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스-더인터뷰] 이철희에게 묻다 "불출마로 바뀔 정치인가?"

[더뉴스-더인터뷰] 이철희에게 묻다 "불출마로 바뀔 정치인가?"

2019.11.13. 오후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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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종원 앵커
■ 출연 : 이철희 제20대 국회의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정치가 해법을 주기는커녕 문제가 돼버렸다. 단언컨대 이런 정치는 공동체의 해악이다. 한 여당 초선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의 뜻을 밝히며 진단한 20대 국회, 2019년 한국 정치의 현실입니다.

그의 말을 거꾸로 읽어보면 초선 의원 한두 명 불출마한다고 바뀔 정치도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괜히 평가가 좋은 정치인 한 명을 잃게 되는 건 아닌가 이런 우려도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그 부끄럽고 창피해서 불출마를 결심했다는 민주당 이철희 의원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철희]
안녕하십니까?

[앵커]
벌써 한 달이나 됐습니다, 불출마 선언을 하신 지. 그 전보다 오히려 더 바빠졌다고 하더라고요.

[이철희]
한 달은 되게 바쁘게 지냈습니다.

[앵커]
주로 어떤 일정들을 소화하셨나요?

[이철희]
방송이 많았고요. 또 인터뷰가 많았고 또 근래에는 여기저기 불려가는 데가 있어서 바쁘게 지냈습니다.

[앵커]
그렇게 바쁘게 지내시다 보니까 YTN 나오시는 데도 한 달이나 걸렸는데, 2년 전쯤으로 제가 기억을 하는데 제가 국회 출입기자 당시에 사석에서 차기 총선에 나가지 않겠다, 이런 얘기를 하셨었어요. 그래서 저는 그때 믿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공식적으로 선언을 하셨는데 그 뒤에 사실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 주시고 계시거든요. 후회되지 않으십니까?

[이철희]
결정이 후회되지는 않고요. 다만 두 가지 생각이 있는데요. 하나는 정치 하는 사람이 뭘 이렇게 하겠다고 하면 박수를 받는 시대가 아니라 안 하겠다고 하니까 박수를 받는 이 씁쓸함. 정치에 대한 우리 국민들이 갖는 불신이 상당히 크구나라는 게 좀 와닿았고요. 또 하나는 저의 이런 불출마가 정치 자체에 대한 불신, 정치 혐오를 더 조장하는 것으로 갈 수도 있겠다, 제 뜻은 그게 아닌데. 사실은 정치가 너무 중요하고 그 너무 중요한 정치가 달라져야 되고 바뀌어야 된다는 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었는데 저런 친구도 힘들다 하니 정치에 문제 있는 거구나, 역시 정치는 쳐다보면 안 돼 이렇게 판단할까 봐 걱정이 돼서 요즘에는 제 원래 뜻은 정치가 바뀌어야 되고 그걸 바꾸려면 시민의 힘으로 바꿀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정치를 외면하지 마시라, 이 말씀을 꼭 덧붙이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제가 좀 더 의지가 굳건하고 단단한 내면이 있으면 안에서 더 이른바 싸워볼 수 있겠습니다마는 저는 이만큼만 하고... 그때도 제가 국회의원 더 오래 할 생각은 많지 않았었기 때문에 밖에 나가서 거드는 역할을 하겠다는 역할의 변경이라고 생각하시면 좋겠고요. 정치에 대한 관심, 정치개혁에 대한 의지는 우리 시민들이, 국민들이 많이 가져주면 좋겠습니다.

[앵커]
의원님께서 불출마 선언하신 뒤에 표창원 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하셨고 그래서 굉장히 주목을 많이 받았는데 그 이후에는 좀 잠잠합니다. 실제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내부?

[이철희]
불출마가 연이어 터져나오려면 조금 더 시간이 있어야 됩니다. 그러니까 저희는...

[앵커]
총선이 아직 너무 많이 남았나요?

[이철희]
많이 남았죠. 내년 4월 15일이니까 많이 남았고요.

[앵커]
그런 면에서는 조금 많이 남았군요.

