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스-인터뷰] 文대통령 숙소에서 열린 정상회담...의미는?

[더뉴스-인터뷰] 文대통령 숙소에서 열린 정상회담...의미는?

2019.09.24. 오후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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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실무협상 재개 가능성"…의견은?
美 방위비 분담금↑ 압박…정부 대응은?
문 대통령 "합리적·공평한 분담"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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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노종면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신범철 / 아산정책연구원 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미국 대통령이 상대국 정상의 숙소를 찾아가서 정상회담을 하는 일. 외교가에서는 이례적인 일로 평가합니다. 9번째 한미 정상회담이 문재인 대통령의 숙소에서 열렸습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한미동맹에 금이 갔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적어도 이번 정상회담 분위기만큼은 긍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안은 무겁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에서 무기 구매 압박이 느껴지고 마침 오늘 시작되는 방위비 분담 협상에서도 전에 없던 인상 요구에 직면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밖에 북미 협상이 언제 재개될지도 중요한 관심사지만 명확히 확인된 일정은 없습니다. 전문가의 분석과 전망이 필요해 보입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한미 정상회담이 원래 40분 예정돼 있었는데 65분 진행이 됐습니다. 조금 늦게 시작이 됐더군요. 어떻게 총평하십니까?

[신범철]
정상회담을 평가할 때는 형식적인 측면과 내용적인 측면을 분석을 합니다. 형식적인 측면에서는 아주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겠죠. 사실 다자회의 계기의 정상회담은 상당히 30분 기준으로 잡아요. 그래서 30분 넘은 40분도 한국 측을 배려하는 거다, 저는 그렇게 봤는데 이걸 또 훌쩍 넘어서 1시간을 넘게 했고요. 또한 장소조차도 보통 미국 대통령은 자기가 호스트하는 입장에서 자신의 숙소에서 하는데 문재인 대통령께서 머무시는 숙소로 왔다는 거, 형식적으로 아주 긍정적으로 보고요. 내용적으로는 아주 잘된 부분과 좀 아쉬운 부분이 있어요.

우리가 필요한 무기 체계라면 구입하는 게 좋고 그리고 또 어차피 동맹체계기 때문에 상호 운영성을 고려한다면 미국 무기를 구매하는 게 연합전력을 유지하는 데는 바람직합니다. 다만 우리가 현재 상황에서 얼마나 필요한 무기 체계가 있는 건지 이것을 잘 고려하면서 해야 되는데 사실 제 개인적으로 경항모는 지금 상황에서는 조금 앞서나간다는 생각도 하고 있는데 그러한 것들의 우선순위가 잘 기획되고 그것에 맞는 무기 구매가 이루어져야지 우리 국방력 건설에 더 보탬이 된다. 한미 관계를 이유로 과도하게 미국산을 많이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언급된 무기 체계 가운데 차세대 잠수함은 우리가 자주 들었고요. 군 정찰위성은 오히려 경항모보다도 더 돈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신범철]
그런데 우리가 사실은 전작권을 가지고 오지 않습니까? 전시작전통제권을 가져오게 되면 우리 스스로의 감시정찰 능력이 있어야 되는데 우리는 아직 군사 위성이 없어요. 그런 부분에서 미국의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은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하고 그럼으로써 우리가 독자적인 감시정찰력을 가질 때 비로소 전시작전통제권도 보다 이른 시기에 가져올 수 있다 그렇게 봅니다.

[앵커]
이번에 정상회담에서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 문제가 거론되지 않았습니다. 이건 어떻게 보시는지요?

[신범철]
그렇기 때문에 제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한미동맹 복원에 방점을 두었다 하는 거죠. 미 측에서 그 이야기를 꺼냈을 때는 또 한미 간에 갈등 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기 때문에 사전 의제 조율 과정에서 그것을 빼지 않았나 싶고 우리 정부가 이번에 미국산 무기체계 구매를 이야기한 것도 그런 식으로 해서 미국으로부터 제기될 수 있는 한미동맹 마찰 요인을 사전에 제거한 것이 아닐까 그렇게 조심스럽게 예상해 봅니다.

[앵커]
오늘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이 시작됐죠. 그런데 보니까 시간 또 구체적인 장소 다 비공개던데 원래 이렇게 하는 겁니까?

[신범철]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까 그것을 밝히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우연한 계기에 회의장에서 그런 협상을 한 것으로 본 적이 있는데 이것은 비공개를 원칙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정상회담에서는 방위비 관련 언급이 양 정상 간에 나왔을까요?

