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전 끝에 만난 한일 정상..."관계 개선 공감대

신경전 끝에 만난 한일 정상..."관계 개선 공감대

2022.09.22. 오전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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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정지웅 앵커, 유다원 앵커
■ 출연 : 박원곤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굿모닝 와이티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한일 정상회담이 뉴욕에서 만나관계 개선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뤘습니다. 앞서 개최 여부를 놓고양국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는데통상적인 정상회담과는 달리 비공개로 진행돼 모두발언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회담의 의미와 성과,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30분간의 약식회담이기는 했지만 한일 정상이 2년 9개월 만에 마주앉았습니다. 시간이 짧아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원론적이다, 이런 평가가 있었던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박원곤]
글쎄요. 어떤 기준을 놓고 평가하느냐에 따라 매우 다르기는 하겠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2년 9개월, 우리가 충분히 2018년부터 한일관계가 사실은 역대 최악으로 떨어졌었죠. 윤석열 정부 들어서서 어떻게 한일 관계를 다시 한 번 개선해 보겠다. 지난번 대통령 직접 인터뷰에서 이른바 그랜드 바겐, 대타협까지도 얘기가 나왔고 그런 면에서는 지금 가장 핵심은 강제 징용자 문제이지 않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서로 간에 더 이상의 협상이 사실상 진전이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양국 수장 간의, 지도자 간의 만남은 매우 중요했다. 그래서 약식이기는 하지만 일단은 만났다라는 것의 일정 수준 의미는 부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 언급해 주셨던 것처럼 이번 회담에서 관심을 모았던 게 강제 징용 배상 문제가 논의될지였거든요. 그런데 아직까지 대통령실 발표는 없는데 이게 논의 자체가 안 된 걸까요? 아니면 공식 발표를 안 하고 있는 걸까요?

[박원곤]
30분을 얘기했기 때문에 통역 빼면 사실 시간이 굉장히 제한되는 것은 분명하죠. 그런데 그럼에도 한일 간에 가장 첨예하고 관계를 다시금 정상화하는 데 가장 핵심은 강제징용자 문제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지 논의는 됐을 것이다라고 생각이 됩니다. 물론 이전에 한일 간에 바로 그전에도 박진 외무장관이 또 만나기도 했기 때문에요. 그리고 그전에도 대화는 되고 있어서 강제징용자 문제에 대해서 한국과 일본의 입장은 분명히 확인이 다 되고 있습니다. 서로 간에 요구하고 원하고 있는 것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 짧지만 만약에 핵심을 얘기했다면 핵심을 또 얘기했을 가능성은 있고요. 그런데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역시 한국과 일본이 공통으로 받고 있는 위협. 그러니까 북한 위협에 대한 얘기는 했다라고 알려지고 있죠.

[앵커]
북한 문제 같은 경우에 일본이 좀 더 적극적으로 얘기를 나눴다, 이런 소식도 있어요.

[박원곤]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이 가하고 있는 위협을 보면 물론 한국을 주대상으로 합니다마는 북한이 개발하고 또 준비하고 있는 그 미사일들이 일본까지도 사거리를 하기 때문에 일본의 입장에서 굉장히 큰 위협이고. 그리고 윤석열 정부 들어서서는 북한 문제 또 핵 개발과 미사일 개발에 대해서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마는 그전에 문재인 정부에서는 관여를 중심으로 했기 때문에 그 당시부터 일본이 훨씬 더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얘기했던 것은 사실이죠. 그런데 이번에 나타난 것 보니까 어쨌든 한일 간에 북한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한 합의는 있었다고 판단이 됩니다.

[앵커]
그런데 보통 정상회담을 할 때 회담하는 방식이라든지 장소 같은 게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지고 있잖아요. 이번 회담은 어떻다고 평가를 하시나요?

[박원곤]
충분히 보도가 됐습니다마는 굉장히 어려운 회담이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한국이 우리 측이 먼저 발표를 했었죠. 그런데 일본에서는 기시다 총리가 얘기했다 하면서 불쾌감을 표시를 했고 그리고 끝까지 언제 어디서 할지가 밝혀지지 않은 것이고 또 장소도 사실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양국이 동등한 입장에서 회담을 해야 되기 때문에 장소를 잡을 때도 예를 들어서 숙소에서 얼마큼 떨어졌느냐, 그 거리까지도 사실 계산을 하고 그러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기시다 총리가 CTBT, 포괄적 핵 합의에 대한 논의를 하는 그 장소로 윤석열 대통령이 일종의 찾아가는 모습이 되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저는 좀 큰 틀에서 이 문제를 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왜냐하면 한일 간에 문제를 해결해야 되는 것은 매우 중요하죠. 그런데 강제징용자 문제라는 것이 걸려 있고 그것이 여전히 한일 간에 굉장히 쉽지 않은 그런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어느 국가가 좀 더 적극성을 가지고 관계를 개선하려고 하느냐. 그건 사실상 매우 중요한 것이거든요. 그런 면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취임 초부터 어쨌든 관계 개선의 의지를 밝혔던 것이고 그리고 이것이 외교 관례에서 일부 벗어나는 한이 있더라도 어쨌든 그만큼의 노력을 보였다라는 측면에서는 앞으로의 관계가 잘되기를 물론 바랍니다마는 한일 관계는 늘 어려움을 예상해야 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과연 누가 더 적극적으로 일을 했고 또 관계개선을 하려는 의지를 보였느냐. 그런 면에서도 저는 큰 틀에서 봐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앵커]
다음 주에 한덕수 국무총리가 방일 일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시다 총리와 다시 만날 예정인데 여기서 좀 추가적인 논의가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까요?

