어요?
[이낙연]
탄핵이 거론된다는 것은 대통령도 의식을 하고 있는 것 같죠? 그전에 대통령이 어떤 자리에서 얘기를 했어요. 그건 의식을 하고 있다는 뜻이죠. 의식을 하고 계신다면 그런 불행이 오지 않도록 더 잘해 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민주당도 힘 자랑을 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꼭 득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 하는 걸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지나치게 탄핵 발언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조금 우려의...
[이낙연]
우리 국민들은 정당이나 정부나 어떤 조직이나 어떤 사람이나 자기 책임을 다하고 권한을 정당하게 행사하는 것은 지지하지만 힘 자랑하는 것은 민감하게 싫어합니다. 선거를 해 보면 조금만 오만한 기가 보여도 점수가 떨어집니다. 우리 국민들이 굉장히 예민합니다.
[앵커]
지난번 총선 때 공동선대위원장 하셨잖아요. 그때 마지막 유세 현장에서도 그 당시에 민주당 많이 거만하다, 버릇 고쳐놓겠다, 이렇게 말씀하셨던 게 생각이 나요 .
[이낙연]
종로 동묘에서 그 연설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참 전국 50군데 정도 지원 유세 다니면서도 종로를 맡았고 또 종로 선거 사상 최고 표차로 이겼죠.
[앵커]
지금 말씀을 쭉 들어보면서 정부에 대해서도 지금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시면서 민주당에 대해서도 힘 자랑하는 거 견제해야 된다, 이렇게 지적을 해 주셨는데 민주당의 상황에 대해서는 대선 이후에 지금까지 어떻게 보셨어요?
[이낙연]
안타까운 일이 많죠. 그러나 제가 말을 늘 한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고요. 그래서 줄곧 침묵하면서 민주당의 변화를 기다리고 했는데 변하지를 않아요. 그래서 저 나름의 위기의식을 가지고 이제는 말을 하는 것이 저의 도리이겠다. 그래서 조금씩 말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보십니까?
[이낙연]
도덕성이 둔해지는 것이죠.
[앵커]
어떤 면에서 그럴까요?
[이낙연]
우선 사법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분이 사십 분 정도 되지 않습니까. 물론 검찰의 과잉수사라든가 검찰권의 남용이라는 문제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리고 검찰이 공정하지 않다는 의심은 계속 살아 있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같으면 그런 잘못이 드러날 때마다 뭔가를 정리하고 갔을 텐데 요즘은 웬만한 건 뭉개고 지나가는 것 같은 그런 이미지가 국민들께는 많이 질릴 거예요. 그게 쌓이다 보니까 다른 노력이 가려져서 잘 보이지 않는. 그리고 그런 얘기를 내부에서 토론도 하고 걸러야 할 텐데 그런 것마저도 이렇게 잠잠해지는 것 같은 답답함을 국민들께 내비치고 있는 것이죠.
[앵커]
지금 40여 명 의원들이 법적인 문제 걸려 있다, 말씀을 해 주셨는데 그 중심에 있는 건 이재명 대표입니까?
[이낙연]
제일 많이 관여돼 있는 분은 그렇죠.
[앵커]
그래서 최근 언론 인터뷰를 부쩍 많이 하게 되시면서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를 많이 내셨고 거취를 결정해야 된다는 취지의 말씀도 하셨는데 그러면서 강성 지지층의 공세도 굉장히 거셌습니다. 그런데 요 며칠 사이에 이재명 대표가 자제를 촉구하고 출당 청원글도 내렸고요. 그리고 어제 같은 경우에는 이재명 대표가 대표님과 만나고 싶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냈거든요. 이런 상황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낙연]
변화의 시작이기를 바랍니다마는 그거 가지고 속단하기는 빠릅니다. 이런 일들은 과거에도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는 변화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거든요. 그래서 기대는 하지만 특별히 확신하기에는 빠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미국에 계실 때도 대표님 출당하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5만 명 넘게 동의했습니다.
이낙연]
미국에서 공부하고 책 쓰고 책이 나온 직후였을 겁니다. 그때 제명 청원이 시작돼서 5만 명 넘게 됐죠. 누구도 그걸 제지하지 않았고요.
