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무성 "아직 종전선언할 때 아냐...美 적대 정책 철회가 최우선"

북 외무성 "아직 종전선언할 때 아냐...美 적대 정책 철회가 최우선"

2021.09.24. 오전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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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 북한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습니다.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남아있는 한 종전선언은 허상에 불과하다"며 시기상조라고 밝혔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홍주예 기자!

문 대통령의 제안이 나온 지 이틀 만에 북한이 반응을 보였군요?

[기자]
리태성 외무성 부상 명의의 담화가 오늘 조선중앙통신에 게시됐는데요,

리 부상은 담화에서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종전을 열백 번 선언한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하나도 없다"며 "아직은 종전을 선언할 때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한미 동맹이 계속 강화되는 가운데 이뤄지는 종전선언은 오히려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파괴하고 남북을 끝이 없는 군비경쟁에 몰아넣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종전을 가로막는 최대 장애물인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남아있는 한 종전선언은 허상에 불과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처한 자신들의 국방력 강화 조치는 '도발'로 매도되고, 미국과 추종 세력들의 군비 증강 행위는 '억제력 확보'로 미화되는 이중 기준 또한 대북 적대시 정책의 산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올해 2월과 지난달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와 남한에 대한 미사일 지침 종료 선언, 남한과 일본에 대한 수십억 달러어치 무장 장비 판매 승인을 열거하며, 모두 북한을 겨냥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다만, 리 부상은 "종전선언이 한반도의 정전 상태를 끝낸다는 것을 공개하는 정치적 선언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는 있다"며 종전선언 자체를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또, "앞으로 평화 보장 체계 수립으로 나가는 데서 종전을 선언하는 것은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북한이 부정적인 입장만 밝힌 것이 아니라고 평가하며 종전선언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은 오늘 CBS 라디오에 출연해 "담화를 자세히 읽어보면 북한도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며 "북한의 입장이 꼭 부정적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도 조금 전 브리핑에서 "종전 선언은 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상으로 들어가자는 정치적 선언이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상의 출발점으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조치라는 정부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시간으로 그제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지금까지 통일외교안보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홍주예 (hongkiz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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