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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김정진 앵커
■ 출연 : 왕선택 한평정책연구소 글로벌 외교 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와이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북한 문제를 중심으로 이번 주 진행된 한반도 외교안보 뉴스를 심층 분석하는 북한 리포트 시간입니다. 오늘도 한평정책연구소 왕선택 글로벌외교센터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북한이 헌법에 핵무력 고도화를 명시했습니다. 국제사회는 계속 비핵화를 얘기하고 있는데 완전히 반대로 가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왕선택]
외형적으로 보면 비핵화라고 하는 이런 문제, 북핵 문제 해결이라고 하는 과제가 더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은 핵무력 고도화, 이런 부분들을 법령으로 지난해 제정해서 그런 식으로 운영을 해 왔는데 이것을 그것보다 한 단계 높은 헌법에 명기를 해 놨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이제 비핵화를 한다는 것 자체를 꿈도 꾸지 못하는 이런 논리가 생기죠. 그래서 형식적으로 보면 훨씬 어려워졌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
실질적으로 보면 크게 차이가 없다, 또 이렇게 분석할 수도 있습니다. 북한이 법령이나 헌법에 핵보유국, 이런 식으로 그런 문구를 집어넣었던 것은 2012년입니다. 11년 전부터입니다. 2012년 헌법 개정할 때 서문에 북한은 핵무기 보유국, 이런 문구를 넣었거든요. 그다음에 지난해 말씀드린 대로 아예 법을 별도로 만들어서 제정을 했고요. 그렇지만 그 사이에 북한은 비핵화 협상을 한 적이 있습니다. 2018년에 남북 정상회담을 하면서 두 정상이 비핵화 문제를 분명히 논의했고요. 2018년 9월에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서 비핵화에 대한 언급을 한 적이 있죠. 그리고 북미 정상회담도 했습니다. 거기에서 아예 문건으로 비핵화에 대한 부분이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2019년에 하노이 정상회담 할 때도 가장 큰 쟁점은 비핵화 문제였습니다. 헌법에 들어간 게 2012년인데, 2018년에 협상을 했습니다. 그런 과거 상황을 볼 때 실질적으로는 달라진 건 없고 형식적인 차원에서 분명히 어려워졌다, 두 가지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앵커]
실질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헌법에 굳이 핵무력 고도화를 명기한 이유가 있습니까?
[왕선택]
선전선동 차원에서는 이익이 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우선 국내 정치적으로 보면 김정은 위원장은 국내 정치적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강대한 적인 미국과 당당하게 맞서는 위대한 지도자다, 카리스마가 넘치는 지도자다, 전혀 겁이 없다, 이런 이미지를 심어주는 노력을 해 왔습니다. 그런 일환일 수가 있고요.
또 하나는 남쪽에 주는 메시지일 수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5월에 출범을 했는데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3차원 접근을 한다. 첫째는 효과적으로 억제를 하고 두 번째로는 단념을 시키고 그다음에 외교 협상을 해서 다 해결하겠다. 이런 것 중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하고 싶은 말은 억제 안 된다. 단념 안 한다. 외교 협상은 없다, 이런 메시지를 강하게 표현하는 방법으로 이렇게 헌법에 명기하는 방법을 사용한 것 같고.
최근에 한미일 3국 협력체가 출범했습니다, 캠프 데이비드 회의를 통해서. 그 부분에 대해서 북한이 저러니까 내가 핵무기를 보유할 수밖에 없다라고 하는 점을 강조하면서 중국이나 러시아, 기타 지구촌 전체에 북한이 핵무기를 고도화하는 것은 정당한 것이다라고 하는 선전선동 차원, 이런 것들이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실질적인 도움은 없지만 형식적인 차원에서, 특히 선전선동 차원에서 어떤 효과를 노렸다, 이렇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앵커]
김정은 위원장이 신냉전이나 반미연대 이런 걸 강조하는 건 한미일 결속에 따른 반작용으로 봐야 됩니까?
