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北 "美 무력 쓰면 상응 조치"...대결 구도 예고?

[취재N팩트] 北 "美 무력 쓰면 상응 조치"...대결 구도 예고?

2019.12.05. 오전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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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어젯밤 박정천 총참모장 명의로 담화문 발표
北, 트럼프 직접 비난…1차 북미회담 이후 처음
北 "美 무력 사용하면 신속히 상응 행동 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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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필요할 경우 북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북한이 어젯밤 맞대응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미국이 무력을 쓰면 자신들도 상응 조치를 하겠다고 응수한 건데요.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임성호 기자!

어젯밤에 북한군 고위 인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맞불을 놓은 거군요?

[기자]
어젯밤 늦게 북한이 박정천 북한군 총참모장 이름으로 담화문을 낸 건데요.

박 총참모장은 필요하면 북한에 무력을 쓸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자신들 무력의 최고 사령관, 즉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매우 불쾌해 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비난성 발언한 건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처음입니다.

박 총참모장은 그러면서, 무력을 사용하는 건 미국만 가진 특권이 아니라고 경고했습니다.

만일 미국이 무력을 사용한다면 자신들 역시 신속한 상응 행동을 가할 거라며, 미국에 매우 끔찍한 일이 될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북한의 반발을 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구체적으로 뭐였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제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정상회의가 열린 영국 런던에서 해당 발언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김정은 위원장이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김 위원장이 로켓을 쏘기 좋아한다며 '로켓맨'으로 지칭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지칭한 건 북미 사이 긴장이 최고조였던 2017년 하반기 이후 2년 만에 처음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자신과의 비핵화 합의를 준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지난 3일) : 여러분은 저와 김 위원장 서명한 첫 합의문을 봐야 합니다. 합의문에서 김 위원장은 비핵화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미국은 역대 가장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원치 않지만 필요하다면 북한에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자신들이 제시한 연말 시한을 앞두고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무력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며 북한에 선을 넘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앵커]
북한이 최근 자신들이 제시한 연말 시한을 앞두고 대미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를 염두에 둔 거라고 봐야겠군요.

[기자]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어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시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보도했는데요.

부인 리설주와 함께 이번엔 이례적으로 박정천 육군 총참모장 등 북한군 고위 인사들이 대거 수행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군 고위 인사들을 대동하고 백두산에 오른 건, 이달 말까지 미국이 새 계산법을 내놓지 않을 경우 강경 기조로 선회할 수 있다고 압박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와 함께, 그간 북한의 중요한 정책 방향을 결정해왔던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이달 말쯤 소집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이 기존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경우 강경 노선으로의 전환이나 자력 번영 등 이른바 '플랜 B'를 밝힐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개최 시점은 적시하지 않으면서,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기를 기다리겠다는 의중도 내비쳤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의 무력 사용 가능성 언급에 북한의 반발이 이어진 모습인데, 그래도 북미가 아직 대결 구도로 간다고 보기는 이르죠?

[기자]
우선 어젯밤 담화문에서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긴 했지만, 표현은 매우 절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력 사용 가능성 언급에 반발하면서도, 북미 간 물리적 충돌을 저지하는 유일한 담보가 북미 정상의 친분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만일의 상황을 가정한 거라는 점까지 굳이 언급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친분을 바탕으로 한 '톱다운' 방식으로 북미 협상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단 기대감을 보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그제 나토 정상회의 기간 발언에서, 자신은 김 위원장을 좋아하고 북미가 여전히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며 여지를 남겼습니다.

지금까지 통일외교안보부에서 YTN 임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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