[이철희]
지금 또 정기국회 중이고 예산안 처리도 남아 있고 논란이 되고 있는 패스트트랙 법안들에 대한 처리도 12월 초에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저런 것들, 국회일정이 마무리되면 각자 출마에 대한 입장들을 밝힐 때가 올 거라고 보고요. 다만 우리 정치가 이렇게 문제가 있다, 정치를 바꿔야 된다라는 문제제기의 물꼬를 텄다고 할까요. 쇄신의 물꼬를 텄다는 게 저나 표창원 의원이 한 역할인 것 같고요.

마치 저희 둘이 해답을 가지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과한 기대 같고. 저희도 이대로는 안 됩니다라는 문제제기를 한 것이고 또 쇄신의 방향은 이런 게 좋겠습니다 정도가 저희가 할 일이지 시시콜콜 이거 하세요, 저거 하세요 하는 건 저희도 여러 사람이 논의하는 중에 한목소리를 낼 수는 있겠지만 마치 정답이나 해답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건 과도한 것 같고요. 저희가 감당할 수 없는...

[앵커]
현역 의원 불출마 선언한 의원들을 제외하고도 평가 과정에서 하위 20%는 현역 의원 20%를 걸러내겠다는 방침이잖아요, 민주당에서. 그렇다면 자세하게 말씀해 주시기는 어렵겠지만 지금 두 분 외에도 한 10명 안팎으로는 불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저희가 생각해도 될까요?

[이철희]
네, 제가 알기로는...

[앵커]
10여 명?

[이철희]
출입하는 기자분들도 공식적으로 발표만 안 했을 뿐이지 누구, 누구, 누구는 불출마가 분명하다는 건 다 알고 있는 거고요. 그런 분들 포함하고 또 불출마 쪽으로 더 강하게 마음을 먹고 있는 분들까지 고려하면 저는 10명은 훨씬 넘어설 거라고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불출마 선언 당시에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직접 들어보고 말씀 이어가겠습니다.

[이철희 / 더불어민주당 의원 (10월 17일 대검찰청 국정감사) : 제가 국감장 며칠 다니면서 부끄럽고 창피해서 총선 불출마한다고 그랬는데 달라진 게 하나도 없습니다. 역시 오늘도 저는 창피합니다. 백년하청인지 천년하청인지 뭐라고 드릴 말이 없네요. 이제 조국 팔이 그만하고요, 국정감사 좀 하고 나랏일 좀 합시다.]

[앵커]
지금 말씀을 들어봐도 그렇고 아무래도 조국 정국이 직접적인 불출마 계기가 되신 것 같기도 한데. 이게 질타하신 정치 현실이 야권만을 향한 겁니까?

[이철희]
아닙니다. 야권만 탓하면 그건 또 정치공방이 될 수밖에 없는 거고요. 저는 여권이 져야 될 책임, 야권이 져야 될 책임이 조금씩 다르게...

[앵커]
구체적으로 쓴소리를 해 주신다면요, 여권을 향해서?

[이철희]
여권은 제가 속해 있는 게 여당이니까 여당에 대한 얘기를 먼저 한다면 저희 야당 해 봤잖아요. 야당 때 발목 많이 잡았거든요. 저희가 제1야당 할 때 발목 많이 잡았고 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이 뭔가 하고 싶어 하는 거 안 된다고 해서 봉쇄한 적이 많거든요. 그런데 저희도 그랬는데 여당 돼 보니까 그런 야당 때문에 너무 답답하거든요. 그러면 그 야당의 그런 행태, 발목 잡는 것에 대해서 서운하고 답답하더라도 우리도 그랬으니, 우리도 그랬다. 이런 전제하에서 뭔가 대화를 하면 풀릴 것 같은데 그때는...

[앵커]
말처럼 쉽지 않군요.

