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의출발새아침] “대북특사, 남북협의 위해 이낙연 총리 가능”

[김호성의출발새아침] “대북특사, 남북협의 위해 이낙연 총리 가능”

2019.04.15. 오전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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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의출발새아침] “대북특사, 남북협의 위해 이낙연 총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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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9년 4월 15일 (월요일)
□ 출연자 :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

-김정은 ‘자력갱생’, 경제개발 실패시 美에도 타격주겠단 엄포
-김정은, ‘올 연말’ 의미? “지금 당장 합의 깨진 않겠다”
-트럼프, 미국인 금강산 관광 허용해 北 양보 얻으려는 듯
-빅딜 전 실무회담 통해 작은 교환 이뤄질 수 있어
-韓, 대북특사 통한 원포인트 정상회담 가능
-대북특사, ‘정의용 안보실장’ 유력...‘이낙연 국무총리’도 가능
-김정은 서울답방, 성과만 있다면 올 상반기에도 가능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지난주에 한미정상회담 있지 않았습니까. 이것에 대한 북한의 입장이 나왔습니다. 오프닝을 통해서도 잠시 언급했습니다만, 다소 자극적인 언어를 써가면서 북한이 불편한 심기를 표현했습니다. 반면 3차 북미회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일부 시그널도 있었습니다. 대화의 끈은 여전히 붙잡고 있겠다, 이런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네요. 트럼프 대통령도 반응을 보였죠. “3차 북미회담, 좋을 것이다” 이렇게 답했습니다. 전문가 연결해서 이것저것 여러 가지 사안을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위원님, 안녕하십니까.

◆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이하 조성렬): 안녕하세요.

◇ 김호성: 김정은 위원장의 시정연설, 이게 3차 북미회담에 대한 일종의 북한 쪽의 시그널이라고 봐도 되겠습니까?

◆ 조성렬: 예, 그렇습니다. 시정연설 내용을 보면 한미정상회담이 끝난 직후에 나왔고요. 또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회의 과정에서 나왔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의 공식 입장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호성: 그런데 연말까지, 기한을 정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 조성렬: 가장 중요한 부분은 내년 초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달린 대통령 선거전이 본격화됩니다.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주로 기존에 오바마 행정부가 이뤄놓은 외교적 성과들을 뒤엎는 방식으로 이를 추진해왔는데, 가장 성공적인 외교적 업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북한 비핵화와 관련된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만약 내년 대선전이 본격화될 때, 그때까지 3차 정상회담이 나오지 않는다면, 북한이 만족할 내용이 나오지 않는다면 아마도 내년 초부터는 기존의 핵실험이라든지 미사일 시험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 라고 하는 부분들이 깔려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나름대로 엄포를 한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합니다.

◇ 김호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서두르지 않겠다’ 이런 입장을 보였고요. ‘Step by Step’ 이런 표현도 하고 그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지금 북한의 입장에서 본다면 서두르지 않겠다는 상대에게 굳이 매달리지 않겠다. 이런 입장을 보인다고 봐야 하는 것인가요?

◆ 조성렬: 예, 그러니까 지금 국내 전문가들은 북한 경제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북한이 이제 지난번 하노이 정상회담에서도 경제 제재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평가해왔습니다. 하지만 지금 김정은 위원장의 시정연설 내용을 보면 북한이 기본적으로 자력갱생 경제를 더욱 강화하겠다. 따라서 미국에 대한 제재 완화를 더 이상 요구하지 않겠다. 이런 이야기를 해내가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북한 나름대로 볼 때 적어도 금년 말까지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견딜 만하다. 그래서 미국이 생각하는 것처럼 급한 게 북한이 아니라 바로 미국이 될 것이다, 라고 하는 북한 측의 반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호성: 김정은 위원장의 시정연설문을 읽어보면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우리로서도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습니까. 이것은 미국에 다시 또 공을 던지는 거 아닌가요?

◆ 조성렬: 예, 그렇습니다. 사실 지난번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걸어나간 것은, 그리고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에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지속적으로 북한에 대한 요구들, 이른바 빅딜 문서의 5개 조건을 제시하면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지 않았습니까. 이번의 경우는 김정은 위원장이 거꾸로 미국에 대해서 북한이 공유할 수 있는 올바른 방법을 내놔라, 해서 공을 미국에 던졌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김호성: 여기에 대한 트럼프의 노림수가 있다면 어떤 것을 우리가 예견할 수 있겠습니까?