[신범철]
나왔다고 합니다. 그런 식으로 해서 미국에서 많은 이야기가 오간 것 같습니다. 우리 정부는 그 입장에 대해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부담을 하겠다, 원칙을 잘 발표한 것 같고요. 사실 지금 미국이 이야기하고 있는 50억 달러는 상식적으로 지나치게 과도하다. 그리고 그 안에는 주한미군의 인건비까지 포함된 건데 그것을 보면 자기들 군대의 인건비를 제3국에게 요청한 사례가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이 협상을 주도하기 위해서 약간 과도하게 블러핑을 한 것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협상에 임함에 있어서는 항목을 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그러한 항목이 잘 정해진다면 우리가 그러한 과도한 요구를 합리적으로 다 헤쳐나갈 수 있다, 그렇게 평가합니다.

[앵커]
지금 수준이 연간 1억 달러, 그러니까 1조 원.

[신범철]
10억 달러가 조금 안 됩니다.

[앵커]
그걸 50억 달러로.

[신범철]
1조 389억달러기 때문에 10억 달러가 조금 안 되는 비용인데 미국에서는 50억 달러를 다 달라고 한 건 아니고 50억 달러가 들어간다고 하면서 압박을 해 왔던 것으로 알고 있고요. 실제 협상에서 몇 배를 더 달라고 할 수 있지만 그렇지만 우리는 항목을 잘 정해서 주한미군 인건비를 빼면 그게 한 20억 달러 이상이 될 겁니다. 그럼 그것이 빠져나가면 나머지 비용에서 우리가 필요한 것을 갖다가 지원을 하고 그것에 따른 미국의 분담률도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것을 잘 정리해 나가면 한미 간에 커다란 마찰 요인이 아닐 수도 있다. 이걸 가지고 싸우는 것은 동맹을 강화하는 데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렇게 예상하시는군요. 협상단에는 어떤 인물들이 포함되나요?

[신범철]
과거에는 주로 국방부에서 협상을 하다가 외교부에서 2000년대 중반부터 협상을 해 왔어요, 대표를. 그런데 이번 같은 경우에는 아직 확정은 안 했는데 기재부에서 경제 전문가가 온다는 그런 이야기가 들리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미국이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항목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항목을 잘 정하려면 예산 전문가가 낫지 않겠느냐 하는 그러한 고려가 있는 것 같아요. 다만 그럴 경우에는 그렇다고 해서 협상을 하다가 한미 간 갈등이 또 지나치게 증폭되면 안 되니까 외교부나 국방부 차원에서 잘 서포트를 하는 그러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북미 실무협상이 곧 열릴 것처럼 보도가 있기도 했는데 계속 늦어지고 있고 오늘 정상회담에서도 구체적인 시점이나 방향성에 대한 것은 안 나온 것 같아요.

[신범철]
그렇습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그러한 정신을 이어가자는 취지, 그러니까 대화를 계속해 나가자는 그러한 메시지가 나왔는데 최근 북한이 요구했던 새로운 계산법이라든가 또는 체제 보장이나 제재 완화 이런 부분은 언급되지 않았다고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것이 실무협상 자체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아요. 아마 내일 북한에서 조선중앙통신이나 노동신문을 통해서 발표되는 메시지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보고요.

아마 물밑접촉으로 미국과 북한이 다른 내용의 접촉을 하고 있다면 북한에서 특별히 미국을 비난하는 발언은 나오지 않겠지만 만약에 미국을 비난하는 발언이 내일 정도에 나온다, 이렇게 되면 실무협상은 조금 더 지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기대를 가지고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봤는데 뭔가 진전된 게 없다, 이런 판단을 하면 내일쯤 입장을 낼 거라는 말씀이시군요.

[신범철]
그렇죠. 미국으로부터 다른 메시지를 받지 않은 상황에서 현 한미 정상회담을 바라봤다면 내일쯤 비난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 이것은 저희가 4월 11일 상황으로 복기해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때 문재인 대통령께서 워싱턴을 방문해서 한미 정상회담을 했잖아요. 그때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기간이었어요. 그런데 한미 정상회담에서 별다른 결과가 도출되지 않으니까 그다음 날 김정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하면서 연말까지 기다리겠다, 이렇게 나왔는데 같은 방식의 메시지가 나올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내일 부정적인 메시지가 나온다는 것은 북미 간 물밑접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면 실무협상이 조금 더 지연될 수 있다고 보고요. 북미 간에 물밑접촉이 있다고 보면 내일 북한이 미국을 아주 비난하는 메시지는 내지 않을 수도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김정은 위원장이 또 11월에 부산 한아세안회담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고 국정원이 밝혔는데 이게 실현이 된다면 북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부산으로 오는 건가요? 아니면...

