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 동향' 경고...'남북경협' 파열음

美 '대북 동향' 경고...'남북경협' 파열음

2019.03.09. 오후 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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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세나 앵커
■ 출연 :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민정훈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듯한 움직임이 있다, 미국의 연구기관과 매체가 산음동과 동창리 기지 등을 언급하면서 잇따라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우려하고 나섰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측에 사전 경고하는 듯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한미 간에는 또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 경협 문제를 놓고 파열음이 나오는 분위기입니다.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의 한반도 정세 짚어보겠습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 두 분과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센터장님,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재개 움직임에 더해서 오늘 또 다른 소식이 들어왔더라고요. 산음동 미사일 종합연구단지에서 미사일이나 위성용 로켓을 발사 준비하는 듯한 움직임이 보였다. 이게 미국 공영방송 NPR과 CNN 등에서 보도를 한 내용인데요.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까요?

[신범철]
2개가 연계돼 있다고 보시면 될 거예요. 과거에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한다고 그것을 했을 때 산음동에서 미사일을 갖다가 만드는 거죠. 그것을 철도로 이동해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까지 갑니다. 그럼 거기에서 세운 다음에 나중에 발사를 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동창리만 봐서는 북한이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 그런 미사일 발사체를 발사할지, 안 할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려운데 산음동과 함께 움직였다면 이게 다시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두 곳을 함께 살펴보고 있는 과정에서 양측에서 다 움직임이 있으니까 북한이 그렇다면 또 인공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테스트하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의심하게 되는 거죠.

[앵커]
의심의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이렇게 보시는 거군요.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게 재건이 아니라 북한이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폐기를 준비할 가능성도 있지 않느냐. 이런 지적도 있습니다.

[민정훈]
그렇습니다. 그것이 나온 근거가 그 재건 움직임이, 리빌딩 움직임이 하노이 정상회담 이전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그때는 합의가 안 나온 알 수 없는 상황이었죠. 그리고 그 이전에 우리 남측과의 합의 성명이라든지 공동 성명에서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 폐기를 약속을 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이번 하노이 회담에서 성과가 잘 나왔으면 그래서 그것을 이행하기 위해서 준비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하는데요. 이제 그것이 생각만큼 잘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하노이 회담 이후에 나온 움직임이 과연 그것이 폭발을 위한 것이냐, 아니면 도발을 위해서 재건하는 거냐. 이것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한 상황입니다.

[앵커]
아까 산음동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어쨌든 미사일이나 시험용 로켓이나 쏠 가능성이 높아졌다라고 분석을 하지 않으셨습니까? 동창리 발사장에서 미사일 발사 가능성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신범철]
그 두 가지 움직임이 더해졌기 때문에 없는 것보다는 가능성이 높다고 말씀드린 거고요. 전반적으로 북한도 대화의 틀을 이어간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미사일 발사, 인공위성체라고 주장을 해도 그것은 UN안전보장 이사회 결의 위반이고 새로운 도발 행위로 강조될 것이기 때문에 대화의 판이 깨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그렇게 할 가능성은 현재로서 미리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그렇게 높지 않다고 보고요. 다만 과거에도 북한과 미국이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 여러 차례 나타났는데요. 저는 저강도 심리전이라고 봅니다. 뭐냐하면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을 때 트럼프 행정부를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이 그러한 핵물질을 생산하거나 미사일을 발사한다거나 그런 수단이었기 때문에 그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운을 띄면서 다시 한 번 북한에 보다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일종의 심리전이다, 저는 그렇게 평가합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은 동창리 복구 동향과 관련해서 사흘째 실망감을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북측에 일종의 사건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거다, 이런 분석도 있던데요.