◆ 조성렬: 예, 일단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태도가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했던 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서 긍정적인 반응으로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여전히 미국과 북한 간에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한번에는 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3차 정상회담을 하되 현재와 같이 입장 차이가 큰 상태에서 바로 할 수는 없고, 작은 것들을 몇 단계 거쳐서 할 수밖에 없다.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비핵화의 스텝 바이 스텝이라기보다는, 단번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북한과 미국 간에 협상을 진행시켜가면서 이견을 좁혀나갈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한 것 같습니다.

◇ 김호성: 김정은 위원장이 ‘경제 건설 집중하겠다’ 이런 표현, ‘자력갱생’ 이라는 표현. 이런 것들이 미국을 향해서 우리에게는 다른 옵션도 있다, 이런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봐야 하나요? 어떻습니까?

◆ 조성렬: 예, 그렇습니다. 기본적으로 지금 당장 북한이 기존에 한국과 미국과 했던 합의를 깨진 않겠다는 거죠. 다시 말하면 병진노선으로 돌아가진 않지만, 그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것이 아니라 올 연말까지다. 그래서 적어도 금년 말까지는 북한에게 자력갱생을 중심으로 한 경제개발에 치중하되, 그 이상을 넘어간다면 북한도 다시 한 번 핵실험이라든지 미사일 실험 할 수 있다라고 하는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김호성: 위원님, 그러나 대북제재 완화 없이 경제부흥이 가능하겠는가. 이건 좀 앞뒤가 안 맞지 않습니까?

◆ 조성렬: 예, 그렇습니다. 지금 그 부분이 북한으로서도 고민이라고 볼 수 있는데. 북한 입장에서 본다면 경제부흥을 일단 자력갱생을 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강한 어떤, 그러니까 북한이 경제 개발에 성공할 수 없다면 미국에 대해서도 타격을 주겠다. 다시 말하면 윈-윈이 안 된다면 쌍방이 같이 죽는 길로 가겠다. 이런 식의 일단 엄포라고 볼 수 있고요. 그런 면에서 본다면 김정은 위원장이 사실은 새로운 길, 병진노선으로 돌아가겠다는 의미보다는 일단 미국에 대해서 강력하게 새로운 타협 방안을 촉구하는 이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호성: 위원님, 그런데 미국 측에서 조금 더 디테일한 부분에 대한 언급, 예를 들자면 비자 문제에 대한 완화 여부라고 할까요. 이런 뉘앙스를 풍기는 이야기를 툭 던졌는데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죠?

◆ 조성렬: 예, 지금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 이후에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 같은 미국의 유력 신문들에서는 부분적 합의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얘기하신 것처럼 미국인들의 북한 방문 비자 문제를 완화한다든지, 그다음에 식량 등 인도적 지원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특히 개성공단에 대해서는 단호한 거부 입장을 취했지만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도 미국인의 금강산 관광을 허용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래서 작은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북한의 큰 양보를 얻어내려고 하는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 담긴 것 아닌가 하는 조심스러운 해석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 김호성: 그렇다면 대화의 여지를 열어놓은 상태에서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보면, 북미대화의 가능성 여지를 저희들이 읽어낼 수 있겠군요.

◆ 조성렬: 예, 그렇습니다. 바로 정상회담 하긴 어렵지만 지금 폼페이오 국무장관이나 김영철 당 부위원장처럼 어떤 고위급회담을 통해서 새로운 비핵화 협상의 타결을 모색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북미정상회담 자체에서는 일괄타결과 빅딜이 불가피하겠지만, 고위급회담, 여러 차례의 실무회담을 통해서 작은 교환들이 이뤄질 수 있고요. 이걸 통해서 결국은 제3차 북미정상회담에 이어지는 이런 어떤 최종적인 완전한 비핵화 타결의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호성: 물밑 북미대화가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봐도 되겠습니까?

◆ 조성렬: 예,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지금까지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물밑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밝힌 바가 있습니다.