[박원곤]
아베 신조 전 수상의 국장으로 가는데 여기도 만남은 15분 정도 잡혀 있거든요. 그런데 거듭 말씀드립니다마는 짧은 시간이지만 결국은 한국이 일본한테 요구하고 있는 강제징용 문제, 다 복잡한 문제가 많이 있습니다마는 다 줄이면 어쨌든 일본이 이 문제에 대해서 책임을 인정하고 최소한 사과를 하는 그러한 식의 일본 측의 조치가 필요하다라는 것이거든요. 그러면 한국에서 동력을 갖고 이 문제를 할 수 있다. 아마 윤석열 대통령도 그런 얘기를 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고 또 한덕수 총리같이 고위급이 가서는 기회가 있으면 좋은 식으로 그런 한국의 입장을 계속 전달하고 일본과의 협력을 구하는, 모색하는 그런 것이 중요하다라고 생각됩니다.

[앵커]
오늘 30분간의 짧은 회담이기는 했지만 취재기자나 영상기자가 배석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모두발언도 공개가 되지 않았는데 이건 이례적인 것 아닌가요?

[박원곤]
매우 이례적이죠. 왜냐하면 방금 그 전 회담에 숄츠, 보도에도 나왔습니다마는 독일 총리와의 그것은 그게 원래 정상적인 회담의 방식이죠. 당연히 풀기자단도 들어가고 화면도 나오고 또 필요하면 공동 발표도 하고 그런 형식인데 이것은 과연 어느 쪽에서 먼저 이렇게 약식으로 하고 비공개로 하고 전체의 수준을 낮췄을 것인가라는 것은 일본 측이다라고 우리가 충분히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대통령실에서는 계속 얘기했지만 일본에서 부인을 했고. 그래서 제가 알기로는 기자단한테도 거의 2분 정도 남겨놓고 시작을 했나, 그때 알려져서 전체적으로 취재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니까 이것은 왜 그러냐 하면 일본 내 사정입니다. 그러니까 이게 한일 관계는 사실 우리가 잘 봐야 되는 게 한국도 그렇고 일본도 그렇고 국내적으로 굉장히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국내 여론을 생각 안 할 수가 없죠. 더군다나 잘 알려진 것처럼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고 그리고 강제징용자 문제는 우리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건 일본 책임론이고 일본이 여기에 대해서 사과를 해야 되지만 또 일본의 입장에서는 이게 1965년 기본조약에 따라서 배상이 끝났다라는 그런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시다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는 것 자체가 국내 정치적으로 부담이 됐다고 생각이 됩니다.

[앵커]
이제 가까스로 한일 정상은 만났습니다.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냐 마냐는 아직까지는 유동적인데 만나더라도 짧게 만날 것으로 보이고요. 지금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걸까요?

[박원곤]
미국 국내 사정이 아마 겹친 것 같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매년 9월달에 하는 UN 총회 연설은 매우 중요하죠. 특히 UN이 미국에 있고 뉴욕에 있기 때문에 늘 미국 대통령이 두 번째로 연설하는 그런 전통이 이어왔습니다마는 이번에는 내부적인 미국 내부의 사정 때문에 연설도 다음 날로 미뤘고요. 그리고 다자외교에서는 우리가 늘 하나 생각을 해야 될 게 굉장히 복잡합니다. 수백 명에 가까운 지도자들이 한 곳에 모여서 연설을 하고 또 한다는 것은 양자, 다자 간의 회담과 그런 것이 늘 시간을 다 맞춰가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 있다. 단순히 총회 연설뿐만 아니라 굉장히 다양한 형태의 그런 관련된 회의들이 열리거든요.

