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자담배 '펑' 육군 병사 중화상...불타버린 전투복

단독 전자담배 '펑' 육군 병사 중화상...불타버린 전투복

2019.06.06. 오후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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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자담배 '펑' 육군 병사 중화상...불타버린 전투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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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육군 병사가 전투복 바지 속에 넣어 둔 전자 담배가 폭발하면서 심한 화상을 입었습니다.

이 병사가 입고 있던 전투복이 쉽게 불에 탄 것도 원인 가운데 하나로 보입니다.

최근 보급된 디지털 무늬 전투복이 기능성만 강조한 나머지 화학 섬유 비율이 너무 높아져 불이 쉽게 붙는다는 지적입니다.

강정규 기자입니다.

[기자]
한 병사가 바닥에 쓰러져 있습니다.

전투복 왼쪽 다리 부분이 불에 타 녹아내렸고, 맨살이 드러난 허벅지는 검게 그을렸습니다.

지난달 30일, 경기도의 한 육군 부대 소속 조 모 상병 바지 주머니에 있던 전자 담배가 폭발했습니다.

이 사고로 조 상병은 허벅지 전체에 2~3도 화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폭발에 이어 전투복 바지에 불이 붙으면서 더 큰 화상을 입은 겁니다.

과거 국방색 전투복은 천연섬유와 화학섬유 비율이 5:5였는데, 현재 디지털 무늬 군복은 그 비율이 최대 2:8까지 높아져 불에 더 잘 탑니다.

[군납 업체 관계자 : 신축성하고 흡한속건(땀흡수), 항균성을 추가하기 위해서 그게 아웃도어 (의류) 쪽에 적용된 기술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불이 잘 붙는 겁니다. 화학 섬유기 때문에 유독 가스가 많이 나오죠.]

실제 지난 2017년 8월, 7명의 사상자를 낸 K-9 자주포 폭발 사고 때 전투복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피해를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후 우리 군은 불에 쉽게 타지 않는 난연 전투복 도입을 추진했지만, 실제 보급은 2년 가까이 지난 올해 4월이 돼서야 이뤄졌습니다.

그나마도 K-9 승무원 6,200명에 대한 1차 지급이었고, 2배 이상의 가격 차이 때문에 일반 전투병들에 대한 보급은 엄두도 못 내는 실정입니다.

[신종우 /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 (북한) 방사포의 열압력탄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고, 특히 실내 나 장갑차 안에서 화재 발생 시 사상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예산의 한계 때문에 난연 전투복 지급을 확대하긴 어렵더라도 불에 잘 타는 지금의 전투복 소재는 바꿀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YTN 강정규[liv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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