[민정훈]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입장에서는 굉장히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를 하고 나서 1차 북미 정상회담이 끝나고 나서 지금까지 꾸준히 자기가 가장 큰 성과라고 내세운 것이 북한이 핵과 미사일의 실험, 도발을 중지했다는 것이거든요. 그것이 미국인의 안전을 담보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성과라고 자랑을 해왔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강조를 해 왔는데 만약에 북한이 그 부분에서 다시 미사일 도발을 한다든가 로켓을 발사하거나 그렇게 되면 그 부분이 깨지는 거죠. 그러니까 그 부분은 아까 센터장님 말씀해 주신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협상을 하기 위한 가장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협상을 끌고 나갈 수 있는 가장 마지노선인데 그것 깰 수 있으니까 그거는 하지 말아라. 그걸 하면 굉장히 판이 깨지고 곤란한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걸 강하게 경고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북한도 주의 깊게 듣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심리전을 벌이고 있는 거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관계가 아주 좋다, 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까? 대화 국면을 계속 살려가겠다는 의지로 봐도 되겠죠?

[신범철]
그렇습니다. 사실 미국도 이 대화의 판이 깨지면 곤란한 입장에 취해져요. 북한을 다시 과거 수준으로 압박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기 위해서는 명분이 있어야 되는데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제재를 더하기도 힘들고, 또 중국을 설득해야 하는데 중국이 지금 미국하고 무역전쟁 과정에서 미국의 말을 쉽게 들어줄 것도 아니고. 그렇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대화를 이어가면서 경제 제재를 통해서 북한을 서서히 압박하는 게 최선의 옵션이다, 이런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대화의 기조를 이어가는 모습을 계속 취하고 있고. 다만 경제 제재를 조금 더 강화하면서 북한을 경제적으로 옥죄면서 미국이 요구하는 그런 비핵화의 수순을 따라줄 것, 그러니까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해라, 이것이 지금 미국의 목소리라고 보이는데 그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미국의 입장인 것 같습니다.

[앵커]
미국 내의 분위기는 어떨지 궁금합니다. 이제 동창리 발사장 재건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면서 미국 의회에서도 강경한 목소리가 많이 나오는 것 같은데요.

[민정훈]
그렇습니다. 원래 워싱턴하고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 비핵화 의지에 대해서 회의적인 목소리가 굉장히 강했어요. 그건 과거에 북한에 당했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그러니까 북한과 협상해서 뭔가 성과를 보인 게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 보면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미국 사람 입장에서는. 그런 상황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생각했을 때 베드딜보다는 노딜로 끝났기 때문에 안심되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빅딜이라고 하는 큰 로드맵을 그려달라고 했을 때 북한이 거부했단 말이에요. 그렇게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이야기는 북한이 비핵화 의지에 대해서 굉장히 더 회의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된 거죠. 그렇기 때문에 북한 비핵화 의지를 더 촉구하는, 그러니까 북한을 굉장히 압박하는 측면에서 미국 조야에서 굉장히 강경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앵커]
이런 미국 내 강경한 목소리가 향후 북미 대화에도 어떤 안 좋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요?

[민정훈]
그러니까 안 좋은 영향보다는 양날의 검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북한에게는 압박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스몰 딜이라든지 뭔가 동맹들에게 안보 위협을 줄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 그것 차단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것이 꼭 북핵 협상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이다, 이렇게 볼 수 없고요. 그리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북한도 워낙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그렇게 의회에서 반대의 목소리를 좀 높였다고 해서 미국의 태도가 바뀐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지는 않을 겁니다.

[앵커]
지금 북미 사이의 그런 흐름들을 짚어봤는데 이번에는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의 분위기를 보겠습니다. 북핵 해법을 놓고 한미 간에 약간 입장 차가 드러나는 듯한 요즘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우리 정부는 남북 경협을 적극 추진하려는 그런 분위기인데 미국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제재 면제를 검토하지 않는다라고 답을 했단 말이죠.

[신범철]
아마 우리 정부의 메시지도 미국 들으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 들으라고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우리는 대화를 계속 원하니까 판을 깨지 말아달라. 왜냐하면 미국하고 지금 이야기해 보면 비핵화의 진전이 없는 상황이잖아요. 그 상황에서 미국이 제재 해제를 해 줄 가능성은 없는 거죠. 그걸 우리 정부도 잘 아는 건데 그걸 미국을 향해서 했다기보다는 북한을 향해서 대화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서 했다고 보고. 미국하고 가서 이도훈 본부장이 워싱턴을 다녀오셨는데 아마 그런 전반적인 인식공유를 했을 거예요. 북한이 어느 정도 비핵화 조치를 해야지, 우리가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것인가. 그런 수준으로 논의했다고 보고 미국의 입장도 저는 지금 이해가 간다고 생각합니다. 정상회담을 해 봤는데 북측에서 자신들의 영변을 가지고 너무도 많은 것을 요구하니까 이렇게 해서는 협상이 미국에 끌려가는 협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해서 한발 물러나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비핵화만큼은 북한이 어느 정도 성의를 보여야지 제재 완화 카드를 꺼낼 수 있고 그 부분에 있어서 한미 공조가 이뤄질 것이다 예상합니다.