[이철희]
쉽지 않죠. 그때 우리는 맞았고 지금은 당신들은 틀렸다, 이런 태도는 우리가 흔히 그걸 내로남불이라고 하는데 그런 태도로는 문제를 전혀 풀 수 없을 거라고 저는 생각하고요. 야당도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여당 해 봤잖아요. 여당할 때 얼마나 답답한지 알잖아요. 그러면 더 괜찮은 야당, 이른바 반대하는 하는 강한 야당이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고 토론하는 대안 야당으로의 길을 갈 수도 있었는데 지금 모습은 또 그렇지 않고. 그러니까 서로 으르렁 거리고 싸우는 게 전부잖아요. 이게 저는 너무 우리 정치의 수준을 많이 떨어뜨리고 있다고 봅니다.

[앵커]
이런 말씀도 하셨어요. 쇄신이 없으면 의원직 사퇴도 할 수 있다고. 우리 의원님께서 말씀하시는 쇄신의 요지는 어떤 건가요?

[이철희]
조금 구체적으로 1, 2, 3, 4뭐를 했는데 이렇게 말씀드리기는 어렵고요.

[앵커]
가장 중요한 거 한 가지만 말씀해 주신다면요?

[이철희]
저는 기득권을 내려놓는 거라고 봅니다. 지금은 내려놓는 싸움을 해야 된다. 그러니까 여당이든 야당이든 어느 정당이든 저는 많이 내려놓는 쪽이 이길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 얘기는 좀 젊은 정치인이 많이 필요하다 이런 것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이철희]
맞습니다. 물갈이, 세대교체 또 심하게 말하면 여당이 손해를 보더라도 판 전체를 바꿔보는 노력. 그렇지 않아요? 당장 유불리에서 손해볼지라도 한국 정치의 질을 높이는 거라고 하면 과감하게 양보하고 손해 보는 길을 가는... 그런 게 저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얻는 길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러면 총선에서 그런 당에 표를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물갈이의 양보다는 물갈이의 질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 거잖아요.

[이철희]
사실 물갈이는 질이 중요합니다.양도 중요한데요. 총선 때마다 4년마다 총선이 있잖아요. 총선 때마다 40% 많으면 50% 물갈이 했거든요. 그런데 정치가 좋아졌다는 평가는 못 듣잖아요.

[앵커]
그렇죠. 지금 민주당에도 초선 의원들이.

[이철희]
지금 65명입니다. 그러니까 얼마나 많이 바꾸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누구를 바꾸느냐가 중요한데 제가 요즘 노래를 부르는 게 뭐냐 하면 제발 이제 스펙 공천 그만하자. 스펙 좋은 사람 공천해서 정치가 좋아지는 건...

[앵커]
스펙이라고 하는 것은 꼭 인지도와 연결됩니까?

[이철희]
인지도랑 조금 다르죠. 스펙은 좋은 학벌에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 또는 저처럼 방송에 나가서 인지도 올라간 사람, 이런 사람들을 공천하는 게 그동안에는 보통 문법이었거든요. 보통 그렇게 했습니다. 왜냐하면 지역구 가서 당선될 만해야 되니까. 얼굴 모르는 사람은 잘 안 뽑아주니까. 그래서 부득불 그렇게 한 측면이 있기는 합니다마는 그런데 그런 사람들 대거 영입해도 정치가 좋아졌다는 평가를 못 받고 있으니 그러면 바꾸는 건 바꾸되 어떤 사람으로 바꿀 거냐로 새롭게 접근하자. 그래서 아직 어리다고 얘기하는 20~30대를 대거 발탁하자는 게 저의 취지입니다. 이 사람들이 정치라는 게 현인이, 꼭 성공한 사람이 하는 거 아니거든요.

[앵커]
그런데 현실적으로 지역구 선거 나가서 젊은 정치인들이 이기는 게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결국에는 비례대표가 되는 건데...

[이철희]
그래서 비례대표의 절반 정도는 저는 20~30대로 채우자.

[앵커]
지금 민주당 내에서 그게 가능합니까?

[이철희]
저는 상당히 많은 공감대를 얻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폭은 3분의 1로 하자는 사람도 있고 저처럼 아주 과감하게 절반으로 하자는 사람도 있습니다마는 저는 지금처럼 과거에 한두 명 있잖아요. 그 방식으로는 안 됩니다. 최소한 10명, 20명은 대거 공천해야 되고 그분들이 국회에 들어오게 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는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고요. 그다음에 우리 당이나 다른 야당도 이른바 텃밭이라는 지역이 있잖아요, 나가면 되는 데, 공천하면 되는 데. 이런 데는 젊은 사람으로 다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상징적으로 몇 군데만 정해서 공천하고 당력을 집중하면 당선될 거거든요.