[왕선택]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안보 딜레마라는 말이 국제정치에서 논의가 되고 있는데. A와 B가 서로 적대적인 관계가 있을 때 A라는 국가에서 봤을 때 B가 자기보다 더 많은 군사력을 증강한 거죠. 그러면 나도 군사력 증강을 그만큼 해야 되는데 B가 10점 정도의 증강을 했으면 A는 20 정도를 해야 안심이 된다는 거죠. 이런 것들이 계속해서 너는 10점, 나는 10점. 그러면 얘는 30점, 여기는 40점, 이렇게 올라가는 것이죠. 이게 안보 딜레마의 중요한 부분인데. 한국과 미국 또 일본은 북한의 핵무기의 위협이 커졌기 때문에 한미일 협력체를 만드는 상황까지 갔는데 그걸 가지고 북한은 오히려 한미일의 핵위협이 커졌기 때문에 핵무력을 고도화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선전을 하는 것이죠. 그래서 이런 것들이 어떤 정치적인 심리전에 사용되고 있어서 우리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한 상황입니다.
[앵커]
북한도 지금 연대를 많이 강조하고 있지 않습니까?
[왕선택]
반미연대를 하겠다, 이런 건데 가능성이 없지는 않습니다. 지금 러시아는 아예 미국과 반미연대를 하겠다고 나섰고 벨라루스도 러시아와 거의 같은 편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러시아, 벨라루스, 북한 이 세 나라가 반미연대에 참여할 수 있고 시리아도 그럴 가능성이 있고요. 또 중국도 혹시 참여할 가능성이 있고. 전체적으로 지구촌의 200개 되는 반미연대할 테니까 참가할 사람? 그러면 10개 정도는 아마 손 들 수 있습니다.
[앵커]
그 정도나 나옵니까?
[왕선택]
그러니까 그런 반미국가 연대를 만들어서 아예 별도로 살자. 미국의 압박에 순종하지 말자. 이런 입장을 할 수는 있겠는데 여기에서 중국이 참여하느냐, 안 하느냐가 중요하죠. 중국이 참여하면 의미 있는 반미연대가 됩니다. 냉전이 재현될 수 있죠. 그러나 중국이 지금 참여할 가능성이 별로 없죠. 그런 차원에서 반미국가 연대라고 하는 것이 성공할 가능성은 조금은 있지만 크지는 않다.
[앵커]
러시아만으로 부족한 이유는 뭡니까?
[왕선택]
중국이라고 하는 거대한 경제력, 군사력, 이런 것들이 받침이 돼야 되는데 러시아의 군사력은 막강하지만 경제력이라는 차원에서 굉장히 제한적인 나라입니다. 경제력 규모로만 보면 대한민국하고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한 10위권 정도라서 국제질서 자체, 구도 자체를 변경시킬 수 있는 힘이 없습니다. 그 정도 되려면 중국이 움직이거나 유럽연합 전체가 움직이는, 이 정도가 되면 국제질서가 변경이 되는 상황이 되는데 러시아, 북한, 벨라루스 정도 가지고는 국제질서가 흔들리지 않고 미국 주도의 단극질서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앵커]
김정은 위원장의 최근 외교 행보가 분주해졌잖아요. 이걸 지금 말씀하셨던 반미외교 연대의 강화라고 봐야 될까요?
[왕선택]
현상적으로 보면 반미국가 연대를 구축하는 게 가장 큰 현상인데, 북한이 노리는 것은 반미국가 연대가 아닙니다. 그걸 더 뛰어넘어서 신냉전 구도를 만드는 것입니다. 반미국가 연대를 만들어서 미국의 통제를 받지 않는 별도의 세력권을 만들어서 예전에 공산주의와 자본주의가 싸우듯이 별도의 세력권을 만드는 게 북한의 목표죠. 김정은 위원장의 목표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이 과연 될 것이냐. 다시 말씀드리면 중국이 참여하면 의미 있는 신냉전 구도가 될 수 있는데 중국이 과연 미국과 관계를 끊고 한국과 관계를 끊고 유럽연합과 관계를 끊고 경제발전을 이룰 수가 있는가 의문이죠. 의문 정도가 아니라 그건 답이 아닌 거죠. 그렇게 되면 러시아나 북한 입장에서는 몰릴 대로 몰려 있으니까 반미연대를 할 수 있지만 중국은 몰릴 대로 몰리는 게 아니라 미국과 계속해서 협상을 하고 있는 국면이라는 거죠. 참여 안 하겠죠, 반미연대에. 그러면 신냉전 구도는 생기지가 않겠죠.
