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여의도] 박원순 떠났지만, '진상규명' 무거운 숙제 풀릴까?

[응답하라 여의도] 박원순 떠났지만, '진상규명' 무거운 숙제 풀릴까?

2020.07.15. 오전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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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안보라 앵커
■ 출연 : 홍정민 / 더불어민주당 의원, 황보승희 / 미래통합당 의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지난주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비보는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고인의 죽음을 둘러싼 이런저런 논란이 있는 가운데 잊힐 만하면 되풀이되는 사회고위층의 극단적인 선택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두 의원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홍정민 의원,미래통합당 황보승희 의원 두 분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무거운 분위기이기는 합니다. 먼저 그제 영면했죠, 박원순 시장의 충격적인 소식 어떻게 바라보셨는지 두 분의 개인적인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홍정민]
소식을 접하고 저도 많이 충격이었어요. 갑작스럽게 아무도 생각할 수 없었던 그런 사건이어서 더 놀랐고 또 공익과 시민을 위한 삶을 살아오셔서 더 충격이 컸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또 피해 여성에 대해서 저는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저도 여성이지만 먼저 그분이 느꼈을 고통에 대해서 굉장히 위로를 드리고 싶고요. 그리고 중요한 건 지금 2차 가해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신상털기, 비방, 모욕 이런 것에 대해서는 아주 강한 유감을 저도 표합니다. 2차 가해를 멈춰주실 것을 저도 간곡하게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앵커]
그런 부분들도 저희가 앞으로 차근차근 의원님과 함께 얘기를 나눠보도록 하죠. 황보승희 의원께서는 이 소식 어떻게 접하셨습니까?

[황보승희]
먼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9일날 박원순 시장께서 실종이 됐다가 또 사망하신 걸로 나왔을 때 참 충격적이었고요. 또 7월 13일 월요일날 피해자 측을 대변해서 한국성폭력상담소 또 한국여성의전화에서 박원순 시장의 성추행 전모를 기자회견을 통해서 밝혔는데 또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미투사건으로 사회적 문제가 되었을 때도 박원순 시장의 성추행이 계속되었다는 것이 참 국민들께서 큰 실망을 하셨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요. 4년 동안 성추행이 이어졌다는 점, 또 비서실을 그만둔 뒤에도 성적 괴롭힘을 계속 당했다는 점, 또 서울시 내부에서 피해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럴 리가 없다, 은폐 내지는 묵살했다는 점. 또 피해자가 다른 부서로 전보요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부했다는 점. 또 서울시의 심각한 인권침해 문제가 계속됐다는 것이 충격적이고요.

직장 내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서울시에서 대응한 방법에 대해서 많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싶고 이것들이 다른 직장 내에서도 생길 수 있는 문제기 때문에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이 수립돼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피해자가 7월 8일날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어요. 그리고 7월 9일날 새벽 2시 반까지 진술을 마쳤는데 7월 9일 오전 10시 44분에 박원순 시장이 집을 나서면서 그 사이에 고소내용이 전달되지 않았느냐 하는 의혹이 있습니다.

사실은 이것은 철저하게 밝혀져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되고 만약에 그런 사실들이 전달됐다면 성폭력 사건 같은 경우에는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야 되는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실들이 전달되었다, 이것은 아주 심각한 문제다, 저희는 이렇게 보고 있고요.

이렇게 전달됨으로 해서 어떻게 보면 박원순 시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원인이 되었을 수도 있고 사실 또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당사자에게 이런 것들이 전달됨으로 해서 사실은 증거인멸의 우려도 있고 도주의 의혹도 있고 또 괴롭힘의 어떤 문제도 있을 수 있는데 많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여야 모두에서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진실규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요. 두 분께서 말씀하신 대로 2차 피해라든가 재발방지대책이 꼭 강구돼야 될 것 같습니다. 사회지도층의 극단적인 선택이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멀게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수사를 받다가 서거한 것도 있고요. 노회찬 의원도 생각이 나고 우울증을 앓았던 고 정두언 의원의 사례도 같이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치인의 극단적인 선택이라는 것이 유권자에게 큰 상처를 주는 만큼 여파가 조금은 더 크다고 할 수 있는데 정치권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홍정민]
물론 영향을 받습니다. 공인으로서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어떻게 하면 다시 일어나지 않을까, 이런 것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사회지도층의 영향력 이전에 먼저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최근에 트라이애슬론 선수였던 최숙현 선수의 자살 사건도 중요한데요. 그분은 사회지도층 인사는 아니었죠. 하지만 우리 모든 국민들이 안타까워했고 굉장히 분노했고 많은 분들이 재발방지에 대한 대안도 정치권에서도 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실 사회지도층이냐 아니냐의 문제보다는 그런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게 되는 원인에 대해서 더 주목해야 되고 그 이유를 없애 나가는 데 다같이 힘을 합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우리는 한 사람이라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분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제가 정치인을 말씀드렸고 의원님께서 최숙현 선수의 예를 들어주셨는데 최근에는 입주민의 갑질 때문에 경비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우도 있지 않았습니까? 저는 이런 뉴스를 전하면서 정치권은 그렇다 치고 우리 가족에게, 우리 아이에게 이런 극단적인 선택에 대해서 어떻게 설명을 해 줘야 하나 이런 고민이 들더라고요. 두 분 다 엄마신데, 정치인이기 이전에. 가정에서는 어떤 얘기들을 나누십니까?

