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3차 추경 처리 속도...통합당, "심사 기간 늘리면 예결위 참여" 제안

민주당, 3차 추경 처리 속도...통합당, "심사 기간 늘리면 예결위 참여" 제안

2020.06.30. 오후 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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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상임위 구성 마치자 3차 추경 처리 속도
통합당, 비공개 긴급 의원총회에서 대안 제시
"다음 달 11일까지 기간 늘리면 예산 심사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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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예수가 최후의 만찬 때 쓴 신성한 술잔, 성배는 기적의 힘을 가진 '성물'로 여겨집니다.

그렇다고 안에 들어 있는 독을 마신다면, 목숨을 잃고 말겠죠.

야당과의 협의가 꼭 필요한 정보위를 빼고, 나머지 17개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차지한 민주당.

정치권 일각에선 슈퍼 여당이 이 같은 '독이 든 성배'를 손에 쥐었다고 비유합니다.

잘한 일도, 못한 일도 오롯이 민주당의 책임으로 귀결되는 만큼, 국민 여론이 등을 돌리지 않도록 더 긴장해야 한다는 의미일 겁니다.

특정 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건 최근 30여 년 동안 없었던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 말의 무게감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실제로 집권 여당이 모든 상임위원장을 맡은 건 지난 1988년 5월 임기가 끝난 12대 국회가 마지막이었습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선거가 치러진 13대 국회부터는 관례가 깨졌습니다.

교섭단체 소속 의원 수에 따라 민주정의당과 평화민주당, 통일민주당 등이 상임 위원장직을 나눠 가졌습니다.

지난 19대 국회까지 의석 비율을 고려한 상임위원장 배분 관례는 이어졌습니다.

민주당과 통합당은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고 있습니다.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상대방이 고집을 꺾지 않았다는 게 주장의 핵심입니다.

책임정치 구현이냐, 아니면 의회 독재냐를 놓고 평가가 엇갈리는 상황.

당분간은 냉각기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그럼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국회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이승배 기자!

민주당은 3차 추경을 이번 회기, 그러니까 금요일까지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인 거죠?

[기자]
네, 맞습니다.

때문에 민주당은 상임위원회장 선출을 마치자마자 3차 추경 심사에 바짝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어제 본회의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16개 상임위원회를 일제히 열어 개별 심사에 돌입했고 오늘은 예산결산위원회를 가동 중입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예결위에 나와 35조 원 규모의 3차 추경 예산 가운데 10조 원가량은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으로 조달하고, 23조8천억 원은 국채를 발행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이들에게 150만 원씩 현금을 지원하고, 해외 판로가 막힌 수출 기업 지원과 소상공인 긴급 자금 천만 원 지원 등이 포함됐습니다.

홍 부총리는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석 달 안에 예산의 75%를 집행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늘 예결위에는 정세균 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유은혜 교육부 등이 나와서 각 부처별 필요 예산들을 보고하고 예결 위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점심시간이라 잠시 멈췄고 회의는 오후 2시부터 재개됩니다.

다만, 미래통합당은 소속 의원의 상임위 강제 배정에 항의하며 국회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어제에 이어 오늘도 회의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마지막에 언급한 대로 통합당은 거대 여당의 의회 독주이자 폭거라면서 국회 참여를 보이콧했는데요.

그런데 심사 기간을 늘리면 예산 심사에 참여할 수도 있다, 이런 의견을 오늘 제시했다면서요?

[기자]
네, 오늘 오전부터 열린 통합당 긴급 의총에서 나온 이야기인데요.

결론부터 말하면 추경 예산 심사 기간을 오는 11일까지로 늘린다면 통합당은 보이콧을 풀고 예결위에 참여하겠다는 겁니다.

민주당은 6월 국회 회기 내에 그러니까 당장 이번 주까지 서두르겠다고 공언해왔는데, 일주일가량 시간을 더 늘려달라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박병석 국회의장이 소속 의원 전원이 제출한 상임위원 사임계를 처리하고, 통합당이 원하는 안으로 상임위원을 다시 배정해야 한다는 조건도 붙였습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의총 모두발언에서 이번 추경은 국민 혈세가 35조 원이 넘게 들어가는데도, 재원 마련 대책도 없이 민주당은 사흘 만에 심사하겠다고 말한다고 비판했는데요.

이에 따른 대안이 나온 것으로 보이는데 이 제안을 민주당이 수용할지는 불투명합니다.

통합당은 이와 함께 정부의 3차 추경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날을 세웠습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이번 3차 추경은 코로나19 방역 관련 예산이 전체 2%에 불과하며 세금 낭비성 알바 일자리 예산으로 채워졌다며 잘못된 진단에 근거한, 주객이 전도된 추경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의 조기 종식과 소상공인 일자리 지키기로 예산 구성을 전면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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