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장관 첫 대면 '팽팽'...한미일, 대북공조 시동

한일 외교장관 첫 대면 '팽팽'...한미일, 대북공조 시동

2021.05.06. 오후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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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의 첫 만남이 어렵게 성사됐지만 현안을 둘러싼 입장 차를 확인하는 선에서 그쳤습니다.

앞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3국은 대북해법에 함께 힘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이교준 기자!

공식 일정에 없었던 한일 외교 장관의 첫 회동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는데 회담 분위기는 어땠나요?

[기자]
G7 외교개발장관 회의에 참석차 런던을 방문한 한일 외교 장관이 어렵게 대면했는데요.

회담 직전까지 회동 일정이 공개되지 않았을 정도입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런던의 한 호텔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을 먼저 한 뒤 일본 측이 준비해 놓은 다른 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20분간 대화를 나눴습니다.

두 장관이 회동에 앞서 찍은 기념사진을 보면 뻣뻣한 자세에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는데요.

한 컷의 사진은 한일 회담 분위기를 말해줍니다.

그동안 두 장관 사이에 통화조차 없었는데 한일 외교 수장의 만남은 지난해 2월 이후 1년 3개월 만입니다.

[앵커]
20분간 짧게 진행됐다는데 과거사 문제와 원전 오염수 등 현안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만 확인하고 끝난 것인가요?

[기자]
대북 해법을 위한 협력을 제외하곤 강제 징용과 위안부 배상 판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 등 양국 갈등 현안에 대해선 입장 차를 확인하는 선에서 그쳤습니다.

두 장관 모두 일정이 빠듯해 긴 대화를 나누지 못한 상황도 있었겠지만 접점을 찾지 못한 한일 관계를 반영하듯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다만 그동안 사실상 중단돼온 한일 고위급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겠습니다.

정의용 장관은 회담 후 "좋은 대화를 했다"며 전날 만찬에서 대화를 나눈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외교부는 "한일 양국이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긴밀히 협력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에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회담 후 "양국 간 의사소통을 본격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한일 회동 후 일본 측 반응은 어떤가요? 이번 회동을 계기로 경색 국면에 빠진 한일 관계의 엉킨 매듭이 좀 풀릴 기미가 있나요?

[기자]
모테기 외무상은 한일 외교 장관 회담 후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한일관계를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공유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아사히 신문 등 일본 언론이 전하는 일본 정부의 기류는 대체로 냉랭합니다

일본 당국자는 "이번 회담이 성사된 것도 미국의 뜻에 따른 것으로 모테기 외무상이 미국의 체면을 세워준 것"이라고 평가절하했습니다.

앞으로 일본 정부는 북한의 안보 위협에 대해선 대북 공조를 취하는 모양새를 취하겠지만 과거사 문제와 원전 오염수 등 현안에 있어선 기존 입장을 완강히 고수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일 갈등 현안 대부분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문제인데 국내 여론과 선거 등 정치 일정과 맞물려 있어 만만치 않습니다.

또 대법원의 강제동원 관련 판결에 따른 국내 기업 자산 현금화 여부 등도 변수입니다.

[앵커]
한일 회동에 앞서 한미일 3국 외교 장관 회담이 열려 대북해법을 중점 논의했다는데 어떤 합의가 이뤄졌습니까?

[기자]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 마련한 대북정책을 놓고 한미일 3국 공조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는데요.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설명하고, 한일 장관은 협력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역내 평화와 안보 증진을 위한 상호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대북정책 추진 과정에서도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외교부에서 YTN 이교준[kyojo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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