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거대 야당으로 통합하라"...총선 개입 메시지

박근혜 "거대 야당으로 통합하라"...총선 개입 메시지

2020.03.04. 오후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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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기존의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힘을 합쳐달라는 옥중 서한을 보냈습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된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정치적 메시지를 낸 건데요.

보수 진영은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인데, 범여권은 탄핵된 대통령이 총선에 개입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연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손에 든 건 A4 용지 넉 장 분량의 박 전 대통령의 친필 서신.

박 전 대통령은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보수의 힘을 모아달라며 대통합을 주문했습니다.

이른바 '태극기 진영'을 향해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단결하란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유영하 /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사 : 서로 간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메우기 힘든 간극도 있겠지만,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의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주실 것을 호소드립니다.]

특히 탄핵 찬성파였던 새보수당과 다시 손을 잡고 안철수계까지 합쳐진 통합당에 실망했지만, 보수 외연을 확장하기 위한 선택으로 이해한다고 밝혔습니다.

[유영하 /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사 :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것 같은 거대 야당의 모습에 실망도 했지만, 보수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였습니다.]

통합당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황교안 대표는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박 전 대통령의 마음이 느껴지는 서신이라며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총선 승리에 매진해 그 뜻에 부응하겠다고 답했습니다.

'태극기 세력' 역시 박 전 대통령의 뜻을 받들겠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탄핵의 강은 건넌다고 건너지지 않고, 진실 규명의 문제라며 씻기지 않은 앙금을 드러냈습니다.

[조원진 / 자유공화당 대표 : 탄핵의 강을 건넌다고, 탄핵의 강이 건너지겠습니까.]

[홍문종 / 친박신당 대표 : TK(대구·경북) 공천 등의 문제가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오고….]

더불어민주당은 박 전 대통령의 총선 개입 선언이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의 할 일은 참회하고 죗값을 치르는 것이라며, 태극기 부대를 다시 모으고 총선 지침을 내리는 정치적 선동을 납득할 국민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생당 역시 추종 세력을 규합해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고도로 기획된 정치공작이라고 비판했고, 정의당은 결국 탄핵 이전으로 정치 시계를 돌리겠다는 퇴행적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YTN 한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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