[앵커]
또 UN안보리에서 남북 이산가족 화상 상봉을 위한 장비 대북 반출에 대해서 제재 면제를 승인을 했다. 아까 기사로도 전해드렸는데 그렇다면 인도적 차원의 남북 교류는 앞으로 계속 순탄하게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을까요?

[민정훈]
그렇습니다. 조금 전에 질문하신 것에 대해서 금강산,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해서 미국 측이 NO라고 했다, 이제 고려하지 않는다고 얘기한 부분에 대해서 그건 미국 측이 그렇게 대답을 할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을 거예요. 왜냐하면 이미 비핵화 조치와 대북 제재 완화에 있어서 의견 차이로 인해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문 도출에 실패했잖아요. 그러니까 거기에서 현상이 변한 게 없는데 이런 질문이 들어가면 현상이 변함 없는 상태에서 미국 측에 이런 질문을 하면 원칙적으로 NO라고밖에 답을 할 수가 없는 것이죠. 어떤 한미 간의 이야기가 있더라도 지금 상태에서는 NO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예스라고 고려하고 있다고 답을 하려면 현상을 타파하는 진전된 게 나와야 되는 것이죠. 그래야지 그걸 바탕으로 해서 미국도 그걸 고려하고 있다고 얘기를 해서 명분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고요. 질문하신 인도적 지원 부분에 대해서는 대북제재 해제가 되는 부분도 아니고 그리고 작년에 북한과 미국 간의 협상이 진전되면서 그 부분에서는 미국 측에서 결단을 내려서 인도적인 지원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지 않겠나 얘기를 했고. 이번에 UN대북제재위원회에서 면제해 준 것은 이산가족 상봉 자체에 대해서 논의한 것이 아니고요. 그것을 화상 통화를 하기 위한 물품을 반입하는 것에 대해서 얘기를 한 것이죠. 그것은 대북제재 위반 소지가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논의를 한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인도주의적 지원에 대해서는 꾸준하게 면제가 되거나 아니면 UN제재 없이 진행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남북 협력사업과 북미 대화, 이 두 가지 사안을 놓고 한미 간에 약간 우선순위가 다른 듯한 모습이 있는데 뭐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신범철]
말씀하신 것처럼 우선순위가 다른 거죠. 우리는 협력을 우선시하고 비핵화를 약간 뒤에 놓는 것 같고, 미국 같은 경우는 비핵화가 먼저 돼야지, 협력을 확대하는 것을 허용하겠다. 이 차원인데. 결국 사람마다 다 다른 것 같아요, 전문가마다 다 다르고. 그렇지만 결국 장기적으로 볼 때 비핵화가 수반되지 않으면 이런 교류협력 확대가 최종 상태에 가서는 오히려 우리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간다. 그런 차원에서는 함께 가야 한다. 저는 정부에 적어도 함께 가자, 그 정도는 권하고 싶습니다.

[앵커]
함께 가자. 그런데 미국은 대북제재를 통해서 북한이 대화의 창구 테이블로 나온 것이다, 앞으로 대북제재를 더 강화할 수도 있다, 이런 입장인 것 같은데요. 접점을 찾을 수 있을까요, 향후에.

