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킹] 현직교사 "교권 향한 악성 민원, 지역·학교 상관없이 만연...현장목소리 들어달라"

[뉴스킹] 현직교사 "교권 향한 악성 민원, 지역·학교 상관없이 만연...현장목소리 들어달라"

2023.07.24. 오전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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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23년 7월 24일 (월)
□ 진행 : 박지훈 변호사
□ 출연자 : 천경호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 겸 현직 초등교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박지훈 변호사(이하 박지훈) : 앞서 얘기 나눈 대로 교권 회복을 향한 전현직 교사와 동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교권 침해의 실상과 이를 보호할 수 있는 현실적 조치는 무엇일지 최근 SNS에 ‘대한민국 모든 학교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라는 글을 남긴 천경호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 겸 현직 교사 연결해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나와 계십니까?

◆ 천경호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 겸 현직 초등교사(이하 천경호) : 네, 천경호입니다. 

◇ 박지훈 : 최근 교권 침해에 관련된 사건들이 연일 발생하고 있는데요 새내기 교사가 학교 교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던 부분, 또 한 교사는 6학년 학생에게 폭행을 당했습니다. 교사 인권을 둘러싼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는데 현직 교사이자 동료로서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천경호 : 이런 일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학교장을 가장 먼저 만나야 하는 외국과 달리 학급 단위 혼자 학생 보호자 수십 명의 민원을 직접 응대하는 시스템은 과거에도 지금도 변하지 않았으니까요. 다만 학교 폭력 및 교권 침해 사안에 대한 생기부 기록이 더해지면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는 보호자가 교사의 교육 활동을 녹음해서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는 등의 사례가 증가해 왔기 때문에 저희들도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습니다.

◇ 박지훈 : 근본적 원인은 그러면 그 두 가지라고 보시는 겁니까?

◆ 천경호 :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학교장이 아닌 학급 담임교사가 학생 보호자 수십 명의 민원을 직접 응대하는 시스템, 그리고 또 하나는 다수의 공개된 장소잖아요. 교실이. 이곳에서 행해지는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맥락과 관계없이 부분적인 말과 행동만 발췌돼서 마치 밀폐된 공간에서 가해지는 가정 내 아동학대 행위와 유사한지 여부를 판단해서 무분별한 아동학대 고소 고발로 이어지게 만든 점 이 두 가지가 아닌가.

◇ 박지훈 : 극단적 선택으로 인해서 추모 행렬과 함께 교권 회복을 위한 집회도 이어졌습니다. 어떤 점이 교사들을 움직이게 했다고 보십니까?

◆ 천경호 : 내가 혹은 또 내 옆 선생님이 비슷한 사례를 이미 경험해 왔다는 점, 또는 나와 나도 그와 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교실에서 내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치는 것만으로 지금의 현실을 바꿀 수 없겠다는 깨달음이 여러 선생님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박지훈 : 선생님도 추모 집회에 가셨습니까?

◆ 천경호 : 아니요. 가지 못했습니다. 연이은 일정이 있었고 또 참석하면 마음이 너무 흔들릴 것 같았습니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떤 해결책이 필요한지 현장의 목소리로 가장 잘 이야기하는 것이 저희 대표이자 동료 교사로서 돌아가신 선생님을 추모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 박지훈 : 지금 선생님께서는 학생들 대상으로 생존 수영 이런 거 가르치던데 어떤 부분이 가장 큰 고충입니까? 보니까 굉장히 좀 일이 많아 보이던데요.

◆ 천경호 : 네, 도 교육청, 시군교육청에서 이걸 팀으로 꾸려서 일괄로 수영장과 전세버스 등을 계약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현재 수백, 수천 개의 학교가 개별로 계약하게 하고 있습니다. 교실에는 수영장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도 있고 수영을 무서워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이 방과 후에 교실에 남아서 저와 이야기하려고 해도 날마다 이어지는 업무나 회의로 인해서 가정으로 돌려보내야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면서 사실 업무에 점차 익숙해져서 아이들이 부담스러워지려 할 때가 있다는 점이 교사로서 가장 큰 고충이 아닌가 싶습니다. 

