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장관 겸직도 논란인데 차관 겸직 허용?

국회의원 장관 겸직도 논란인데 차관 겸직 허용?

2021.03.01. 오전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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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현직 국회의원 신분으로 장관은 물론 차관까지 겸직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현재 국회의원이 장관을 겸직하는 것도 3권분립 위배라는 지적이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법안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정미 기자입니다.

[기자]
여당 의원 10명과 함께 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입니다.

장관까지만 가능한 국회의원 겸직을, 차관까지 할 수 있도록 확대했습니다.

정부의 국정과제 수행이 원활해질 거라는 이유를 담았습니다.

하지만 당장, 3권분립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차진아 /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모든 법률을 (여당) 혼자 단독으로 지금 처리가 가능한 상황인데,/ 정부 안에서 정치인이 아니라,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전문 관료들이 제 역할을 못 하도록 마비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사실 현행법상 가능한 국회의원의 장관 겸직조차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

2017년 국회 본회의에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이 상정됐을 때

[정세균 / 당시 국회의장(2017년 7월) : 2017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하도록 하겠습니다.]

당시 김부겸, 김영춘, 도종환 장관이 의원 자격으로 참석해 이른바 셀프 찬성표를 던지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2015년 이완구 국무총리 임명 동의안이 올라왔을 때는, 당시 김희정, 최경환, 황우여 장관이 의원 자격으로 표결에 참여했습니다.

[정의화 / 당시 국회의장 (2015년 2월) : 오늘 우여곡절 끝에 국무총리 임명 동의안을 처리하게 됐습니다.]

3권분립 원칙에 위배 되는데도 국회의원의 장관 겸직이 가능해진 것은 1963년 박정희 정권이 장기 집권을 위한 무마책으로 제시하면서부터입니다.

[심경수 / 충남대 특허법무대학원 교수(헌법학 전공) : 3선 개헌할 때 국회의원들을 포섭해야 하니까 그러니까 장관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정치적 필요에 의해서 그렇게 된 거죠.]

이후 겸직을 금지하자는 논의가 국회에서 있었지만, 운용의 묘를 살려보자는 식으로 계속 유지돼왔습니다.

그 결과 17대 국회부터 최근까지, 장관 등을 겸직한 국회의원은 무려 40명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현직 국회의원이 장관 등을 겸직하면 법안 발의가 14건 정도 감소하고, 가결에까지 이르는 법안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는 등 문제점 지적은 끊이지 않습니다.

장관뿐만 아니라 차관까지 국회의원을 임명해 국정 운영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법안 발의 취지를 공감할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입니다.

YTN 이정미[smiling3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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