[앵커]
그러면 북한이 지금 가능성이 없는 곳에 베팅을 하고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왕선택]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김정은 입장에서 보면 저보고 잘 모르는 얘기다, 이럴 수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얘기를 계속해서 따라가 보면 두 가지 메시지가 있습니다. 신냉전 구도가 완성됐으니, 신냉전 시대가 왔으니 거기에 잘 편승해서 국익을 확대해야 된다, 이런 메시지가 있고. 신냉전 구도가 올 수 있는 유동적인 환경이 됐으니까 우리가 주동적으로 신냉전으로 밀어버리자, 그게 북한에 유리하다, 이런 입장이 있거든요.
그런데 만약에 신냉전 구도가 왔으니까 거기에 맞춰서 국가 시스템을 그쪽으로 가자고 한다면 저는 그건 오판이라고 봅니다. 지금 중국이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고 러시아가 최대 우군인데 러시아가 과연 어떻게 할지는 그건 또 알 수 없습니다. 러시아는 과거 제1차 대전, 제2차 대전 그런 시기, 또 냉전 종식 이후 여러 가지 상황을 봤을 때 러시아나 구소련은 계산기를 두드려서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되면 약속을 지키지만 국가 이익에 도움이 안 되면 아주 과감하게 공약을 폐기하는 그런 전력이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러시아의 외교는 어떻게 보면 강대국 외교, 강대국 외교 중에서도 대국주의 이런 것들을 좀 하기 때문에 러시아를 믿고 북한의 운명을 맡기는 건 제가 볼 때는 위험한 오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참여도 지금 거의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북한은 오판을 할 가능성이 있는데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신냉전 구도를 주동하겠다, 만들어가겠다. 그 과정 속에서 부수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이러면 의미가 있습니다. 아마도 김정은 위원장은 그쪽인 것 같습니다. 겉으로는 신냉전 구도가 왔다고 하지만 속으로는 신냉전 구도라고 하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부산물을 얻을 요량인 것 같습니다. 그 부산물이란 뭐냐.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는 겁니다.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기정사실화하는 효과를 얻어내고. 그렇게 되면 중국과 러시아가 동참하고 있는 대북 경제제재가 무력화됩니다. 대북 경제제재가 무력화가 되면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을 해야 됩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이 경제발전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이 원하는 굉장히 좋은 상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전략적으로 고민해서 지금 이런 행보를 한다면 의미가 있는데 완전히 러시아와 중국과 북한, 벨라루스가 모여서 반미연대를 만들고 신냉전을 만들 것이다. 그렇게 확신에 차서 지금 움직임을 한다면 그건 오판이 될 가능성이 제가 봤을 때는 98%입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이 IAEA 회원국 총회에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 중단 그리고 또 비핵화 조치를 촉구하는 공동 발언을 했습니다. 이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왕선택]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겁니다. 이건 국가를 대표해서 발언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동 발언 같은 건 굉장히 조심해야 되는데 아마 한미일이 가까운 협력관계를 맺었어도 이런 식으로 다자 회의에서 공동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해하고 있고요. 그렇게 한 이유는 지난번에 캠프 데이비드에서 3국 협력체를 맺었기 때문입니다. 3국 협력체가 출범했으니까 그 3국 협력체의 중요한 안건이 북핵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이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3국의 협력체가 그냥 이름만 한 게 아니라, 이벤트로 한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세 나라는 공동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북한에도 보여주고 중국이나 러시아 또 기타 나머지 국가에도 이 한미일 3국이 그냥 한 번의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공동으로 움직이는 준동맹에 해당한다, 이런 것들을 보여주는, 과시하는 그런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요. 한때 관심이 집중됐던 미군 병사 있지 않습니까? 킹 이병.
