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등장한 정치 '팬덤'...과거와는 다른 형태

또 등장한 정치 '팬덤'...과거와는 다른 형태

2021.06.20. 오전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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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에서 36살 이준석 대표가 2030의 지지를 등에 업고 당선되면서 정치 '팬덤'이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정치 '팬덤'의 시작은 사실상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 '노사모'가 생겨났던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그때와 지금은 어떻게 다를까요.

이정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노무현! 노무현!"

2002년 대선.

전국을 강타한 노란 바람은, 동교동계를 등에 업은 이인제 대세론을 뒤집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노무현으로 확정했습니다.

바람을 일으킨 건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노사모였습니다.

[명계남 / 당시 노사모 회장(2002년 4월) : 가망 없는 우리 사회나 우리 정치 현실에서 어쩌면 희망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발견하고 사람들이 모인 것이 노사모라고 봅니다.]

당시의 30~40대, 지금의 586이 인터넷을 통해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모으고, 지지를 집결시킨 겁니다.

사실상 1세대 정치 '팬덤'입니다.

[이준한 / 인천대 정치학과 교수 : 어떤 정책적 측면이라든지 인물에 대한 강한 선호감, 또 어떤 이념적인 성향에 대한 동질감에 기초하고 있어서….]

인물과 이념을 중심으로 한 정치 '팬덤'은 '문팬', '박사모'처럼 대선주자의 팬클럽 형태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로부터 거의 20년 만에 등장한 이준석 현상.

코로나19와 맞물렸던 비대면 전당대회에서 2030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결집해 후원금을 모으고 30대를 대표로 밀어 올렸다는 점에선 정치 '팬덤'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공정이라는 이슈를 중심으로 뭉쳤다는 점에서 과거와 차이가 있습니다.

[송경재 / 상지대 교양학부 교수 : 과거에는 죽으나 사나 한 정당만 지지했었잖아요. 지금은 현재 내가 가장 관심 가지고 있는 이슈를 제기해주는 사람을 지지해줘요. 학술적으로는 이슈 공중이라고 해요. 이슈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집단들.]

중장년의 중도와 보수 지지층이 전략적 선택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신율 /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 : 이준석 현상의 가장 중요한 것은 대선 앞둔 시점이기 때문에 당심이 전략적 선택을 했다는 거예요. 사실 노무현 현상은 전략적 선택을 한 결과라고 보기는 힘들거든요.]

이준석 현상이 새로운 정치 팬덤으로 자리 잡을지, 일시적인 바람으로 그칠지는 해석이 분분합니다.

연예인과 같은 팬덤 정치가 진지한 정책 논의를 실종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당장은 국민의힘의 신규 당원 가입으로 이어지면서 여야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YTN 이정미[smiling3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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