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나흘 간 전원회의...대미 강경 메시지

北, 나흘 간 전원회의...대미 강경 메시지

2020.01.01. 오후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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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경재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김용현 /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김형석 / 前 통일부 차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매년 1월 1일에 발표됐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신 지난 28일 평양에서 열렸던 노동당 전원회의가 이례적으로 나흘 동안 이어졌습니다.

[앵커]
미국을 향한 강경한 메시지를 담은 회의 결과를 내놨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 두 분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북한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가 아직은 나오지 않고 있는데요. 지금 11시 59분인데 12시에 나올 가능성도 약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까지 이런 상황, 왜 나오지 않고 있는 겁니까? 먼저 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김용현]
지금까지 나오는 않는 것은 결국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직접 발표하기보다는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라고 하는 형식을 통해서 신년사에 담고자 하는 내용들을 전원회의를 통해서 이야기했다.

다만 직접적인 육성을 통해서 하지 않고 아까 북측의 리춘희 아나운서를 통해서 이야기가 나왔는데 결국 북한으로서는 하나는 대미 부분, 특히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프로세스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 미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된다.

만약에 그렇지 않으면 북한이 거기에 대한 대응을 다양한 형식으로 할 수 있다, 이런 이야기를 꺼낸 것이고 또 하나는 경제 이야기를 꺼냈지 않습니까? 결국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지금 당장 자신의 육성으로 이야기하기에는 성과들을 꺼내서 이야기하기가 어려운 조건이기도 하고 이런 상황에서 우회적인 방식으로 전원회의를 통해서 자신의 입장을 강하게 전달, 표현했다 그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 전원회의 결과 발표가 올해 신년사를 갈음했다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김형석]
일단은 그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신년사가 보통은 1월 1일 나오고 사전 녹화를 해야 되는데 물리적으로 28일부터 31일까지 전원회의를 했기 때문에 사전녹화를 할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북한에서 신년사를 하지 않고 당 중앙위 전원회의 결정문을 가지고 대체하겠다, 이런 목표를 가지고 하는 것보다는 미국과의 협상에 있어서 연말에 시한을 뒀고 그러면 연말이 물리적으로 지나가는 시점에서 무언가 입장 변화를 줘야 되는데 그런 과정에서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가 있었고 그리고 그 속에서 여러 가지를 고심해서 이야기하다 보니까 회의가 길어진 거죠.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결정서를 공개해야 되는데 이게 단순하게 신년사 형태로 그 내용을 공개하는 것보다는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의 결정이다라고 하는 게 보다 더 무게감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내적으로도 무게감이 있고 대외적으로도 무게감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아마도 신년사보다는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 결정의 형태로 해서 발표를 하는 게 아니냐 싶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보면 당 중심으로 해서 10대 과제니 그리고 각 조직별로 구체적인 역할분담까지 해서 해야 된다, 그리고 각 기관 기업소별로 이번 전원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을 철저히 이행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된다라고 했기 때문에 그건 비록 신년사의 형태를 띠지 않았지만 신년사처럼 1년 동안 할 과제가 제시되면 그걸 각 기관, 기업소별로 어떻게 이행할 거냐 이야기를 하고 실제로 행동하는 그런 패턴으로는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아직까지는 노동당 전원회의가 신년사를 대신하고 있다, 이렇게 읽힐 수 있는 부분인데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녹화할 시간이 없었다는 물리적인 이유 그리고 전원회의가 갖는 무게감 이런 이유 말고 신년사를 아직 하지 않은 건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는데 또 다른 이유를 찾을 수가 있을까요?

[김용현]
역시 신년사를 과거에도 보면 김정일 위원장 시절에도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신년사를 안 한 경우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때는 당보 그다음에 군보, 청년보 이런 식으로 해서 각 북한의 주요 언론매체가 신년사를 대신한 이런 경우들도 있었는데요.