[왕선택]
트래비스 킹 이병이 있죠.
[앵커]
석방됐어요. 어떻게 된 겁니까?
[왕선택]
트래비스 킹 이병이 두 달 반 전쯤에 월북을 했죠, 갑자기. 어떻게 될 것인가 시나리오 분석을 할 때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1996년 이전에는 북한에 월북을 해 온 미군들이 몇 명 있었는데, 한 6명 정도 있었는데 협상 없이 그냥 북한에 체류시키면서 선전선동 프로그램에 활용을 했습니다. 96년 뒤에는 미국과의 협상에 활용을 해서 대화를 이끌어내는 그런 장치로 활용을 했습니다. 과연 트래비스 킹 이병은 어느 쪽의 선례를 따를지 봤는데 제3의 시나리오가 나왔습니다. 대미 협상에 활용도 하지 않고 체제 선전에 활용하지도 않고. 그러니까 추방으로, 일종의 손절이 된 겁니다. 그러니까 체제 선전에 활용하는 것이 지금 큰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이 기본적으로 있고 두 번째로는 미국과 지금 단계에서 대화를 할 필요성이 별로 없는 것 같고 그다음에 2017년에 큰 일이 있었습니다. 오토 웜비어라고 하는 미국의 젊은 학생이 북한에 들어갔다가 17개월 동안 억류됐다가 풀려났는데 풀려나자마자 일주일 만에 사망을 했습니다. 그것 때문에 북한도 좀 곤란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곤란한 일이 생기기 전에 손절을 하자, 이런 제3의 시나리오가 나왔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킹 이병 입에서 어떤 얘기가 나올지도 궁금하네요. 그건 다음에 기사가 나오면 살펴보도록 하고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한평정책연구소 왕선택 글로벌외교센터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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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문제를 중심으로 이번 주 진행된 한반도 외교안보 뉴스를 심층 분석하는 북한 리포트 시간입니다. 오늘도 한평정책연구소 왕선택 글로벌외교센터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북한이 헌법에 핵무력 고도화를 명시했습니다. 국제사회는 계속 비핵화를 얘기하고 있는데 완전히 반대로 가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왕선택]
외형적으로 보면 비핵화라고 하는 이런 문제, 북핵 문제 해결이라고 하는 과제가 더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은 핵무력 고도화, 이런 부분들을 법령으로 지난해 제정해서 그런 식으로 운영을 해 왔는데 이것을 그것보다 한 단계 높은 헌법에 명기를 해 놨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이제 비핵화를 한다는 것 자체를 꿈도 꾸지 못하는 이런 논리가 생기죠. 그래서 형식적으로 보면 훨씬 어려워졌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
실질적으로 보면 크게 차이가 없다, 또 이렇게 분석할 수도 있습니다. 북한이 법령이나 헌법에 핵보유국, 이런 식으로 그런 문구를 집어넣었던 것은 2012년입니다. 11년 전부터입니다. 2012년 헌법 개정할 때 서문에 북한은 핵무기 보유국, 이런 문구를 넣었거든요. 그다음에 지난해 말씀드린 대로 아예 법을 별도로 만들어서 제정을 했고요. 그렇지만 그 사이에 북한은 비핵화 협상을 한 적이 있습니다. 2018년에 남북 정상회담을 하면서 두 정상이 비핵화 문제를 분명히 논의했고요. 2018년 9월에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서 비핵화에 대한 언급을 한 적이 있죠. 그리고 북미 정상회담도 했습니다. 거기에서 아예 문건으로 비핵화에 대한 부분이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2019년에 하노이 정상회담 할 때도 가장 큰 쟁점은 비핵화 문제였습니다. 헌법에 들어간 게 2012년인데, 2018년에 협상을 했습니다. 그런 과거 상황을 볼 때 실질적으로는 달라진 건 없고 형식적인 차원에서 분명히 어려워졌다, 두 가지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앵커]
실질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헌법에 굳이 핵무력 고도화를 명기한 이유가 있습니까?