[앵커]
처음에 말씀하신 기득권과 연결이 되는 말씀이신 것 같고. 2030이 직접 정치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2030의 표심을 얻는 것도 어떻게 보면 더 중요한 일이잖아요. 그런데 사실 좀 전에 그런 한계도 있고 2030을 겨냥한 획기적인 정책이라는 게 가능합니까? 얼마 전에 모병제 논란도 있었고요.

[이철희]
저는 모병제가 20~30대, 특히 20대 마음을 얻는 정책이 될지는 저는 솔직히 자신 없습니다. 제가 국방위를 해 봤기 때문에 그 내용을 좀 아는데요. 병력을 줄이는 만큼 첨단장비로 대체해야 하기 때문에 돈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거든요. 그래서 이게 단기간에 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닙니다. 저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토론해 보는 것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정책적으로 접근할 건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저는 개인적으로 좀 주목하는 건 기본수당 개념을 청년한테 적용해서 청년기본수당, 이런 것도 한번 저희가 충분히, 당장 꺼내놓지는 않더라도 충분히 내부토론을 해 볼 만한 사안이라고 보고요.

마음을 얻는 것도 중요한데요. 20~30대가 자기들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와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게 해 주는 게 저는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한 20명이 들어와 있으면 20대, 30대 세대의 이해관계, 그네들이 절실히 요구하는 것들을 국회에서 제기할 수 있잖아요. 목소리를 낼 수 있잖아요. 20명이 움직이면 의사결정을 왔다갔다 좌우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면 그 세대에게 훨씬 유리한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쯤에는 정당들이 우리는 청년 친화적인 정당입니다, 20, 30대를 겨냥한 정책들을 이렇게 많이 내놓겠습니다라는 낡은 방법 쓰지 말고 과감하게 의석을 주고 결정에 참여할 수 있게 해 주자라는 게 제 문제의식입니다.

[앵커]
화제를 돌려서 이낙연 총리 등판론을 놓고 일부 언론 보도이긴 합니다마는 여당 내에도 상반된 기류가 있다. 쉽게 얘기하면 이해찬 대표 측에서 좀 반대하는 거 아니냐. 왜냐하면 노영민 실장쪽에서 말씀하시기를 당의 요청이 있고 본인이 수락하면 놓아드린다. 그 얘기는 당의 요청이 없으면 놓아드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또 해석이 되더군요. 실제 당내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이철희]
당대표실에서 어떤 입장을 갖고 있다라고 제가 들은 바는 없고요. 다만 두 가지 생각은 있습니다. 하나는 차기 주자 지지율 조사 하면 1등이잖아요. 그것도 압도적인 1등 아닙니까? 그러면 그런 분이 총선에 와서 역할을 하는 게 맞다 그런 생각을 가지신 분이 있고요. 다른 한 분은 소중한 자산이고 또 총리 후보를 물색하는 데도 시간이 좀 걸리니 굳이 서둘러서 올 거 있느냐. 차근차근 절차를 밟아서 오는 게 좋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을 가지신 분도 있습니다. 두 가지 다 저는 문제의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래도 의원님의 생각은 어디에 더 가까우신가요?

[이철희]
저는 가급적 빨리 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전자에 가깝다는 말씀이시죠. 알겠습니다. 요새 예산 정국이잖아요. 김재원 예결위원장이 얼마전에 다른 일로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 이런 얘기도 했었어요. 늘 예산심사할 때마다 논란이 되는 게 소소위 밀실합의 문제잖아요. 그게 법적 근거도 없고 또 녹취록도 남지 않다 보니까 어떻게 예산을 늘렸는지 줄였는지를 알 수가 없다 보니까 또 쪽지예산 문제도 있고요. 논란이 많이 됐었는데 올해에는 조금 달라집니까?