[민정훈]
센터장님 말씀해 주신 것처럼 북한과 미국 입장이 다르고 우리와 또 미국의 입장이 다르다고 말씀하시는데 그러니까 북한과 미국의 입장이 워낙 팽팽하게 맞서고 있잖아요. 그러면 우리가 촉진자로서 그것을 접점을 찾아줘야 되는데 그러면 무엇을 가지고 그 접점을 찾을 수 있는 것이냐. 그래서 우리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가 남북경협밖에 없는 것이죠, 어떻게 본다면. 이게 안타까운 현실이에요. 그러니까 북한이 원하는 제재 완화, 그리고 미국이 얘기하는 UN제재에서 거기에서 유예를 받을 수 있는 사안,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남북경협 그리고 개성공단, 금강산. 그쪽이기 때문에 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러니까 우리 정부가 내세운 것이 선순환이잖아요. 그러니까 우리 정부가 이런 선순환과 더불어서 내세우는 것이 남북 경협이라든지 UN제재 완화라든지 해제, 어떤 대북제재 해제는 비핵화가 선행돼야지만 할 수 있는 것는 분명히 선을 긋고 얘기하잖아요. 그렇지만 양쪽의 입장이 워낙 팽팽하니까 그러면 접점을 찾기 위해서 누군가는 움직여야 되는데 그것이 우리고요. 우리가 쓸 수 있는 카드가 남북경협이기 때문에 미국도 바라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속도 조절을 해 달라. 그래서 미국 측 입장이 난처하지 않게 해달라, 이런 부분이거든요. 그리고 지금 상황이 그렇지 않습니까?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점을 못 찾았던 말이에요. 그래서 이런 교착 상태가 길어지면 대화의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어쨌든 촉진자 역할을 하는 우리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줘야 하는 거죠. 굉장히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면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안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겠다, 이런 방침을 내놨는데 그 완전한 비핵화의 수준이 핵분열 물질에서 대량살상무기까지 아우르는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제 첫 임기 안이라고 하면 2021년 1월까지 아니겠습니까?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신범철]
미국의 희망을 이야기한 거죠. 현실성은 조금 떨어져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러니까 거기에 뒤에 설명을 붙였어요. 그러니까 완전히 영변 원자로 하나도 완전히 해체하는 데는 5년 이상 10년 이렇게 걸리는데 그런 방식의 비핵화가 아니라 북한의 핵물질 생산 시설과 핵물질을 제거하고 미사일이나 무기체계를 제거하는 건 1년 안에 가능하다. 이런 식으로 미국도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제시를 하는데 그런 방법이라면 또 불가능하지도 않습니다. 한 가지 또 언급하고 싶은 게 민 교수님께서 좋은 부분을 지적해 주셨는데 경협 부분이 우리가 레버리지라고 이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데 그건 저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북한에 대한 지금 대북제재 자체가 경협을 제한하고 있는 거예요. 북한의 경제를 옥죄기 위해서.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경협은 사실 다 UN제재에 걸려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비핵화 진전 없이 우리가 그걸 카드로 넘겼을 때 미국에서는 한국이 해 주기를 바란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아는 미국은.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 반드시 진일보된 비핵화 조치를 조금이라도 꺼내고 그걸 얘기해야 돼요. 그러니까 최소한 북한이 전체 핵활동을 동결한다 하더라. 그러니까 우리가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이라도 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 이런 식으로 비핵화 조치와 우리의 경제협력을 같이, 아까 제가 함께 가자는 이유가 그건데 그런 식으로 제안을 해야지 설득력이 있다. 사실은 한미 간의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봅니다.