[앵커]
그 당시에 제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진 의원들이나 아니면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해서 비판하는 비명계 의원들에 대해서 강경하게 지지층이 공격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거에 대해서 사실 방관해 온 거 아니냐, 이런 문제의식도 갖고 계신 것 같아요.
[이낙연]
확고한 의지가 있었다면 얼마든지 완화하거나 중지시킬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완화되지도 않고 중지되지도 않았다는 것은 그 의지를 확신시키기에는 좀 부족하다.
[앵커]
이재명 대표가 그럴 때마다 단합이 중요하다, 그런 메시지를 내왔지만 이번에 보인 모습도 그때와 별반 다른 것 같지는 않다, 지금 볼 때는.
[이낙연]
제가 7월에 그분 만났을 때도 그분은 단합 얘기 한마디만 했어요. 제가 그때 혁신을 통한 단합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당의 현 상황에 대해서 국민들이 충분히 신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혁신을 통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가면서 단합하는 것이 진정한 단합이다. 그렇지 않고 그냥 아무 말 말고 따라와라, 그것이 단합이라고 한다면 국민이 신뢰하지 못할 것이고 그것은 당의 승리에 도움이 안 된다, 이런 취지의 말씀을 드렸는데 그 뒤로 혁신은 되지 않았고 여전히 그냥 아무 말 말고 따라와라, 그것이 단합이다라는 분위기가 이렇게 짓누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식으로는 당내는 침묵의 단합이 이뤄질지 모르지만 당 바깥의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기는 어려울 겁니다.
[앵커]
7월달에도 만나서 혁신을 통한 단합을 말씀하셨다고 하셨는데 그 혁신이라는 건 결국 이재명 대표의 거취 표명을 전제로 한 겁니까? 그게 가장 중요한 문제인가요?
[이낙연]
제가 그걸 공개적으로 말씀한 적은 별로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뭘 하라, 뭘 하라. 이렇게 제가 흥정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만큼의 용기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틀림없죠.
[앵커]
그렇다면 저도 대표님의 인터뷰를 최근에 쭉 봤습니다마는 메시지를 보면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는 어쨌든 지금 대표직을 유지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말씀을 해오신 것으로 이해가 되는데 그 배경에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결국 문제가 될 거다, 이런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까?
[이낙연]
그렇죠. 늘 민주당이 뭔가를 변화하려고 해도 그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짓누르게 되면 국민들께 민주당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가 매우 어려울 거 아니겠습니까. 당을 걱정한다면 당연히 그 문제가 걱정거리가 안 될 수가 없는 것이겠죠.
[앵커]
이재명 대표가 어제 한 얘기를 보면 당의 단합 그리고 소통이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누구나 열어놓고 소통하고 대화하고 협의해 나갈 생각이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대표님과 만날 생각이 있느냐의 취지의 질문에 이렇게 답을 한 건데 지금 공식적으로 만나자는 제안이 온 상황인가요?
[이낙연]
아니요. 그 누구로부터도 듣지 못했습니다.
[앵커]
오더라도 지금 상황에서는 만날 생각이 없다는 말씀이신 거죠?
[이낙연]
그러니까 민주당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확인된다면 오늘이라도 만나겠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고 사진 한 장 찍고 단합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번에도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지금도 누구누구를 만나고 계시는 것 같은데 그분들 얘기 들어보면 그냥 도와달라, 이런 선입니다.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 별로 보이지 않는. 그렇게 해가지고 국민의 신뢰를 충분히 회복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런 질문이 참 피로하실 것 같기는 한데, 아마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것 같아서요. 그러면 이재명 대표가 단합하자, 도와달라 이렇게 할 때 어떤 약속이 필요한 겁니까?
[이낙연]
당은 그냥 이대로 갈 테니까 아무 말 말고 따라오세요. 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있겠습니까? 이 체제 이대로 가겠다면 저 같은 사람이 왜 필요하죠? 그냥 이대로 하는 대로 하면 될 거 아니겠습니까? 거듭 말씀드리지만 민주당은 변화의 모습을 보여줘야만 총선 승리를 기약할 수 있고요. 그러지 않고 이대로 간다면 현재의 상태 그대로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하겠다면 도리가 없지만 거기에 제가 할 일이 있겠는가 싶네요. 그것보다 더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더 국가를 위해서 보탬이 되겠죠.