[이철희]
거의 안 달라지겠죠.

[앵커]
예결위원장이 그렇게 선언해도 안 되는 겁니까?

[이철희]
달라질 수 없습니다. 이게 협상이라는 걸 해 보면 여러 사람이 하다가 잘 합의가 안 되면 또 숫자 줄여서 막판 담판을 해야 되는 거잖아요. 그러면 위원장, 여야 원내대표, 여야 간사 이런 정도가 마지막 담판하는 게 불가피할 거라고 저는 생각하는데 걱정하시는 것만큼 예산을 주물럭주물럭해서 국회의원들이 자기 마음대로 여기 붙이고 저기 붙이고 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예산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증액은 정부가 동의를 해 줘야 되잖아요. 기재부가 동의를 해 줘야 되거든요.

동의한다는 얘기는 마음대로 큰 틀을 못 흔들게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저는 기록을 남겨두는 게 좋다고 봅니다마는 그래도 정치라는 게 마지막 협상의 영역은 또 남아있어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정도로 조금 더 줄여서 남겨두되, 협상 그 자체를 너무 백안시할 필요는 없는 것 같고요. 또 큰 틀은 유지가 된다. 그러나 쪽지예산, 몰래 막 집어넣어서 막판에 뒤집기하고 이런 것은 여야 지도부가 분명한 의지를 갖고 안 하겠다고 얘기를 해야 됩니다.

[앵커]
운용의 묘를 살려야 된다는 말씀이신 것 같고요. 사실 오늘 초대한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세월호 재수사라든지 개헌 문건 관련한 입장을 여쭤보려고 하거든요. 일각에서는 조국 수사, 검찰에서 대대적으로 하고 나서 시기적으로 또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이게 정치적인 수사 아니냐, 이런 의심의 눈초리가 있어요. 의원님께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이철희]
야당 의원으로서는 시점의 문제를 제기할 수 있겠죠.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앵커]
충분한 문제제기다?

[이철희]
그럴 수 있죠. 그런 의구심이 들 수 있으니까요.

[앵커]
총선을 앞두고 있어서 문제가 되는 이유가 주요 수사 대상 중의 하나가 수사 외압 의혹이잖아요. 당시에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겨냥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대검에서 질의를 하셨더라고요. 그 장면 함께 보고 계속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철희 / 더불어민주당 의원 (10월 17일, 대검찰청 국정감사) : 당시 법무부 장관 뜻을 따라서 법무부가 나서서 이른바 업과사(업무상과실치사)를 빼라 영장청구 할 때 빼라 했다는 거 아닙니까. 법률전문가들은 딱 부러지는 이건 직권 남용이다라고 한단 말이죠. 실제로 여기에 대해서 검찰 내부도 제가 알기로는 수사를 해서 외압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밝혀야 된다, 그렇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수 있다고 보는데 총장님 왜 안 하십니까?]

[윤석열 / 검찰총장 (10월 17일, 대검찰청 국정감사) : 사건이 접수가 되면 제가 종합적으로 잘 검토를 해보겠습니다.]

[앵커]
원론적인 수준의 말씀으로도 이해가 되기는 하는데 외압의 구체적인 증거라든지 이런 것들이 있습니까?

[이철희]
지금 의지만 있으면 외압의 증거를 찾는 건 저는 어렵지 않다고 듣고 있고요. 저는 진작에 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은 그렇고요. 지금 야당은 왜 이 시점에 하느냐에 대한 문제제기는 할 수 있을 것입니다마는 그러나 이 앞선 사례, 조국 전 장관의 사례를 보더라도 이러저런 정치적 고려 하지 않는 게 더 맞다. 검찰은 그래야 된다라고 지금 야당도 주장한 거 아닙니까?

그때 한 건 맞고 지금 한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까 하면 안 된다는 건 아니라고 보고요. 또 저는 검찰이 딱히 황교안 전 총리를 겨냥하고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건 가다 보면 실체가 나오면 누구라도 성역 없이 해야 되겠습니다마는 지금 누군가 제1야당의 대표를 겨냥해서 표적 수사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하지 않고요.