[앵커]
이렇게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요. 북미 실무협상, 언제쯤 앞으로 북미 간의 대화가 다시 재개될 수 있을지 이것도 관심인데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민정훈]
시간이 좀 걸릴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북한 측에서도, 미국 측에서도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 어떤 복기를 하고 평가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 북한 측에서도 내부적으로 과연 무엇이 잘못됐고 어떠한 전략이 실패했기 때문에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했느냐. 이런 걸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최소한 수 주는 걸리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대화의 동력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 그리고 북미도 대화할 의지가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우리 정부가 나서고 있는 건데요. 아까 센터장님이 말씀해 주신 것처럼 우리 정부가 경협을 얘기한다고 해서 미국이 우려하는 식으로 비핵화의 진전 없이 경협만 한다, 이렇게 얘기하지 않습니다. 북한에 대해서도 비핵화 조치를 더 해 주면 우리가 경협을 통해서 원하는 부분에서 좀 더 만족하는 걸 줄 수 있겠다, 최대한 만족하는 것이 UN제재 완화겠지만, 그건 만족 못하지만 낮은 수준의 초기 조치로써 남북경협, 금강산관광 재개는 해 줄 수 있으니까 비핵화를 해 달라, 그러면 그 이야기를 우리가 미국에게 전해 주겠다, 이런 역할을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같이 가는 부분을 지금도 충실하고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요. 이런 노력을 지금 하려고 이도훈 본부장이 미국을 먼저 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게 첫 번째 발걸음이고요. 이걸 바탕으로 해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다시 정리해서 북한 측과 접촉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것을 통해서 공간을 만들어줘야겠죠. 북한과 미국이 교착상태에 있는데 움직일 수 있는 명분과 공간을 만들어줘야지만 그걸 마지못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 부분이 얼마큼 잘 작동하느냐, 그게 우리 문 대통령의 역할이 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맞습니다. 우리 정부의 역할이 참 중요한 시점인데요. 성과가 좋게 잘 나오기를 기다려봐야겠습니다. 그리고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뒤에 김정은 위원장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까 참 관심이었는데 드디어 나왔습니다.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보다 더 절박한 혁명 임무는 없다, 이렇게 말을 했는데요. 이건 어떻게 분석하시는지요?

[신범철]
일단 경제를 강조한다는 것은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은 확실히 줄어들었다, 그렇게 평가를 합니다. 왜냐하면 도발을 하게 되면 인공위성 발사체라고 해도 안보리 결의에서 금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는 도발로밖에 받아들일 수 없거든요. 그러면 새로운 제재나 압박, 결과적으로 북한 경제는 더욱 어렵게 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를 하고요. 다만 북한이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우리가 극복해야 될 부분이다. 결국 국제사회의 교류라든가 그런 것을 통해서 경제를 조금 더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으로 가야 하는데 아무튼 메시지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이것이 협상까지 이어져서 선순환까지 갈 것이냐, 그 부분은 아직 물음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북한이 또 어제자 노동신문을 통해서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이 노동신문이 북한 주민 모두가 볼 수 있는 신문이지 않습니까? 이것도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은데요.

[민정훈]
그렇습니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최고지도자가 어떻게 보면 대규모의 수행단을 끌고 간, 정말로 중요한 국운을 걸고 간 그런 행사 아니겠습니까? 거기에서 만족할 만한 합의를 못 얻어왔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대내적으로 그걸 알릴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언론 보도에 나온 것처럼 이것을 과거 같으면 속일 수 있을 텐데 장마당이 굉장히 많이 성행이 되어 있고 해외로 왔다갔다하는 주민들도 많고 휴대폰을 쓰는 주민들도 많기 때문에 소통을 아예 막을 수는 없는, 정보를 아예 차단할 수 없는 북한이 됐기 때문에 고려해서 미루고 미루고 있다가 이제는 어쩔 수 없이 대내 매체인 노동신문을 통해서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과를 알릴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뜻밖에도 무산됐다 이런 걸 보면 이 부분은 성과가 없었던 부분을 얘기하면서도 북한은 굉장히 준비를 잘해서 의지가 있었는데 뜻밖에도라는 표현을 씀으로써 미국 측에서 회담을 결렬시킨 책임이 있다. 이런 부분을 전가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시대가 달라지면서 북한도 좀 바뀌었다라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뜻밖에도 합의문 없이 끝났다. 북한이 굉장히 기대했었는데 좀 아쉽다, 이런 걸 솔직하게 표현한 것 같아요.