그런 면을 볼 때 원래 계획보다는 한미 정상회담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맞는데 아직은 제가 정확하게 상황이 나오지 않아서 조심스러운 예측입니다마는 만날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런데 다만 어떤 의미 있는 얘기를 할 만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까, 그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만약에 한미 정상이 약식으로 짧게 만난다 하면 사실 빈손 회담이라는 그런 지적도 피하기 어려울 것 같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박원곤]
이건 말씀드린 것처럼 처음부터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야죠. 다자회의에서는 늘 새로운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을 해야 되고 그렇기 때문에 다자회의에 이렇게 여러 명이 모이는 회의에 양자회담에서 어떤 의미 있는 논의를 하기는 사실 굉장히 어렵습니다. 충분한 시간을 갖기도 어렵고 그리고 양자회담이라는 것, 특히 정상 간의 양자회담이라는 것은 어떤 약식회담 같은 경우는 의제를 정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회담은 사실 몇 개월 전부터 다 의제를 정하고 그리고 양측에서 충분히 협의를 하고 그 마지막에 정상 간에 만나서 정말 민감한 문제 한두 가지만 해결하는 게 그게 보통 양자회담의 기본형식이거든요.

그런데 다자회의는 시간상 그런 것이 어렵고. 그리고 그전에 다자회의가 원래, 예를 들어서 UN 총회 같은 경우 연설이 가장 핵심이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양자회담에 필요한 여러 가지 의제들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매우 제한된다. 그래서 우리가 만나서, 특히 한국의 입장에서는 할 얘기가 많죠. 그런데 만약 그런 것들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그런 상황이다라고 판단됩니다.

[앵커]
지금 두 가지 경제 이슈가 상당히 큰 게 있습니다. 첫 번째는 통화 스와프 체결 문제고요. 지금 원달러 환율이 너무 높죠. 두 번째는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제외 문제입니다.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도 아예 논의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을까요?

[박원곤]
만약 윤 대통령이 짧게라도 만난다면 짧은 시간 내에 두 가지 문제를 얘기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당연히 첫 번째는 북한 문제죠. 북한이 7차 핵실험 얘기까지 나오고 있으니까 여기에 대해서 한미가 아주 철저하게 공조하고 대응하자는 얘기가 첫 번째로 할 가능성이 높고 그다음에 두 번째는 바로 경제 문제. 두 가지를 얘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는 짧은 시간이지만 바이든 대통령도 이 내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고 그리고 대통령이 전달하는 거랑 그 밑의 실무진들이 전달하는 거랑은 비중이 다를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윤 대통령이 이런 얘기를 한다면 바이든 대통령 또 행정부 입장에서도 좀 더 비중을 가지고 이 문제를 검토할 가능성이 크죠.

[앵커]
바이든 대통령은 UN 총회 연설에서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북한을 언급했습니다. 북한이 UN 제재를 노골적으로 위반한다고 비판을 했는데 어떻게 들으셨나요?

[박원곤]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 앞 부분에 미국이 지속적으로 외교적 노력을 하는데도 북한이 거부한다라고 얘기를 하고 있죠. 그것은 전체적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다시 한 번 확인이 됐다. 그러니까 바이든 행정부가 처음 등장해서 잘 조정된, 그리고 실용적인 대북 접근을 하겠다는 원칙을 밝혔습니다. 그러고 나서 얼마 전에 성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얘기했습니다마는 7월까지 북한한테 대화를 하자는 수차례 제안을 했는데 북한이 전혀 응하지 않고 있다. 그러니까 미국의 기본 입장, 바이든 행정부의 기본 입장은 북한과의 대화를 계속 지속한다.

그런데 북한이 계속해서 미사일을 19번 올해 와서 쏘고 또 7차 핵실험까지 가능성이 있으니까 여기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또 UN 제재 위반이다라는 불법성을 얘기를 하면서 또 대응까지 밝혔다. 그러니까 큰 틀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라고 판단이 됩니다.

[앵커]
앞서서 윤석열 대통령이 UN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북한 관련 얘기를 꺼내지 않았습니다. 이게 전략적인 침묵이다, 이런 시각도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박원곤]
저는 두 가지라고 판단이 되는데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의 기조는 큰 틀에서 한국이 주체가 돼서 이 판을 끌고 간다는 생각이 큽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이미 윤석열 대통령의 8.15, 이른바 담대한 구상에 비판적인 얘기를 꺼냈고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다시금 그걸 얘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이 되고요. 또 만약 그런데도 얘기를 꺼낸다면 이것은 어떻게 보면 북한한테 끌려간다. 그러니까 한국이 확실한 원칙에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라는 그런 의도가 있다고 생각이 되고 또 얘기를 이미 충분히 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말씀드린 것처럼 북한이 반응을 했기 때문에 여기서 새로운 얘기를 꺼내기는 쉽지 않았다고 생각이 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아쉬움은 있습니다.

왜냐하면 UN 총회라는 장이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이것은 북한 핵 문제죠. 당연히 이것은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게 세계적인 의제, 반확산의 문제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 원칙을 다시 한 번 밝히고 또 담대한 구상이 어떻게 되고 있고 어떻게 이것이 진행되고 있는가를 국제사회에서 다시 한 번 원칙 차원에서 확인을 했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한일 정상회담 그리고 곧 열릴 수도 있는 한미 정상회담 관련해서 박원곤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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