[홍정민]
아까 말씀하신 대로 베르테르 말씀도 하시는데 사실은 자살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보다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자살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국회 입법조사처의 자료에 따르면 지금 이런 한국 자살률이 10만 명당 23명 정도로 OECD 평균 11.2명보다 훨씬 두 배도 넘는데요. 이게 우리나라하고 비교해서 하는 게 자살률이 높은 이유가 경기가 더 안 좋았을 때 더 높아지고 그리고 사회 불평등이 심화됐을 때 더 높아진다, 이런 조사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집중해야 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더 들어요, 저는.

[앵커]
그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될지 문제입니다. 사실 베르테르 효과도 말씀해 주셨지만 극단적인 선택이 사회 전반, 특히나 미성년자한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더 우려가 되는 것이거든요.

[황보승희]
아무래도 정치인, 연예인, 또 사회에서 아주 주목을 받고 있는 분들의 자살은 많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소위 베르테르 효과라고 하는 모방자살 현상 때문인데요. 실제 1993년도부터 2013년까지 20년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명인 자살에 따른 모방자살 강도와 모방자살 사망률을 살펴봤을 때 20대 여성이 가장 높고요. 그리고 50대 남성, 60대 남성 순으로 모방자살률이 높습니다. 특히 연예인 팬층이 많다고 보고요. 의외로 감수성이 예민한 10대는 상대적으로 성인에 비해서는 다행스럽게 모방자살률이 그렇게 높지는 않은 걸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이런 자살에 관련된 내용들이 미디어를 통해서 보도가 되면서 많이 확산되고 영향을 끼치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언론보도에도 좀 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그래서 저희도 자살이라는 단어는 가급적 지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시 박원순 시장 이야기로 돌아가서 지금 피고소인이 숨진 상황이기 때문에 경찰 수사는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진상을 규명해야 된다, 진실이 무엇인지를 궁금해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홍정민]
현재 진상규명을 위해서 경찰에도 고인의 핸드폰에 대해서 포렌식 착수하겠다고 밝혔고 실제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서울시 공무원들의 묵인 및 방조에 대해서 진정건이 접수됐고 조사관도 배정됐다고 들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히 진상이 밝혀져야 된다고 보고요.

어제 저희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피해 여성의 입장을 고려해서 서울시 내부감찰만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담보할 수 있게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진상조사 및 재발방지대책위원회를 꾸릴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통합당의 입장은 어떤가요?

[황보승희]
저희는 일단 1100만 서울시 수장이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그에 대한 원인이 또 직위를 이용한 성추행 사건이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시민의 알권리 충족 차원에서도 이것은 철저히 진상조사가 되어야 된다고 보고요.

그리고 형사적으로도 사실은 이게 현행법상은 공소권 없음으로 더 이상 수사가 진행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나 각계각층에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서 노력하시겠다니까 그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민사적으로 봤을 때 이게 당사자인 박원순 시장께서는 사망하셨지만 서울시 공무원들과 관련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서울시가 연대배상책임을 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철저하게 진상은 밝혀져야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고 또 민주당 내부에서도 박용진 의원님 같은 분들이 당 차원의 진상조사가 필요하다, 이렇게 지적하신 부분은 고무적으로 봅니다.

그런데 다만 지금 광역자치단체장들이 연이어서 민주당에서 권력형 성범죄 사건들이 발생했기 때문에 사실은 당 차원에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는 것이 먼저 선행돼야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고. 제가 알기로는 이해찬 대표가 공식적으로 사과하신 건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맞습니까?

[홍정민]
아마 이번 주 초에 말씀하셨고 오늘 본격적으로 말씀이 있으실 것 같기는 합니다.

[황보승희]
사실은 대변인을 통해서 말씀을 하셨고 직접적으로는 사과를 안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 차원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보고 사실상 민주당 당원의 부정이나 부패 등의 중대한 잘못으로 인해서 재보궐선거가 발생했을 때 그다음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내지 않는다라는 내용이 있고 그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에 만들어진 책임정치를 구현하겠다 하면서 만든 당헌이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들리는 내용들이 성추행, 성폭력 사건이 중대한 범죄에 해당이 되느냐, 부정부패냐, 내부에서 이런 목소리가 나온다는 것에 대해서는 좀 실망스럽게 생각을 하고 국민들이 아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주의 깊게 보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희 당 내에서는 양금희 의원님께서 박원순 피해자 보호법이라고 해서 성폭력 사건에 한해서 당사자, 피의자 또는 피고소인이 자살 등 사망을 해도 공소권 없음으로 하지 않고 검사가 고소사실을 조사하고 형사소송법 절차에 따라서 사건을 처리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셨고요. 저도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앵커]
그리고 두 분이 공통적으로 말씀해 주신 게 2차 피해에 대한 부분입니다. 이 부분도 짧게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죠. 고소인이 2차 가해에 대해 추가 고소장을 내지도 했습니다. 온오프라인상에서 무분별한 신상털기 또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는 상황에 대해서 우려를 표명하셨거든요.

[홍정민]
일단 고소인도 당연히 고소를 접수했고 경찰이 즉시 어제 고소인을 겨냥한 온오프라인에서 벌어진 2차 가해에 대해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2차 가해에 대해서는 정말 강력하게 대응해야 되고요. 경찰이나 검찰에서도 단호하게 대응할 것을 저도 지켜보고 있겠습니다.

그리고 지난 월요일에 청와대에서도 고통과 두려움을 헤아려서 비난하는 2차 가해를 중단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달했는데 같은 마음으로 저도 다시 한 번 전달드리는 바입니다.

[앵커]
2차 피해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죠?

[황보승희]
하루빨리 피해자가 이 아픔을 극복하고 정상적인 일상생활로 돌아오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 사회적 책무라고 생각하고요. 2차 피해, 2차 가해에 대한 것들의 처벌을 강화하더라도 이런 행위를 막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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