◇ 박지훈 : 그렇군요. 서이초 교사 극단적 선택 관련해서 일각에서는 학부모 갑질 의혹도 제기되는데 이 갑질 의혹 일상적인 현직 교사들에게 있는 일인지 아니면 흔히 말하는 지역적 특성이 반영돼서 발생하는 건지 어떻습니까?

◆ 천경호 : 어느 조직이나 어떤 어느 집단이나 소수의 악성 민원인들 그런 분들이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분들이 어느 지역이든 학교급과 상관없이 실제로 벌어지는 일들이어서 많은 교사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것 같습니다.

◇ 박지훈 : 지역 지역적 문제는 아니다 이렇게 보시는 거군요

◆ 천경호 : 네.

◇ 박지훈 : 교권 침해 관련해서 ‘학생 인권 강조에 교실이 붕괴됐다’ 이렇게 분석도 나오고 있거든요. 이 부분 어떻게 보십니까? 직접적인 영향이 있다고 봅니까?

◆ 천경호 : 2011년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으로 학교 내 직접 체벌이 금지됐습니다. 그러면서 교사와 학생 관계가 수평적 관계로 계속 변화해 왔고 그런데 2021년 민법에 친권자의 징계권이 삭제되었음에도 여전히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수직적 위계관계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2021년 가정 내 아동학대 사례가 2011년에 비해서 약 6배 이상 증가했어요. 가정에서 힘으로 타인을 통제하는 법을 배운 아이들과 그리고 위계질서에 익숙한 부모님들이 민주적인 학교 문화에 부적응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닌가. 결국 이는 가정 내 아동 인권이 보호받지 못한 책임을 학부모가 학교에 전가한 결과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박지훈 : 인권 강조 인권 조례하고는 관계가 크지 않다고 보시는 거군요.

◆ 천경호 : 네, 가정 내에서의 아동 인권을 보호받지 못한 결과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박지훈 : 앞서 SNS에 교권 관련해서 글 중에 ‘사회가 일으킨 문제를 학교가 책임지게 하는 방식’ 이렇게 썼던 대목이 눈에 띄는데 교육 시스템 지적을 하시는 겁니까?

◆ 천경호 : 지금까지 교사가 교육감이나 대통령 등 선출직 공무원의 교육 공약에 대한 의견을 내면 이건 정치적 중립의 위반이다 하면서 선거법 위반 행위로 처벌받는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정책을 받아들여지지 못하게 가로막았습니다. 이게 결국 교사의 교육적 판단을 통한 교육 행위보다 사회의 이익단체가 주장한 교육활동을 법으로 정해서 학교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해서 수많은 기피 연모를 만들어 낸 것이 지금의 학교 교육 시스템이거든요.

◇ 박지훈 : 그래서 교육 시스템이 문제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군요. 이와 관련해서 교육부에서도 심각성 인지하고 ‘지나친 학생 인권 강조 교실 붕괴됐다’ 이런 입장도 있는데 일단 지금 대한민국 교권 회복도 필요하고 또 교육 현장에 직접 있기 때문에 정부에 당부하고 싶은 그런 말씀 있을까요?

◆ 천경호 : 지금껏 학교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아서 사실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해졌다고 저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박지훈 : 현장의 목소리 좀 들어달라, 그게 중요합니까? 

◆ 천경호 : 네, 지금이라도 학교 현장에서 오랫동안 요구해 온 학교폭력 예방법, 아동학대 예방 개정 및 학교의 민원 응대 시스템을 전면 개편을 학교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히면서 고민해 온 여러 교원단체와 함께 문제를 해결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1997년 12월 이후에 지금껏 교육위원법 제15조에 따른 교원단체 설립에 관한 시행령을 만들지 않아서 새로운 교원단체의 진입을 가로막고 있는 전임 정부들의 잘못을 조속히 바로잡아 주시길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 박지훈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 천경호 : 네, 고맙습니다.

◇ 박지훈 : 천경호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 및 현직 교사와 같이 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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