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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주민이 그제 저녁 군 철책선을 뚫고 내려와 어제 우리 군이 14시간 만에 신병을 확보했습니다.
당시 철저하다던 과학화 경계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는데, 2천억 원 넘는 예산을 들인 시스템이 고장이 잦아 보완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 이 사건 취재한 기자 통해 들어보겠습니다. 이승윤 기자!
먼저 이번 사건의 경위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군은 북한 남성이 지난 2일 밤 DMZ 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2차례 TOD (열상감시장비)에 포착돼 수색 작전을 펼쳤으나 발견하지 못했고, 이 남성이 계속 남하해 그제 저녁 7시 25분쯤 강원 동부 지역 전방에서 철책선을 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군은 강원도 동부 전선에 대침투 경계 '진돗개'를 격상한 뒤 수색 작전을 벌여 GOP 남쪽 1.5km 민간인 통제선 안에서 신병을 확보했습니다.
군 당국은 민간인으로 확인된 이 남성이 귀순 의사를 밝혀 관계기관과 공동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지역은 과학화 경계 시스템을 갖춘 곳으로 '광망'이라고 불리는 철책의 센서가 작동하지 않아 군은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해당 부대의 작전상황과 감시장비 등을 조사하기 위해 전비태세검열단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부대는 이른바 노크 귀순이 있던 지난 2012년에도 사단장과 연대장 등이 줄줄이 보직 해임됐는데, 검열단 조사 결과에서 문제점이 식별되면 문책이 뒤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문제는 철책 넘는 것을 보고도 신병을 바로 확보하지 못했고, 과학화 경계 시스템도 뚫렸다는 점이죠?
[기자]
북한 남성이 GOP 철책을 넘는 장면을 우리 군이 CCTV를 통해 봤지만 10여 시간이 지나 GOP 남쪽 1.5km 지점에서 신병을 확보했습니다.
군 당국은 해당 지역의 산세나 지형 때문에 감시 사각지대가 존재한다고 해명했는데, 궁색한 해명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더 큰 문제는 초병의 경계임무를 보완하는 과학화 경계시스템의 고장이 심각하다는 겁니다.
과학화 경계 시스템은 군이 장병 감소에 대비하고 대북 감시를 강화할 목적으로 지난해까지 2,427억 원을 들여 구축했는데요,
2016년 국방백서엔 적은 병력으로 넓은 지역을 효율적으로 감시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잦은 고장과 오작동으로 최전방 지역의 감시 공백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 문제를 지적했던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채익 의원의 인터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채익 /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 : 2015년부터 2020년까지 과학화 경계 시스템 장비의 작동 오류 및 고장을 조사해봤습니다. 총 2,749건이 나타났는데요. 대북 감시를 위한 최전방 기지에서 하루에 1.5회꼴로 감시 장비가 먹통이 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문제는 과학화 경계 시스템의 핵심인 광망이 먹통이 된 게 한두 번이 아니라는 점이라고요?
[기자]
2018년에도 과학화 경계 시스템의 잦은 오류와 고장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황영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사업이 시작된 이후 2018년까지 총 5,225건의 프로그램 오류와 고장이 발생해 매년 1,740건, 매일 약 4.8건의 오류와 고장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원인으로는 부품 고장이 가장 많았고, 강풍 등으로 인한 광망 절단, 프로그램 오류, 전원 불량 등이 많았고, 7사단이 1,216건으로 고장이 가장 많았으며, 21사단 916건, 이번에 뚫린 22사단이 673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9월엔 태풍 링링이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강풍으로 645건의 광망 절단 사고가 있었고 복구하는 데 평균 68.6일이 소요됐습니다.
올해 태풍과 홍수가 잦았던 만큼 과학화 경계 시스템 고장도 상당할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제대로 된 점검과 정비를 지금부터라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광망에 문제가 생긴 걸 알아도 바로바로 조치가 어렵고, 심지어 고장을 방치하는 부대도 있었다고요?
[기자]
광망 1개가 절단되면 기본 교체 단위가 50m나 되고, 광망 재설치를 위해서는 15일 이상 소요돼 안보 공백이 발생될 수 있었는데 이번엔 그 공백이 그대로 드러난 셈입니다.
'먹통' 상태인데도 3일 이상이나 복구 안 된 철책이 63건이었는데 이번에 문제가 발생한 22사단에서 34건, 21사단 8건, 12사단 5건 1사단 4건 순이었고, 특히 22사단에선 광망 절단으로 123일 간이나 그 구간을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건 올해가 아니라 2018년 기준입니다. 그동안 문제점 보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겁니다.
탈북민이 월북한 올해 7월 18일에도 강풍으로 과학화 경계 시스템의 광망이 절단되는 고장 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처럼 먹통이 된 과학화 경계 시스템의 평균 수리 기간이 지난해 기준 51.2일에 달해 장기간 감시 공백 사태가 우려됐는데 어제 그 틈을 타 북한 민간인이 내려오게 된 겁니다.
2018년 국방백서엔 "2016년에 구축 완료된 접적 지역 일대의 GOP 과학화 경계 시스템을 최적화된 상태로 발전시켜 경계 태세를 질적으로 격상시켰다"고 평가했는데 이런 평가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앞으로 국방 개혁에 의한 병력 감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고장으로 인한 오작동률을 낮추고 복구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도록 철저한 유지 관리 개선 등 제대로 된 보완책이 시급합니다.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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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이 그제 저녁 군 철책선을 뚫고 내려와 어제 우리 군이 14시간 만에 신병을 확보했습니다.
