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여당 지도부에 '단합' 강조...야당 "독선 정권"

문 대통령, 여당 지도부에 '단합' 강조...야당 "독선 정권"

2021.05.14. 오후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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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단합 강조…송영길 "당 의견 반영해야"
국민의힘 의원들, 청와대 앞 집결…피케팅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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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사청문 정국이 민주당의 단독 처리로 일단락된 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신임 지도부가 첫 회동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청와대, 여당의 단합을 강조한 반면, 송영길 대표는 당 주도의 관계에 방점을 찍었는데요.

국민의힘이 문 대통령의 인사 강행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청문 정국 뒤 여야 관계는 더욱 얼어붙고 있습니다.

국회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송재인 기자!

민주당 신임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건 처음인데요.

어떤 말이 오갔습니까?

[기자]
앞서 민주당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신임 지도부는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한 시간가량 초청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무엇보다 당·청 관계에 대한 발언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먼저 직접 듣고 오겠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 정부와 여당이 신발 끈을 다시 조여 매고 새롭고 비상한 각오로 힘을 모아서 국정을 운영하고 미래를 준비해 나가는 그런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재보선의 패배를 쓴 약으로 삼아서 국민이 가장 아프고 힘든 부분을 챙기는 데서부터 정부와 여당이 유능함을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새 지도부가 우리 당을 잘 단합시켜 주시고,  또 그 힘으로 당, 정, 청 간에도 더 긴밀한 소통과 협력으로 국민들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드릴 수 있기를 바라면서 당부 말씀을 드립니다.]

[송영길 / 더불어민주당 대표 : 저희 당이 (내년 3월 9일) 우리가 다시 국민으로부터 신임을 받아야 우리 문재인 대통령께서 성공적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 당 대표실에 D-299라고 써놓고 활동을 하고 있는 데 그럴려면 앞으로의 모든 정책에 당의 의견이 많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들으셨다시피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후반, 여당과 청와대가 분열하지 말고 단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송영길 대표 역시 호응하면서도, 당·청 관계에서 당 우선 기조를 표명했습니다.

어제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의 자진 사퇴 이후 향후 당·청 관계 변화도 주목되던 상황에서 나온 발언들인 만큼 의미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논란의 세 장관 후보자 가운데 한 명은 포기해야 한다는 당 일각의 의견을 어제 문 대통령이 받아들인 모습이 됐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오늘 간담회에서는 부동산 대책과 백신 수급 대책, 한미정상회담 등 국정 현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주목되는 건 역시 부동산 세제 정책을 어떻게 손볼 지였습니다.

민주당 부동산 특별위원회는 앞서 첫 회의에서 거래세뿐 아니라 재산세와 종부세 등 보유세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집중적으로 나눴지만,

정부는 물론 청와대도 종부세 완화만큼은 투기 수요 억제라는 부동산 정책 기조를 흔들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부동산 정책 수정을 두고 복안이 나왔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앵커]
국민의힘은 인사 강행에 반발하며 청와대를 항의 방문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대부분은 조금 전 10시, 청와대를 직접 찾아 피케팅 시위를 벌였습니다.

청와대와 민주당의 인사 강행을 비판했는데, 당시 상황 잠시 보고 오겠습니다.

[국민의힘 : 국민 무시 협치 파괴 문 정권을 규탄한다! 자격없는 장관 후보 대통령은 철회하라!]

직후 현장에서 장외 의원총회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민심의 회초리를 맞고도 오만함을 버리지 못했다,

청와대의 '박준영 꼬리 자르기' 각본 아래 민주당이 군사작전 하듯 인사 폭거를 벌였다는 거센 발언들이 나왔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배현진 / 국민의힘 의원 : 제가 이제 갓 돌 지난 조카 있는데요. 저희 조카 말도 못 하거든요. 그래도 안 돼! 하지마! 하면 얼른 알아듣고 두 번 다시 하지 않습니다. 한 살 배기도 그렇게 합니다. 무려 4년 동안 국민이 제발 협치해라, 제발 독주하지 마라 절박하게 외치고 계신 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듣질 못합니다.]

이후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 측에 공식적인 항의 서한을 전달하고, 야당과의 면담 자리 마련을 재차 요청했습니다.

이렇게 대여 공세의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지만, 국민의힘도 원내 투쟁에 나서는 건 조심스러운 분위기입니다.

상임위를 비롯한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하지는 않겠다는 건데, 이후 민생 법안과 상임위원장 배분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여야 관계 경색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YTN 송재인[songji10@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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