[왕선택]
선전선동 차원에서는 이익이 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우선 국내 정치적으로 보면 김정은 위원장은 국내 정치적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강대한 적인 미국과 당당하게 맞서는 위대한 지도자다, 카리스마가 넘치는 지도자다, 전혀 겁이 없다, 이런 이미지를 심어주는 노력을 해 왔습니다. 그런 일환일 수가 있고요.
또 하나는 남쪽에 주는 메시지일 수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5월에 출범을 했는데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3차원 접근을 한다. 첫째는 효과적으로 억제를 하고 두 번째로는 단념을 시키고 그다음에 외교 협상을 해서 다 해결하겠다. 이런 것 중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하고 싶은 말은 억제 안 된다. 단념 안 한다. 외교 협상은 없다, 이런 메시지를 강하게 표현하는 방법으로 이렇게 헌법에 명기하는 방법을 사용한 것 같고.
최근에 한미일 3국 협력체가 출범했습니다, 캠프 데이비드 회의를 통해서. 그 부분에 대해서 북한이 저러니까 내가 핵무기를 보유할 수밖에 없다라고 하는 점을 강조하면서 중국이나 러시아, 기타 지구촌 전체에 북한이 핵무기를 고도화하는 것은 정당한 것이다라고 하는 선전선동 차원, 이런 것들이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실질적인 도움은 없지만 형식적인 차원에서, 특히 선전선동 차원에서 어떤 효과를 노렸다, 이렇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앵커]
김정은 위원장이 신냉전이나 반미연대 이런 걸 강조하는 건 한미일 결속에 따른 반작용으로 봐야 됩니까?
[왕선택]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안보 딜레마라는 말이 국제정치에서 논의가 되고 있는데. A와 B가 서로 적대적인 관계가 있을 때 A라는 국가에서 봤을 때 B가 자기보다 더 많은 군사력을 증강한 거죠. 그러면 나도 군사력 증강을 그만큼 해야 되는데 B가 10점 정도의 증강을 했으면 A는 20 정도를 해야 안심이 된다는 거죠. 이런 것들이 계속해서 너는 10점, 나는 10점. 그러면 얘는 30점, 여기는 40점, 이렇게 올라가는 것이죠. 이게 안보 딜레마의 중요한 부분인데. 한국과 미국 또 일본은 북한의 핵무기의 위협이 커졌기 때문에 한미일 협력체를 만드는 상황까지 갔는데 그걸 가지고 북한은 오히려 한미일의 핵위협이 커졌기 때문에 핵무력을 고도화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선전을 하는 것이죠. 그래서 이런 것들이 어떤 정치적인 심리전에 사용되고 있어서 우리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한 상황입니다.
[앵커]
북한도 지금 연대를 많이 강조하고 있지 않습니까?
[왕선택]
반미연대를 하겠다, 이런 건데 가능성이 없지는 않습니다. 지금 러시아는 아예 미국과 반미연대를 하겠다고 나섰고 벨라루스도 러시아와 거의 같은 편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러시아, 벨라루스, 북한 이 세 나라가 반미연대에 참여할 수 있고 시리아도 그럴 가능성이 있고요. 또 중국도 혹시 참여할 가능성이 있고. 전체적으로 지구촌의 200개 되는 반미연대할 테니까 참가할 사람? 그러면 10개 정도는 아마 손 들 수 있습니다.
[앵커]
그 정도나 나옵니까?
[왕선택]
그러니까 그런 반미국가 연대를 만들어서 아예 별도로 살자. 미국의 압박에 순종하지 말자. 이런 입장을 할 수는 있겠는데 여기에서 중국이 참여하느냐, 안 하느냐가 중요하죠. 중국이 참여하면 의미 있는 반미연대가 됩니다. 냉전이 재현될 수 있죠. 그러나 중국이 지금 참여할 가능성이 별로 없죠. 그런 차원에서 반미국가 연대라고 하는 것이 성공할 가능성은 조금은 있지만 크지는 않다.
