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 달 남기고 '오리무중' 선거제...'병립형 vs 준연동형' 동상이몽

넉 달 남기고 '오리무중' 선거제...'병립형 vs 준연동형' 동상이몽

2023.12.03. 오전 04:5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내년 총선까지 넉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 선거를 치르는 방식, 선거제도는 아직도 오리무중입니다.

지난 총선 때 논란이 된 '위성정당'을 낳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어떻게 할 거냐를 놓고 여야는 물론, 야당 내부에서도 동상이몽입니다.

조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치러진 지난 2020년 총선에서 거대 양당은 비례대표 47석 가운데 36석을 가져갔습니다.

30석에 대해 상한선, 이른바 '캡'을 씌워 지역구 의석을 적게 가져간 정당의 의석 수를 보전해주기로 한 제도를 악용해 '위성정당'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거대 양당이 꼼수를 부려 무력화시킨 현행 제도를 어떻게 만질 거냐가 넉 달 남은 22대 총선의 핵심 과제입니다.

국민의힘은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나누는 '병립형' 제도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여기에 전국을 3개에서 5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자는 겁니다.

[김상훈 / 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21일) : 국민의힘은 9월 1일 원내 의원총회를 개최해서 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를 하는 것으로 추인받았습니다.]

그러면서 기존대로 선거를 치른다면, '위성정당'을 다시 한 번 만들 수밖에 없다며 선거제 개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최형두 / 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23일 / MBC 라디오 인터뷰) : (어쩔 수 없이 위성정당을 만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 맞습니까?) 그렇죠. 우리는 병립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지난번부터 우리는 이런 연동형이 우리 정치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선거제를 놓고 의원총회에서 난상토론을 벌인 민주당은 계파 갈등 양상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해 대선 당시 '연동형 유지'를 골자로 한 위성정당 방지 방안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최근 '병립형' 선호로 입장을 바꿨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달 28일) : 만약에 내년 총선에서 우리가 1당을 놓치거나,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지금대로라면 위성정당 없이는 선거에서 제1당이 될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인데, 친명계를 중심으로 힘을 얻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당내 비명계는 혁신에 역행한다며 위성정당을 방지하는 연동형 비례제를 주장하면서 맞서고 있습니다.

[이탄희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달 28일) : 양당 카르텔 법을 통과시켜 우리의 정체성을 부정한다면 다음 총선에서 우리의 운명은 언제 꺼질지 모르는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울 것입니다.]

지난 총선에서 거대 양당에 농락당한 소수 야당은 병립형 회귀는 퇴행이라고 비판하면서 총선을 어떤 방식으로 치르게 될지 마냥 기다리는 처지입니다.

[김희서 / 정의당 수석대변인 (지난달 29일) : 선거제 개혁의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병립형으로의 퇴행에 분명히 선을 긋고 위성정당 방지 약속을 확실히 해야 합니다.]

여야는 물론, 야당 내부서도 첨예한 입장 차이 탓에 선거제 합의는 난항에 난항이 예상됩니다.

이런 탓에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를 정하는 선거구 획정도 7개월 넘게 지연되고 있습니다.

선거제 개편이 접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오는 12일부터는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됩니다.

이때까지 합의하지 못한다면 어떤 제도로 선거를 치르게 될지 알지도 못한 채 우선 후보 등록부터 하는 촌극이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YTN 조성호입니다.


촬영기자 : 이성모 한상원

영상편집 : 연진영

그래픽 : 유영준




YTN 조성호 (chosh@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