[앵커]
이재명 대표가 이재명 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지금 민주당 이 상황에서 대표님이 뭔가 당에서 자리를 맡더라도 그게 큰 의미는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이낙연]
체제라는 것뿐만 아니라 지금의 당내 문화라든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라든가 이거 이대로 갈 테니까 다른 사람들은 아무 말 말고 그냥 따라오세요라는 것은 진정한 단합이 아니죠.
[앵커]
알겠습니다. 비명계 의원들 같은 경우에는 이제 총선이 넉 달밖에 남지 않았으니까요. 공천 문제에 대해서도 굉장히 고심이 깊을 것 같은데 공천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는 거 아니냐, 이런 예상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벌써 공천학살, 이런 단어를 쓰는 경우도 있는데 대표님께서도 그런 상황에 대해서 우려를 하시는지...
[이낙연]
잘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민주당은 간간이 저의 상상을 뛰어넘더라고요. 상상보다 더 좋아지는 경우보다는 나쁜 경우가 더 많지만. 그래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하기가 어렵습니다.
[앵커]
지금 많은 언론에서는 이렇게 가면 예를 들면 지금 비명계 의원님들 지역구에 강성 지지층들이 가서 플래카드를 걸어둔다거나 수박이라는 용어를 쓰면서 공격을 한다거나 사무실에 찾아가서 압박을 한다거나 이런 어려움을 호소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대로 갈 것인지. 그래서 공천학살이라는 말이 실현될 것인지, 언론에서는 그렇게 많이 예상을 하고 있는데 대표님 말씀 들어보면 변화의 가능성도 있지 않겠나, 이런 말씀으로 이해가 되거든요.
[이낙연]
글쎄요. 그러니까 대충 그렇게 상상하는데, 앵커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 상상보다 더 나쁠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 상상을 뛰어넘는다는 얘기는요.
[앵커]
알겠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이재명 대표가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한 입장 표명도 지금 상황에서는 중요한 거 아닙니까?
[이낙연]
글쎄요.
[앵커]
당의 화합에는 공천 문제도 중요한 과제일 것 같아서요.
[이낙연]
그러겠죠. 그런 세세한 이야기는 제가 하지 않는 게 옳고요. 어떤 분은 제가 요즘에 이러고 다니는 게 무슨 자기 사람들 공천 흥정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 이렇게 턱없는 얘기를 하던데 그렇지 않습니다. 저 흥정할 생각 없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김부겸 전 총리, 정세균 전 총리와도 당의 문제에 대해서 인식을 공유했다, 이렇게 말씀하셨고요. 세 분께서 조만간 만날 계획이신가요?
[이낙연]
그런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 어떤 다른 계기로 또는 일부러 1:1로 만난 적은 있습니다마는 문제의식, 당에 대한 걱정, 나라에 대한 걱정은 했지만 행동 얘기를 한 것은 아닙니다. 더구나 정세균 총리님은 노무현재단 이사장이시고 김부겸 총리님은 우리 셋 중에 가장 젊지만 정치 은퇴를 일단은 선언하신 분이어서 제약이 있을 겁니다. 그런 분들께 억지로 얽어간다든가 그런 생각은 없습니다. 그저 당이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식의 걱정은 꽤 깊게 하고 계십니다.
[앵커]
이 세 분께서 비명계의 구심점이 되는 거 아니냐, 이렇게 보는 시각도 있어서요.
[이낙연]
글쎄요. 일정한 제약은 지키려고들 하실 겁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정세균 총리님께서는 노무현재단 이사장으로서 그 울타리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든가 김부겸 총리께서는 제가 정계 은퇴를 발표한 사람인데라든가, 하는 것을 쉽게 깨뜨리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총리연대를 하는 거 아니냐, 이러한 얘기도 많이 들어보셨죠?