그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굉장히 이례적인 것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 내부적으로는 경제 발전 5개년 계획의 마무리가 지난 12월 31일이었기 때문에 거기에서의 뭔가 성과들이 구체적으로 나왔더라면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자신의 육성으로 이야기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데 이번에 오늘 보도를 보면 그다음에 5개년 계획과 관련한 표현은 한마디도 들어있지 않습니다.

하나는 대미 부분인데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프로세스의 성과나 지금은 북한과 미국이 샅바싸움을 오랫동안 하고 있는 상황이고 그 성과가 나오기보다는 어쨌든 북한과 미국이 특히 북측이 미국에 대해서 각을 세우는 이런 과정들이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운 이야기를 꺼내기보다는 지금의 상황들에 대한 관리, 또는 지금의 상황들이 왜 발생했는지 이런 것들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신년사를 통해서 이야기하기에는 좀 부담이 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전원회의라고 하는 형식을 통해서 지금 김 차관께서 이야기하신 것처럼 여러 가지 결정 사항들을 숙고하고 또 이번에 보면 전원회의가 중앙위원 후보위원만 있는 게 아니고 한 700명의 여러 북한의 권력과 밀접한 또 인민생활과 주민생활과 밀접한 부분에 있는 주요 인사들이 다 참관을 하는 그런 형식을 띠었습니다.

[앵커]
사실상 노동당 대표자 회의에 버금간다는 평가도 있는 것 같고요.

[김용현]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오늘도 보면 보도의 첫머리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불멸의 대강을 제시한 것으로 하여 우리 당 역사와 자주 강국 건설사에 특기할 사변이다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전원회의 자체에 의미부여를 굉장히 높은 수준에서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실질적으로 북한 내부에서 이번 전원회의의 무게감들 이런 것들을 상당히 높이 두고 접근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습니다.

[앵커]
전원회의 내용을 짚어보겠습니다. 미국을 향해서도 여러 가지 메시지가 담겼습니다. 특히 어떤 부분을 주목해 보면 좋을까요?

[김형석]
기본적으로 보면 미국과는 근본적인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협상을 할 때 교착이 불가피하고 그리고 이게 장기화될 거다라고 스스로 평가를 합니다.

그리고 올 한 해는 그러한 미국의 입장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엄혹한 제재상황이 있을 거라는 말이죠. 그러면서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가 되기 위해서는 소위 일종의 북미 간의 불신관계 해결과 함께 항구적인 평화체제 그리고 적대시정책의 폐기가 있어야 된다라고 걸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보면 미국을 바라보는 북한의 입장이 어떻게 말하면 미국에서 단계적으로 유연한 접근을 이야기했지만 그것을 받아들일 태세가 안 돼 있는 거죠.

그리고 미국은 여전히 제재를 강화하고 합동군사훈련을 하고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북한을 제도적으로 압살하려고 한다, 이런 게 미국의 근본이다.

그래서 이러한 미국의 근본적 입장에 대응하기 위해서 전략적 무기를 포함한 자주적인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은 당연한 거고 그리고 이런 걸 계속할 거고 그리고 이걸 통해서 미국이 대화를 통해서 막 이렇게 시간 벌기를 하려고 할 때 거기에 대해서 충격적인 요법으로 무언가 행동을 보여줄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러한 행동은 앞으로 미국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라고 하고 있단 말이죠.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대내적으로는 자력갱생의 정신에 따라서 정면돌파해 가자, 이런 어떻게 보면 단호한 의지,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어서 어떻게 보면 남북 관계, 특히 북미 관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그런 가능성에 대해서 여러 가지로 아쉬운 북한의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조금 전 들어온 속보인데요. 잠시 전해 드리겠습니다. 조금 전 들어온 내용인데요. 아마 올해는 육성 신년사가 없을 듯하다는 그런 전망이 나오고 있고요.

그 이유로는 노동신문 1면에서 김 위원장의 신년사 대신에 노동당 7기 5차 전원회의 결과 기사를 사진과 함께 게재를 했습니다. 이런 걸 유추해 봤을 때 올해 신년사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그런 내용이 잠시 들어와서 보도드렸습니다.

