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美 대선까지...속도 못 내는 남북관계

코로나19에 美 대선까지...속도 못 내는 남북관계

2020.02.15. 오전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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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남북 관계에서부터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연초부터 답답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은 코로나19에 총력 대응하느라 비상이고 미국도 이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 상황이라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앞세워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분위기입니다.

신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메시지를 통해 남북 모두가 북미 대화에만 집중했던 지난해를 아쉬워하고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1월 2일 신년 합동 인사회) : 평화는 행동 없이 오지 않습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더 운신의 폭을 넓혀 노력해나가겠습니다.]

하지만 연초 정의용 안보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와서 김정은 위원장 생일 축하 메시지를 전하자마자 북측에선 중재 역할에 미련 두지 말라고 면박을 주면서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정부는 유엔 제재에 안 걸리면서 남북 협력의 물꼬를 틀 현실적 방안으로 북한 개별 관광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1월 14일 신년 기자회견) : 개별 관광 같은 것은 국제 제재에 그것은 저촉되지 않기 때문에 그것도 충분히 모색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안보실 핵심 관계자들이 잇따라 워싱턴을 방문해 개별 관광 문제를 논의했지만 큰 진전은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초부터 확산한 코로나19 사태와 본격적으로 시작된 미국 대선 국면 속에 북미 양국 모두 비핵화 테이블 복귀에 신경 쓸 여력이 없을 거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부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미국 대선 전까지 북미 정상회담을 원하지 않는다고 전한 미국 언론 보도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 대북 핵심라인들이 최근 다른 자리로 연쇄적으로 이동한 것도 당분간 북미 대화 진척은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됐다는 해석을 낳고 있습니다.

남북 관계 진전에 긍정적인 일정인 시진핑 주석의 상반기 방한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3~4월 개최가 불가능해졌습니다.

한미 정상회담 역시 4월 전에는 선거용이라는 비판 때문에, 그 뒤에는 미 대선 일정 때문에 불투명합니다.

북한의 코로나19 대응을 돕는 진단 키트나 소독제 등의 지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이것도 북미 모두의 의사를 타진하면서 조심스럽게 추진해야 하는 방안입니다.

YTN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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