[앵커]
러시아만으로 부족한 이유는 뭡니까?
[왕선택]
중국이라고 하는 거대한 경제력, 군사력, 이런 것들이 받침이 돼야 되는데 러시아의 군사력은 막강하지만 경제력이라는 차원에서 굉장히 제한적인 나라입니다. 경제력 규모로만 보면 대한민국하고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한 10위권 정도라서 국제질서 자체, 구도 자체를 변경시킬 수 있는 힘이 없습니다. 그 정도 되려면 중국이 움직이거나 유럽연합 전체가 움직이는, 이 정도가 되면 국제질서가 변경이 되는 상황이 되는데 러시아, 북한, 벨라루스 정도 가지고는 국제질서가 흔들리지 않고 미국 주도의 단극질서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앵커]
김정은 위원장의 최근 외교 행보가 분주해졌잖아요. 이걸 지금 말씀하셨던 반미외교 연대의 강화라고 봐야 될까요?
[왕선택]
현상적으로 보면 반미국가 연대를 구축하는 게 가장 큰 현상인데, 북한이 노리는 것은 반미국가 연대가 아닙니다. 그걸 더 뛰어넘어서 신냉전 구도를 만드는 것입니다. 반미국가 연대를 만들어서 미국의 통제를 받지 않는 별도의 세력권을 만들어서 예전에 공산주의와 자본주의가 싸우듯이 별도의 세력권을 만드는 게 북한의 목표죠. 김정은 위원장의 목표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이 과연 될 것이냐. 다시 말씀드리면 중국이 참여하면 의미 있는 신냉전 구도가 될 수 있는데 중국이 과연 미국과 관계를 끊고 한국과 관계를 끊고 유럽연합과 관계를 끊고 경제발전을 이룰 수가 있는가 의문이죠. 의문 정도가 아니라 그건 답이 아닌 거죠. 그렇게 되면 러시아나 북한 입장에서는 몰릴 대로 몰려 있으니까 반미연대를 할 수 있지만 중국은 몰릴 대로 몰리는 게 아니라 미국과 계속해서 협상을 하고 있는 국면이라는 거죠. 참여 안 하겠죠, 반미연대에. 그러면 신냉전 구도는 생기지가 않겠죠.
[앵커]
그러면 북한이 지금 가능성이 없는 곳에 베팅을 하고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왕선택]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김정은 입장에서 보면 저보고 잘 모르는 얘기다, 이럴 수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얘기를 계속해서 따라가 보면 두 가지 메시지가 있습니다. 신냉전 구도가 완성됐으니, 신냉전 시대가 왔으니 거기에 잘 편승해서 국익을 확대해야 된다, 이런 메시지가 있고. 신냉전 구도가 올 수 있는 유동적인 환경이 됐으니까 우리가 주동적으로 신냉전으로 밀어버리자, 그게 북한에 유리하다, 이런 입장이 있거든요.