[김용현]
오늘 노동신문을 제가 조금 전에 봤는데요. 노동신문에 전원회의 보고 내용이 거의 그대로 한 6, 7개 면에 걸쳐서 실렸고 또 사진들도 꽤 많은 사진들이 실렸습니다. 그렇게 보면 실제 이번 전원회의 보고의 내용으로 전체적으로 신년사를 대신하는 그런 흐름은 명확하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노동신문에 신년사가 계속 게재가 됐었는데 김 위원장이 최고지도자에 오른 2013년 이후에 노동신문 1월 1일 1면에 신년사가 게재되지 않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런 걸 봤을 때는 올해는 전원회의가 신년사를 대신한다, 이 의견에 무게를 실어도 될 듯 보입니다.

[앵커]
일단 북한 신년사가 작년이나 그 이전에 봤을 때 보통 9시에서 10시 그쯤에 발표가 됐는데 오늘은 전원회의 결과 보도로 갈음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내용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통상 북한 신년사가 갖는 그 의미, 그 무게감도 또 따로 있을 것 같아요.

[김형석]
기본이 그렇죠. 그러니까 김일성 시대부터 계속 해 왔습니다. 그러면서 1년 동안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북한 주민들에게 새해 인사를 하는 거죠. 그러면서 올 한 해 이런 방향으로 나갔으면 좋겠다라는 일종의 방향과 구체적인 과제를 제시를 합니다.

그러면 거기에 따라서 각 부가 1년 동안 활동을 하는 거죠. 참고로 아시는 것처럼 사회주의 같은 경우는 개혁경제라든지 그리고 또 노동당에 의해서 결정을 해서 그걸 집행하는 그러한 시스템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연초에 한 해를 출발할 때는 당에서 그리고 최고지도자가 어떠한 입장에서 어떠한 과업을 제시하는가 이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걸 담은 게 신년사였다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조금 전 대북메시지를 분석해 봤는데요. 북한이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새로운 전략무기라면 ICBM,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말하는 거라고 볼 수 있겠죠? 어떻게 보십니까?

[김용현]
거기에서 전제가 하나 있습니다. 무조건 전략무기 쪽으로 간다라기보다는 북쪽의 이야기는 뭐냐 하면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가 철회되고 조선반도에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계가 구축될 때까지 국가안전을 위한 필수적이고 선결적인 전략무기 개발을 중단 없이 계속 줄기차게 진행해 나갈 것임을 단호히 선언한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결국 전제를 붙였습니다. 그러니까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이 적극적으로 지금의 국면을 돌파하는 데 있어서 미국이 움직인다면 전략무기 개발 쪽으로 안 갈 수 있다는 것이고 또 거꾸로 이야기하면 미국의 행동이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서 북한은 거기에 맞춰서 행동할 것이다, 이 부분을 강조한 겁니다.

결국 이번 보도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거나 이런 흔적들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미국의 선택을 압박하는 그런 차원에서 북한의 전원회의 결정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당장 북한이 어떠한 군사적인 옵션을 바로 행동으로 갈 것이다 하는 것은 제가 볼 때는 북한의 입장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래서 좀 더 미국이 움직일 수 있는 요소들을 찾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만약에 미국이 북한의 의도대로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미국에 대해서 북한은 장기전을 준비할 수 있는 그런 장기전을 북한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이 이번 전원회의 보고에 상당 부분 담겨 있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미국도 반응을 내놨습니다. 그래서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옳은 결정을 하기를 바란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 트럼프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김정은이 약속을 지킬 것이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언급을 했는데 어떤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보시는지요.

[김형석]
일단 오늘 중앙위 전원회의를 통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소위 결정할 상황이죠, 그러니까 볼을 미국 측에 넘긴 거죠.

그러니까 미국의 행동에 따라서 하겠다라는 거니까 그럼 거기에 대해서 미국에서 반응할 수 있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 것처럼 김정은 위원장과 좋은 관계에 있고 약속을 지킬 것이다. 그리고 또 폼페이오 장관처럼 올바른 선택을 하기 바란다라는 거니까 양쪽에서 지금 서로의 입장 변화가 없는 상황입니다.