◇ 김호성: 그렇다면 우리 정부의 중재자·촉진자로서의 역할인데, 대북특사 파견이 곧 이뤄질 것으로 봐야 할는지요?

◆ 조성렬: 예, 지금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오늘 중에 문재인 대통령께서 대북특사 파견에 대한 입장을 밝히실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마도 북한으로서도 지난번 언론에 공개된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브리핑 외에도 직접 트럼프 대통령과 우리 대통령께서 이야기하신 핵심적인 내용이 무엇인가를 듣고 싶어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그런 면에서 대북특사를 통해서 원포인트 방식의 남북정상회담도 가능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 김호성: 특사를 파견한다면 누가 가는 것으로 정리될 수 있을까요?

◆ 조성렬: 예, 제가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배석했던 분이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그렇게 된다면 지난번 배석했던 분으로 정의용 안보실장이 계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 그분이 유력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그 이외에도 포괄적인 남북관계 협의가 필요하다면 지금 언론에 나온 것처럼 이낙연 총리께서도 가능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 김호성: 이런 표현이 많은 분들에게 회자됐습니다만, 김정은 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오지랖 넓은 중재자 역할보다는 당사자로서 역할 해달라” 이 뜻을 우리가 지금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 같습니까?

◆ 조성렬: 예, 지금 사실은 미국과 북한의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에 단지 중재자나 또는 촉진자처럼 양측의 입장을 절충하기보다는, 우리 정부가 나서서 제3의 창의적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런 뜻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북한과 미국 사이의 절충안, 새로운 중재안 이 부분에만 모색해왔는데 좀 파격적인 어떤 새로운 제3의 창의적 대안을 마련하고, 이걸 통해서 미국과 북한을 견인해낸다면 뜻밖에 빠른 속도로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호성: 그런데 대화라는 게 늘 상대가 있는 것인데요. 상대를 일단 배려하고 거기에 따른 이해를 전제로 해서 발언이 나와야 하는데, 늘상 북한에서 나오는 불편한 뉘앙스, 이 언사가 1차·2차·3차의 정상회담 이후에도 이렇게 나온다는 것은 너무 심한 것 아니냐. 야권에서는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고요. 어떻게 우리가 이걸 이해해야 할는지요?

◆ 조성렬: 예, 사실은 우리와 남북 간에 언어의 뉘앙스 차이가 좀 있습니다. 우리의 경우는 주요 단어들을 사용할 때는 주로 한자어나 영어 단어를 많이 섞어쓰는 데 비해서 북한은 순수 우리말을 많이 쓰다 보니까 우리가 볼 때 일반 구어체 문어를 쓰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우리가 어떤 대통령이나 또는 정부를 표현하는 데서 구어체 문어가 드러나다 보니까 좀 불편한 느낌도 있는 건 사실이지만, 탈북자들의 견해나 아니면 북한에 대한 연구를 쭉 해보면 북한에서는 오지랖이라든지 이런 부분들 자체가 상대방을 비하하는 의미보다는 말 그대로 여러 군데 일을 넓히는 이런 입장, 다시 말하면 자기 역할이 아닌 부분까지 하는 이런 정도의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북측에서 의도적으로 우리 쪽을 모독하거나 모욕하려고 하는 의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김호성: 약속에 대한 이행 여부 문제 관련해서요. 이번에 4차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진다고 했을 때 문재인 대통령이 또 가야 하는 것입니까?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왜 안 되는 것이죠?

◆ 조성렬: 예, 지금 아마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있기 위해서는 남북이 한 단계 높은 합의가 이뤄져야 의미가 있을 거라고 봅니다. 특히 우리 국내적으로는 남남갈등이 심하기 때문에 어쨌든 성과 없이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 답방했을 때는 오히려 이 부분이 정략적으로 이용될 위험성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필요한 부분은 비핵화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 판문점 정도에서 아마 원포인트 정상회담이 가능하지 않을까. 이번에 한미정상회담도 주로 비핵화와 한미동맹에 대한 제한된 의제를 가져갔듯이 지금 남북정상회담을 하게 된다면 일단 원포인트로 비핵화 문제를 이야기하고, 이게 성과가 있다면 아마도 올 상반기 내에 김정은 위원장의 정식 서울 방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위원님, 고맙습니다.

◆ 조성렬: 감사합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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