[신범철]
김정은 위원장의 스타일이 좀 더 개방적인 건 사실인 것 같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메시지도 다르게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민 교수님 말씀하신 것처럼 숨기려야 숨길 수 없는 북한의 환경 변화도 차제에 이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도 상당히 뛰어나요. 선전선동의 역시 대가들이다. 왜냐하면 미국을 직접 아주 험하게 비난하지 않습니다. 상당히 수위를 조절하고 그다음에 미국에 대한 비난보다도 일본이 그걸 좋아한 것을 가지고 더 비난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살짝 끼워넣는, 그런 식으로 해서 사실관계를 갖다가 전달하면서도 체제의 안전에는 나름대로 안전장치를 마련해놓는 그런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요.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북한과 러시아 간의 정상회담이 지금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정상회담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민정훈]
아무래도 북한과 러시아의 어떤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고요. 실제로 정상회담이 성사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지금 북한이 내부적으로 정비할 시간도 필요하고요. 그리고 내부적으로 큰 행사들이 있기 때문에 과연 북러 정상회담이 언제 성사될 것인가. 이건 지켜봐야 할 것 같은데요. 북한 입장에서도 미국과의 협상력 제고를 위해서 중국과 러시아의 도움이 필요하고요. 러시아도 전통적으로 강한 것은 아니지만 한반도에 있어서 역할을 해 오고 싶어 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북한과 미국이 지금 협상하는 상황에서 공간이 생긴다면 그 부분을 통해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한반도에 펼치고 그걸 바탕으로 해서 향후 있을 한반도에 있을 경제 부흥에 있어서 러시아도 혜택을 보려는 그런 발판을 놓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어요.

[앵커]
과거에 진행하던 6자회담으로의 복귀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신범철]
저는 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북한과 미국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톱다운 방식이잖아요. 양자의 직접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풀겠다는 건데 6자회담으로 가는 것은 사실은 과거 방식으로 돌아가는 거잖아요. 그러면 6자회담은 과거에 해 보니까 속도가 더 느려져요. 거기에는 중국도 참여해야 하고 러시아도 참여해야 되고 일본도 참여해서 납치자 문제를 항상 제기합니다. 그럼 또 속도는 더더욱 느려질 것이고. 따라서 지금 상황에서는 일단 톱다운 방식으로 시작했으면 그 방향으로 한번 끝까지 가봐야 되는 거죠. 거기에서 북한이 얼마큼 전향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놓을 것인가, 그것을 기준으로 판단을 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조건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마지막 질문 드리겠습니다. 참 어려운 이 시점에서 우리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의 말을 계속했는데요. 우리 정부 또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대화의 계속 끊임없는 지속을 위해서 이 시점에서 가장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뭐라고 보십니까?

[민정훈]
소통이죠. 북한과 미국 간의 소통을 통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이 끝나고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문 대통령과 통화를 하면서 얘기한 것처럼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접촉을 해서 결과를 알려달라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은 진전을 보고 싶은데 못한 부분이 있단 말이에요. 그리고 여전히 북한 측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바라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작년에 9.19 평양선언에서도 나온 것처럼 앞으로 남측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 이런 얘기를 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북한 측에서도 내부 평가를 하고 있으면서 내심 한국 측에서 접촉을 해 주기를 바라고 있을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 측에서 북한과 미국과 접촉을 할 때 과연 어떠한 대안을 가지고 접점을 찾을 수 있는가. 그 부분을 반드시 만들어서 접촉을 충실히 해서 접점을 만들어줘야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일단 북한과 미국의 입장을 듣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 받아들일 수 없는 것에 대한 경계를 분명히 한 다음에 그걸 정확히 전달해서 대안을 가지고 접점을 찾아가주는 그런 역할을 해야 하는 굉장히 중요한 촉진자 역할을 할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런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센터장님께서도 한마디 해 주시죠.

[신범철]
100% 동의합니다. 지금 당장 대화를 재개하기가 어려울 거예요. 왜냐하면 정상 간의 이견으로 이렇게 갈라져 있기 때문에 실무급이 다시 만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이럴 때 우리 정부의 고유한 역할이 있는 거죠. 다만 제가 좀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비핵화 부분에 진전이 있어야 하는 거죠. 저도 매번 비핵화 이야기만 하니까 입도 아프고 정부에 좀 미안한 마음도 있는데 그게 진전이 없으면 나중에 우리에게 큰 피해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그 부분은 짚고 넘어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비핵화부터 이끌어내야 한다라는 말씀해 주셨습니다. 지금까지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와 함께 북미 정상회담 이후의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 짚어봤습니다. 두 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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