서로 일종의 핑퐁게임을 하는 상황인 거죠. 그런데 제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지금 현재 상황에서 이 난국을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있는데 우선 첫 번째는 북한이 이미 비핵화를 한다고 했으니까 비핵화에 대해서 본인들은 미흡하지만 보다 비핵화에 대해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면 미국이라든지 국제사회가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말이죠.

이게 하나의 시나리오고 그다음에 두 번째 시나리오는 아무래도 북한이 국제사회에 나타나는 것. 그리고 또 미국이라는 거대한 국가하고 상대하다 보면 경계심과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면 과거 2, 30년대처럼 계속 그냥 제재나 압박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 대화라든지 협상을 통해서도 풀겠다라는 변화를 가졌다면, 그렇다면 북한의 조치가 미흡하더라도 무언가 인센티브 차원에서 뭘 적극적으로 줄 수 있는 그런 시나리오라는 말이죠.

그러니까 즉 미국 측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추가적인 약속은 없지만 일부 제재안을 한다든지 이런 안이 있을 텐데 그 두 가지 상황에서 무언가 변화가 있어야 된다는 거죠. 그런데 지금 현재로서는, 지금 현재까지는 양쪽에서 보면 그런 변화가 있을 것 같지가 않아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은 일단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운 길을 했는데 우려했던 것처럼 급작스럽게 무슨 ICBM을 발사한다든지 이런 상황은 모면했지만 이게 그대로 가는 건 아니란 말이죠. 예를 들어서 1월 말이나 2월 초에 한미합동군사훈련을 한다, 그러면 북한은 여기서 나온 것처럼 소위 미국이 군사적으로 압박을 하려고 하는 거니까 새로운 전략적 무기를 보여주겠다 이런 식으로 해서 도발할 수도 있단 말이죠.

그래서 여전히 그런 어려운 상황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게 어떻게 보면 종결된 건 아니고 여기서 보면 양쪽이 다 서로 입장을 확인한 것 아닙니까?

일단 북한은 연말이라고 했지만 연말을 기한으로 해서 이제 더 이상 미국과 대화를 하지 않겠다, 그리고 판을 깨겠다, 이게 아니니까 이걸 확인한 게 큰 의미가 있는 거죠. 그러면 이런 걸 계속 유지해가면서 북한이 비핵화를 하고 한반도 정세가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그런 방향으로 지금 우리가 머리를 모아서 지혜를 짜나가야 되는 그런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김정은 위원장도 미국의 입장 변화라든가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내용을 밝힌 부분인데요. 그런데 백악관이 현지시간 31일에 트럼프 대통령 집권의 치적을 정리한 보도자료를 내면서 두 차례 가졌던 북미 정상회담 그리고 비무장지대 월경을 거론했습니다.

대북 제재 유지를 치적으로 내세운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합니다. 이런 부분은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김용현]
미국의 입장도 강온양면 전략을 다 쓰는 그런 모양이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조금 전에 트럼프 대통령 이야기도 보면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서 긍정적인 이야기를 또 꺼냈습니다.

좋은 관계이고 김 위원장이 약속을 지킬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이야기는 한 번 한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하는 이야기인데 제가 볼 때는 미국의 입장은 역시 북한이 요구한 부분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 하는 부분입니다.

북한 쪽에서 오늘 보도의 내용을 보면 명확하게 미국측이 요구한 것은 대북 적대시 정책의 해소입니다. 그래서 대북 정대시 정책을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고 거기서 북한이 제시한 것은 하나는 한미 군사훈련의 중단 그리고 또 하나는 전략무기 도입의 중단 이런 것들입니다.

이 부분을 사실상 미국에 공을 넘긴 거라고 봐야 되는데 여기에서 미국 측이 어떻게 반응하느냐, 또 한미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서 북한은 두 가지 경로의 길을 선택할 수도 있다.

