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금강산 남측시설 철거 지시...남북관계 전망은?

김정은, 금강산 남측시설 철거 지시...남북관계 전망은?

2019.10.23.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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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종원 앵커, 강려원 앵커
■ 출연 : 신범철 /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의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하면서 남북관계에 중대한 변화가 오는 게 아닌지 우려됩니다.

[앵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연결해서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센터장님 나와 계십니까?

[신범철]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센터장님, 남측 시설을 가리켜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쁘고 너절하다는 표현을 썼더군요. 남측 시설을 모두 철거해야 하는데, 이렇게 얘기를 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봐야 될까요?

[신범철]
일단 있는 그대로를 먼저 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지금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지가 상당 기간이 되면서 관련 시설이 낙후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특히 원산과 금강산에 대한 관광 개발에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그것을 재개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거기에서 저희가 출발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우리 측 입장에서 보면 사실 발언 수위가 꽤 높아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올해 초 신년사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의지를 김 위원장이 내비치기도 했는데 말이 좀 달라진 셈이죠? 김 위원장의 속내는 무엇일까요?

[신범철]
근본적으로는 앞서 보도에서 나온 것처럼 대외적인 메시지가 우선된다고 봐요.

그러니까 미국에 대해서 제재 완화 필요성을 시사하는 것이고 그리고 한국에 대해서도 이 부분에 있어서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라.

그것이 대동한 장금철 통전부장이라든지 최선희 외무성 1부상의 사진을 함께 공개한 것에 들어있다고 보이는데요.

아무튼 김정은 위원장이 육성으로 이러한 말을 했다는 것은 향후 남북관계가 진전돼도 금강산관광 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얼마 전에는 월드컵 무중계 또 무관중 경기가 논란이 됐었는데 당분간 남북관계, 냉각기가 불가피하다고 봐야 될까요?

[신범철]
지금 북한 입장에서는 지금 당장 남북관계 개선에는 큰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일단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먼저 풀어놓으면 남북관계는 그다음에 풀어갈 수 있다는 인식을 하는 것 같고 그렇기 때문에 한국 정부라든가 우리 국민들을 배려한 발언보다는 오히려 한국을 압박하면서 자신들의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하고 미국을 설득하라. 그런 취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사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남북관계에 계속 청신호가 있지 않았습니까.

앞서서 금강산관광을 재개하려면 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예측을 해 주시기도 했는데 일단 이른 시기에 재개되겠다 이렇게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봐야 되겠군요?

[신범철]
지금 상황으로는 상당히 어려운 거죠. 우선적으로 제재가 해제되지 않고는 금강산관광 재가동이 쉽지 않은 부분이 하나가 있고요.

두 번째로 김정은 위원장이 이렇게 독자개발 이야기를 육성으로 밝힌 만큼 이것을 뒤집기가 쉽지 않아요.

누구도 김정은 위원장에게 이것을 바꿔야 된다, 한국과 교류를 해야 되고 현대아산에 주었던 개발권을 인정해야 된다는 보고서를 올릴 수가 없는 것이 북한 체제의 특성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당분간 남북관계 개선과 연계하더라도 금강산관광만큼은 쉽게 풀어가기가 어려울 수 있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기존에 현대아산이 금강산관광과 관련돼서 30년에서 50년의 권리를 확보한 게 있습니다.

거기에서 관광시설을 짓고 그것을 운영하고 또 금강산 일대의 사회간접자본 건설을 독점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받은 게 있는데 이걸 우리 스스로 무시할 수는 없거든요.

이것이 관련 국제 규범과 국내 규범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풀면서 북한과 또 금강산관광 재가동 문제를 논의해야 되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과제에 놓였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시점을 보면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남북경협을 강조한 발언이 있었잖아요.