또 하나 꼭 덧붙이고 싶은 말씀은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도 성역 없이 수사하는데 민정수석하고, 이른바 살아 있는 권력의 표본이라고 하는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한테도 그런 정도의 칼날을 들이대는데 제1야당 대표는 못 한다? 저는 그것도 논리적으로 안 맞다고 봅니다.

[앵커]
언제부터인가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 누구를 소환할 것이냐가 요즘에 항상 문제가 됩니다. 그런데 당연히 수사가 이뤄져야 된다고 하시는데. 총선을 앞둔 시점, 지금도 이렇게 문제제기가 이어지는데 만약에 제1야당 대표를 부르기 위해서 수사가 상당히 진척된 상황에서 불러야 되잖아요. 그러면 총선을 이제 코앞에 두고 부를 수도 있는 상황인 건데 가능하겠습니까? 왜냐하면 총선 개입 문제로 불거질 수 있기 때문에. 야당도 물론이거니와 여당한테도 부담이 될 수 있거든요.

[이철희]
그 문제도 역지사지하면 된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조국 전 장관 관련해서 저희가 취했던 입장이 있고 야당이 취했던 입장이 있잖아요. 그걸 역지사지해 보면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도 서로 이해할 대목이 있다고 봅니다. 검찰도 정치적 오해를 피하기 위한 노력은 해야 되죠. 그리고 총선 전 임박해서 부른다? 만약에 그 이후에 부르는 게 맞다고 하면 그 이후에 부르면 좋죠. 굳이 총선 전에 불러서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이유는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마는 지금 예단할 일은 아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끝으로 개헌 문건 관련해서 좀 여쭤볼게요. 지난해 7월 처음 공개를 하셨었는데 최근에도 관련한 문건이 계속 공개가 되고 있고요. 그런데 하태경 의원 쪽에서 최종본이라고 공개하면서 여기에는 문제가 되는 부분들은 다 생략이 되어 있다, 목차를 보면. 누구 말이 맞는 겁니까? 일단은 군인권센터에서 하는 얘기가 그 최종본이라고 하는 건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에 기무사에서 자신들의 과오를 감추기 위해서 세탁한 문건이다 이렇게 주장을 하더군요. 어느 말이 맞는 겁니까?

[이철희]
최근에 나온 공개 문건은 제가 다 챙겨서 비교를 안 해 봤습니다마는 쉽게 간명하게 이야기하면 이런 겁니다. 그러니까 최종본이라는 건 맨 마지막 시점에 작성된 게 최종본이냐, 그건 아닙니다.

[앵커]
그렇죠. 목적마다 다를 수 있으니까요.

[이철희]
그런 가감이 있을 수 있는 거죠, 가장 종합적으로 검토한 게 최종본이 될 수 있는 거죠. 그리고 윗선에 보고할 때 가장...

[앵커]
보고 시점이 언제냐에 따라 최종본이 달라질 수도 있다?

[이철희]
그렇게 보면 제가 공개했던 게 최종본이라고 알고 있고요. 거기에 준해서 보면 된다고 저는 생각하는데. 이 문제는 이런 겁니다. 그러니까 헌재에서 탄핵을 기각했을 경우, 국민적 분노, 이게 시위로 이어질 거 아닙니까, 그렇죠? 국민적 분노를 어떻게 감당할 거냐라는 게 당시 청와대에 있었던 사람이나 내각의 문제의식이었거든요. 그래서 군을 동원해서 막자라고 얘기한 거고 군을 동원하는 게 너무 무리해 보이니까 이러저러한 이유를 갖다 붙인 겁니다.

그런데 실행은 안 된 거잖아요. 그런 계획을 세운 것은 분명하다, 실행은 안 됐다, 이 두 가지 전제를 가지고 우리가 차분하게 이 문제를 바라봐야지 너무 과도하게 부풀리는 것, 저는 그건 좀 이 문제를 바라보는 데 쓸데없는 노이즈만 일으킬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오늘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여러 가지 말씀해 주셨는데 총선 불출마 선언 이제 한 달이 됐습니다.

민주당 이철희 의원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철희]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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