만약에 미국이 그것을 받아들인다면 대화로 나갈 것이고 그렇지 않는다면 우리는 장기전을 준비할 수 있다.
그리고 새로운 전략무기도 또 보여줄 수 있다, 이런 식이거든요. 그렇게 보면 제가 볼 때는 북한은 명확하게 자기 패를 일단 하나 까놓은 것 같습니다.

전략무기의 도입 중단과 그다음에 한미 군사훈련 중단 이야기를 꺼낸 것이고 또 미국은 지금 당장 그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에 대해서 한미가 고민할 수밖에 없는데 그 고민이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서 그것은 미국은 역시 말씀드린 것처럼 강온 전략을 다 보여주고 있는 것인데 제가 볼 때는 미국도 어느 정도 북측과의 대화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면 여기에 대한 유연성들을 발휘할 수 있는 그런 접근법들은 저는 미국도 고민을 해야 되는 시점에 온 것이 아닌가 하는 판단입니다.

[앵커]
사실 이번에 전원회의뿐만 아니라 신년사에 대해서 관심이 쏠렸던 이유 중에 하나가 북한이 언급했던 성탄 선물이 없이 성탄절이 지나가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이번에 더 관심이 쏠렸던 것 같은데 도발 가능성이 많이 거론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도발은 없었습니다. 배경은 뭐라고 볼 수 있을까요?

[김형석]
일단 오늘 김정은 위원장 발표한 것을 보면 앞부분에 경제를 건설해야 한다고 하고 있고 그걸 하기 위해서 당을 중심으로 해서 사상적으로 강조를 많이 합니다.

그리고 또 미국과의 협상이라든지 군사력이라는 것은 사회주의 강국으로 가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설명을 하고 있어요.

그 말은 뭐냐 하면 도발을 해서 미국하고 대립하는 상황으로 간다 그러면 본인이 생각하는 사회주의 강성대국을 만드는 데 있어서는 엄연하게 문제가 생기는 거거든요. 오늘 표현도 보면 이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경제를 건설하기 위해서 무언가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 자신들의 안전과 자주권을 포기할 수는 없다라는 논리를 쓰고 있단 말이죠.

그 말은 뭐냐 하면 여전히 여기에서 우선순위를 경제로 했던 것처럼 경제적으로 뭔가 발전을 하고자 하는 그런 목표가 있는 거죠.

그런 의지가 있는 거고. 그러다 보니까 일종의 레드라인을 넘어서 파국으로 가는 그런 상황은 심정적으로는 가고 싶었겠죠.

그렇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는 게 좋다라고 판단한 것 같고. 그런 과정에서 아마도 24일날 있었던 한중일 정상회담, 또 특히 한중 정상회담 그리고 또 여러 가지 우리가 대내외적으로 우리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고 보냈던 메시지가 작용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참고적으로 오늘 한 걸 보면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자력부강하고 자력번영하겠다,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처음으로 북한의 지도자로서 등극을 했을 때 첫 번째 공개연설을 했던 게 북한 인민들을 더 이상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본인이 이야기했단 말이죠.

그런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 매진을 했는데 지금 엄중한 상황이니까 포기하겠다는 게 아니라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자력으로 해서 경제를 성장하도록 하겠다라는 게 이번 김정은 위원장의 인식이고 바로 모토가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미국과 북한 모두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연말과 1월 1일까지 분위기를 보면 아직까지는 대화와 협상의 판은 깨지 않겠다는 게 읽힐 수 있는 것 같은데요. 이런 가운데 중국의 역할, 또 중국의 최근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달 러시아와 함께 대북제재를 일부 풀어야 한다는 그런 결의안 초안을 UN안보리에 제출하기도 했는데요.

향후 중국이 북핵 문제에 대해서 어느 정도 더 개입을 할 것인가 하는 가능성 부분, 또 어느 정도 해야 된다는 당위성 부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김용현]
역시 중국의 역할이 계속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지금 국면에서 지금의 상황들을 관리하는 데 있어서 미국, 중국의 역할, 또 한미중의 역할 이게 매우 중요하다고 봐야 될 것 같고요.