그렇다면 우리 정부,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신범철]
그렇죠. 우리 정부의 취지는 남북관계 진전과 함께 평화경제, 남북 간의 경제 교류 활성화를 위해서 남북 모두가 혜택을 보고 경제 발전을 이뤄내는 방식의 경제 건설을 하고 싶어하는 의지를 피력했는데 이게 방향성 자체는 상당히 좋다고 볼 수 있지만 현재 상황의 맥락에 맞지 않기 때문에 조금 많은 국민들께서 실망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북한과 같은 경우에는 우리 정부의 선의와 달리 경제 건설 부분에 있어서도 독자 건설을 강조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미국하고의 비핵화 협상이 잘 진행된다고 가정해도 경제 건설만큼은 한국에 의존하지 않고 북한이 독자적으로 하면서 오히려 한국이나 중국 또는 일본, 미국을 경쟁시키는 그런 방식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데 이번 금강산관광과 관련해서도 어떻게 보면 자력갱생, 독자적인 운영 이 부분을 강조했다고 봅니다.

[앵커]
그러면 개성공단 재가동도 어렵다고 봐야 될까요?

[신범철]
이것도 앞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다음번 방문지가 개성공단일 수 있다고 보고 김정은 위원장이 역시 지금 맥락이라고 하면 남에게 의존하는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됐다고 이야기했거든요.

개성공단도 그렇게 보면 한국에 의존하는 공단이 아닐 수가 없거든요.

따라서 이것을 재가동할 때도 다른 중국 기업이라든가 이런 곳을 초청해서 북한이 독자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취지를 밝힐 가능성이 있는데 이 역시 우리 정부가 생각했던 남북경협 모델과는 다른 방식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새로운 도전 요인이 등장했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 모두 여러움이 있게 될 것은 사실로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앞서 간략하게 북한이 미국에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사실 아무래도 오늘 김 위원장의 발언 배경에는 사실상 진행이 잘 안 되고 있는 북미 협상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냐, 이런 분석도 나오거든요. 센터장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신범철]
저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금강산관광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전혀 관계없는 인물이거든요. 그런데 거기에 대동시켰다는 것은 결국 미국에 대한 메시지를 주고 싶어 했던 거라고 볼 수 있겠고요.

그것은 결국 미국이 양보를 해서 제재를 더 많이 풀고 그래서 금강산관광을 재가동할 수 있도록 해라 하는 담겨 있다고 봅니다.

물론 근본적으로 볼 때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반드시 있어야 되는데 북한의 입장에서는 지금 미국을 조금 더 밀어붙이면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아요.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정치적인 입장이라든가 내년에 있을 대선 등을 고려할 때 지금은 미국을 압박해서 양보를 받아내야겠다, 그런 취지에서 금강산관광과 관련된 행사에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대동시킨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앵커]
탄핵 정국 속에서 정신이 없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 모처럼 북한과 관련해서 언급을 했잖아요. 미국은 아직도 여전히 협상에 대한 의지가 있다고 보십니까?

[신범철]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에 의지가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방금 전 보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이야기도 그렇고 어제 트럼프 대통령의 이야기도 북한과 대화가 잘 진행되고 있고 북한을 리빌드, 어떻게 보면 재건축할 수 있는 뭔가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했어요.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이야기는 항상 과장이 섞여 있기 때문에 지금 북미관계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어느 정도 북한에게 양보하는 협상안을 가지고 온 것만은 사실인 것 같아요.

일부 언론에서 나오는 것처럼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고 농축우라늄 시설을 동결하면 주요 제재를... 석탄 수출이라든가 섬유제품 수출을 몇 년간 유예한다, 이런 식의 제재 완화 대안을 제시한 것 같아요.

다만 북한 수준으로서는 그것이 일정 기간의 유예가 아니라 완전히 제재를 해제하라, 이런 요구를 미국에 계속해서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 협상은 아무래도 연말까지는 계속 줄다리기가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타결될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아침 속보로 전해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 내용, 신범철 센터장과 분석해 봤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신범철]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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