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지평선을 연다?'...윤석열 방명록 실수? 논란?

[뉴있저] '지평선을 연다?'...윤석열 방명록 실수? 논란?

2021.06.16. 오후 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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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언론인 출신의 대변인을 2명이나 두고 대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어제는 6·15 남북공동선언 21주년을 맞아 김대중도서관을 방문한 모습을 언론에 공개했는데요.

윤 전 총장은 방명록에 "정보화 기반과 인권의 가치로 대한민국의 새 지평선을 연 김대중 대통령의 성찰과 가르침을 깊이 새기겠다"고 적었습니다.

그런데 여기 '지평선을 연다'는 표현이 조금 어색하죠?

당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지평을 연다'고 하지 '지평선을 연다'고 하지 않는다"며 "언어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꼬집었습니다.

실제로 사전을 보면 '지평'은 사물의 전망이나 가능성 따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지평선'은 편평한 대지의 끝과 하늘이 맞닿아 경계를 이루는 선을 뜻합니다.

'성찰'이라는 단어 역시 문장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주장도 제기됐는데요.

사전에 등록된 '성찰'은 '자기의 마음을 반성하고 살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성찰' 대신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본다'는 뜻의 '통찰'이라는 단어를 써야 정확한 표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방명록 하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빼놓을 수 없죠.

안 대표는 지난해 현충원을 찾아 방명록을 작성하며 코로나19를 '코로나20'으로 썼다 다시 작성했습니다.

이 밖에 '대한민국'을 '대한민굴'로 썼다가 'ㄹ'을' 'ㄱ'으로 바로잡아 쓰기도 했고요.

'굳건히'를 '굳건이'로, '깊이'를 '깊히'로 쓰며 맞춤법 실수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7년 당시 대선 주자로 부상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현충원을 방문해 방명록을 쓰며 '커닝 논란'을 빚었습니다.

이렇게 안주머니에서 무엇인가 꺼냅니다.

방명록에 쓸 내용을 컴퓨터로 적어 프린트해 왔는데요.

당시 반 전 총장이 미리 준비한 쪽지를 보고 옮겨 쓰는 모습에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같은 해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광주 5·18 민주묘지 방명록에 '멸사봉공'이라는 사자성어를 남겼습니다.

개인적인 욕심, 즉 사욕을 버리고 공익을 위해 힘쓴다는 뜻인데요.

이 과정에서 '사사로울 사'를 '죽을 사'로 써 방명록을 새로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홍준표 / 당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지난 2017년) : 죽음으로써 항거를 했기 때문에 '죽을 사'를 썼는데 다시 쓰라고 해서….]

최근에는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현충원 방명록을 통해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들에게 사과해 논란이 됐기도 했습니다.

방명록, 비록 짧은 글이지만 정치인들의 철학과 소신을 엿볼 수 있는 만큼 문구 하나에도 상당히 공을 들이곤 하는데요.

작은 실수가 때로는 인간적인 면모로 포장되기도 하지만 자칫 얕은 사고의 수준을 드러내 정치적인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뉴스가 있는 저녁 안귀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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