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각되면 대여 총공세...구속되면 석방 결의안? [앵커리포트]

이재명 대표 구속 여부를 판단할 법원 심사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대표 개인은 물론이고 민주당, 또 정치권 전체로 봐도 큰 후폭풍이 예상됩니다.

민주당은 탄원서를 준비하면서 당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소속 의원들과 지지자들의 뜻을 법원에 전하겠다는 겁니다.

사법 절차와는 별개로 정치적으로 지원하는 수단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법원에서 영장이 발부될 경우를 가정해보겠습니다.

지도부에 거의 친명계만 남은 민주당은 더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영장이 발부되더라도 일정 부분 무력화할 선택지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바로 석방결의안입니다.

법적인 테두리 안에 있지만, 법원의 판단을 받지 않기 때문에 정치 행위에 가깝습니다.

헌법 44조에 나와 있습니다.

1항이 수없이 거론됐던 불체포특권에 내용이고 그 바로 아래 2항이 석방결의안 얘기입니다.

국회의원이 회기 중일 때는 국회 요구로 석방될 수 있다고 나왔습니다.

실제 사례가 20년 정도 전에 있었습니다.

[서청원 / 전 한나라당 대표 (지난 2004년) : 바깥에 나와 있어도 한 치의 착오 없이 조사에 응하고 또 법정에서 할 얘기를 다 하겠다 말씀드립니다.]

지난 2004년, 16대 국회에서 한나라당이 구속됐던 서청원 의원의 석방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당시 기업에서 억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지 12일 만에 석방됐습니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당시 정치권 반응까지 들어보겠습니다.

[박진 /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 (지난 2004년) : 불구속 수사의 대원칙이 전제돼있는 형사소송법과 국회의원의 경우 회기 중 불구속 상태에서 의정활동을…]

[함승희 / 당시 민주당 의원 (지난 2004년) : 개인비리로 구속된 사람이 한두 사람입니까? 그 사람들과의 형평성은 또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럼 계속 석방 요구할 겁니까?]

[정기남 / 당시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지난 2004년) : 돈 먹고 감옥에 간 사람까지 석방시키는 다수당 횡포에 말문이 막힐 뿐입니다.]

만약에 이게 추진된다면 민주당에게는 20년 전 자신들이 제기했던 비판이 부메랑처럼 돌아오게 될 걸로 보입니다.

영장심사까지 워낙 많은 방탄 논란이 있었기 때문에 더 아플 수도 있습니다.

또 회기 중에만 석방되는 만큼 득실도 따져봐야 합니다.

실제 앞서 살펴본 서청원 전 의원도 회기가 끝나자 재수감됐습니다.

국민의힘은 또 다른 방탄이라 비판할 수 있겠지만 이미 과거에 스스로 한 행동이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겁니다.

유·불리를 따지는 표 계산은 또다시 정치권에 혼란을 불러 올 수 있습니다.

반대로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된다면 이재명 대표는 정정당당한 방법으로 검찰과 다툴 기회를 얻게 됩니다.

당내에선 비명계에서 나오는 퇴진론이 동력을 완전히 잃을 가능성이 큽니다.

비명계와 관계 설정도 이 대표 손에 달리게 됩니다.

여권을 향해선 반격의 발판도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을 넘어 한동훈 장관의 법무부로까지 공세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서 민주당이 검사 탄핵안을 통과시킨 걸 눈여겨볼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이재명 대표 영장심사 결과는 빨라야 내일 밤, 늦으면 모레 새벽에 나올 전망입니다.

모레 아침부터는 정치권에 특히 민주당에 큰 변화가 불가피합니다.

당장 대법원장 임명에서부터 시작해서 국정감사와 예산을 다루는 정기국회까지 여파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영수 (yskim24@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