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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핵도 핵이지만...비대칭 무기도 살펴야](https://image.ytn.co.kr/general/jpg/2022/0504/202205040600013782_d.jpg)
지난 달 25일 공개한 北 방사포, 화면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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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에게는 있지만 우리에게는 없는, 우리는 있지만 상대방은 없는 무기가 바로 비대칭 무기다. 남북관계에서 핵은 북한의 비대칭 무기다. 북한에게만 있다. 상대방도 있고, 우리도 있지만 수적으로 혹은 성능적으로 압도적인 무기도 비대칭 무기로 불리기도 한다.
핵을 제외한 북한의 재래식 비대칭 무기 가운데 1위가 ‘다연장포’인 ‘방사포’가 아닐까 싶다. 우리도 있지만 북한의 다연장포는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국방부가 발간한 ‘2020 국방백서’를 보면 우리가 270여 문의 다연장 로켓포를 갖고 있는 것에 비해 북한의 ‘방사포’는 5천500여 문에 이른다.
포는 미사일에 비해 정밀타격이 어렵다. 그러나 북한은 방사포에 미사일처럼 유도기능을 넣어 정확도를 높이고 사거리를 늘린(200km 이상)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도 한참 전에 개발을 완료했다. 300km를 넘는 초대형 방사포까지 실전배치한 상황이다.
1개의 방사포에 포문이 여러 개여서 유사시 수천여 개의 방사포가 일시 공격에 나선다면 수도권에 위협적이다. 그래서 국방부는 이스라엘의 ‘아이언돔’과 같은 대응 수단을 개발하는 중이다. 지난 2000년 ‘2021~2025 국방중기계획’을 통해 확정했다.
지난 1월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장면, 화면출처 : 조선중앙TV
최근 등장한 극초음속 미사일도 북한의 비대칭 무기로 합류하는 중이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비행속도가 마하 5이상을 꾸준히 유지해야 하는 특징이 있다. 우리 군은 극초음속 미사일도 요격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불가능에 가깝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많다. 현재 러시아와 중국, 미국이 성공하거나 개발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만 들린다.
요격체계를 무력화시키는 회피기동을 한다는 지대지 전술유도탄(이스칸데르급, KN-23)도 마찬가지다. 비대칭 무기를 개발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방어하기 어려운 혹은 공격하기 쉬운 무기를 확보해 소위 ‘게임 체인저’ 역할을 맡기기 위함이다.
지난 4월 25일 열병식에서 공개한 北 대전차 미사일, 화면출처 : 조선중앙TV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반 우크라이나의 대전차 미사일인 ‘재블린’이 비대칭 무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전차나 장갑차의 진격을 막는 1등 공신으로 언론에 자주 오르내렸다. ‘재블린’은 적외선 유도방식으로 직격이나 포물선을 그리며 자유자재의 타격이 가능하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전에서의 실전 경험이 반영될 정도로 검증도 거쳤다.
그런데, 재블린과 유사한 물건이 이번 북한의 열병식에 등장했다. 아직 정확한 명칭은 붙지 않았지만 한 군사전문가는 영국의 대전차 미사일 NLAW와 유사한 생김새로 분석했다.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 이 대전차 미사일을 굳이 새로 공개한 건 우크라이나처럼 북한도 관련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겁박한 것으로 추측된다.
다시 ‘2020 국방백서’를 보면, 우리 군은 전차가 2,130여 대 장갑차가 3천여 대다. 북한은 전차가 4,300여 대, 장갑차가 2천여 대다. 성능을 떠나 전차는 우리보다 북한이 2배 이상 많다. 북한이 정밀타격용 대전차 미사일을 확보했다면, 우리 전차가 아무리 성능이 좋더라도 안심할 만한 상황이 아닌 것이다.
서방에 ‘재블린’이 있다면 우리나라엔 ‘현궁’이 있다. 일각에선 현궁이 재블린에 비해 가성비가 뛰어나 수출 효자품목이 될 거라는 주장도 거론된다. 더 추가하자면, 북한에게는 없지만 우리에게는 있는 무기도 많다. F-35 스텔스 전투기를 비롯해, 이지스 구축함, 공격용 아파치 헬기, 정밀 타격과 폭발력을 갖춘 현무 시리즈 미사일, 공격용 드론 등 수두룩하다. 글로벌 호크 무인 정찰기 등 대북 감시망도 마찬가지다. 첨단 전력으로 재래식 전력의 열세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국방계획이 진행 중이다.
우리가 북핵에 모든 관심을 쏟는 사이 북한은 재래식 무기를 더욱 첨단화하고 있다. 여기에 전술핵 탑재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신형 무기체계를 속속 개발하고 있다. 제반 수단을 총동원하는 이른바 섞어 쏘기 형태의 ‘배합전’을 염두에 둔 듯 하다. ‘2018 국방백서’는 북한이 기습전과 배합전, 속전속결전을 중심으로 하는 군사전략을 채택했다고 밝혔고, 지금도 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문경
통일외교안보부장
YTN 김문경 (mk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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