지난번에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 완화를 시키는 그런 결의안을 UN에 제출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라고 봐야겠고 또 한중 정상회담, 한중일 정상회담도 그런 일련의 과정이라고 봐야 됩니다. 결국 북한이 장기전을 대비한다라고 하는 부분에서 그것을 가능케 하는 요소가 중국의 지원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중국이 제재 범위 바깥에 있는 요소들 속에서 식량 지원이랄지 이런 것들을 대량의 지원 또는 북한이 풍족한 상황까지 지원을 하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찔끔찔끔 지원하는 그런 형식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그러한 것들이 북한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지렛대로 작용할 수 있느냐의 여부도 중요한 것 같고. 결국 지금 국면에서 미중이 얼마만큼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북한을 관리할 수 있느냐, 또 그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미국이 어느 정도 용인하면서 지금의 국면들을 관리할 수 있느냐.

나아가서는 한미중 또 일본, 러시아까지 포함해서. 지금 저는 한미 간에는 물 샐 틈 없는 공조를 넘어서서 빛 샐 틈 없는 공조로 가야 한다는 것이고 거기에 중국도 충분히 행위자로서의 역할을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러한 과정들 속에서 북한의 지금의 적극적인 자신들의 상황들을 수동적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 그런 상황들을 어떻게 대화 쪽으로 끌고 갈 수 있느냐 하는 그런 요소에서도 주변국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중국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북중러의 밀월관계는 계속 지속될까요?

[김용현]
지금 상황에서 보면 밀월이라는 표현을 쓰기는 어렵습니다마는 어쨌든 미국과 북한 간의 협상이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는 이 과정에서는 북한은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보다 긴밀하게 하면서 지금의 국면들을 버티거나 또는 돌파하는 데 활용할 것이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겠습니다.

[앵커]
남북 문제 전문가들이니까요. 올해 우리 국민들은 북한의 비핵화를 통해서 남북 평화 체제가 유지가 되고 또 남북의 경제발전의 토대가 되고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 평화통일의 초석이 되는 그런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데 그렇다면 올해는 어떻게 이 분위기가 이어질 것인가. 이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또 어떤 역할과 어떤 노력을 해야 될 것인가에 대해 굉장히 관심이 큽니다.

오늘 1월 1일이니까 우리 1년을 놓고 봤을 때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전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먼저 말씀해 주시죠.

[김형석]
지금 일단은 쉽지 않게 출발합니다. 그러니까 미국과 북한의 입장이 지금 완강하고. 그리고 미국은 미국 대선 때문에 뭔가 새로운 전략을 쓸 수 없고 북한은 북한도 이걸 판단한 것 같아요.

어차피 미국의 대선 때문에 어렵다 그러면 지금 상황에서 미국을 계속 압박을 하고 그다음에 대선 이후에 미국과 협상을 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적 카드를 계속 차곡차곡 쌓는 형국인 거죠.

그러면 여기에서 우리가 고민을 해야 될 건 너무 성급하게 비핵화가 되고 남북 관계가 확 변한다라고 기대를 많이 크게 하면 아마도 어려울 것 같아요, 양쪽 움직이기 어려운 거니까. 그렇다면 일단은 현실적으로 해서 상황관리, 즉 돌발변수에 의해서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방지해야 되겠다라는 거죠. 그래서 지금 한미 합동군사훈련도 포함해서 미국과 북한이 일종의 주고받는 메시지 관리가 중요한 거고 그런 과정에서 중국의 협력이 필요한 차원이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기에서 우리가 그렇다면 그다음으로 생각할 게 뭐냐. 지금 북한에 대해서 우리가 조금 더 소통을 하면서 북한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기대치를 조금은 낮출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소위 과거 전통적인 벼랑 끝 전술에 의해서 너무나 간극을 많이 벌려두면 예를 들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이 된다 그러면 재선을 목표로 해서 북한에게 어느 정도 유화적 조치를 취하는 것보다는 보다 더 강하게 갈 수도 있다라는 거죠. 그러니까 올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야기했던 단계적이고 유연한 접근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일부분 북한이 먼저 작은 스텝이더라도 밟고 그리고 또 비핵화의 하나의 입구로 들어올 수 있도록 중국과 협력하고 북한을 설득할 필요가 있겠다.