[신범철]
지금 북한의 셈법이라고 하면 일단 북미 대화에 집중을 하는 거죠. 그래서 미국과 비핵화 문제에 있어서 타결을 하고 제재 완화를 받으면 그다음에 남북 관계는 자연스럽게 이어진다고 보는 것 같아요. 제재가 해제되니까 경제 협력을 할 필요도 있고. 그렇다면 만약에 우리가 11월달에 김정은 위원장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에 초청을 하기 위해서는 북미 정상회담이 적어도 11월 중순 이전에 이루어져야 되는 거죠.

그러면 10월달에 실무협상이 타결되면서 11월 중에 북미 정상회담이 이루어져서 비핵화 부분에 있어서 진전을 보이고 우리가 상응 조치로서 제재 완화를 해 주는 것이 이루어지면 그것에 대한 상응 조치로서 김정은 위원장이 다시 서울 답방을 부산에서 개최되지만 한국에 올 수 있는 그러한 여건이 조성된다고 볼 수 있는데요. 현재로서는 우리 국정원이 시간표를 조금 앞당겨서 잡은 것 같아요. 이것은 아무래도 우리 정부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에 부여하고 있는 가치가 워낙 크다 보니까 희망적으로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현실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북미 정상회담 전에 그것이 부산이든 서울이든 한국을 김정은 위원장이 방문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시는 거고요.

[신범철]
그렇죠. 지금 북한의 메시지가 한국은 빠져 있어라. 일단 미국과 협상을 하겠다. 그런 메시지기 때문에 그것을 특별한 변수 없이 그 셈법을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앵커]
북한도 미국도 다 연내에는 정상회담 가능성이 있다고 열어놨잖아요. 그러면 언제쯤으로 예상하십니까?

[신범철]
10월달 정도에 실무협상이 재개된다고 하면 약간 밀고 당기기가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북한으로서는 이번에 타결되는 것이 자신들의 정권 존립에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믿고 있을 거예요. 그렇다 보니까 미국이 제시한 안을 그대로 받을 가능성은 낮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제시한 안에다가 더하기를 조금 해서 다시 요구를 할 것이고 그것과 관련한 줄다리기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북한이 연말로 시한을 잡은 것은 내년이 되면 미국의 대선이 본격화됩니다. 2월 3일부터 아이오와 코커스가 시작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욱더 취약한 입장이 된다는 거죠. 따라서 그 이전에 타결을 하려는 모습이고 그렇다면 연말까지는 미국을 조금 더 푸시, 압박할 가능성이 있는 거죠. 그렇다고 보면 12월 정도에 타결될 가능성이 더 높지 않나. 그래서 아까 11월에 있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은 북한의 생각에는 크게 고려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래서 좀 빨리 타결이 돼서 어차피 올 거라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신범철]
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한 가지만 짧게 여쭤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에 새로운 방법이 매우 좋을지도 모른다. 리비아 방식은 안 된다고 하면서 그랬잖아요. 새로운 방법이라는 것이 북한이 요구한 새로운 계산법과 일맥상통하는 걸까요?

[신범철]
상통한다고 봅니다. 지금 북한은 그러니까 하노이 결렬 이후 미국이 일괄타결, 빅딜을 요구했잖아요. 그런데 북한은 그런 셈법은 받아들일 수 없고 단계적 비핵화를 수용하라고 한 거죠. 단계적 비핵화에 체제보장과 제재 완화. 이것을 갖다가 묶어서 보상해라,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데 미국 행정부도 단계적 비핵화 쪽은 긍정적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 대표적인 예가 6월 30일 판문점 정상회동을 마치고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스티븐 비건 특별대표가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동결 딜인 거죠. 그러니까 북한이 한꺼번에 비핵화가 어렵다면 일단 동결부터 하고 그걸 신고해라, 이것도 일종의 단계적 비핵화기 때문에 미국이 셈법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시사했는데요. 다만 아직도 미국이 바꾸지 않는 것은 오늘 트럼프 대통령도 강조를 했다고 보는데 제재 완화만큼은 해 주지 않으려는 의사가 강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것을 해 주면 협상의 주도권이 북한으로 넘어간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따라서 그 부분을 가지고 치열한 줄다리기가 앞으로 두 달 정도 전개될 것이다, 이렇게 조심스럽게 예상해 봅니다.

[앵커]
역으로 얘기하면 제재 완화보다는 체제 보장 쪽에 미국의 카드가 제시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신범철]
조금 더 유연해질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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