[이낙연]
그 정도는 아니고요. 그리고 그 정도로 책임 있는 일을 하신 분들을 이렇게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억지고 얽어간다든가 하는 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죠. 그런 생각 없습니다.
[앵커]
만약에 신당을 창당하신다면 어느 범위까지 함께하실까, 이것도 궁금한 사항...
[이낙연]
궁금하시겠지만 앞서가는 질문이네요.
[앵커]
신당 창당을 전제로 질문하는 게 많이 앞서간 겁니까?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세요?
[이낙연]
그렇죠. 지금 저의 머리에 가득차 있는 것은 위기에 빠져 가는 대한민국을 어찌할 것인가. 그 위기의 핵심은 정치의 위기가 있는데 그리고 많은 국민들께서 정치에 절망하고 계시는데 정치가 그런 국민들을 나 몰라라 하는 것, 이대로 좋을 것인가. 그런 국민들을 돕는 방법이 무엇인가. 그런 것이 제 머리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생각을 가다듬도 있고요. 늦지 않게 말씀을 드릴 기회가 올 겁니다.
[앵커]
어제 강연하시는 현장에도 기자들이 많이 가서 기다리고 있다가 나오실 때 여러 질문을 쏟아냈는데 그 자리에서도 이와 비슷한 말씀을 여러 차례 하시더라고요. 국민께 도움 되는 일이 뭘까, 이거 지금 고민하고 있다, 이 문제가 중요하다. 이 말씀을 하시는데 이게 좀 더 구체화된 내용이 있을까. 어떤 고민을 하시는 건지...
[이낙연]
여러 차례 말씀을 드렸지만 여론조사를 거칠게 보면 양당 모두 싫다는 국민이 30%가량 됩니다. 그런 국민들께 작년부터 내년 총선 또는 그 이후까지 양당만 놓고 답을 고르세요 하는 시험문제를 계속 강요하고 있잖아요. 그러면 그 30%는 어디로 가야 합니까? 그래서 양당 모두 싫다는 국민들께 이런 대안은 어떠신가요라고 제시해야 그것이 정치의 의무라고 생각을 해요. 그렇지 않고 그 국민들을 배제한다면 그런 국민들의 목소리는 제도에 투입되지 못할 거 아닙니까? 국회에 반영되지 못할 거 아닙니까? 그럼 정치의 불안정으로 가고 국가 위기를 심화시킬 겁니다. 그러니까 양당이 좋다는 분을 빼앗아가자는 게 아니라 마음 둘 곳을 잃어버린 국민들께 마음 둘 곳을 하나 제시해 드려보자, 이런 모색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그런 모색에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은 아직은 제가 말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냥 시간을 끌고 연기를 피울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제가 말할 수 있을 때는 말해야죠.
[앵커]
기한이 있는 고민인가요?
[이낙연]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느 국민이건 제도로부터 배제하는 것, 그건 국가 위기를 부릅니다. 민심과 선거 결과의 괴리가 크면 클수록 정치는 불안정해지고 선거 후에 폭발할 수도 없습니다. 3.15 부정선거로 민심을 왜곡했다가 그 한 달 뒤에 4.19혁명이 난 일도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항상 민심의 흐름과 비슷한 선거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 정치의 도리이고 국가를 위해서 도움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선거제도, 이것은 역시 민심보다는 각 당의 의석 수에 집착해서 안 그래도 양당 독점 구조의 폐해가 큰데 비례대표도 또 나눠먹자는 구조 아닙니까? 그래서 제3의 목소리는 봉쇄하겠다라는 것인데 그것은 국가를 위해서 큰 위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연동형 비례대표제 약속을 지켜야 된다, 유지해 된다는 취지의 말씀을 줄곧 해 오셨고요.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국민의힘은 이미 병립형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민주당 같은 경우에도 병립형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이는 그런 상황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지적을 하고 계신 거잖아요.