그리고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일종의 비핵화 로드맵 이런 게 나오면 가장 좋지만 그게 어렵다 그러면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력을 놓고 보면 할 수 있어요, 충분하게.

본인이 비핵화를 한다고 했으니까 NPT 체제로 복귀하겠다 또는 IAEA 감시활동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본인이 소위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있다는 차원에서 NPT 체제에 복귀하겠다고 하고 그걸 하나의 귀화로 해서 여러 가지 남북관계에서 또는 한반도 정세에서 조금조금의 변화를 모색할 여지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우리 정부가 바로 이런 어려운 상황이지만 조금이라도 한 발짝 나갈 수 있는 그런 것을 자꾸자꾸 모색을 해서 추진할 필요는 있겠다 싶습니다.

[앵커]
교수님께서는 지금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김용현]
역시 크게 보면 우리 정문재인 대통령께서 자임했던 중재자, 촉진자 역할은 여전히 저는 유효하다고 봅니다.

다만 지금 상황에서 북측의 요구와 미국의 반응 이런 것들이 서로 접점을 못 찾고 있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국면에서 우리가 얼마큼 현재 상황들이 과거로 역진되지 않도록 관리하느냐 이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건 우리 한국 혼자로서는 불가능한 것이고요. 한미 그다음에 아까 말씀드린 한미중, 일본, 러시아까지 충분히 협력을 통해서 관리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다음에 또 하나는 한미 군사훈련과 관련한 부분인데요. 이 문제에 대해서 저는 한미가 많은 부분 지금 논의를 해야 된다고 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북한이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 대북 적대시 정책의 해소 이 부분에서 한미 군사훈련을 2020년도 한 해 동안 제가 볼 때는 한미 군사훈련을 모라토리움 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이건 전제가 있습니다. 북한이 북미 실무회담으로 나올 수 있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때 또 비핵화 평화체제 프로세스의 진전이 가능한 그런 상황에서 한미 군사훈련을 1년 동안 유예하는 또는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그런 조치를 저는 고민할 필요가 있다라고 봅니다.

이것은 보다 현실적으로 지금 눈앞에 닥친 문제라고 보고요. 또 하나 우리가 주목해야 될 부분은 지금 동경올림픽입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남북한이 슬기롭게 접근할 수 있느냐는 부분인데 만약에 미국에 대해서 북한이 장기전을 모색한다. 예를 들면 올 1년 동안 트럼프 정부의 1기가 끝나는 이 시점까지는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하지 않고 전략무기 개발이랄지 이런 쪽으로 간다, 이런 과정들로 간다면 북측이 약간의 남북 관계 차원에서 식량 지원문제랄지 또는 여러 가지 문제에 있어서 남측에 손을 벌릴 수도 있는 부분들이 저는 있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런 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 하는 문제도 필요한 것이죠. 또 하나는 이산가족 상봉 문제랄지 이런 인도적인 문제들. 이런 것을 좀 더 북측과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것들을 찾으면서 우리의 노력들을 기울이는 그런 것도 이제는 모색해야 되지 않느냐. 우리 정부로서는 상당 부분 많은 역할을 고민하는 그런 시점에 와 있다고 봅니다.

[앵커]
올해 미국 대선과 또 한미 연합군사훈련, 조금 전에 말씀하신 부분. 그리고 도쿄올림픽까지 중요한 변수 때마다 우리 정부가 지혜를 모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남북문제, 한반도 평화 구축 문제가 굉장히 중요한 이슈가 될 것 같은데 오늘 1월 1일에 두 분 말씀 좋은 말씀이 된 것 같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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