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편견과 진실] 지방선거가 여당의 무덤이다?

[지방선거, 편견과 진실] 지방선거가 여당의 무덤이다?

2022.05.30. 오전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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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기자]
과거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여당의 무덤'이라는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먼저, 재보궐 선거까지 포함해서 모두 아홉 차례 시장 선거가 있었던 서울을 보겠습니다.

9번 가운데 여당이 이긴 건 세 번입니다.

선거 다음 날 아침까지 엎치락 뒤치락하다가 0.6%p차이로 간신히 자리를 지켜낸 2010년 5회 선거를 제외하면

여당이 안정적으로 이겼다고 볼 수 있는 건 두 번뿐입니다.

우선 1998년 2회 지방선거로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였고요.

그리고 2018년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후,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 이튿날에 치러진 7회 지방선거였습니다.

즉, 정부 출범 직후 선거, 그리고 여당에 유리한 이슈가 분위기를 지배했던 선거를 제외하면 서울에서는 대개 야당이 승리한 것이죠.

보수 세가 더 짙은 것으로 알려진 강원도에서는 보궐 선거를 포함한 총 8번의 지방선거에서 여당 소속 도지사가 당선된 건 지난 2018년 딱 한 번뿐이었습니다.

이렇듯 지방선거에선 중앙정부에 대한 견제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다고 볼 여지가 있는 것 같은데요.

하지만 최근엔 이와는 정반대 의견도 나온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김지선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김지선 기자]
네, 지방선거가 여당의 무덤이라는 말, 완전히 틀린 건 아니지만, 반드시 그렇게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번엔 경기도의 선거 결과를 갖고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경기도는 인구가 가장 많고, 다양한 지역 구성원들이 모여있다는 점에서 대표성이 작지 않은 지역입니다.

그런 경기도, 지난 7번의 선거에서 야당 후보가 도지사에 당선된 건 두 번뿐입니다.

언제였을까요?

2002년 김대중 정부 마지막해에 치러진 3회 선거와 2006년 열린우리당이 참패했던 4회 선거입니다.

앞서 김경수 기자가 서울과 강원을 예로 들었는데, 경기도의 선거 결과까지 종합해보면 모든 지역에서 여야 유불리를 일반화하기 어려운 것 같고요.

오히려 정권의 주기, 사이클과 더 관련이 깊어 보입니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초중반에는 '안정'에 대한 여론이 강하지만,

정권 후반으로 갈수록 '심판' 심리가 강해져서 정부와 여당에 불리해지는 건데요.

실제로 지난 7차례 지방선거 결과를 한 번에 보겠습니다.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이긴 광역단체를 지도에 보라색으로 표시했습니다.

여당은 당시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에 따라 달라졌는데요, 하나씩 볼까요?

1995년 김영삼 정부 3년 차에 치러진 1회 선거에서 여당은 5석을 가져갔습니다.

2회 선거는 김대중 정부 첫해에 실시되는데 여당인 새정치국민회의는 연합 공천을 실시한 자민련과 함께 10석을 가져갔습니다.

하지만 5년 차에 접어들자 단 4석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거둡니다.

노무현 정부 하반기에 치러진 선거에서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단 1곳에서 이기면서 참패했죠.

이후 2차례 지방선거는 모두 대통령 임기 중반에 치러집니다.

이명박 정부 중반에 치러진 5회는 6석,

박근혜 정부 초중반에 열린 6회는 8석을 얻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2년 차에 치러진 7회 지방 선거, 북미 정상회담 이튿날 실시되면서 이슈의 영향도 강하게 받아 여당 압승으로 끝났습니다.

이 선거 결과를 정권의 연차 순으로 재정렬을 해보겠습니다.

보시면, 정부가 들어선 첫해와 2년 차 때는 여당이 많은 광역단체에서 승리하지만,

정권 후반으로 갈수록 조금씩 야당으로 힘이 옮겨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4년 차와 5년 차 때는 확실히 힘이 빠지는 모습이네요.

이번 선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한 달도 채 안 돼 치러진다는 점에서 김대중 정부 첫해 치러졌던 2회 선거와 유사합니다.

하지만 섣불리 결과를 예단하긴 이르죠.

역대 최소 표차, 그리고 취임 이후 이어지는 여러 이슈 속에 국민의 마음이 어디로 향할지는 선거가 모두 끝난 후에야 알 수 있겠죠.

지금까지 민심연구소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김지선 (sun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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