[이낙연]
원래 민주당은 꽤 오랫동안 다당제를 지지했었습니다. 그리고 제3당 이하의 당을 우군으로 만들려는 입장을 계속 취해 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민주당이 집권을 몇 번 하고 민주당의 몸집이 불어나면서부터 그걸 멀리 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만이죠. 또 하나는 민주당 지도부가 여러 차례 공언을 했죠, 연동형을 지키겠다는 얘기를. 그러니까 민주당의 오랜 입장을 뒤집었고 대국민 약속을 뒤집은 이중의 배반이 여기에 있습니다. 비례대표 47석 중에서 나누기 어쩌고저쩌고 하면 어떤 걸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10석 안팎의 차이가 있을 거예요. 그것 때문에 신뢰를 잃는다면 그것이 과연 득이 될까. 전체 의석에서 플러스일까. 저는 회의적입니다.
[앵커]
대표님, 그런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한다면 또 여러 우려가 있지 않습니까?
[이낙연]
그렇죠. 위성정당의 우려가 있죠.
[앵커]
송영길 전 대표 같은 경우에는 반윤연대 하겠다. 그리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신당 창당 가능성도 꾸준히 언급이 되고 있는데 이게 민주당이 굳이 연대하겠다고 하지 않더라도 유권자들 같은 경우는 민주당 계열의 정당 아닌가? 이렇게 또 의식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럼 그게 위성정당이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도 있는데요.
[이낙연]
이른바 위성정당이라는 말 듣기 싫으니까 형제자매당, 이렇게도 부르던데요. 국민들이 이제 분간을 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뭔가를 가리고 꾸미고 있구나. 이렇게 해가지고는 국민의 신뢰를 충분히 얻기 어렵고요.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시험문제에 윤석열, 이재명 둘만 설문으로 나와 있고 둘 중의 하나만 고르세요. 그 시험문제를 받아보고 여기는 답이 없는데요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30%라면 그 30%는 그런 식의 정당을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대표님, 그러면 대안을 제시해 줘야 된다는 말씀을 하시니까요. 그 대안이라는 게 변화된 민주당일 수도 있겠고 그 남아 있는 30%의 일부를 변화한 민주당이 수용할 수도 있겠고 그렇지 않다면 아예 새로운 다른 정당이 그 나머지 30%를 수용할 수 있지 않겠냐, 이런 생각을 하시는 것 같기도 해서요. 신당 창당에 대한 고민이 좀 더 깊어지신 것은 아닌지...
[이낙연]
뭔가 새로운 대안을 국민께 제시하는 것이 옳습니다. 왜냐하면 이 정도로 양당의 폐해에 진저리치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경종입니다. 분명히 정치에 대한 국민의 경고입니다. 그걸 계속 외면하고 자기 잇속 차리기에 급급하다면 국민들의 분노가 더 커질 겁니다. 그러지 않도록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면서 국민 여러분, 이 대안은 어떠신가요? 아직도 답이 없는가요? 이렇게 겸손하게 여쭈어보는 것이 정치 안정을 위해서 좋을 거예요.
[앵커]
그 대안이라는 게 비례정당이 될 수도 있는 겁니까?
[이낙연]
지금 병립형으로 간다면 비례정당만으로 대안을 만들기에는 어렵게 되는 거 아닙니까.
[앵커]
연동형을 유지한다는 경우에는...
[이낙연]
조금 더 낫겠죠. 조금 더 낫겠으나.
[앵커]
병립형으로 간다면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 되겠죠.
[이낙연]
그걸 봉쇄하겠다는 양당의 담합 아닙니까? 그것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역행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특정 지역으로 기반한 정당까지 고민하고 계신다고 봐도 되겠습니까?
[이낙연]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닐 겁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이 시험문제에는 정답이 없습니다라는 국민이 특정 지역에 모여 살지 않습니다.
[앵커]
전국정당을 표방하는 새로운 정당을...
