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3천 줄게, 끝까지 같이 가자"...한 국회의원 父의 수상한 제안

[앵커리포트] "3천 줄게, 끝까지 같이 가자"...한 국회의원 父의 수상한 제안

2020.12.22. 오후 12:5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현직 국회의원이 이른바 '아빠 찬스'로 크게 재산을 불렸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 부산 수영구를 지역구로 둔 초선 의원인데요.

21대 국회에서 가장 많은 900억 원대 재산을 신고했습니다.

건설사 최대 주주 아버지를 두고 있고, 본인도 그 회사에서 대표를 지냈습니다.

관련 보도, MBC에서 나왔는데요.

전 의원이 동생들과 만든 회사가 아버지 건설사로부터 도급공사나 분양사업을 대규모로 넘겨받아 매출이 급성장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일감 몰아주기나 떼어주기를 통한 편법 증여가 의심된다는 건데요.

앞서 두 달 전 부산시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언급이 나왔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장경태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0월 부산시 국정감사) : (문제가 된 건설사는) 야당 모 국회의원 아버지가 소유주고 해당 국회의원 또한 회사의 대표이사를 지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와 아들 3명이 3개 회사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표에 보면 예를 들어 4개 회사 매출이 2010년 7백억 원 정도였는데 2016년에 4천억 원 규모로 늘었습니다.]

[박성민 / 국민의힘 의원 (지난 10월 부산시 국정감사) : 야당 의원에 대한 정치적인 공격성 발언에 대해서 지방자치단체를 감사하러 나온 자리에서 꼭 그렇게 하셔야 하는가 하는 말씀을 드리고….]

여기에 또 다른 문제도 불거졌습니다.

전 의원 아버지가 관련 내용을 묻는 취재진에게 "3천만 원을 갖고 오겠다, 본인하고 인연 맺으면 끝까지 간다"고 발언한 내용이 전파를 탄 겁니다.

전봉민 의원 측은 '편법 증여'는 아니었다며 아버지 발언에 대해서는 조만간 입장을 내겠다고 밝혔는데요.

정치권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 전 의원 재산이 12년 만에 130배나 급증했다며 즉각적인 수사와 의원직 사퇴는 물론 출당 등 국민의힘 차원 징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요.

정의당 역시 무마 시도는 충격이라며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장태수 / 정의당 대변인 : 보도 무마를 조건으로 3천만 원을 주겠다며 죽을 때까지 같이 가자는 발언은 마치 조폭 영화의 대사인 듯 들렸습니다.]

전 의원, 건설사 대표로 있으면서 지난 2008년 부산시 시의원에 당선됐습니다.

이후 2년 동안은 도시 개발을 담당하는 해양도시위원회 소속이었습니다.

국회의원, 시의원 등의 '이해충돌' 문제를 확실히 짚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인데요.

비슷한 논란은 줄곧 있었습니다.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박덕흠 의원은 가족이 소유한 건설사가 자신의 상임위 피감기관으로부터 천억 원대 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결국 탈당했죠.

이스타항공 창업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이상직 무소속 의원 역시 가족이 대량 소유한 이스타홀딩스 주식이 국회 예결위 활동과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여당은 '이해충돌 방지법'을 내놓았습니다.

국회의원 임기 시작 3년 이내의 민간활동 내역을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또 주식 백지신탁계약 체결 6개월 지나도 처분 안 되면 상임위를 바꾸도록 하고, 이해관계가 있는 안건 심사나 표결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박광렬 [parkkr0824@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