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말·역겨워" vs "지라시 버릇"...거칠어진 여야의 입

"미친 말·역겨워" vs "지라시 버릇"...거칠어진 여야의 입

2020.11.29. 오전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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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갈등이 소송전으로까지 번지면서 여야의 대리전도 격화하고 있습니다.

너나 할 것 없이 거친 표현들을 내놓으면서 결국, 알맹이는 빠진 '막말 공방'만 남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송재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청와대 1인 시위 현장을 방문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추미애 장관을 향해 이렇게 말합니다.

[김종인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일반인들이 TV를 틀어놓고 추미애 장관의 모습을 보면 너무너무 역겨워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 아닌가….]

그러자, 민주당 대변인이 똑같은 말로 맞받습니다.

[강선우 /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 국민의힘의 연이은 막말 대잔치를 TV 속에서 보시는 것이 국민 여러분께는 더 역겨울 것입니다.]

이날뿐만이 아닙니다.

[주호영 / 국민의힘 원내대표(그제) : 고삐 풀린 미친 말 한 마리가 밭에 들어가서 돌아다니면 한해 농사를 완전히 망치는 일을 봤습니다.]

[강선우 / 더불어민주당 대변인(그제) : 국민의힘은 고삐 풀린 미친 막말을 멈춰야 할 것입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리전 양상 속, 여야의 대응이 거칠어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국회 출석을 두고 설전이 불거졌던 지난 26일엔 뜬금없는 '지라시 논쟁'도 벌어졌습니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민주당 윤호중 법사위원장의 말을 이렇게 전하자,

[조수진 / 국민의힘 의원 (지난 26일) :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이낙연 대표가 격리 중이어서 그런 말(국정조사)을 한 것 같다'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윤 위원장이 꺼내 든 표현이 바로 '지라시'입니다.

'격리 중이라 관련 지시를 못 받았다'는 말을 의도적으로 잘라 먹었다며 기자 시절 버릇이냐고 비꼰 겁니다.

[윤호중 /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지난 26일) : 엄청난 왜곡입니다. 어떤 의도로 그렇게 했는지 모르지만 그 양반이 '지라시' 만들 때 버릇이 나온 것 같아서 유감스럽네요.]

야당 보좌진을 향해서는 보필 좀 제대로 하라고 훈수까지 뒀습니다.

그 덕분에, 맥락은 사라지고 윤호중 위원장에겐 언론과 보좌진을 비하했다는 지적만 남았습니다.

[김형준 /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 : 상호존중이라는 것을 갖고 있어야 민주주의를 지키는 방패막이거든요. 그걸 스스로 파괴하고 있잖아요.]

정치권이 국민 정서를 대변하는 메시지를 내다보면 감정이 실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메시지의 목적이 맹목적 비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면 국민 목소리를 대변하긴커녕 피로감만 더할 뿐입니다.

YTN 송재인[songji10@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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