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사이에 등장한 '신냉전'...고민 커지는 한국

미중 사이에 등장한 '신냉전'...고민 커지는 한국

2020.05.26. 오전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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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부장 언급 ’공동의 적’…동맹 형성 용어
왕이, 코로나19를 ’공동의 적’규정 美와 협력시사
중 ’패권 의지 없다’ 강조하며 내정간섭엔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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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과 중국의 갈등과 관련해 '신냉전'이란 표현까지 나오면서 두 나라 갈등이 더욱 노골화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코로나19는 미국과 중국의 '공동의 적'이라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말이 눈에 띄는데요,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김문경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코로나19는 미국과 중국의 공동의 적이다"

"중국은 미국을 대신할 생각이 없다"

홍콩 국가보안법 추진으로 촉발된 미중 갈등과 관련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쏟아낸 말입니다.

공동의 적이란 국가 간 동맹을 맺기 위해 가장 앞세우는 명분으로, NATO는 과거 소련 체제를, 한미동맹은 북한을 공동의 적으로 규정하며 태어났습니다.

왕이 외교부장은 그러나 동맹 명분인 공동의 적 상대를 국가가 아닌 코로나19로 바꿔 부르며, 미국과 협력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또, 미국을 대신할 생각이 없다는 말로 미국 패권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지만, 내정간섭은 묵과하지 않겠다며 대응할 뜻도 내비쳤습니다.

[왕이 / 중국 외교부장 : 홍콩은 중국의 내정입니다. 외국의 간섭은 허용될 수 없습니다. 내정 불간섭은 모든 나라가 지켜야 할 국제 규범의 기본입니다.]

미국은 중국의 이 같은 태도에 제재를 거론하는 등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케빈 해싯 / 백악관 경제 선임보좌관 : 홍콩과 관련한 중국의 움직임은 중국과 홍콩 경제에 매우 나쁜 영향을 줄 것입니다.]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추진하는 것은 이른바 중국몽과 일대일로 정책의 일환으로 미국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은 겁니다.

[박원곤 /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 : 미국 입장에서는 그대로 가면 세계 지도국의 위치를 놓치고 오히려 중국한테 이런 세계적인 질서를 물려주는 그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죠.]

왕이 부장은 그러나 신냉전으로 몰고 가려는 미국 일부 세력을 경계해야 한다고 맞받아쳤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우리나라에 탈중국 공급망인 '경제번영네트워크', EPN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습니다.

중국에 맞선 일종의 경제동맹을 요구한 셈인데, 앞으로 한국의 역할 확대를 더 압박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미중 간 냉전 용어가 등장하며 갈등이 노골화할수록 두 나라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의 고민도 더욱 커질 것이란 관측입니다.

YTN 김문경[mk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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