당시 철저하다던 과학화 경계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는데, 2천억 원 넘는 예산을 들인 시스템이 고장이 잦아 보완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 이 사건 취재한 기자 통해 들어보겠습니다. 이승윤 기자!
먼저 이번 사건의 경위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군은 북한 남성이 지난 2일 밤 DMZ 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2차례 TOD (열상감시장비)에 포착돼 수색 작전을 펼쳤으나 발견하지 못했고, 이 남성이 계속 남하해 그제 저녁 7시 25분쯤 강원 동부 지역 전방에서 철책선을 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군은 강원도 동부 전선에 대침투 경계 '진돗개'를 격상한 뒤 수색 작전을 벌여 GOP 남쪽 1.5km 민간인 통제선 안에서 신병을 확보했습니다.
군 당국은 민간인으로 확인된 이 남성이 귀순 의사를 밝혀 관계기관과 공동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지역은 과학화 경계 시스템을 갖춘 곳으로 '광망'이라고 불리는 철책의 센서가 작동하지 않아 군은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해당 부대의 작전상황과 감시장비 등을 조사하기 위해 전비태세검열단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부대는 이른바 노크 귀순이 있던 지난 2012년에도 사단장과 연대장 등이 줄줄이 보직 해임됐는데, 검열단 조사 결과에서 문제점이 식별되면 문책이 뒤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문제는 철책 넘는 것을 보고도 신병을 바로 확보하지 못했고, 과학화 경계 시스템도 뚫렸다는 점이죠?
[기자]
북한 남성이 GOP 철책을 넘는 장면을 우리 군이 CCTV를 통해 봤지만 10여 시간이 지나 GOP 남쪽 1.5km 지점에서 신병을 확보했습니다.
군 당국은 해당 지역의 산세나 지형 때문에 감시 사각지대가 존재한다고 해명했는데, 궁색한 해명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더 큰 문제는 초병의 경계임무를 보완하는 과학화 경계시스템의 고장이 심각하다는 겁니다.
과학화 경계 시스템은 군이 장병 감소에 대비하고 대북 감시를 강화할 목적으로 지난해까지 2,427억 원을 들여 구축했는데요,
2016년 국방백서엔 적은 병력으로 넓은 지역을 효율적으로 감시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잦은 고장과 오작동으로 최전방 지역의 감시 공백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 문제를 지적했던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채익 의원의 인터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채익 /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 : 2015년부터 2020년까지 과학화 경계 시스템 장비의 작동 오류 및 고장을 조사해봤습니다. 총 2,749건이 나타났는데요. 대북 감시를 위한 최전방 기지에서 하루에 1.5회꼴로 감시 장비가 먹통이 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문제는 과학화 경계 시스템의 핵심인 광망이 먹통이 된 게 한두 번이 아니라는 점이라고요?
[기자]
2018년에도 과학화 경계 시스템의 잦은 오류와 고장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황영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사업이 시작된 이후 2018년까지 총 5,225건의 프로그램 오류와 고장이 발생해 매년 1,740건, 매일 약 4.8건의 오류와 고장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원인으로는 부품 고장이 가장 많았고, 강풍 등으로 인한 광망 절단, 프로그램 오류, 전원 불량 등이 많았고, 7사단이 1,216건으로 고장이 가장 많았으며, 21사단 916건, 이번에 뚫린 22사단이 673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9월엔 태풍 링링이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강풍으로 645건의 광망 절단 사고가 있었고 복구하는 데 평균 68.6일이 소요됐습니다.
올해 태풍과 홍수가 잦았던 만큼 과학화 경계 시스템 고장도 상당할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제대로 된 점검과 정비를 지금부터라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광망에 문제가 생긴 걸 알아도 바로바로 조치가 어렵고, 심지어 고장을 방치하는 부대도 있었다고요?
[기자]
광망 1개가 절단되면 기본 교체 단위가 50m나 되고, 광망 재설치를 위해서는 15일 이상 소요돼 안보 공백이 발생될 수 있었는데 이번엔 그 공백이 그대로 드러난 셈입니다.
'먹통' 상태인데도 3일 이상이나 복구 안 된 철책이 63건이었는데 이번에 문제가 발생한 22사단에서 34건, 21사단 8건, 12사단 5건 1사단 4건 순이었고, 특히 22사단에선 광망 절단으로 123일 간이나 그 구간을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건 올해가 아니라 2018년 기준입니다. 그동안 문제점 보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겁니다.
탈북민이 월북한 올해 7월 18일에도 강풍으로 과학화 경계 시스템의 광망이 절단되는 고장 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처럼 먹통이 된 과학화 경계 시스템의 평균 수리 기간이 지난해 기준 51.2일에 달해 장기간 감시 공백 사태가 우려됐는데 어제 그 틈을 타 북한 민간인이 내려오게 된 겁니다.
2018년 국방백서엔 "2016년에 구축 완료된 접적 지역 일대의 GOP 과학화 경계 시스템을 최적화된 상태로 발전시켜 경계 태세를 질적으로 격상시켰다"고 평가했는데 이런 평가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앞으로 국방 개혁에 의한 병력 감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고장으로 인한 오작동률을 낮추고 복구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도록 철저한 유지 관리 개선 등 제대로 된 보완책이 시급합니다.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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