[이낙연]
있어야 될 겁니다. 이 대한민국의 정치적 안정 그리고 대한민국이 직면한 이 복합위기에 정치가... 요즘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건 양쪽 모두 호감도 신뢰도 없는 그런 양당이 정권을 주고받다 보니까 국가의 중요 정책이 시계 추처럼 왔다갔다. 국가의 근간이 되는 것마저도 마치 아스팔트 뒤집듯이 막 뒤집히고. 이래가지고 대한민국이란 국가가 지탱할 수 있겠는가 하는 우려를 가진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 국민들의 우려에 부응해서 누군가는 중심을 잡아주는 그 역할을 해야 될 겁니다. 아까 제가 역량 국가라고 하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그런 역량을 가진 그리고 합리적 책임의식을 가진 어떤 사람들이 나와서 양당의 폭주를 제지하는. 그러지 마라고 하는 세력이 있는 것이 국가를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을 제가 독일에서 통감했습니다. 유럽 전체에 극우정당이 지금 대단히 득세하고 있지 않습니까? 네덜란드 같은 개방적인 나라도 극우정당이 제1당이 됐어요. 이건 대단한 위기입니다. 그런데 유럽 전체 중에서 극우정당이 있지만 중앙정치에서까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유일한 나라가 독일입니다. 왜? 더 책임 있고 더 합리적인 세력들이 좌우 연정까지를 해 가면서 극단세력을 변방으로 몰거든요. 변방화하거든요.그래서 중심을 지키는 겁니다. 우리가 거기까지는 가지 못하니까 누군가는 중심을 지키면서 양당의 폭주를 완화하는, 그것이 있어야만 대한민국이 지탱할 수 있을 거다, 그런 문제의식을 확고히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보수진영에서는 이준석 전 대표가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신당을 추진하겠다고... 어제 인터뷰에서 대표님 만나서 대화하고 싶다는 얘기를 해서요. 만나실 수 있습니까?
[이낙연]
적어도 지금은 그런 생각이 없습니다. 사람인데 언젠가는 만날지도 모르죠. 그러나 지금 그런 의도를 가지고 만날 단계는 아니다.
[앵커]
의도라는 건...
[이낙연]
아까 무슨... 다 아시지 않습니까? 우리 국민들이 상상하시는 그 어떤 것.
[앵커]
총선을 앞두고 정당을 만들고 그런 어떤 계산에 따른 만남을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적어도 그럴 시기는 아니다.
[앵커]
그럼 만약에 누군가와 같이 한다면 가장 중요한 가치는 뭐라고 보십니까? 간단히 말씀해 주시죠.
[이낙연]
국가에 대한 책임의식 그리고 합리적 사고. 그거죠.
[앵커]
알겠습니다. 언제쯤이면 대표님의 구체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을까요?
[이낙연]
여러 가지 생각을 아까 말씀드린 대로 가다듬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국가에 대한 위기의식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습니다. 아까 제가 누누이 말씀드린 바와 같이 양당의 폭주에 대한민국을 그대로 맡기다가는 크게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앵커]
인터뷰를 하실 때마다 약간 수위가 조금씩 높아지더라고요. 그래서 오늘도 어떤 신당 창당에 대한 말씀, 고민, 가능성 이런 게 오늘은 또 한 단계 높아지나? 이런 생각을 좀 했었습니다.
[이낙연]
그것보다는 기자들의 생리죠. 늘 새로운 것을 찾아서 얘기하고 싶어 하는.
[앵커]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요. 국민의힘 같은 경우에는 중진들 험지 나가면 안 된다. 이런 혁신안을 두고 지도부와 혁신위가 갈등을 겪었는데 일단 갈등은 봉합된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 갈등 과정에서 주목을 받은 부분도 있었거든요. 민주당 같은 경우에도 이런 혁신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이낙연]
많이 타이밍을 놓쳤지 않습니까? 민주당 혁신위는 이미 실패했고요. 국민의힘 혁신위는 실패가 예정된 것 같고요. 그만큼 혁신이 어렵습니다. 양쪽의 실패는 실패라는 점에서는 공통인데 그 이유는 다르죠. 민주당의 실패는 리더십 과잉에 따른 실패고요. 국민의힘의 실패는 리더십 결핍에 따른 실패죠. 다릅니다.
[앵커]
민주당의 실패는 되돌릴 가능성은 있어 보이십니까?
[이낙연]
이제 뭘 하겠습니까. 별 기대를 안 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의 얘기는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에 더 말씀을 나눌 시간을 마련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낙연]
감사합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