그런데 만약에 신냉전 구도가 왔으니까 거기에 맞춰서 국가 시스템을 그쪽으로 가자고 한다면 저는 그건 오판이라고 봅니다. 지금 중국이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고 러시아가 최대 우군인데 러시아가 과연 어떻게 할지는 그건 또 알 수 없습니다. 러시아는 과거 제1차 대전, 제2차 대전 그런 시기, 또 냉전 종식 이후 여러 가지 상황을 봤을 때 러시아나 구소련은 계산기를 두드려서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되면 약속을 지키지만 국가 이익에 도움이 안 되면 아주 과감하게 공약을 폐기하는 그런 전력이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러시아의 외교는 어떻게 보면 강대국 외교, 강대국 외교 중에서도 대국주의 이런 것들을 좀 하기 때문에 러시아를 믿고 북한의 운명을 맡기는 건 제가 볼 때는 위험한 오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참여도 지금 거의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북한은 오판을 할 가능성이 있는데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신냉전 구도를 주동하겠다, 만들어가겠다. 그 과정 속에서 부수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이러면 의미가 있습니다. 아마도 김정은 위원장은 그쪽인 것 같습니다. 겉으로는 신냉전 구도가 왔다고 하지만 속으로는 신냉전 구도라고 하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부산물을 얻을 요량인 것 같습니다. 그 부산물이란 뭐냐.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는 겁니다.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기정사실화하는 효과를 얻어내고. 그렇게 되면 중국과 러시아가 동참하고 있는 대북 경제제재가 무력화됩니다. 대북 경제제재가 무력화가 되면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을 해야 됩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이 경제발전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이 원하는 굉장히 좋은 상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전략적으로 고민해서 지금 이런 행보를 한다면 의미가 있는데 완전히 러시아와 중국과 북한, 벨라루스가 모여서 반미연대를 만들고 신냉전을 만들 것이다. 그렇게 확신에 차서 지금 움직임을 한다면 그건 오판이 될 가능성이 제가 봤을 때는 98%입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이 IAEA 회원국 총회에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 중단 그리고 또 비핵화 조치를 촉구하는 공동 발언을 했습니다. 이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왕선택]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겁니다. 이건 국가를 대표해서 발언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동 발언 같은 건 굉장히 조심해야 되는데 아마 한미일이 가까운 협력관계를 맺었어도 이런 식으로 다자 회의에서 공동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해하고 있고요. 그렇게 한 이유는 지난번에 캠프 데이비드에서 3국 협력체를 맺었기 때문입니다. 3국 협력체가 출범했으니까 그 3국 협력체의 중요한 안건이 북핵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이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3국의 협력체가 그냥 이름만 한 게 아니라, 이벤트로 한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세 나라는 공동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북한에도 보여주고 중국이나 러시아 또 기타 나머지 국가에도 이 한미일 3국이 그냥 한 번의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공동으로 움직이는 준동맹에 해당한다, 이런 것들을 보여주는, 과시하는 그런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요. 한때 관심이 집중됐던 미군 병사 있지 않습니까? 킹 이병.
[왕선택]
트래비스 킹 이병이 있죠.
[앵커]
석방됐어요. 어떻게 된 겁니까?
[왕선택]
트래비스 킹 이병이 두 달 반 전쯤에 월북을 했죠, 갑자기. 어떻게 될 것인가 시나리오 분석을 할 때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1996년 이전에는 북한에 월북을 해 온 미군들이 몇 명 있었는데, 한 6명 정도 있었는데 협상 없이 그냥 북한에 체류시키면서 선전선동 프로그램에 활용을 했습니다. 96년 뒤에는 미국과의 협상에 활용을 해서 대화를 이끌어내는 그런 장치로 활용을 했습니다. 과연 트래비스 킹 이병은 어느 쪽의 선례를 따를지 봤는데 제3의 시나리오가 나왔습니다. 대미 협상에 활용도 하지 않고 체제 선전에 활용하지도 않고. 그러니까 추방으로, 일종의 손절이 된 겁니다. 그러니까 체제 선전에 활용하는 것이 지금 큰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이 기본적으로 있고 두 번째로는 미국과 지금 단계에서 대화를 할 필요성이 별로 없는 것 같고 그다음에 2017년에 큰 일이 있었습니다. 오토 웜비어라고 하는 미국의 젊은 학생이 북한에 들어갔다가 17개월 동안 억류됐다가 풀려났는데 풀려나자마자 일주일 만에 사망을 했습니다. 그것 때문에 북한도 좀 곤란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곤란한 일이 생기기 전에 손절을 하자, 이런 제3의 시나리오가 나왔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킹 이병 입에서 어떤 얘기가 나올지도 궁금하네요. 그건 다음에 기사가 나오면 살펴보도록 하고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한평정책연구소 왕선택 글로벌외교센터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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